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황망한연애담] 씨알이 안먹히는 자(1)

2012.12.11 13:41

요즘 가슴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답답하고가만히있다가도 갑자기 쳇기가 올라와 헛구역질이 나는 소위 홧병이 나서 몹시 힘든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처자입니다우연히 페이스북으로 홀리겠슈닷콤을 접하고 ‘아나를 이 변수지옥에서 구원해 주실 분들이 요기 모여 계시구나!!!!’ 싶은 생각에 지푸라기잡는 심정으로 제 얘기를 할까 합니다. 만 29년을 꼬박 살아오면서 “처음 접한 개체”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말도 못하게 받고 있습니다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사건설명에 앞서 제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현재 2년째,

학업을 위해 바다건너와 공부하고 있구요.

논문도 다쓰고 이제 통과만 기다리고 있는 

박사끗물녀입니다.

 

길었던 학업의 끈을 매듭지을 준비를 하며

지금 머무르고 있는 나라에서

계속 살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나

이 “고문관”때문에

하루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저의 현재 남자친구는 캐나다인이며

저를 괴롭히는 또라이는 이태리계 스위스인입니다.

후하후하.


누가 이태리 남자 멋있다 그랬냐. 



 

사건은 제가 이번 여름에

같은 연구실을 쓰는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한국여행을 하게 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놈은 제게 그냥,

순진하고 착한 동료였어요.

스위스 최고 명문대를 나온 동갑내기 이태리계.

 

멤버는 저남친그놈, 다른친구 3

총 6명이 한국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남친이라 하기에는 좀 이른 단계긴 했죠.

그는 저희과 조교수였어요.

나이는 35.


그 당시 급속도로 가까워지던 참이었죠.

어려우려면 어려울 수 있는 위치이긴 하나

그냥 형이나 선배같은 분위기

자주 어울리면서 친하게 지내는 문화였거든요.

모두가 함께 어울렸고,

자주 어울리다보니, 정분이 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저희가 사귀는 사이인지는 몰랐어요.

워낙 초기이기도 했고,

한국이나 외국이나

나름 여러 종류의 인간들로 구성된 집단이기 때문에

남얘기 가십꺼리로 올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었고,

그게 싫어서 당분간은 조심하고 싶었거든요.

알려져도 상관없긴 하지만,

굳이 알릴 이유는 없지않나 하는

그와 저의 합의였습니다.

 

한국으로 여행을 와서

서울 경주 부산 찍고 제주도까지.

짧지만 알차게 돌아다녔고

저에게는 우리나라를 알린 자부심,

애국심에 불타 혼자 감동까지 했던

아주 유익하고 보람된 여행이였습니다

 

 

 

만 실제 저의 멘탈상황

아수라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여행 5일째부터던가요..

그날부터 갑자기 이 고문관이

새벽에 제게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완전 강행군을 한 터라,

모두 11시면 곯아떨어지곤 했는데

이 녀석은 새벽 두시세시까지 안자고

제게 문자를 보냈던 거죠. 

 

첫 문자 내용은

“나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굉장히 재밌는 언어인 것 같다.

나 매일 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유튜브로 수업을 들어...

한국이란 나라,

와서 살기도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넌 어떻게 생각하니?

 

새벽 3시..

저도 가이드 하랴애들 챙기랴

몹시 길고도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어서

이 뜬금없는 시간과 내용에

언짢아 할 겨를도 없이.

‘얘가 진짜 한글의 매력에 빠졌나보구나..

생각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어요…

 

그런데...

뒤이은 폭탄같은 장문의 문자들..

 

“오늘 조교수가

너를 뒤에서 안는 것을 보았다.

난 정말 화가 났다.

어떻게 된 일이야둘이 사귀냐?

만약 사귀면 정말 문제가 된다.

넌 내 친구고 그는 교원이잖아.

네가 그를 만난다면

나는 학과장에게 

이 얘기를 할 수밖에 없어.

그리고 나는 힘이 없기 때문에

이 모든 사실을 

다른 과정생들에게 알릴 것이고

그 뒤에 이 사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책을 논의해야겠지

블라블라블라.. 

 



??

 

잠깐...

 

학생이 선생 만나는 게 죄야?? --;;


내가 무슨 미성년 여고생도 아니고,

낼모레 박사졸업하는 서른줄의 과년한 처자인데. ;;

서른다섯먹은 남자랑 연애하는 게 

뭐 어쩌고 저쨌다고??? 


