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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잠수해도 될까요

2012.12.5 15:04

안녕하세요고민고민하다가 사연을 보내게 되었습니다저 혼자서는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답도 나오지 않고너무 힘이 들어서 사연을 보냅니다.. 저는 29살의 여자입니다어학연수대학원으로 시간보내느라 취업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학창시절에 만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그리고 전 그와 헤어진 상태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습니다그 친구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학교때 처음만나,

먼저 사귀자고 말한 것도 저였고,

3년여를 만나는 동안

더 많이 좋아한 것도 저였어요..


어디가 그렇게 좋았었는지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그 땐 남자친구를 제가 정말 많이..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사귀기로 한 지 이틀째,

제가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졸라

첫 데이트 약속을 잡은 날. 

 

분명 4에 만나기로 한 남자친구가

4, 5.. 저녁 8가 되도록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무슨 일이 생긴걸까?’

계속 문자를 보내고,

받지도 않는 전화를 걸어보고.. 

내내 기다렸는데,

밤이 거의 다되어서야 전화가 와서는

미안해 친구들이랑 게임하고 있었어.”

라고 하더군요.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커, 

지금이라도 볼 수 있어?”

하고 달려나가던 저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3주까지 아무 말도 없이

그가 잠수를 타는 일은 일상이 되었고,

 

저는 또 자꾸 연락하면

이 아이가 를 낼까봐 두려워서

연락도 거의 못했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 당연해졌습니다. 

 

그 아이와 연락이 안 될지언정,

제가 누굴 만나러 나갈까 싶을 때에도

혹시라도 그 사이 남자친구에게서 

지금 나오라는 연락이 올까봐..

그럼 바로 뛰어가야하니까,


친구들 만나는 약속도 

30~1시간 이내로만 잡고,

나가서도 남자친구 연락만 전전긍긍기다리고,

그러다 정말 연락이 오면,

만사 다 접고 그에게로 달려가곤 했지요.

 

그러다보니 친구들도

늘 남자에 매여있는 저에게 질려 다 떠나가고..

저에게 남은 사람이라곤

진짜 남자친구 한명뿐인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더 남친을 기다리고...

더 매달리고...

만날 사람은 남친 밖에 없어지고...

악순환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어렵사리 만나도,

딱히 애정표현도 없고 스킨십도 없는 관계로

짝사랑 하다시피 1년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1년쯤 되던 어느날,

갑자기 그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았어요.

여느 때처럼 며칠간 잠수를 타고

나타나서는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이쯤되면, 왜 그냥 헤어지지 않았냐고 물으시겠지만..

그 때는 그렇게라도 만나고 싶을만큼..

놓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전 눈물콤물 범벅이 되어

밤새 붙잡고 매달렸습니다. 


제발 헤어지지 말자..”

 

하지만 결국은 헤어졌고,

친구로라도 지내고 싶다고 제가 매달려

겨우 친구관계로 남게 되었습니다.

 

친구관계로 타이틀이 바뀌었다고는 했지만,

그 후 2년동안은..

같이 모텔도 가고 한동안 함께 살기도 할만큼

얼핏 연인같기도 한,

저의 짝사랑 관계는 계속 되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번도

다시 사귀자는 말을 듣지 못했고,

용기를 내어 제가 먼저 말할 때면, 

언제나 거절만 당했습니다.

 

둘이 있는 그 모습은 누가봐도 여자친구인데,

우리는 엄밀히 말하면 사귀는 사이는 아니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냥 친구라고 말해야 했고..


누가 남자친구 있냐고 물어도

없다고 대답해야만 했죠..

그 아이도 그랬을꺼에요.

누가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말했겠죠.

 

그럴때면 섭섭하고 내 자신은 비참하고..

그런 기분을 수없이 겪었지만,

다 참았습니다.

이런 애매한 거 싫다고 사귀자고 말하면,

바로 싸늘해져선 뒤돌아 가버렸거든요.


잃고 싶지 않았어요

잡고 싶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사귄 기간이 1,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관계로 보낸 것이 2년.

