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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이 남자의 취미생활(2)완결

2013.02.5 16:32

 




거절보다 더 무서운

그런 상황만큼은 피하고 싶은 마음에

제가 "나 오빠랑 안사귄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대답했어요.


"정말내가 사귀자고 해도?"


이어서...



"나보다 팔뚝가는 남자랑은 안사귀어."


"............ㅎㅎㅎ

내 팔뚝이 좀 가늘기는 하지."

 


그리고 제가 좀 우람합니다.

키는 작은데 표준체중에서 10kg정도 더 나갑니다

 

그는 말랐습니다.

키도 크지 않고골격도 가늘죠.

왜소한 체형이구요. 


사귈리도 없지만,

사귄다고 해도 제가 사양인 체격차입니다.

 

그날 그렇게 대충

대화를 마무리하고 헤어졌습니다.

오빠가 제게 사귀자고 하거나 

그런 말은 없었습니다.

 

정말내가 사귀자고 해도?”

는 정말 그냥,

'만약에 사귀자고 하면 어쩔꺼냐..’

말그대로 "만약" 가정이었을 뿐. ;;

 

 

그리고 며칠 뒤,

그에게 주기 위해 주문한 생일 선물이 도착하여

전해주려고 다시 만났습니다.

 

제 생일 선물 같은 건

받아본 적이 없지만어쩌겠습니까.

좋아하는 게 지요.

 

크리스마스에는 제가 밥을 샀기 때문에,

이번엔 자기가 밥을 사겠다길래

스테이크를 사달라!!!” 했습니다.

(저도 비싼 거 사줬거든요.)

 

그는

스테이크는 무슨 얼어죽을 스테이크냐!

나 돈 없다!”라고 했고 


저와 만나서는, 

어디를 갈까?

뭐 먹을까?

부대찌개 어때?

그냥 김밥먹을까?

어디가지어디가지?”

 

이러면서 저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더니

결국 스테이크집으로 갔어요.

절 테스트한 거 였대요.

 

?

무엇을?

 

밥을 다 먹고 차를 마시러 갔습니다.

그 곳에 TV가 있었는데,

TV를 향해 앉았던 그가

무한도전에서 눈을 떼지 못하길래

그냥 보게 내버려 뒀어요.

 

평소에 공부한다고 TV도 잘 못보는데,

이럴 때라도 보게 내비두자.’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끝날 시간도 얼마 안남았더라구요.

 

한참 TV를 보던 그가

갑자기 저에게 말했어요.

 

"너는 왜 보지 말라는 말을 안해?"

 

"오빠 무한도전 좋아하잖아.

난 나대로 놀고 있어~"

라고 하니 또 TV를 보더라구요.



여기서 잠깐, 형제님들, 이렇게 말하는 여자 어떤가요? 
"얘는 나한테 관심이 없구나"라고 생각되나요? 
아니면 "역시 배려심이 넓구나"라고 생각되나요?

 

TV가 끝나가자

그가 갑자기 자기 몸자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만에 만난 그는 정말

예전보다 살이 많이 붙어있었어요.

그래봤자 잔멸치가 국멸치된 거긴 하지만요.

 

갑자기 웬 몸자랑?’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에게 팔근육을 보여주면서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팔뚝이 가는 편이기는 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왜소한 몸은 아냐.”

 

..

제가 "내 팔뚝보다 가는 남자랑은 안사귀어."

라고 했던 말이 맘에 걸렸는가 봅니다.

 

그 기억력에?

근데 왜?

나랑 사귈 것도 아니면서 대체 왜?

 

몸자랑을 한참 하다가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 내 벗은 몸 보면 완전 반할껄?"

 

...

 

안그래도 반해버려 맘고생이 이 지경인데,

더 반해서 뭣에 쓰라는 말이냐.

내가 고백한거 그새 까잡숨??

 

저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저 어색하게 웃었지요.

 

"하하하몸이 생각보단 좋네.."

 

공부해야 하는 사람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것 같아

주섬주섬 일어났습니다.


그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도

엉덩이를 비롯 몸자랑을 계속 했어요.

 

좀 걷다가

문득 옛날 일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2011년의 마지막 날.

평소 고시촌을 떠나지 않던 그가

갑자기 맛있는 족발을 사주겠다

저를 시청으로 불렀습니다.

