[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황망한연애담] 이 또한 지나가리라(2)완결

2012.10.27 15:29



제가 운명적인 사랑 믿었던 것도..

그런 사람을 기다리던 것도 아니었고,

만나고 싶었던 건 더더 아니었는데..


최악의 타이밍  사람이 왔습니다.



이어서...



다음날..

저는 오빠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제 오빠와 다시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각오로 말을 꺼냈어요.

 

오빠에게 마음 편안히

얘기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신랑을 사랑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변함이 없어.

근데 가끔씩..

한국남자를 만나서 결혼 했다면

내 인생이 달라 지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을 할 때도 있었어.

오빠와 이야기하면서

내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앞으로의 꿈이 떠올랐고,

비슷한 사고방식유머코드..

그런 것들을 오빠가 많이 가지고 있어서

아마 계속 연락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

모르는 사람에게 연락처를 줘본 적이 처음이고,

며칠동안 고민도 많고 힘들었지만

난 곧 이겨내고 잘 살꺼야.”

 

그리고 오빠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나도 예전에 현지인들 만나고 데이트해봐서

네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얘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같아.

물론 결혼한 너와는 상황이 다르겠지만,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하는지 알 것도 같아.

물론 한국남자를 만나서 결혼했다면

너의 인생이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더 좋아졌을거라는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겠지.

내가 본 너는 신중하고 현명한 여자니까

결혼하기 전에 충분히 그런 점을

비교해 보면서 했을꺼야.

아마 오랜만에 한국 갔다 와서

마음이 싱숭생숭 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힘 내고,

혹 기분이 안 좋거나 그럴 땐 연락하렴.”  

 

오빠에게 이런 이메일을 받고 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신랑을 사랑하는 지.

결혼을 왜 했는지.

그냥 이 사람이랑 오랫동안 연애했으니까..?

주변 영향에..?

빨리 여기서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신랑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심적으로 약해 있을 때 있었던 일이므로.

나 혼자 이성을 잃고

상상하며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하면서

오빠를 지우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신랑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휴가도 내고이것 저것 함께 하면서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서로 지켜야 할 선 안에서

하루에 문자만 몇번씩가끔씩 이메일

주고 받고 하며 지내던 어느날.

오빠를 알고 지내게 된 지,

딱 일주일 되던 그 날.

 

새벽 5에 전화가 왔습니다.

자다가 깜짝 놀라 받아보니 오빠였어요..

술에 잔뜩 취해서 얘기를 하는데.

 

뭐하고 있었어....?

.....

미안해.. 미안해..

나 너 좋아하나봐..

보고 싶어.

나 너 진짜 좋아하나봐..

미안해정말..

그래.. 너 결혼한 거 나도 아는데..

그런데도 좋아해서 미안해...”

 

하… 미치겠더라구요..

뭐라고 답을 해야 하나

 

오빠.. 알아.. 나도 알아..

그리고....”

 

오빠가 제 말을 끊었습니다.


괜찮아말하지마.

됐어.. 됐어..

나 네가 참 좋다..

근데.. 나 이제 너한테 다시 전화 안할꺼야..

Good night..”

 

신랑은 방에서 자고 있지,

나는 자다 말고 이런 전화 받고 있지.

 

세상에..

나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구나..

내가 운명이라고 느꼈던 사람.

이 사람도 나처럼 힘들어 하는구나.

이렇게 까지 왔으니,

정말 끝내야겠구나.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구나.

이제 정말 끝내야겠구나…’

 

다음날 아침

전 간단하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술 많이 마신 것 같은데

물이랑 밥 꼭 챙겨 먹고.

오빠 오늘도 일하는데 열심히 하고.

오늘은 시간이 안되고,

화요일에 전화로 얘기하자.

아마 오빠랑 꼭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

 

화요일에는 신랑이 늦게 오는 날이니

집에 혼자 있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빠의 답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연락이 되었어요.

 

하루 종일 바빴어.”

그러면서 하는 말이.

 

새로 바꾼 카톡사진 좋다.

귀엽네.”

 

새벽에 전화한 얘기는 언급이 없습니다.

 

혹시 기억이 안 나나?

그냥 나한테 술김에 얘기 한 건가?

뭐지난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지?’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월요일 아침.

웬일인지 문자도 이메일도 온 것이 없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good morning”을 해주던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오빠나 피하는거야?

아님 정말 너무 바빠서 연락도 못하는거야?”

 

한참 후 연락이 왔어요.

 

“내가 널 왜 피하겠어?

마감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어제랑 오늘 하루 종일 바빴어..

오늘 하루 잘 지냈어?”

 

“바빠서 그런 거라면 미안해..

시간이 남아서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있는 걸..

헤헤… ^^

근데 오빠가 나한테 일요일 새벽에

전화 했던 거 기억나?”

 

“아냐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나 기억이 거의 안나.

앞으로 술 자중해서 마셔야겠다.”

 

“오빠가 나한테 연락한 거

기억이 안난다고?

그날 나한테 앞으로 전화 안 하겠다고 했거든..

그래서 난 오빠가 날 피하는 줄 알았지!

그 말 말고도 다른 말도 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니..

알았어..”

 

그렇게 대화를 마쳤고,

또 연락이 없습니다.

 

이상하네.. 연락을 할 법도 한데..’

 

그날 밤 (월요일 밤),

오빠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이젠 정말 끝낼 생각을 하고요..

뭐 시작한 것도 없지만..

제 마음이 그렇더라구요.

 

내일(화요일내가 연락할께.

할 말이 있으니까 전화 꼭 받고.

