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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나를 찾아서..-완결

2013.03.6 11:47

홀 누나 잘 지내고 계신가요전 일년전쯤에 누나가 '나를 찾아서...' 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준 그 사연을 제보한 청년입니다당시에 서른이였고 이젠 서른하나가 되었네요오늘 오랜만에 그 글들을 다시 읽어 봤어요일년밖에 안지난 일인데오랜만에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는 기분이 들었답니다그리고 그 감사함에 다시 인사드리고 싶어 이렇게 두서 없는 글이지만 또 손으로 한자 한자 남기는게 아니라 비록 타닥타닥 타이핑에 그치는 글이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전달되리라 믿고 편지 남깁니다.


홀 : 다시 읽고오셔야 내용이해가 되실꺼에요.

바로가기 뿅! 

→ [황망한연애담] 나를 찾아서..

→ [황망한연애담] 나를 찾아서.. - 후기

 

지금부터 들려드리는 이야기는

당시 그 친구 꽃님이와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제 인생의 이야기 이기도 해요.

 

사실 처음 사연을 보낼 땐

내가 이렇게 억울하고 힘드니 위로해 주세요~’

라는 마음으로 글을 남겼었던 것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올라간 글의 댓글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또 반성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제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많은 힘이 되기도 했구요.

그 전까지는 우물쭈물 고민만 많았었거든요.

 

서론이 길었네요.

후기가 올라가고 나서 

그 친구와의 마지막 통화 후,

전 곧 영국으로 떠났었습니다.

 

런던의 그 우울한 날씨때문에

상큼한 기분은 아니였지만

열심히 공부도 하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달...


아버지께서 편찮으시니 제가 한국으로

돌아왔으면 한다는 전갈을 받았어요.

 

아버지는 위암이 꽤 진행된 상태셔서

위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으셨지요.

일평생 강한 아버지.

때로는 어머니를 때리고

집안 살림을 내던지는 무서운 아버지께서

제 손을 붙잡고 울먹이며

아프다고 신음을 하곤 하셨어요.

 

그렇게 전 아버지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5,6년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이혼을 하신 뒤

아버지는 작년 새어머니를 만나셨어요.

하지만 아버지 곁에서 간호를 하는 건 저 뿐이었지요.

 

대소변을 받고 미음이며 죽이며,

또 위암에 좋다는 것들 찾아 다니는 사람도 저 뿐이었구요.

 

아버지는

제 친어머니께는 말하지 말아달라

간곡한 부탁을 하셨고,

또 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아버지를 많이 그리워 하는 친어머니께

뭐 나아질 것이 없어보이는 이 상황을 

굳이 이야기해봐야,

모두를 막다른 골목에 밀어 넣는 일

될 것만 같아서, 

그저 신께 기도하며

지금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일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경과가 좋아져

아버지께서는 퇴원도 하시고

이후 차도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이번엔 저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진찰을 받다가

증상이 심해져 몇가지 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계속 새로운 검사를 권하는

의사선생님을 조금 의심도 했지만

이내 제게 하시는 말씀이

저더러 수술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담석도 있고,

그 외에 담관에 안 좋은 소견이 보이니

수술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몸이 아파져 마음까지 약해진 아버지께는

의사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비밀로 하기로 하고

담낭제거 수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아버지가 입원하셨던 병원 같은 층에

이젠 제가 입원을 하고 수술준비를 했어요.

그것이 암인지 아닌지도 

제거수술하면서 확인을 하고

차후 치료과정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버지께는 담석만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했지요.

 

괜한 걱정에 아버지 건강마저

다시 안좋아질까 제가 더 걱정이였으니까요.

 

수술전 아버지껜

이제 아들 쓸개빠진 놈이 된다

농담을 던지며 웃었지만

그날 밤 얼마나 혼자 눈물을 흘렸는지 몰라요.

두려웠어요.

아버지가 암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만큼.


