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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오빠 나한테 뭐 숨기는거 없어?

2013.03.13 15:02

언니.. 늘 눈팅만 하다가.. 제 인생에 엄청난 폭풍우가 닥쳐와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말 정말 용기내어 처음 사연 보내봅니다언니.. 감친연은 항상 제게 너무 큰 위로이자 기쁨인거 아시죠감사드려요저는 이런저런 사연들 읽으며 함께 울고 웃으며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스물아홉 꼬꼬마입니다.

 

이곳 형제 자매님들의

피와 살이 되는 사연들이 너무 재미있고

또 제가 몰랐던 시각에서의

긍정적인 토론들이 좋아 매일 찾아요.


가끔 너무 숭한 이야기들 읽으며

세상은 참 무서운 곳이라 생각을 하는 날도 있었고..

나쁘거나 무능한 사연 속 숭남들과 비교하여

착하고 바르고 성실한 남자친구가

고맙기만 하던 어느날.

 

제게도 이렇게 사연을 쓸 날이 찾아왔습니다.

 

어디에도 말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며칠을 울고 속앓이하다가..

감친연이라면 털어놓을만 하다는 생각에

용기내어 메일을 적어보아요ㅜㅜ

 

말씀 드렸듯이 저는 현재 연애 중이구요,

다섯 살 위의의 멋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도 저도 혼기가 차서

일 년 반을 연애하고 있으니

자연스레 결혼 이야기가 집안에서도 오갔구요,

저도 남자친구도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같이 살 집도 알아보고모은 돈도 같이 이야기하구요...

 

저희 소개를 잠깐 드리겠습니다.

남자친구는 걘역시를 만드는 대기업에서 8년차 사회생활 잘하고 있는 성격 좋고유머러스하고자기 관리 잘하고술 잘 마시고 외모 훤칠하고.. 참 자랑스러운 그런 남자입니다.

는 사범대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잠깐 공부하고 들어와 지금 영어교육관련업체에서 인력 관리 업무를 하고 있구요.

둘 다 나이에 비해 일찍 사회 생활을 시작한 편이고빨리 결혼하고 싶어하는 남자친구 덕분에 가족끼리도 다 알고 왕래합니다각자 서로 회사사람들과도 예비 신랑신부처럼 소개도 하고 친하게 지내왔습니다.

 

제 신념도 잠시 소개하자면..

연애를 하는 것에 있어서는 늘 유독 진실이 중요하다고 믿어왔어요거짓이 있는 관계는 서로에게 믿음을 줄 수 없기에 둘 사이에는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부끄러운 모습마저 다 보여주고 서로 감싸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니던가요사랑의 기본 바탕은 서로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며그 믿음은 거짓없는 진실에서 온다고 믿어요그래서 늘 솔직하고 거짓말할 줄 모르는 제 남자친구가 너무 고맙고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동네 친구 사귀는 어플에서

제 남자친구 사진을 보았.

그 동네 친구 사귀는 어플이

사실 거의 주변의 이성을 만나기 위해

이용되고 있는 그런 어플이지요..

 

저희도 그 어플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심지어 처음 만날 당시,

남친은 전여친과 교제 중이었구요.

 

그는 저를 만나서 술 마시며,

네가 좋은데,

사실 나한테는 사귀는 여자가 있다.”

라고 고백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연락하지 말자고 하고

잠정적으로 연락은 끊어진 상태가 되어요.

 

그리고 한 달 쯤 후에

여친과 헤어졌다

정식으로 만나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뭔가 시작이 좋지 않다 생각했지만,

그렇게 솔직히 이야기해준

이 사람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남자 같으면

여친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그냥 알아서 정리를 하고 오거나,

아님 저랑 술만 마시고 헤어지거나 했을텐데,


당시엔 사실대로 말해준 이 사람이

참 솔직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쓰고 보니 제가 좀 한심하네요..


암튼 저는 이 남자친구와 사귀기 시작하고 나서

당연히 그 어플을 지웠구요,

남친은 그 이후 핸드폰을 한번 바꿨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점에 그 어플에 남친이 나타났다면..

일부러 그 어플을 다시 깔았다는 말이 되지요.

 


왜 그랬을...?

 


도 나지만 궁금했어요.

저희가 그렇게 시작했잖아요.


여자친구 있는 남자가

그 어플로 다른 사람을 만나서

여자친구 정리하고 온 거.


그 다른 사람이 저였잖아요.


그런데 다시 그 어플을 깔고

누군가와 만남을 시도했다니...

 

...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남자친구를 만나 차분히 물었습니다.

"오빠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솔직히만 이야기 해주면 다 용서해줄게.

말 못한 거 있으면 있는 그대로만 말해줘.”

 

근데평소 같으면 그냥 털어놓았을 법한데

끝까지 말을 안하려고 하더라구요.

 

결국 제가 여차저차 이야기를 하니,

그냥 궁금하고 심심해서

여자들 사진 구경하고 한 거고,

그게 다였다고 했고,

지금은 또 지웠다고 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 말을 믿었어요.

제 남자친구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니까요.

믿고 넘어갔습니다.

어차피 저한테 중요한건

"숨기는 것이 없는 진실한 남친"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몇 달 전에

제 남자친구 카톡으로 그의 전여친으로부터

안부를 붇는 카톡이 온 것을 목격하였어요.

그리고 저는 한참 뒤에 또 남자친구에게

차분하게 물었습니다.

 

"오빠 혹시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

솔직히만 이야기 해주면 다 용서해줄게.