 

족발을 뜯고 있는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오빠가 저에게 "너는 촉이 없다."는 겁니다. 

 

저는 나름

''이 발달된 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 정도는 구별한다."라고 했더니,


"근데 내가 너 좋아하는 건 왜 몰라?"

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웃기고 있네."

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후회하는 거긴 한데,

저는 그때 이 짝사랑을 포기하고자

다른 남자에게

작업을 걸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그 남자에게도 까였지만요ㅠㅠ

 

좌우간 그 남자 얘기를 한참 떠들고 있는데

"내가 너 좋아하는건 왜 몰라?"

라고 하는 남자에게

"어머 사실은 나두..."라고 할 수가 없었어요.

 

"웃기고 있네."라는 저의 말에 그는,

"안그럼 내가 이런 날

왜 너한테 족발을 사 먹이고 있겠냐?"

라고 했고,

저는 ".. 내가 불쌍해서?"라고 말하고 넘겼지요.

 


그리고 그 후로 1년 동안

그 날이 생각날 때 마다,

이불 속에서 미친듯이 하이킥을 날려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건,

그것은 농담이었을 꺼라는 거..

그는 사실 저를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정말 나를 좋아했으면

다른 여자들 번호 딴 얘기

저에게 자랑스럽게 하면 안되고,

생리현상에 관한 얘기

자연스럽게 하면 안되고,

만나기로 약속해 놓고 펑크내도 안되고,

제가 한 얘기들을

그렇게 홀랑 까먹으면 안되거든요.

 

저는 걸으면서

그 때 일을 물어보았습니다.

 

"오빠 작년 이맘 때

나랑 족발 먹은 거 기억나?"

 

"너랑? @.@

족발을? @.@

내가? @.@

정말? @.@"

 

"작년 마지막날 먹었잖아.

그때 혹시 오빠가 나한테 한 얘기..

기억나?"

 

"아니????

내가 뭐라고 했는데?"

(기억 할 리가 없죠족발을 먹었다는 사실도 기억 못하는데)

 

"오빠가 나 좋아한다고 했어."

 

"내가?????? @.@”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는지 알아?"

 

"뭐라고 했는데?"

 

"웃기지 말라고.

오빠 사람 감정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니야."

 

"그게 장난인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알아?"

 

....


진심이었다면... 

그는 기억을 했을테니까요.

  

체념하고 있었는데,

농담같은 그의 말이 

참 공허하게 시리더라구요.

 

정류장에서 헤어지는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

근데 말이 떨어지지 않아

우물쭈물하다가 돌아서니까

오빠가 저에게 굳이 다시 다가와서는

할 얘기가 있냐고 물었습니다.

 

원래 계획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를 안고.

(2년 동안 만나면서 손 한번 잡은 적 없습니다.)

그 사람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잘 먹고잘 살아."라고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저는 고작 그의 팔을 붙잡고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잘 먹고잘 살아."라고 말하고 돌아서서는

 

 

 

 

뛰었어요. ;;



그냥 다 끝났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저는 저의 마음을 표현했고,

그의 대답을 들었으며,

마지막으로 인사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다음날.

평소에 카톡 한번을 먼저 하는 적이 없던 그가

"잘 들어갔어?"라고 보내왔습니다.

??’스러웠지만,

"응."이라고 대답했고,

그는 "다행이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는

재밌는 게 있다

이것저것 카톡을 삐끔삐끔 보내두만요.

 

딱히 먼저 연락을 하던 사람이 아닌데,

매일.. 까지는 아니지만

요즘엔 지속적으로 연락을 해옵니다.


수많은 까페알바녀들이 당했던 

그의 취미생활일까요?

제가 포기하려고 하니까?

사냥본능?

낚시본능?


정말로 두달을 기다려야 할런지..

두달을 기다리면..

긍정의 답을 들을 수 있을런지.. 

 

기다리던기다리지 않던 시간은 흐를테지만,


두달이 지난 후에 

그에게 아무런 답이 없으면

저는 정말 너무 슬플 것 같은데...

 

올무일 것이 뻔한 곳에

자꾸 희망을 걸고 싶어지는 이 마음.. 

 '두 달의 올무'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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