내가 암이면 어떡하나.

나는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까?’

 

결과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아버지가 그렇게 힘들어 하시는 모습

바로 곁에서 내가 고통스럽게 지켜봤는데...

그걸 이젠 아버지가 보셔야 할지 모른단 생각

밤새 괴로웠습니다 

 

수술후 밀려오는 통증과 함께

병실에 돌아왔을 때

아버지께서 제 손을 잡고 눈물을 보이셨어요.

 

저도 한때 그렇게 미워했던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아들이 이렇게 아파서 죄송하다며 

같이 울었습니다.

 

비록 아버지와 제 배엔 흉터가 남았지만.

수십년간 서로에게 남긴 마음의 상처들은

그날 다 치유가 되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도 저의 조직검사 결과가 좋게 나왔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위 외의 다른 곳으로

전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약물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태가 호전되었습니다 

 

아마 이때부터가

제 인생의 진짜 시즌 2였던 것 같아요.

 

영국으로 떠나는 날.

그날이 제 인생의 시즌 2가 시작날이라 믿었는데.

그건 아마 시즌 2의 프롤로그쯤이었나 봅니다 

 

수술이후 전 많이 변했어요.


우울해하거나

혼자 생각만 많이 하던 일이 줄었구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제가 아프면서

의도하지 않게 지게 된 빚들도

지난 달로 다 갚았습니다.

 

어느정도 회복이 되던 날에

고맙게도 절 좋게 봐주신 분을 통해

좋은 일을 시작하게 되어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거든요.

 

이제 바닥에서 다시 시작이네요.

 

아직까진 800원짜리 신라면 보다는

650원짜리 스낵면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좋아요.


이렇게 숨을 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벌고

틈틈이 부모님 안부를 물을 수 있으니까요.

 

부모님들도 대체로 안녕해지셨고,

전 혼자 서울에 떨어져 일을 하고 있지만

집에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외롭지 않게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

 

감친연은 개빡난 연애사를 올리는 곳인데.

쓸데없이 제 개인사를 구구절절 늘어놓았네요.

 

그럼 꽃님이와 저의 완결편

지금부터 얘기해 보겠습니다.

 

제 수술이 잘 되고 한시름 놓은 저는

그때부터 일자리 걱정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일자리를 소개받게 되었는데,

막상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라구요.


면접일자가 잡혔고, 

저는 잠시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속초.

 

속초로 갔어요.

꽃님이와 처음 여행을 간 곳,

그리고 그 친구가 유학을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같이 여행을 떠났던 곳.

바로 그 속초로 혼자 갔습니다.

 

바닷가에 한참을 앉아있다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근처 식당에서 밥도 먹고 숙소도 잡은 뒤

다시 밤늦게 밤바다를 보러

숙소 앞 바닷가부두로 향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꽃님이였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진짜 상상치도 못했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도 참 신기하게

전 담담하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저더러 대뜸 아프냐고 물어보는 꽃님이. 

 

수술했어?

얼마나 아픈거야?”

라고 묻는데,

또 전 담담하게 대답했습니다.

 

수술 잘 했고,

이젠 괜찮다.

아프지 않다..”

 

제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

또 그녀의 친구를 거쳐

제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뭐 좋은 일이라고 소문이 그렇게 들어간건지,

아무튼 아프다고 하니

이렇게 생각치도 못한 사람에게서

걱정을 들을 수 있다니

아픈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는 순간이었죠.

 

그리고 그 친구와의 추억이 있는

속초 바닷가에 앉아

그 목소리를 들으니 신기하기도 했구요.

 

이야기는 좀 더 이어졌습니다.

 

그 남자친구와는 잘 지내고 있냐는 저의 질문에

꽃님이는 헤어졌다고 답했어요. 

 

잘 지내지 그랬냐.

날 그렇게 모질게 차버리고 갔으면서

평생 행복할 자신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했냐고 하니까,

그냥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난 지금 속초라고 하니까

거긴 왜 갔냐고 했어요.

