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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괜찮았던 맞선남

2013.02.1 14:36

안녕하세요친구의 소개로 한번 발을 들였다가 영영 빼지 못하고 있는 과년한 처자입니다. ‘내 사연도 지지 않아!!' 싶은 마음에 5년도 더 전에 망했던 맞선사연을 보내려 합니다... 슬프네요.. (훌쩍전 아직도 못가고 있는데... (훌쩍)

 

때는 한 2006,7?

자세히 기억하기 싫어서일까요.

실은 정확히 기억나지가 않습니다.

ㅜㅜ

 

지금도 여전하다 못해 몹시 한결 심해졌지만,

그 당시에도

부모님의 사채 추심급 닦달

구박에 못이겨

거의 매주 맞선을 보아야 했습니다.

 

대부분이 전문직이었고,

성격들은 최소한 한곳이 심하게

비뚤어진 분들이었어요ㅜㅜ

 

그러던 중.

얼굴은 페키니즈였으나



출처 : 구글검색


도 훤칠하고 풍채가 넉넉하며

성격이 쾌활하신 오라버니를 만났지요.


스포츠도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도 관심 많고

자기가 하는 일에도 열심인데다

술 담배도 안하는!

제가 딱 좋아하는 열정남이었습니다.


그 페키니즈가 점점 귀여워 보였어요.

 

저를 보면 나름의 눈웃음을 쳐주는

귀요미 뚱땡이 아저씨였습니다.


이 분은

저를 듣도 보도 못한 훌륭한 곳

잘 데리고 갔었어요.

플라멩고 공연을 하는 레스토랑이라든가

야경이 보이는 남산의 밥집,

꽤 분위기 좋은 바 등등

 

게다가 몸에 밴 매너라든가

이리저리 잘 리드하는 성격까지!!!


맞선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었던

완전 굿! 굿! 굿! 이었어요.



그간 맞선에서는 좀처럼 구경할 수 없었던

괜찮은 남자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말.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의 경기가 있다

잠실 경기장으로 저를 이끌었습니다.

사실 전 스포츠에 관심은 없지만

따라가서 같이 열심히 응원도 했어요. 

처음이었지만 재미있더라구요.

 

그리고 경기는 뭐 그럭저럭 끝이 났고

저녁때 저는 선약이었던 

제 친구들 모임에 갔어요.

장소는 홍대였고 그분이 바래다 주었어요.

 

날씨 좋은 토욜 저녁,

잠실부터 홍대까지는 2시간 가까이 걸리더군요.

저는 너무 막혀서 짜증이 울컥울컥하는데

그 분은 묵묵히 침착하게 운전을 했습니다.

 

근데..

그 모습에 왠지 제 맘이 살랑거리라구요.

믿음직하달까?

마음이 울렁~ 

 

그렇게 정글같은 강변북로를 뚫고

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제 친구들을 스윽 둘러보고

목례를 하고 집으로 갔구요.

 

홍대에서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를 와방 떨다가

막차 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그 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리고 폭풍 잔소리가 쏟아졌어요.

 

지금이 몇신줄 아느냐!!

무섭지도 않느냐!!!

사람을 왜 이렇게 걱정시키냐!!”

걱정이 늘어져서는


나는 네가 집에 도착할 때까지

걱정이 되어 전화를 끊을 수 없다.”

했지요.


그리고 정말 끊지 않았습니다. ;;


정말 한동안은 귀가 따가와서

핸드폰을 멀찍이 떨어뜨리고 받아야했어요.


그래도,

나 걱정해서 이러는 거겠지..

자상하구나... 착한거야..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는거야..’

하고 짜증을 다스렸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저는

막차에 막차를 갈아갈아 타고 

집에 도착.

 

그는 그제서야 마치

자기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뿌듯해하며 전화를 끊었어요.


한시간 이상을 통화해야 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는 

그때까지 안주무셨던 엄마에게

늦게 들어왔다고 잔소리를 듣는 한편,


그래그래서 오늘 그 친구랑은 뭐했니?”

물어오신 엄마에게

맞선남과의 데이트 이야기를 

종알종알 해드렸어요.

저랑 엄마는 친구같은 사이거든요.

 

응응 어쩌구 저쩌구~~ 

나쁘지 않아. 괜찮았어요.

잘 챙겨주구. 담에 또 만나보려구요.”

이런 대답을 한참 있던 중.

 

띠링~♬

 

그 양반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엄마 잠깐만요. 

그 사람한테 문자왔네?"

 


사랑해. 자기야.

오늘 못봐서 넘 아쉽다.

잘자요. ♡


.

.

.

나는 오늘 누구랑 야구장에 간검미꽈...

 

쪄서

어버버할뿐이었죠ㅜㅜ

 


옆에 계시던 엄마도 어안이 벙벙.

 

이걸 대체 어떻게 할까..?

전화를 해야 하나?

문자 잘못보내셨다고 

정중하게 얘기해볼까?’

 

오만가지 고민 끝에

전 쿨-하게 

그 문자 그대로 전달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곧.

폭풍전화와 문자폭탄이 쏟아졌어요.

몹시 구구절절하였습니다.

 

얼마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있는데

보낼려고 쓴 건 아니다."


"못잊고 힘들어서 

그냥 써보기만 한 거였는데

전송버튼을 잘못 눌렸다.”


“근데 그래도 

지금 만나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다.”



니.

이게. 

무슨. 

개소.

 


부모님을 통한 맞선이었던 만큼

난리의 스케일은 좀 커졌습니다. ;;

소개시켜 주신 분도 연신

면목없다 죄송하다 그러시고..


 

저는 저대로 또 괜히 

창피하기도, 민망하기도,

짜증이 돋았다가가 막혔다가.



 

에효..

이런 소란이 있고 난 후에도

몇건의 지질한 맞선 에피소드를 겪은 저는

결국 여전히 과년처자입니다.

 

맞선으로 괜찮은 사람을 못만나봤어요. ;ㅁ;

 

..

대체 제 짝은 어디있는 걸까요...?





생각나는 글 : 괜찮은 남자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  ← 바로가기 뿅! posted by 버드나무그늘

http://naya7931.tistory.com/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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