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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벚꽃엔딩은 틀지 말아요

2013.04.17 20:16

홀언니봄바람이 불어 그런가 괜히 두근두근하네요저는 감친연의 가장 흔한 독자층삼십여살먹은 처자로서 주변인들에게 열심히 농약을 권하고 있는 전도사입니다.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남부럽지 않은 하이킥 연애사건을 한아름 갖고 있는 여자지만그간 발설을 잘 참고 있던 중 벚꽃엔딩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관계로 더는 참지 못하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려 합니다. ㅜㅜ

 


저도 모르게..

연애할 주제도 안되는 상황에서

마음을 활~짝 열어 제껴 버리게 만든

바로 그 노래. ㅜㅜ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썩을 노래. ㅜㅜ

 

결국..

잊고 있었던 기억은 소환이 되고야 말았네요...

 

누구나 그런(건지는 갑자기 자신 없지만..) 자기만의

!! 가버리는 포인트가 있잖아요.

나를 움직이는 치트키랄까.

 

그 날도

별 생각없이 친구를 만나러 갔는데,

자기의 친구라며 합석시켜도 괜찮냐더니

흰 피부다부진 체격에 청바지,

타이트한 셔츠에 백팩을 메고

느긋느긋 한 남자가 걸어 들어오는데!

 



기억력도 나쁜 제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장면입니다.

 

인사를 꿉뻑하는데,

목소리도 부드러운 저음.

 

맙소사..

 

전 엄청난 매력과 동시에 또 본능적으로

.. 가까이하면 위험하겠구나..

왠지 힘들어지겠구나.’

싶은 불안감이 들었어요.

 

그 동네 친구들 다 고만고만.

인맥이 다 거기서 거기. 

좀 알아봤더니, 


그는 저의 중학교 동창녀,

그것도 쭉쭉빵빵 미모월등한,

저와는 몹시 다른 비주얼의 제 친구

잠깐 사귀고 헤어진 지 얼마 안 되었더라구요.

 

역시나 끼리끼리..

.

 

게다가 또 저는 마침

서른을 기념하여 (가정불화로) 

맨 몸으로 집을 뛰쳐나온 상황 

기본급도 없는 회사로 옮겨

한 달 40만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돈을 받으며

연수를 받던 고달픈 시절이었습니다.

 


연애는 꿈도 꿀 수 없는 게 맞았습니다.

 


그런데 업무상 토익점수가 꼭 필요해진거에요..

대학때도 버티며 토익을 외면했었건만..


친구들은 입을 모아

대학 졸업반이자, 취준생인 그 아이가

너를 가장 잘 가르쳐줄 수 있을 거다!!!”

라고 말했고,

 

호감에 절박하면서도 적절한 핑계;;가 더해져

일단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

정말.

사람.

말을 하는데..

 

그 새하얀 얼굴..

오동통통 빠알간 앵두!

그것도 최상급 프리미엄 유기농(?) 앵두같이

탐스런 입술만 보이는 거에요!

 


오물오물 

날 향해 부지런히 조물거리는 

저 빨간 입술.

 

막! !!

핥! 핥!!


만지고 싶고.

갖고 싶고.


 

전 그의 모습에 아주 을 놓아버렸고...

집에 와서도 눈앞에 그 아이가 아른아른거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예로부터(!) 여자들이 그 아이의 막강한 '색기'에 홀려

여기저기서 자꾸 원나잇하자고 꼬셨었다는 둥.

또 본인 역시 여자들이 자기를 성적대상으로만 대해서

그게 또 콤플렉스라고 얘기하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어쩔 수 없었던가 보아요... 흐흑..

 

뭐 꼭 성적대상으로 그 아이를 본건 아니었지만,

하긴... 하더군요... ;ㅁ;

 


정말 나 나이먹어 주책인가봐.. 

미쳤나봐.

너무 오랜 솔로 생활로 

내가 이 지경이 된건가.

엉엉엉

 


란 생각도 잠시;;;;

 

이성에 대한 이런 타는 듯한 욕구

이전에는 미처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그리하여 대화는 토익에서 자유주제;;로 옮겨가고

한번 만나 공부법을 물어보려던 것이

다음날또 다음날로 만남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저도 연수가 끝나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되었고

밤늦게 일이 끝나는 데 

데려다주겠다고 또 만나고..

 

그즈음 차에서는 작년 봄 대히트를 친,

벚꽃엔딩이 무한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그가 장난스럽게

제 팔을 ! 잡아 채는데,

 


아우.

심장이..

발딱발딱...

 


근처 공원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새벽 3.

다시 6시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는 날들..

 

노쇠한 육신에 저질체력인 저는

빠르게 좀비화되어 갔지만,

함께 있으면 1 1초가 아까울 만큼 좋은.

입술뿐만 아니라 

정말 매력 넘치고 박식한 사람이었어요.

 

본격적으로 사귀기 전,

그 때 마음에 걸렸던 건.

단지... 졸업을 미루고 있는.. 백수라는 것...

 

그래요...

삼십대,

집에서 노시는 아버지와 함께

엄마에게 용돈 받아 사는 백수라는 것이

저를 멈칫하게 해긴 했었어요..

 

중학교때부터 몰래몰래 알바해서

내 생활비 내가 벌던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지만,

뭔가 사정이 있겠지...’

생각 하더라도,

결혼과 안정을 꿈꾸는 이 나이에 

... 그렇더라구요..

 

저의 친구들은

(처음 저희를 만나게 해주었던 친구마저도)

저의 등짝을 휘갈기며

네 앞가림이나 잘 하라!!!!”

고 했지만..