내가 제대로 들은거 맞아??

 

그런데요.. 너무나 진지한 그의 말을 듣다보니,

진짜로 제가 무슨 중범죄자가 된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가 말하길,

“그는 우리보다 지위가 높고

네가 우리들끼리하는 얘기를

그에게 전달할 위험이 있다.

 

-_- ;;; 

제가 산업스파이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얘기를 전달할 위험(?)이 있다는 건지..

 

점입가경으로…

저에게 실망했다느니,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있냐느니..

-_-;;

 

“너는 네가 한 잘못을 받아들여야한다.

너는 내 친구이고 그는 우리의 상사이다.

그러므로 이 일은 너의 개인사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된다.

사람은 모두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넌 내 친구이니까(!!)

네가 무슨 짓(?)을 했던 간에

변함없이 널 이해하고 존중해줄꺼야.

걱정하지마.

 

;;

 

관용은 어디서 나오는겁니까..?

 

새벽 3시에 몽롱한 상황에서 저는

‘아이것이 멘붕이로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뭘 그렇게 죽을 죄를 지었고,

이 새벽에 이따우 같잖은 훈계를 들어야 하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그 졸린 와중에서도

학과장에게온 학교 친구들에게 말하고

대안을 마련할 꺼라는 

해괴한 그의 엄포

충분히 실천할 수 있을꺼라는 느낌

너무 강하게 들더군요. 

 

“학생이고 선생이고 나발이고,

과년남녀가 좋아지내는 게 뭐가 문제냐?

의 이야기가 씨알이 먹힐 놈이 아니었어요.

 

일단은 수습을 위해 거짓증언을 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해야 할 필요성도 못느꼈구요.

우리 이제 막 시작해서

연애 안정기라 말할 수도 없는,

어떻다 저떻다 말할 건덕지도 없었던 

완전 초기였다니까요. 

 

“그와는 그냥 친하니까 허그한 것뿐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가 자기 고백을!!!! 해왔어요ㅜㅜ

 

2년전 널 처음봤을 때부터

너를 특별한 감정으로 보고 있었는데,

(정말 강조했어요.. 얼마나 오랫동안 저를 봐왔는지를요.. ㅜㅜ)

지금 우리 상황이

공부에 전념해야 하는 시점이라,

여러가지 이유로 

내가 너랑 교제하는 것을

현재는 보류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금껏 내가 표현을 안했으니,

내 잘못도 있긴 하지만,

너도 날 좋아하지 않았느냐?

우리는 같은 상황을 겪고 있는 학생이니,

너랑 사귀는 걸 보류할 수 밖에 없는

나를 이해하리라 믿는다.

 

;;

 

이 무슨 해괴망칙;;;;

 

게다가 마치 5,6년은 만난 여자친구에게

“이제는 우리결혼해야 하지 않겠냐?

라고 이야기하는 듯.

극도로 자연스러운 이 분위기

 

 

 

 

 

는 뭐지...

(..)

 

논리적인 것처럼 설명하는

진지한 그가 정말 무서웠습니다.

 

부적절한 관계를 단죄하리라 목소리릴 높일 땐 언제고,

갑자기 나와 함께하는 미래설계라니요?

그리고 이 계획 중에 제 의사는요?

내가 언제 만나는 준다고 했냐구요.... ㅜㅜ

 

하다 못해 둘이서

차라도 한번 마셔본 적이 있었으면

또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교류가 전혀 없던 사람이 제게

뜬금없이 를 내다가,

고백인지 뭔지를 했다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루머를 퍼트리지 말라

저도 나름대로 언짢음을 표현했고,

이 일은 일단락 되었어야 했지만,

그는 한달에 한번씩 같은 이야기로

지금껏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 반복되는 말의 핵심은

“너를 향한 지금의 감정 같은 것을

태어나서 처음 갖는데이게 사랑인 것 같다.

근데 네가 그걸 걷어차버렸다는 걸

나는 용납할 수가 없고,

네가 그 사람을 사귀는 패륜적인 일을

하지 않았다고 했던 말을 믿을 수 없지만

친구니까 믿어주겠다.

게다가..


“지금은 여건상 만날 수는 없지만,

공부가 끝나고 내가 프로포즈하면 블라블라”

 

제가 예스할 것이라는 건

그냥 그 아이 머리 속에서는 너무 당연한거라

미치고 팔짝 뛰겠습니다ㅜㅜ

 

“난 단한번도 너에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라고 하니,


그는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말라.

