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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A little deeper than Office Spouse

2013.01.7 16:37

언제나 수고하시는 홀리겠슈님

많은 고민을 했지만독자분들의 현명한 조언이 필요하여서 이렇게 제보를 합니다.

 

그와 저는 외국에 있습니다.

그는 저와 같은 직장같은 부서의 상사이지요.

 

한인 교포/유학생이 많은 도시에 살고 있고

저의 직업에 종사하는 한국사람이

굉장히 많은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제 직장에는 한국사람이 참 드뭅니다.

 

제가 입사 전부터 이 곳에

한국분이 존재하고 계시다는 사실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더불어그가 아주 능력있고,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분이라는 것도,

면접간 날면접관들과 그 외 회사분들께

누누히 들어서 알 수 있었지요.

 

하지만 불규칙한 일의 특성

꼭 상사와 마주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특이한 회사 구조로 인해

제가 입사한지 몇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만날 일이 없었습니다.

 

그의 오피스 앞을 지나다니다가

문에 걸려있는 그의 이름을 보고

"나 말고도 이 곳에서 일하시는 

한국분이 계시지!!"

라고 생각하는 정도였었죠. 

 

회사 구조도 구조거니와,

당시 저의 업무는 특히나,

상사의 지휘, 간섭이나 도움혹은 결재없이도

진행이 가능한 일이었으니까요.

그때까지는.

 

그리던 어느 금요일 오후.

그날 업무가 마무리 될 무렵,

제가 다른 부서에 일이 있어서 찾아갔다가

마침 저와 같은 문제로 그 부서를 방문하신

그 분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고

타 부서의 높으신 분을 통하여

그와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어요.

 

깔끔한 하얀 셔츠에

좋아는 보이지만 칙칙한 색의 넥타이.

마른 몸보통보다는 큰 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 분이었는데도

처음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데

참 좋은 느낌이 들었지요.

 

제 첫번째 남자친구 (저와 1년간 손만잡다가 헤어진 ㅋㅋ)

와도 비슷해서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껴졌구요.

 

그렇게 입사한 지 몇달이 지나서야

상사분과의 첫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부서에서다른 사람을 통해서요.

 

그날 우리는

다른 부서에 가야 했던 공통의 목적이 있는 사람들로,

할 이야기가 꽤나 많았고, 얘기를 술술 하다보니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는데 배가 출출해지더군요.

 

더 해야 할 이야기도 많으니

같이 저녁을 먹자고 그 분이 제안했고,

저녁을 먹으면서 우리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고,

그것으로도 시간이 모자라서

어느새 우리는 자리를 옮겨서

멋진 뷰가 보이는 곳에서 차와 디저트를 먹으며

10시가 넘어서야 토론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오랜 시간동안

일 이야기만 한것은 아니에요.

그 분은 꽤나 어렸을 때 결혼을 하셔서

부인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셨고

결혼한지 거의 10년이 되었음에도

아이는 없으시고

지금은 서로의 일 때문에

떨어져 산다는 것도 말씀해주셨어요.

 

저도 저에 대한 개인적인 몇가지를 나누었고

오랜 대화가 끝난 뒤에는

서로 편하게 오빠-동생 사이가 되었습니다. 

 

아니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길을 건너다가 위험한 상황이 있었는데

저의 첫 남자친구와 너무 비슷한 그의 모습

저도 모르게,

오빠 조심해요!”

란 말이 튀어나오게 되었고,

제가 그분께, 정말 죄송하다,

급한 상황이라 실례를 했다고 사과드렸더니


그 분이 직급호칭 같은 것은 회사에서나 쓰고

회사밖에서는 오빠라고 편하게 부르라고 하셔서

오빠-동생 사이가 된 것이지요.

 

회사에 한국사람,

더군다나 말이 잘 통하는,

마음도 잘 통하는 한국사람이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서로 그렇게 편한 호칭을 부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조금 더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래서 더 빨리 가까워 질 수 있었겠죠.

 

그리고 저희는 그날 서로 토론한 것을 바탕으로

회사에 (지원은 없고) 응원만 받으며

저희 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고 

제가 쫄병오빠가 저를 담당하는 책임자

저희는 야근을 매일 하게 되었어요. 

 

아침 8시 출근해서 오후 4-5시까지는

회사에서 누구나 해야 하는 공식업무를 하고,

그 이후 시간을 이용해서

우리들의 프로젝트를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야근을 안하면 이 프로젝트의 성과가 있을 수가 없었죠.

 

그리고 오빠도저도,

일에 대한 욕심이 꽤나 커서,

오후 6시부터 새벽 1까지,

정규업무시간 외에 매일매일 6-7시간을 투자해서

프로젝트를 차근차근히 키워나갔습니다.

주말에도 만나서 일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점심혹은 저녁을 같이 먹는 적도 꽤 있었구요.

 

.

