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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오늘 끝난 연애

2012.12.10 15:50

안녕하세요 홀님 3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가는 급행열차에 몸을 실은-_-. 직장에서는 썩 쓸만한 일꾼이나연애에서는 매번 초보처럼 엄벙덤벙대는 평범한 처자입니다. 감친연엔 참 구구절절한 사연이 많아서 마음 찡하게 읽다가막 욕해주고 싶다가위로하고 싶다가 그렇게 내 일인냥 푹 빠지게 되면서 주변사람들에게도 이 곳을 알리고 있는 과년독자입니다.

 

예전에는 어떤 남자를 만나게 되면

친구에게라도

미주알 고주알 이랬어저랬어.” 하면서

같이 웃고 울고 답답한 거 있으면

털어놓기도 하고 그랬는데,


나이가 들면서..

나에게는 아직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건만,

아기키우느라 정신없는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나름 고집과 철학으로 살고 있는

미혼의 친구들에게 말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바로 오늘 끝나버린 연애에 대해서

일기장에만 적고 있자니 답답하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라고 한번은 외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자격지심이나,

잘못된 생각이 있다면 조언을 좀 받아야

홀가분하게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

편지를 보내면서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어느 소개팅 사이트에서 이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결혼할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사실 그 서비스 이용자들은

가벼운 만남을 원하는 사람이 더 많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이 사람과 연결이 되었고,

참 느낌이 괜찮았습니다.

 

공부는 저보다 덜했고,

평범한 직업이었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이 있고,

생각이 건전하고 

남의 얘기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서


이사람 참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연락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것이 작년 이맘때쯤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에 살고 있어서

바로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꾸준히 전화로 연락하면서 좀 친해지던 중에

갑자기 어느날 연락이 뚝 끊겼어요.

 

저도 새로운 직장에 적응 중이라 바쁘기도 했고,

그 사람도 갑자기 연락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도 잊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 지난 달..

갑자기 자기를 기억하냐는 문자로부터

다시 시작된 그 사람과의 관계는

다시금 급진전되었습니다.

 

제가 장기출장 중이었던 관계로

당장 만나기 어려웠지만.

12월쯤에는 꼭 만나기로 하고,

아침 저녁으로 안부를 묻고,

밤에는 전화를 길게 하기도 했었지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기 전에

씨버만으로 친해지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를요.

여러번 경험도 있지요.

전화로 그리 다정하던 사람이

막상 얼굴보고서는 냉랭해지더라는 흔한 얘기.

 

전 제가 예쁜 편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고,

어린시절 여러번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

만나기 전에 친해지는 것을 피하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뭐에 씌였었는지.

외로움이 컸던 것인지

전화상으로 정말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드디어, 12월이 되었고,

첫만남을 가졌습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느낌은 여전히 좋았고,

그리고 잘 될 것만 같았지요.

이야기도 여전히 잘 통했습니다.

가볍게 손도 잡고 걷기도 했었어요.

 

저는요..

전화상이긴 했지만 가까워진 우리,

실제로 봤을 때도 좋은 사이이니까.

진지한 전진을 위해

관계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너무 성급한 게 아닌가?’ 싶어,

한번 조심스럽게 물었는데.

단순한 오빠 동생 이상이긴 하지.”

라고만 대답하고그 이상 대답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하는 행동은...

꼭 연인 같았습니다.


보고 싶어하고, 안고 싶어하고,

같이 있고 싶어하는 그 사람.

 

그리고 제가 그날 처음 만난 날.

그에게 여러 번,

이제 결혼할 사람을 찾는 거라서.

사람을 가볍게 만날 생각이 없다.

당신이 그런 사람을 찾는 거라면.

나랑 생각이 다르다.”

라고 말했을 때그는

나는 결혼할 생각이 있고,

너에 대해서 파악중이다.”라고 했지요.

