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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짧] 진짜로 헤어지는 방법

2013.02.9 15:37

안녕하세요홀언니서른이 된 애독처자입니다혼자서 고민하다가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될까 싶어홀언니와 형제 자매님들의 고견을 듣고자 메일을 보냅니다.

 

저에게는 오래 교제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끝난 지는 제법 오래된 친구.

우리는 대학교 때 CC로 만났고,

3년 가까운 시간을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했습니다.

 

어릴 때 만났지만,

언젠가 그만한 나이와 준비가 되면

이 친구와 결혼하고 싶었고,

그게 아니더라도 이 친구 '같은사람이랑 결혼하면

행복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다 제 잘못이었어요.

 

저를 너무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던

이 친구를 배신한 게 저였으니까.

먼 타국에서 이 친구를 매우 그리워하던 저에게

끊임없이 구애를 하던 남자에게 흔들렸고,

이 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그런데 더 나쁜 건,

저는 굳이 이 사실을

그에게 다 털어놓았다는 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절 받아주었고,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돌아갔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또 다시 

다른 남자에게 흔들리고 있었고,

이번엔 그도 역시 

다른 여자에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서로 그 사실을 알게 된 저희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음에 동의하고

헤어지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헤어진 이후에도

우린 헤어진 게 아니었어요.

가끔씩 만나서 밥을 먹고,

가끔씩은 만나서 스킨십-_- 하고,

서로의 생일에는 안부연락도 했지요.

 

물론 저는 그와 헤어지고 

꽤 많은 남자들을 만났어요.

하지만 저는 새로운 관계를

반년도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마다 늘 이유는 그랬어요.

 

제 맘 속에서 자꾸만 비교하게 되는 거지요.

이 친구가 그립다기보다는

그가 어떤 기준이 되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이 친구보다 잘 맞는 사람,

이 친구보다 더 따뜻한 사람,

이 친구보다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

기준선은 늘 이 친구였어요.

그리고 제 맘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 친구를 이긴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 친구와 저는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전시회도 구경하고

안부도 묻는 사이로 지냈지만,

절대 서로의 '이성친구 유무 여부'에 대해서는

질문한 적이 없었어요.

 

회사 얘기근황 얘기친구 얘기,

별 소소한 얘기들을 다 해도,

서로의 연애 얘기만큼은 하지 않는.

암묵적으로 동의.

뭐 그런 거였던 것 같아요.

 

그러던 작년 제 생일,

저는 큰 꽃바구니와 함께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 친구가 보낸 거였어요.

 

이 친구는 고시를 공부하고 있었는데,

이번 시험 결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러면 제 앞에 당당히 나타나 

다시 잘해보자!!”

고 말하고 싶었다고 써있었습니다.


그런데예상 외로 시험 결과가 좋질 않았고,

그래서 맘이 많이 아프다고 했어요.


저만 괜찮으면,

다음 시험이 끝날 때에는

저와 다시 함께 하고 싶다는 말.


제 마음도 자기와 같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

이 써있었어요.

 

그 편지를 읽고 저는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그의 시험 결과가 좋고 안좋고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어요.

저는 언제가 됐든 그 사람은

좋은 결과를 얻을 사람이라는 걸 믿었으니까요.

 

다만 제가 자신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연인이 된다고 하면,

나는 과연 이번엔 

이 친구에게만 집중할 수 있을까?'

 

내가 나의 사랑을 믿을 수 없었어요.

또 다시 이 친구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어요.

이 친구에 대한 내 마음에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저 지나버린 옛 시간에서

좋지 않았던 기억은 환경미화작업이 되고

좋았던 기억만 남아,

그때의 기억만 가지고

현재의 우리를 잘 못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더 이상 설레임없는 우리 관계가 

잘 지속될 수 있을지...

 

여러 생각끝에 저는

그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자신이 없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우리의 관계는 끝나는 것 같았고,

서로 연락하는 횟수도 부쩍 줄어들었었죠.

 

그리고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는 두 명의 남자를 만나 연애를 했고,

헤어지는 이유는 늘 똑같았습니다.

제 맘속에 만들어놓은 기준선(=그 아이),

에 맞춰 끊임없는 판단하기와 비교하기.


제가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멈추는 것이 제 마음대로 안되더라구요..

 

그러다 지난주.

정말로 오랜만에,

그와 함께 활동했던 대학 동아리의 모임이 있었어요.

 

거기에는 이 친구도 나왔죠.

뭔가 신수가 훤해진 그의 모습.

 

그래요.

그는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거 였어요.

정말로 기뻤습니다.


제가 믿었던 대로,

그 친구는 해낼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서로의 근황을 묻다가..


그 친구에게 교제하고 있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근데요...

저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 거잖아요.

잘 됐다,

몇살이냐,

뭐하는 사람이냐,

물어볼 수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가슴이 쿵. 하고 떨어졌어요.

 

내가 왜 이러나 싶었지만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그날 이후 지금까지

제 머리 속은 그 생각만으로 가득합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아요.

 

요즘이 업무적으로도 무척 힘든 시즌인데,

그런 건 정말 아무렇지도 않고

오직 이 친구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 속이 너무나 복잡합니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손예진이 감우성이랑

이혼 후에도 어정쩡한 관계를 유지하다,

감우성이 문정희와 결혼하고 난 후,

비로소 자기의 감정을 깨닫고 오열하던

극중 손예진의 기분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전 어쩌면 이 친구와 단 한번도

'진짜 이별'을 한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글을 통해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하면 아깝게 놓쳤던 그 남자를

다시 저에게 오게 할 수 있을까요?' 가 아니에요.

 

혹시 저는,

그 친구 자체가 아닌,

그와 함께 했던 기억을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정말 끝난 사이인데,

저는 정말 어떻게 하면

그 남자와 그 기억과 진짜로 이별할 수 있을까요?


아니, 전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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