그리고

짐작하시는 대로

저희는 오랜 시간.

다들 집에 가고 아무도 없는 사무실.

둘만있는 공간에서 함께 일하다보니

꽤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고,

서로 (보통 사람들과 정말 다른 부분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서로 아껴주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돌아보니,

우리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그냥 너무 당연한 듯

오래 사귄 편안한 연인처럼 되어있더군요.

 

하지만

제 이야기가

보통 유부남 & 싱글녀의 스토리와 다른점이 있어요.

(내 사랑은 특별하다고 믿고 싶은

저만의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감성보다 이성이 너무도 강한 우리

오빠가 나를,

나도 오빠를 원한다는 것을 서로 잘 알지만,

그러면 절대 안된다는 걸 더 잘 알기에,

 

정신적으로는 이미

살림이라도 차릴 준비가 되어있을 망정,


육체적으로는 

별 것없는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빠는 이미 결혼을 한 다른 여자의 남자,

저는 남자친구들은 사귀었지만

한번도 남자경험이 없는.


육체적으로 가까워 질 수 없는 상황

맞물려 있는 우리 둘.

 

가끔씩 너무 너무 오빠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오빠 손가락을 만지작 만지작거리다가

손을 덥썩! 잡기도 합니다만

그것도 아주 잠시뿐.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곤,

야근할 때 오빠 옆에 의자를 두고

같은 방향을 보며 앉아있는 것 뿐이에요.

전 옆에 있는 것이,

마주보고 있는 것보다 더 좋거든요. ^^

 

오빠도

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가끔씩 제 얼굴을 오빠 두손으로 감싸기도 하고

사랑스런 눈으로 쳐다봐주고

아주 가끔씩 퇴근전에 볼에 뽀뽀를 쪽 해주고

후다닥 가버릴 뿐이지요.

 

이런 행동 외에는

한 것도할 수도 없습니다.

가슴속 깊이 꾹꾹 눌러놓은 채,

서로의 마음을 표현 안하려고 노력하며...

 

오빠가 어느 날 이런 말을 했어요.

"네가 남자(와 잠자리를 해봐서 남자)

아는 여자였으면..

그래서 그런 식으로 나를 유혹했다면

나는 그 유혹을 떨쳐내지 못했을꺼야.

너는 착한 아이야."

 

서로에게 아낌없이

시간도몸도물질적으로도 다 주고 싶지만

다른 사람과 벌써 맺어놓은

"평생 약속"이라는 울타리를 깨면

안된다는 것도 알기에,

우리는 그냥 이렇게 정의내리기 힘든 남녀관계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

제가 오빠를 대하는 행동들이,

오빠를 흔들리게 한 게 아닐까

죄책감도 듭니다.

 

아무리 몸으로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도

우리가 서로에게 하는 배려,

서로를 대하는 모습

우리의 대화는

연인들의 그것임에 분명하니까요.

 

바보 아니라 알아요.

그에겐 저도 소중하지만

그의 "그녀"가 더 소중한 사람이겠지요.

아내와는 대학생때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해온,

그들만의 아름답고 소소한 추억이 얼마나 많을까요...

 

지금 아내와의 관계

잠시 소원해진 것이던아니던 간에,

저는 현실적으로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것은 원치 않아요.

 

그래도 이 사람이 내 사람이였으면...

이 사람을 조금더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많은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우리의 이런 관계를 계속 이어간다면

저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상처입을 수 있는 걸 알아요.

그리고 현재의 우리는

육체적 관계는 전혀 없지만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관계

아니라는 것 (=도덕적이지 못한 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서로에게 한발짝도 다가가지 못하고,

표현도 최대한 안하려고 노력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꾹꾹 누르고 있지만

그래도 새어 나오는 것들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어쩔 때는 정말,

좋아한다사랑한다,

조금만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다는 말이

목끝까지 차 넘어올 때가 있거든요.....

 

이 사람과 앞으로

몇년간 같이 일해야 하는데,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데,

간절한 마음이 앞서다 보니,

방법을 찾는 눈이 가려진 것 같습니다.

 

현명한 조언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매 직장 관련 사연마다 달리는 

"이직 하세요!" 같은 

현실적이지 못한 코멘트는 사양할께요.

그도 저도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전혀 아니거든요. 

 

타이밍이 안 맞아서

우리의 연이 연인으로 발전되지는 못하지만

우리 가슴 한 켠에

서로에게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돼 주었다는 것.

내 안에도 이런 감정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것.

서로의 진심을 알아주고,

서로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다

그 사실만으로도,

평생 감사하면서 살테니.

서로 상처주지 않고상처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마음이

서로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바뀌길 바래요.  

 

이 사랑도 언젠가 끝나겠죠..

이 사람을 매력적인 남자로가 아닌

존경하는 상사로만 보게 될 날이 오길 바랍니다..


꼭 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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