그와의 인연도 3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에

저에게 새로운 사람이 다가왔어요.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저에게,

그 사람은 계속해서 호감을 표했고..

저에게 유사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헤어지고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자기에게 오면

행복하게 해줄 자신 있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 아이가 절 기다리게 할 때마다,

외롭고 비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 친구를 만나곤 했었는데,


자상하고 따뜻한 그 사람에게

점점 마음이 흔들리더라구요..

 

흔들리는 제 모습을 눈치챈 것인지,

그 사람은 정식으로 다시,

저에게 사귀자고 고백을 해왔고..

저는 아직 그 친구를 정리하지 못했으니

사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괜찮다,

정리할 시간을 주겠다,

만나면서 정리해도 괜찮다 하더라구요..

 

뭔가 잘못한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따뜻한 그 사람을 놓치고 싶지 않은 제 욕심..

그렇게 하마 했습니다.

 

그것이 이 고민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시키면 시키는대로,

입 다물라면 입다문 채로,

희생적으로 헌신적으로 다 맞춰온 

저의 모습만 봐온 남자친구는,

제가 먼저 내린 이별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이상하지요..

우린 사귀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리고 헤어짐의 이유가,

또 다른 남자가 생겨서라는 것을 알고는

엄청난 폭언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번엔 저에게 매달리더라구요..

가지말라.

 

그 때 그냥 그걸 다 견디고 헤어졌어야 했는데..

그렇게나 차갑던 남자친구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가지 말라고 붙잡는 그 모습에..

차마싫다헤어지자.” 말이 안나왔어요..

 

그 자존심 세던 남자가

뭐든 다 바꾸겠다.”

제발 가지만 말라.”

매달리는 모습에 왜 이리 눈물이 나던지..

 

결국은

알았어.. 돌아갈게..”

라고 말하고..

새 남자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


하지만 자상했던 새 남자는,

제가 헤어지자 말하자..

남자친구 때문이냐,

절대 그 사람에게 다시 보낼 순 없다.

왜 너를 스스로 불행하게 만드느냐.

기다릴테니 제발 헤어지고 와라..


저를 설득했어요.

 

그리고 정말 제가 바보 같은 거 알지만..

그 말에 또 다시 흔들렸습니다.

 

...


한 남자에겐

헤어지자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또 다른 한 남자에겐

따뜻함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양다리가 된거죠..


이게 지금 저의 상황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너무 이 듭니다..

매일매일 거짓말의 연속..

죄책감때문에 잠도 안 오고...

매일매일 이걸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미칠 것만 같아요.

 

이런 상황에 놓였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너무 힘들고,


지금 생각으론,

원래의 남자친구를 잘 정리하고 싶은데,

얼굴 보면 절대 못 할 것을 제가 알거든요.

어떤 식으로든 헤어지자 말하면 

분명히 매달릴 것이고,

그간의 역사를 보건데 전 말려들게 뻔합니다. 

그래서 피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요.

 

솔직히 마음 같아선..

그냥 아무 말없이 연락 두절하고..

'잠수이별'이라는 방법을 택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정말...

남자와 마음편하고 행복하게 연애하고 싶은데..

그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 위해

만나는 것조차얼굴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요..

제가 또 제대로 이별통보를 하지 못할 것 같아서요.

 

그냥 안만나고 싶어요...


그런데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이별하는 건..

사람과 사람사이의 예의도 아닌 것 같고..

죄책감이 들고..

정말 미칠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전혀 모르겠어요....

 

이대로 두관계를 끌고 가는 것도 미칠 노릇.

만나서 정리하는 건 못할 게 뻔하고.

안만나고 숨어버리기엔,

그동안 제가 당했던 잠수가 너무 끔찍했거든요.

하지만 전 지금 복수같은 걸 하려는게 아닌데..


사실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제 잘못이 큰 것 같아서..

야단치실 분들이 많을까봐 두렵지만..

사연에 쓴 대로..


저요..

그 친구한테 모든 걸 맞추고 사느라,

이젠 친구도 거의 남아있지 않아서..

달리 물어볼 데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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