그냥 여행왔다고 하니까

자기 생각은 안나더냐고 묻더라구요.

 

사실 그랬죠.


그 곳에 하나하나 남겨진 그녀와의 추억들

다 기억이 났으니까요.

같이 저녁을 먹었던 식당의 그 메뉴들도

다 그대로 남아있었으니까...

 

그뒤로 몇가지 시덥지 않은 안부를 더 묻고는

약 잘먹고 몸조리 잘해서

건강 잘 챙기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상하게도,

꼭 어제 통화하고

또 언제든 통화할 수 있을 사람처럼

그렇게 쉽게 전화를 끊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그 아이와 통화 후 후유증은

심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속초에 있는 동안만 추억을 좀 떠올렸었고,

서울로 돌아와 면접을 보고

다행히 좋게 봐주신 덕에 일을 시작하고

또 하나하나 배워 나가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때 꽃님이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어요.

 

서울에 있냐.

그리고 한번 만날 수 있겠냐면서.

 

약속을 잡고 만났습니다.

1년 하고도 10개월만에 만난 것이었죠.

 

그때보다 전 몸무게가 15kg정도 빠진 상태라

건강해 보이진 않았을 거에요.

 

그래도 다행히 그 아인 좋아 보이더군요.

현지에서 적응을 잘 못해

유학기간을 다 못채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유학지에서 만난 새 남자친구는

너무 폭력적이여서 무서워 헤어졌다고 하더군요.

 

또 살이 많이 빠진 저를 걱정도 했고

맡기고 간 강아지가 잘 지내고 있는지,

저녁을 먹으면서 서로 어떻게 지냈고

옛날엔 왜 그렇게 되었던건지

또 그때 서로의 감정이 어땠었는지 등을 얘기했습니다.

그리곤 헤어졌어요.

 

마치 속초에서의 전화통화처럼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헤어지는 것 마냥

아쉬워하는 것도 없이,

잘가-“ 하면서

지하철역 플랫폼에 각자 반대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쯤 시간이 지났나.

출근을 하려고 일어나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 여러통과 문자 하나가 와 있었어요.

 

꽃님이였습니다.

 

문자 내용은,

이 문자를 보면 전화 좀 해달라.”

 

바로 전화를 하니까 안받더군요.

급하게 출근 준비도 해야 하는 터라

일단 나서서 출근하는 길에 다시 전화를 하니까

또 불통.

 

이후 업무시간 중에 다시

그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남자친구가 내 핸드폰을 보고

너랑 통화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너랑 바람피우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다.

우리가 바람을 피운 건 아니지 않느냐?

그냥 밥한번 먹은건데.

그치만 난 남친에게

우린 만난 적도 없다고 얘기했다.

남친이 곧 너에게 전화를 할지도 모른다.

욕을 할 수 도 있다.

나랑 만나지 않았다고 얘기해줘라.

아니면 난 맞아 죽을 지도 모른다.”

 




당황스러웠습니다

알았다라고 했어요.

그러겠노라.

 

그치만 문제는 그 뒤 한시간에 한번씩

꽃님이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것입니다.

회사일이 밀려서 바쁜데

전화를 해서 꽃님이는 계속 똑같은 걸 물었어요 

 

남자친구한테 전화 안왔었어?”

우리가 바람피웠던 건 아니지?”

 

..

만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전화따위 왔어도 받지 말았어야 했는데..

 

후회를 하기엔 늦었더군요..

 

그 전화 몇번 받다보니,

일은 손에 잡히지 않게 되었고,

같은 내용을 계속 묻는 전화는

시간마다 여전히 걸려왔습니다 

 

지금 남자친구가 너무 무섭다.

헤어지자고 말하면 칼을 들고 와

찔러 죽이겠다고 협박을 한다.

