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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남친이 작아졌다

2013.01.31 16:15

감친연을 조용히 지켜본 지는 한참이 되었지만. ‘내 연애는 문제가 없지사연을 쓰게 될 일은 없을거야.’ 하고만 생각했었습니다뭐 할 얘기도 없겠고만..’ 생각했는데.. 어제새벽까지 잠 못 이루다 결국 이 하얀 빈문서를 켜고 앉고 말았네요는 20대 많이 후반남친은 30대 조금 초반의 커플입니다.

 

처음부터 문제를 알고 시작했어요. 

지만 그땐 아주 작은 모래알에 불과했지요.

그저 눈앞에 보이지만 않도록

얇은 이불 하나 덮어두면 그만이었어요. 

 

우린 학생때 처음 만났고,

그땐 이것이 뭐 그렇게

대단한 문제같지는 않아 보였거든요.

 

아직 갈일이 먼,

어리고 젊은 나이인데!!!

좋으면 일단 만나야지 뭐~’

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작은 모래알이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큰 문제가 되더군요.

이제는 두꺼운 겨울이불을 뒤집어 씌워도

감출 수 없는 바윗덩이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처음엔 사랑이 자꾸 커져서

두려운 마음과 미안한 감정이었어요. 

 

나보다 조건이 안 좋은 남자지만,

함께 있으면 너무 행복하고

많이 사랑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될까...?’

 

이 사람과 가정을 이룬다면

빡센 서울 하늘 아래에서

우리 가족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남자가 못 벌면 여자가 열심히 벌면 되겠지.

근데 요샌 둘이 벌어도 먹고 살기 힘들다던데.. 

괜찮을까.

이 남자랑 결혼하면

우리 아이가 남들 다 하는 거 해보고 싶어할 때

마음 상하지 않을 정도로 지원해줄 수 있을까?

그런데 조건때문에 고민하는 내 마음이

참 미안하다...’


하는 마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연한 불안감수준에서

 발전하지는 않았고,

저도 이것을 티내거나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어요.


현실은 현실이었지만,

사랑도 사랑이었으니까요.

 

직딩 커플이 오래 사귀다보면

결국일 아니면 데이트다보니

저는 남친이랑 만나면

맨날 요번 일이 어쩌구 저쩌구 쫑알대거든요. 

그치만 남친은 일관련 이야기는 거의 안해요.

그냥 회사에 있는 이상한 사람들 얘기하는 정도.

 

이해는 해요.

남자친구는 처음부터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했던 것도 아니고

전공 살려서 취직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심 있는 일을 택한 것도 아닌,


그저 먹고 살려고 하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대기업이나 남부러운 곳도 아니고,

매일 때려치우고 싶다고 말하는 작은 회사.

 

암튼 일과 비전에 관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서로 그냥 덮어버리고언급을 피하고,

건드리지도얘기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남자한테 그런 부분이 치명적일 것 같았고,

자존심을 다치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거든요.

 

만나면 그저 서로 좋은 얘기만 하고

껄끄러운 얘기는 안했어요.

제 성격이 모진 소리를 잘 못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제가 얼마 전.

해외에 장기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제가 다니는 회사도

제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라 하는 곳이지만,

그 곳은 차원이 달랐어요.

규모든 시설이든 사람이든.

세계 최고의 사람들 모여있었어요.

그리고 특히

다들 자기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

참 좋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썸씽이 생겼다

 

 

 

이런건 아니구요.;;

 

다녀오니깐..

남자친구가 정말 작아보이는 거에요. 

일에 대한 애정도 능력도 열정도 없고.

맨날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만 하는 남자친구.

 

저는 출장 가 있는 동안 많이 바빴고,

그치만 정말 재밌었어요. 

 

그런데요..

남자친구는 맨날 전화해서 보고 싶다는데..

저는 사실...

막 보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그래도 귀국하고 얼굴보면 좋겠지..’

생각하며 마음을 달랬는데,


막상 봤을 때 느낀 마음은..

그냥 그대로였어요.

 

사람은 좋은데,

비전과 의욕은 없는 남자.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도잘 하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지 않았고,

그 일이 아니라면,

하고 싶은 다른 일을 찾아본다거나,

그걸 위해 공부한다거나,

투자나 노력을 하는 것도 아니고. 

 

뭐 돈을 많이 벌어오지 못한다.”

차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의욕없는 남친에게 답답한 마음이었어요.

 

결국.. 얼마전에 좀 싸웠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를 드러내놓고 싸운 건 아니에요.

너는 인생을 별로 열심히 살지 않는다!

왜 그러냐?”

이렇게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출장에 다녀와서 더 바빠졌고,

밤새고 정신이 없을 때 남친이

좀 도와주겠다고 한 일이 있었어요. 

 

근데요..

받아 보니까 정말 너무 대충 해놨더군요..

아마 후배가 그렇게 해놨으면

큰 맘먹고 모진소리라도 할 판으로

성의가 없었습니다.

자기 일 아니라고 그냥 대충 해버렸나?’

싶은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물론 남자 친구의 성격이

타이트하거나 꼼꼼한 성격이 아님은

제가 잘 알죠ㅜㅜ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해주겠다고 말이나 안했으면

제가 미리라도 좀 챙겼을 것을,

믿고 있다가 시한에 닥쳐서

다 다시 손봐야 하니까 짜증도 좀 났구요.

 

남친은 남친대로 도와준다고 도와준건데,

제가 뭐라하니 맘 상하고..

 


꼼꼼한 성격과 허술한 성격이 같이 살면

정말 피곤하겠다 싶더군요. 

허술이가 해놓는 건 다 맘에 안들고

이걸 하나하나 다 말해주자니

그것도 치사스러워 못할 짓이고,

근데 열받는 게 쌓이긴 하고...

 

그리고 더 걱정되는 건,

이게 성의가 없는 게 아니라,

한다고 한 게 이 수준일까,

내 남자가 정말 이 정도인걸까... 

하는 거였었어요...

ㅜㅜ

 

이래저래 쌓인 것이 그날 폭발했나봐요.


사람은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긍정적이고 순수하고 바르고 정직한 사람.. 

그러면서 유머감각센스도 넘치고

외모도 준수하고 옷도 잘 입고.

ㅜㅜ

 

그래서 학교차이가 좀 많이 나도

정말 좋아하고 행복하게 잘 만났는데.. 

나이먹고 어른되니 

제 이상형이 변한 걸까요.

 

졸업 전엔 저한테만 잘해주는

울 남친같은 남자가 최고였는데..

요샌 남친이 저만 좋아하는 것도 싫어보여요.

 

뭔가 나 말고,

정말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일에 열정을 쏟는다던가 그랬으면 좋겠는데,

정시퇴근하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퇴근하고 하는 일은 그냥

게임티비보기인터넷..

 

그 황금같은 시간에

뭐라도 좀 생산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운동이라도 좀 해보는 게 어떠냐,

공부를 좀 해보는게 어떠냐, 

말해봐도며칠 하다 말고 제자리..

 

저는 일이 빡세서 제 시간 갖기가 힘들어서,

하고 싶은 게 늘 많거든요. 

바쁘지만 짬짬이 하고 있기도 하구요.


근데 남자친구는 시간 있으면서도

맨날 웹서핑에 게임뿐인 모습.

예전부터 한심해보였던 모습들이

출장을 계기로 터진 것 같아요..

 

여전히 남친은 저만 좋아해주는데

저는 남친이 전처럼 좋지가 않은가봐요.


사랑이 식은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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