그거... 그렇게 마음대로 안된다는 거

이해하시는 분들... 계시리라 믿습니다... ;ㅅ;

 

그래서 저도 안봐볼라고도 해봤어요..


근데 진짜 못 참겠더라구요.

 

에잇!!!! 

그동안 이것저것 따지느라 못했던

그냥 마음 가는대로 하는 연애!!!!

그거 더 늦기 전에 한번 해보자!

이 나이에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 만나는 거 자체가

희귀한 일이야!

그리고 똑똑한 사람이니 곧 취업 하겠지..

옆에서 잘 거들어주야지.

그니까 고- 하는 걸로!’

 

하는 마음으로 사귀게 되었고,

결정 하자마자 그 입술을 드디어 제가


접수흐흐흐..

 

한동안은..

그래요. 좋았어요... 

 

그래서 저는..

불편한 몸으로 장사하시는 어머니께 

용돈을 타 쓰는 를 차마 볼 수 없어서

저의 카드를 슬쩍 찔러주었고..

제가 데이트 코스 미리 짜놓고..

연극 보고 밥 먹고 차 마시는 내내

그 친구 돈걱정하지 말라고 미리 다 지불해놓는;;

그런 짓을

 

 

 

 

제가 했게요? 안했게요? 


;ㅅ;

 


연수는 끝났지만여전히 박봉이었던 저는

끼니값도 아껴가며

운동이랍시고 사무실에서 집까지

3시간씩 걸어다니는 날들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만나다 보니 이 사람..

감정 풍부하고 매력적이긴 한데,

예상치 못한데서 를 불쑥불쑥 내거나

하고 싶은 말은 그냥 툭툭 잘 했어요.

 

예를 들면..

너랑 사귀기 직전에 

네가 마음에 있긴 했지만

외모가 내 기준 미달이어서

선뜻 사귀기가 좀 그랬다.”

라든가..

 

머리로는 그럴 수 있었겠다 이해되지만 

어찌나 모욕적이던지..

 

 

 

 

 

 

 

근데..

그래도 좋더라구요



그 뒤로 함께 다닐 때마다,

이 사람이 나와 다니는 게 부끄럽지는 않을까 싶어서

다이어트도 독하게 했지만 맘처럼 안되고.. .

 

이제와 슬슬 뒷담화하려는 게 아니라요..


이전 연애에서는 저에게 콩깍지씌인 사람 만나서

늘 사랑받고 편안했는데,

이 사람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주눅 든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거에요..

 

게다가 어디 취업할 생각도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건 알겠는데

이력서 쓰는 건 안보이고..

 

난 이제 경제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지쳐가던 어느날.. 


취업에 관해 조심스럽게 물었다가,


나는 자잘한 데가 아닌 

꼭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사업을 크게 하시다가 

어떤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되어

집에 빚이 엄청 난데,

그걸 내가 다 갚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기업에 들어가서

매일매일 특근하면서 특근비를 받아야 한다.

나랑 결혼하면 

경제적으로 고생할 건 각오하고 살아야 한다.”

 

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맥이  풀렸어요.

 

스물여남은 어렸을 적이야,

엉엉엉

그래 우리 함께 노력해보자.

둘이 갚으면 금방 갚을 수 있을꺼야!

파이팅!!!!”

요래가며 서로 눈물콤물 딲아줄 수 있었을지 몰라도..

 

하루하루가 버티기 힘든 현실에서

남은 평생을 그와 오손도손

그의 아버지가 벌려놓으신 빚을 갚으며 살아가는 건.. 

.. 이제는 안되겠더라구요..;;

 

그래.. 아닌 거는 아니지..’ 싶은데...

한편으론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인건가..’

싶은 생각이 겹쳐져 씁쓸하고 복잡해졌어요.

 

게다가 그는 갑자기 급성으로 내장이 고장나고,

새벽 첫 차를 몇 번이나 갈아타고

그가 입원해있는 병원을 오가는 동안

피곤함과 복잡함이 본격적으로 몰려왔죠.

 

여전히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컸지만,

이 친구와 비슷한 남자를 만나

~~~~생 고생중이신 친구의 어머니께서

친구를 통해 제 얘기를 들으시고는

저의 손을 꼬옥 붙잡으시더니,


네 스스로 인생을 시궁창에 쳐넣지 말거라..”


 

결국...

저는 현실의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이별을 고했습니다.

 

미안해서 눈물만 흘리는 제게

크게 를 내고 돌아선 그 아이.

 

..

미안하고 속상하고 자책하고 보고싶던

 

 

 

 

이별 며칠 후..

 

그의 까똑 프로필엔

나도 아는 자매님과 블링블링 커플사진

부농부농 연애시작 메세지. ;;

 


그 사진에 넋을 또 놓은 저

차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 했다는 급마무리.;;

 




지금도 들려오는 저 벚꽃엔딩을 탓해 봅니다.


그 노래만 아니었어도...

이 연애,

시작도 아니하였을 것을... ;ㅅ;





근데 또 왜 들려오는 벚꽃엔딩에 맘은 달싹거리는지...

 


..

형제자매님들에게도 그런 노래가 있으신가요...?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그대여 우리 이제 손 잡아요 이 거리에 
마침 들려오는 사랑 노래 어떤가요 
사랑하는 그대와 단둘이 손잡고 
알 수 없는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바람 불면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오 또 울렁이는 기분 탓에 나도 모르게 
바람 불면 저편에서 그대여 니 모습이 자꾸 겹쳐 

사랑하는 연인들이 많군요 

알 수 없는 친구들이 많아요 
흩날리는 벚꽃 잎이 많군요 

좋아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버스커 버스커 

작사 장범준 작곡 장범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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