말 못한 거 있으면 있는 그대로만 말해줘.”


이번에 이야기를 꺼냈을 때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어요.

의도한 것도 있었어요.

혹시나 제게 말 못한 것이 있다면

다 듣고 싶었고다 용서하고

그 이후로는 다시 이야기 꺼내지 않겠다

다짐을 하고 물었습니다.

 

전여친이 안부를 물어올 수도 있지요.

뭐 그게 대단한 일이라고..

다만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진실에 집착을 할 뿐이었습니다.

거짓말에 선의가 어딨어... 


그냥 남자친구가 항상 저에게는

진실만을 말해주니까,

남자친구 입으로 사소한 사실

다 듣고 싶었던 것 뿐이었어요.

 

그런데 또 끝까지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뭘 보고 그러는 거냐?

뭔지 이야기를 해줘야 

내가 말을 할 것 아니냐?”

 

“나 다 봤다고,

그냥 오빠 입으로 듣고 싶으니

사실대로 다 이야기 해줘.”

 

그리고 그의 대답.








누구 얘기하는 거야?”





누구?

하.. 한 명이 아니야?

누구??? 누구???..???

 


그냥 다 말해줘.

나 이해의 폭은 넓어도

거짓말은 못 참는 거 알잖아

다 말해줘.”

 

그렇게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은 가히...

과한 진실들이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진실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남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잘 끌어내거든요.

남친은 어디 홀린 사람처럼

자기 입으로 줄줄줄 다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맞장구치며,

그래그래 

그럴 수도 있지 다 이야기 해봐.

괜찮아난 다 이해하니까..

다 알아야지 진실은...

사회 생활하다 보면 다 그런거지..

그래그래..”

했고, 

그 결과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 동료들이랑 나이트를 갔었대요.

세 번 정도...

가서 번호 딴 여자랑

밖에서 저녁도 몇 번 같이 먹었었대요.

치위생사였는데.. 

그냥 그랬대요..

 

주변 사람 만나는 어플통해서

다른 여자도 만났대요..

연락하다가 끊겼었는데

최근에 안부가 궁금해서 먼저 연락 해봤고

몇 번 만나서 밥 먹고 했대요.

별 건 없었대요...

 

또 지난 설에 고향내려가는 고속버스에서

고속버스 옆자리 앉은 여자분과

이야기 나누다 친해져서 번호 받고

연락 좀 하고 한 번 만났었대요...

 

그리구 회사 분들이랑 노래 주점을 갔었대요.

언니들 불러서 놀고 2차도 한번 갔었대요..

그리고 술을 많이 마시고

안마방도 세 번 정도.. 갔었대요.

한 번 가면 30만원 정도래요.

언니들이랑 하고 나면

맹인 안마사가 와서 진짜 안마도 좀 해준대요..

 

카드 내역에 30만원 찍힌 거 보고..

나중에 회사에 청구할 회식비겠거니..

하고 넘어갔는데,

이제와 머릿속을 스치더군요.

 

그날은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남자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이메일이 열려져 있는 채로 있어 호기심에 봤다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txt 파일로 저장하여

메일로 옮긴 것이 있더라구요.

본인 폰에서 카톡 내용을 지워야해서

이렇게 메일로 보내놨었나봐요.

 

조건만남이라는 이름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현장으로 보였습니다.


짧은 옷을 입은 어린 아가씨 사진 두 장.


그리고 그들의 대화 내용은


24?


네 맞아요.


본인사진다른 사진 없어요보내줘.

사이즈는?


네, 161 46 비컵요.


ㅈㄱ ?(조건)


 3시간 15

 7시간 20

긴밤 12시간 25


어딘데?


안산이요.

님은요?


수원


출장가능해요.


숏이면 3시간에 회수 상관없이?


네 상관없이 해요.

서비스 잘해드려야 자주 찾아주실꺼잖아요.

 

...


급한 맘에 제 폰으로 사진을 찍구선

이거 다시 메일로 옮겨쓰려니,

.. 더럽고 힘드네요.

 



.. 그 전에 남자친구들도 있었지만,

혼전순결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 잘 지켜오다가

지금 이 남자 만나서...

정말 결혼할 사람이구나.’

생각하며 이 남자친구랑 처음 잤거든요.


그래서 제가 더 쿨하지 못한 것 같은데.

하지만 헤어지지도 못하고 있어요.


이 감당할 수 없는 진실 앞에

내가 이제 뭘 어떻게 해야하나..

무너져내리고 말았습니다.


울고 술을 마시고 해도 잘 잊혀지지가 않아요.

 

남자친구는 미안하다고 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다 합니다. 

 

제가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저 벌 받는 건가요?

차라리 몰랐어야 했나요..?

 

근데 더 슬픈 사실..

대한민국에서 사회 생활하는 남자들이

거의 대부분 비슷하다는 것.


대부분의 여자들은 오로지 

내 남자는 아니라는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이 남자와 헤어진들, 

다른 남자는 믿을 수 있을까요..?

 

흔히 이런 안마방노래 주점 언니들이 하는

회식하면 상사들이 2차 밀어 넣어주고,

그때 마다하는 남자들 없더라는 류의 얘기.


쉽게 들어 왔었지만,

제 남자에게도 해당된다는 사실이

너무 끔찍하게 싫고 슬프고 아팠습니다.



진실이 항상 최선은 아닌건가요.

그럼.. 그냥 모른 채로 행복하게 결혼했을 텐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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