 

덧붙여,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나와 잘맞는 성격이고,

외모적으로 끌리는 게 중요하다.”했구요.

 

그래서 전혼자 착각하고 있었던가 봅니다.

이렇게요...

아 이 사람이 결혼을 고려하고 있으니.

나도 잘 만나봐야겠다..’

 

그런데 이 사람,

두번째 만남에서

중요시하는 게 또 하나 있으니,

두 사람의 속궁합이다.

커플들에게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냐?”

라며혼전 성관계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더라구요.

 

그는 “나는 꼭 맞춰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혼자서 3개월 정도 마음을 키운 상태,

그 말을 거절하지 못했구요.

호기심도 있었죠.


한번도제대로 이전의 관계에서

속궁합을 맞춰보지 못했으니까.

제 나이도 있으니,

이젠...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도 있었구요.


그래요..

이 나이에 처음이었던 거죠..


제가 요즘 느끼는 건...

'차라리 어릴 때 경험을 좀 가졌더라면,

지금 나이에서는 팟도 즐기면서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막상 해보려해도 잘 되지가 않더라구요..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오자,

그 사람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조금은 짜증이 나보이더군요.


저는 울고 싶었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 상대가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아닐 때

내게 느껴지는 감정이 이런거구나..’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어찌어찌 관계는 맺었습니다.

좋아하더군요정말로 엄청나게요.

 

그리고 난 뒤에

너무나 허무하게 헤어졌습니다.

왜 이란 게 있잖아요.

서로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의 찝찝한 느낌..

 

그래서 문자로 물어봤습니다.

"오늘 기분 어땠어?" 

그리고 그는

솔직히속궁합이 잘 안맞아서 별로.”

라고 하더군요.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앞으로도 잘 맞을지 잘 모르겠다.”

 

제가 분명히 미리,

경험이 없어 잘 하지 못한다.”

말을 했었는데..

나름 그 사람과 호흡을 같이 하기 위해 애썼는데...

 

관계 중에는 흥분하면서 좋다고 해놓고선,

이렇게 말하는데,

가슴이  하고 막혀버렸습니다.

 

좋다고 하지 않았느냐?”

 

좋긴 좋았는데,

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또 네가 잘 반응하지 못하는 것도 있고,

기타 등등 다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겠어?”

 

너는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나는 어떻게 해달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고

오빠 마음에서 우러나서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도 마음 한 구석에는

이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던 거지요.

 

그리고 그의 대답..

솔직히 잘 모르겠다.

친구 사이는 안되겠니?

만나다가 잘 통하면 사귀고,

오빠 동생이지만

발전할 수 있는 관계로 만나면 안되겠니?”

 

... 이렇게라도 했어야 했을까요?

 

그 사람과 쭉 연락하면서 지내왔던 시간 동안.

저랑 정말 성격이 잘 맞는다고

신나하던 그 사람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그때 저의 기분은,

그 사람이 했던 좋은 말들좋은 얘기들,

같이 공유한 많은 얘기들과 기분 좋은 느낌들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듯 했습니다.

 

자유롭게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보험같은어장의 물고기 같은 관계를

유지하자는 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울컥하는 마음 접고,

문자 대신에 전화를 했습니다.

내가 착각했었다는 것과,

잠시나마 우리가 쌓아왔던 시간들이

한번 잔 것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을 얘기하면서 여기까지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절 잡지 않더군요.

늘 얘기했거든요.

자기는 강요하지 않는다...

진짜 그러더군요.

그래서... 알았다고 하고,


안녕했습니다.


그 길다면 긴 시간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되더군요...

 

그래서 저는 오늘로서,

잘 될 거라 꿈꾸던 관계를 정리하고,

내가 정말 제대로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것인가

의심하며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좋은 사람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아니었고,

나 역시 그 사람에게는

필요하고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너무 슬프고 답답합니다. 


나는 왜 아직도 이렇게 사랑에 미숙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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