6시에서 8시 사이에 전화할꺼야.

이 전화말고...

다음부터는.. 아마.. 연락 안 할 듯 해.”

 

그리고 화요일 아침.

답장이 왔습니다.

 

“미안... 자느라고 문자 확인 일찍 못했어.

전화 오면 받을께.

근데 대화가 심각할 것 같은데?”

 

근데 이렇게 막상 문자를 받고 나니,

제 마음이 정리가 안 되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너무 진지하게 시작하지 않으려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했어요.

 

“아냐.

그냥 내가 이일 저일 때문에 머리가 아프네..

나랑 통화 할 생각하니까 신나고 기쁘지?

헤헤 ^^”

 

“응신나.”

 

도대체 오빠에게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까..

기억도 안 난다는데..

내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걸까..?

그래도 오빠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이상

내가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하는 게

최선이겠지…?’

 

너무 많은 생각들이 복잡하게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라구요..

 

전화를 하기로 했던 화요일 저녁..

일이 있다던 신랑은 취소되었답니다.

이 놈의 타이밍

그래서 저 혼자 집에서 전화를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어요.

 

쇼핑을 핑계로 차를 끌고 집에서 나왔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내 감정에 끌려 다니며

이렇게 하루에도 몇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다가는

제가 미쳐버릴 것 같아서

아무래도 전화를 하고

오빠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전화 한다고 얘기 했던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

오빠는 근무중이라 그런 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저는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원래 생각했던 시간보다

일찍 전화해서 못 받나봐..

집에 혼자 있을 수가 없어서

차 끌고 나왔어.

나 밤에 운전하는 거랑

비 오는 날 운전하는 거 싫어하는데,

오빠한테 전화 한다는 약속 지키려고

비오는 밤에 운전하고 나온거야.

조금 있다가 다시 해 볼테니

받을 수 있으면 받고 아님 담에 전화해.”

 

한 시간 정도를 여기저기 쇼핑(하는 척)하고

다시 돌아와 전화 해 보았지만,

받지를 않더군요.

 

다시 음성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음.. 아마 아직 일 하는 것 같다.

내가 전화 하자고 큰소리 뻥뻥 쳤는데 미안!

몇가지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하고 싶었는데..

다음에 하자잘 자.”

 

이렇게 메세지를 남기고 운전대를 잡은 후

2분 정도 가고 있는데전화가 왔습니다.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얘기를 하려 하는데..

.. 뭐라고 해야 할 지..

 

“잘 지냈어바빴지..?.”

 

제가 남긴 메세지는 못 들어보고

부재중 전화 본 후

바로 전화한 것 같더라구요.

이런 저런 쓸데 없는 얘기를 하다가

오빠에게 물어봤습니다.

 

“근데 정말 그날..

나한테 전화 한 거 기억 안나?

오빠가 앞으로 나한테 전화 안 한다고 했고,

근데 우연인지 그 후로 오빠가 바빠서

연락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앞으로 정말 연락 잘 안 하려고 했는데..”

 

“그날 정말 기억이 잘 안 나..

내가 뭐라고 했는데?”

 

“기억 안 나면 됐어.

.. 기억도 못 할 정도로 술 취해서 한 말들,

신경 쓰지 말자.

 

“뭐라고 했는데?”

 

“…오빠가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말해줬어.”

 

조금 당황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얘기 했습니다.

제 일생에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준 사람에게..

그리고 저 스스로에게..

거짓말 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요..

 

.. 이 사람이야..’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사람.

 

....나도 오빠에 대해서 똑같이 생각해..

우리.. 이상하리만큼 잘 통했잖아..

나도 이런 기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horrible한 타이밍이라서 슬퍼

어떻게 이걸 풀어야 할까?”

 

“지금 너 운전도 해야 하고..

나도 다시 미팅 들어가야 하니까.

거기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그리고 나서..

그날 저녁오빠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보내지 말았어야 했던 것 같아요.

 

“오빠 그래도 마음이 편안해졌어..

미팅 잘하고 good night!”

 

....아직 오빠에게서 연락은 없구요.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제가 다시 연락을 먼저 할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솔직히 아직은 이렇게 끝이라는 게

믿기지 않지만..

그냥 그렇게 좋은 사람

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워하며..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명을 믿지 않았던 저에게..

찾고 있지도 않았던 저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지금은 오빠 얼굴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데..

생각만 해도 가슴 한켠은 아려옵니다. 

언젠가는 웃으면서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 이 또한 지나가리라..

믿어봅니다.. 

제보전에 → 제보필똑

댓글전에 → 댓글필똑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35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황망한 이야기

2012/11/03 [황망한연애담] 그 남자가 사랑한 것
2012/11/02 [황망한연애담] 그는 나에게 반하지 않았다(2)완결
2012/11/01 [황망한연애담] 그는 나에게 반하지 않았다(1)
2012/10/31 [황망한연애담] 박대리의 사내연애(2)완결
2012/10/30 [황망한연애담] 박대리의 사내연애(1)
2012/10/29 [황망한연애담] 결론의 함정
2012/10/28 [황망한연애담] 숭녀의 고백
2012/10/27 [황망한연애담] 이 또한 지나가리라(2)완결
2012/10/26 [황망한연애담] 이 또한 지나가리라(1)
2012/10/25 [황망한연애담][짧] 한달간의 사내연애-후기
2012/10/25 [황망한연애담][짧] 내가 모르던 내 친구-후기
2012/10/25 [황망한연애담][짧] 회사친구
2012/10/24 [황망한연애담] 위로받고 싶어요
2012/10/23 [황망한연애담] 선물받고 싶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