-혀 믿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제가 내숭을 떨고 있거나,

부끄러워서 마음을 숨기는 거

생각하는 모양이었어요.

 

저는 너무 답답한 나머지 급기야,

“대체 왜 내가 좋으냐?

물어봤더니,

“네가 금욜날 학교 끝날 때면

나에게 저녁에 뭐 할껀지 묻고

월요일이 되면 주말에 뭐했냐고 물어봤다.

나에게 관심이 없으면 그런게 왜 궁금했겠냐.

그냥 친구들끼리는 ‘오늘 뭐할꺼야?

이러고 물어야 하는건데넌 달랐다.

 

 

“얼마전에 모여서 수다떨 때,

이성을 볼 때 어디부터 보는지 얘기했을 때,

네가 스키니한 몸보단

좀 푸우같이 푸근한 몸을 좋아했던 거.

그거 나를 지목해서 했던 얘기인거 다 안다.



....

 

더 견디기 힘든 것은

저에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는 것입니다.

ㅜㅜ

그냥 질투가 나서

마구 지껄인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이 친구는

제가 크나 큰 실수를 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학생이 교원을 만나다니!!!!!!

그리곤 한참의 비난 끝에,


“그렇지만 바다와 같이 넓은 아량으로

널 용서해주마.” 를 뒤에 꼭 붙여요.

 

게다가 "나는 섹스 같은 거 관심없다.

너의 그냥 따뜻한 성격이 맘에 들고

그래서 친하게 지내고 싶은 것인데

뭐 그런 성적인 쾌락을 즐기는 사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들과는 다르다.

 

이런 얘기를 나한테 왜 하냐고요.. 왜!!

... 왜.... 

ㅜㅜ

무슨 어필을 하고 싶어서..

나보고 어쩌라고...

...

 

자꾸 새벽에 귀여운 강아지사진이나

유튜브 링크를 메세지로 보내는데,

첫째로 저는 그 시간에 자고 있고,

둘째로 자고 있지 않을 때에도

그 놈에게 그런걸 받으면 짜증나는데,

만약에 대답을 안하면 큰일이 납니다.

 

다음날 이 인간과 면담을 두시간 넘게 해야 합니다.

아니면 장문의 폭탄문자를 무수히 받던가요.

 

예를 들자면 밑도 끝도 없이 저를 붙들고,

“어떤 사람들은 이중인격인 것 같다.

앞에서는 착한척하고

뒤로는 완전 사람을 무시하고

이용하고 버리곤 한다.

 

저를 향한 말인지 아닌지,

주어도 밝히지 않고

이런 식으로 한참을 늘어놓고

제가 별답을 안하면 따로 불러내서

한 한시간 또 이런 설교를 합니다.


“그런 인간들은 교활하고 나쁘다.

나같이 착한 사람들을 맨날 이용하기만 한다.

도대체 그들은 나에게 왜 이러는거냐.

블라블라블라…”

 

제가 듣다 지쳐,

“뭔 말이 하고 싶은거냐?

 1001번째 말하고 짜증나서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일 때.

비로소 답을 주는 식이죠. 

이렇게요.









“근데 왜 내 문자씹었어?

 

;ㅁ;



to be continued...

클릭! → [회람] 꼬꼬마 제보 모집 및 근황의 건

제보전에 → 제보필똑

댓글전에 → 댓글필똑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10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황망한 이야기

2012/12/17 [황망한연애담] 피자를 찾아간 남자
2012/12/16 [황망한연애담] 우쭈의 순정
2012/12/15 [황망한연애담][짧] 내남친은 뿡뿡이
2012/12/15 [황망한연애담][짧] 뜨거운 자매들-후기
2012/12/14 [황망한소개팅] 글로벌 비즈니스맨
2012/12/13 [황망한연애담] 지난 사랑에게 감사함
2012/12/12 [황망한연애담] 씨알이 안먹히는 자(2)완결
2012/12/11 [황망한연애담] 씨알이 안먹히는 자(1)
2012/12/10 [황망한소개팅] 오늘 끝난 연애
2012/12/09 [황망한연애담] 그 남자의 뒷걸음질
2012/12/08 [황망한연애담][짧] No More Repeat
2012/12/08 [황망한연애담][짧] 썸남 톡톡이
2012/12/05 [황망한연애담] 잠수해도 될까요
2012/12/04 [황망한연애담][짧] 해결할 수 없는 문제-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