지금 남친이 전화도 받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도 몇가지 물어봤습니다 

 

전에 헤어졌다고 하지 않았나?”

 

미안해..

헤어지자고 말은 했는데

너무 무서워서 어쩔 수 없었어..”

 

너의 남자친구라는 아인 도대체 몇살이냐?”

 

나랑 동갑

 

그럼 나보다 5살이 어리네요.

제가 호프집에서 공짜맥주 마시며

2002년 월드컵 4강을 볼 때,

그아이는 중학교 강당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월드컵을 봤겠군요.

 

그리고 곧 그 녀석이 제게 전화해서

왜 내 여자친구랑 바람을 피웠냐며 

을 하겠군요.

이런 일이 내게도 생기는 군요...

 


전 꽃님이에게 한마디했습니다.

 

바람을 피운건 내가 아니고

너랑 그 녀석이 아니냐!

공부하고 싶다고 유학가 뒷바라지해줬더니,

거기서 다른사람 만나

홀라당 날 차버린건 네가 아니였냐!”

 

그 전화가 왔던 때가

퇴근하는 만원 지하철안이었는데

전화를 하면서 가 났던지

소리를  질러 버렸습니다.

 

꽃님이는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했고,

만나면 분명히 저한테 전화를 할것이라며,

전화받으면 말 좀 잘해달라는 이야기를 또 하더군요.

 

저는 진짜 가 났고,

당장 전화 하라고 하고

욕하려면 하라해라.

난 욕먹을짓 단 하나도 한 게 없다.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모든걸 얘기할꺼니 그리 알고,

다신 나한테 전화도 어떠한 연락도 하지말라!!

내 근황따위 알려고도 하지말고

알아도 모른척 하라!!”


그렇게 내 할말을 하곤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지하철안에 사람들이 다 쳐다보더라구요.

막 화를 낼땐 몰랐는데,

끊고 다니 좀 부끄러웠습니다.

 

유학갈 땐 꽃님이가 그랬어요.

 

내 마음은 내가 아는데

네 마음은 어떤지 몰라서 불안하다.

난 절대 바람피울 일 없는데,

네가 다른 여자들에 한눈팔면 난 못산다.

우리 돌아와선 꼭 결혼하자.

거기가면 나 공부만 열심히 해서 

꼭 성공할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약속들을 되돌아 보면

참 반대로만 일이 흘러갔던 거 같습니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계속 생겼으니...

 

결국 그 아이의 남자친구에게선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뭐 그 둘이 그 후

어떻게 된 건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한달전쯤.


전 꽃님이와 주고 받았던 편지

같이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그리고 추억이 담긴 몇가지 물건들을 

담아 두었던 상자를 

창고에서 꺼내서 버렸습니다.

 

분리수거 해서요.

 

 

이제 다시는 꽃님이와 엮일 일은 생기지 않겠죠.

 

다만..

그 아이가 맡기고 간 강아지

아마도 제가 키워야 할 것 같습니다.


유학가 있는 동안 다른 집에 분양을 보냈었는데

거기서 적응을 잘 못해 힘들어했다던데,

또 우리집에 다시 와서는 잘 지내는걸 보니까

다시 다른집 보내기가 어렵네요.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인연의 실을 끊어가고 있습니다.

질기고 고됐던 연애사였던 같아요.

이별하고 헤어지는 시간이

이렇게 길고 오래 갈 줄은 아무도 몰랐겠죠.

 

...


전 아직 혼자입니다.

쉽게 누군가를 만날 수 없는 것이 사실인가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친구들에게 소개팅도 시켜달라 조르고 있고,

또 눈을 부릅뜨고

주변에 좋은사람 있나 살펴보고도 있고 말이죠.

 

조만간 생기겠죠-?

막연한 기대를 한번 해봅니다.

 

이 새벽 이렇게 글 하나를 써내려가는 동안

치유되고 있단 걸 홀누난 알랑가 모르겠네요.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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