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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그 남자가 무너져야 하는 이유

2013.05.27 15:41

안녕하세요스물아홉살 여자입니다제 머리로는 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없어 감친연 형제자매님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이야기를 좀 들을 수 있을까 싶어서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저의 전 남자친구는 알게 된 지 10년된 사람으로

저와 동갑입니다.


처음 만난 건 대학교 신입생 때였어요.

저희는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둘 다 서로의 학교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던 중에

우연한 행사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에게 반해

그 날을 기점으로 정말 불같이 연애했습니다.


그는 아주 잘 생겼어요.

키도 크고 

엘리트코스를 밟아와 학벌도 좋았고

부모님 두분 성공한 사업가이시고 부유하기까지 했습니다.

 

거기에 재치있는 입담까지 겸비한 그는


완벽한 제 이상형이었어요.

그의 이상형도 저였고.

 

서로의 이십대 첫 연애 상대로

남들과 다를 것 없이 행복하게 연애했고,

너무 코드가 잘 맞아서 신기할 정도였지요.




그러다가 지금은 생각도 나지 않는 이유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와 저의 공통점 중 하나는

연애 공백기가 별로 없다는 점이었어요.

 

둘 다 이성에 눈을 뜬 이후로

줄 곧 연애를 쉬지 않고 해왔고,

전 그 사람과 헤어지고 무척 힘들었지만

힘든 내색 하지 않으려 애쓰며 

다른 남자들을 만났어요.

 

그 친구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여자와 연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만났던 건 맞지만

하루도 그를 잊어본 날이 없었고

만나던 남자들과 오래가지 못하고 끝나는 연애만

계속 반복 반복...


그 후에도 좋아한 남자가 있긴 했지만

그 사람만큼 좋아했던 사람은 없었어요.

 

그 사람과는 한다리 건너 아는 사람들도 많았고

사귀는 동안 그 사람 친구들과 많이 친해졌던 상태여서

계속 그의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헤어지고 서로 전혀 연락하지 않았는데

4년 전 대학 막 학기를 앞둔 상태에서

우연히 만나 연락을 잠깐하고 지내다

다시 사귈 것 같은 기미가 보였으나

제가 갑자기 어학연수를 가는 바람에 깨빡.

 

그 후에 그 사람은 또 다른 여자와 연애를 했지요.

십년동안 그 사람을 멀리서 지켜보면서

그 사람의 여자친구들의 신상을 꿰고 있는 저

제가 생각해도 참 웃기네요.

 

어떤 집안의 따님이신지어떤 학교 출신의 여자인지,

직업은 어떤 여자인지 등등 

화려한 스펙과 너무 예쁜 외모까지..


그의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저는 늘 열등감에 휩싸였습니다.

 

전 자격 시험준비와 어학연수로 인해

휴학이 길어졌어요.

졸업을 하고 남들보다는

조금 늦게 직장생활을 시작한 저와 달리

그 사람은 저와 교제하던 대학 시절부터

조금씩 사업을 준비했었고 차차 자리를 잡아

지금은 제법 괜찮다고 했어요.

 

그렇게 서로 많은 변화가 생기는 동안

얼굴은 한번도 보지 못했지만 전해져 오는 소식,

페이스북 염탐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훔쳐봤었죠.

 



그러다 6개월전.

그 사람 친구이자 제 친구이기도 한,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학연수 가기전에 몇번 보고,

4년만에 만나게 된 그는

피로연에서 제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결혼할 사람 있는거니?

넌 멋진 남자 만나 결혼할거다.

너랑 결혼하는 남자가 부럽다.

나는 이제 결혼을 염두해 두고 연애할 생각이다.

현재 여자친구가 없다.” 등등등.

 

가볍게 만나는 사람들은 있는데 아직 결혼생각은 없다.

취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준비가 아직 안됐다.”

고 대답해주면서 짧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그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퇴근 몇시에 하냐?

회사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저녁이나 같이 먹자.”

 

그렇게 어학연수로 두번째 인연이 어긋나고선

4년만에 둘이 처음 만났습니다.

우리 둘은 같이 저녁을 먹고 술을 마셨어요.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자,

그 친구는 저와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습니다.

 

너에게 매일같이 남자가 붙어있어서 너무 질투가 났다.

너 정말 나쁜년이다.

내가 그 남자들보다 못난 게 뭐냐.”

등등...

 

그는저에게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알지 못했을

근황을 모두 다 알고 있었고,

그의 핸드폰 앨범에는 지금은 하지도 않는 싸이에서

오래전에 저장한 제 예전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있는 동안에도 네 생각 많이했다.

진심이다기회를 다시 주면 잘할 수 있다.”

라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진심인 걸 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그동안 그에게

서운하고 서러웠던 일들을 얘기하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10년동안 저희는 서로에게 느끼는 마음이 같았고

그렇게 그 사람과 두번째 연애를 시작하며 참 행복했습니다.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시작한 연애였어요.

이 남자는 제 지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잊지 못하는 옛 남자'가 되어,

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얼굴 한번 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았던 참이었습니다.

진짜 이렇게 보게 될 줄 알고 한 소리는 아니였겠지만요.

 

마찬가지로 이 사람 주변인들 사이에서도 저는

그 사람의 완벽한 '이상형'으로 알려져 있었고,

저를 궁금해했던 그의 몇몇 친구들은

벌써 이전부터 제 페이스북과 미니홈피를

들락날락 했었댔어요.

 

다시 사귀게 된 후로

서로 툭툭 주고 받는 말에 결혼얘기도 왔다갔다 했고,

(전 결혼생각까진 없었고 그는 결혼생각이 있었어요.)

상견례는 아니었지만

양쪽 부모님들을 만나서 식사도 했어요.

(9년전에 부모님들을 뵌 적이 있었고

기억해주시고 예뻐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오랜 시간 그리워한 남자를 다시 만나 너무 행복했고

그 사람과 어릴 때는 못 이룬 것들을

다시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 몹시 기뻤습니다.

 

세상이 온통 흑백으로 보이고

그 사람만 로 보인다는 건 거짓말이 아니더군요.

 



 

대중교통 데이트가 외제차 데이트

삼겹살과 소주가 스테이크와 와인으로

편한 복장에서 정장으로 모든 것이 다 변했어요.


그렇게 변한 상황들을 마주하니,

시간이 많이 흘렀고 우리 둘 다 많이 컸구나.

우리 진짜 어른이구나.’

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하면서도 좋더라구요.


그는 사업때문에 바빴지만 시간을 조절하기가 편해서

항상 제 시간에 맞춰서 데이트했어요.

그의 회의에 제가 들어간 적도 있을 정도로

전 그 사람사업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고

충고와 조언을 계속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십년동안 서로를 멀리서 지켜보며

알고 있는 서로의 연애사를 그냥 넘길 순 없었고

빈번하게 트집잡으며 싸워댔어요.

 

그는 제 전 남자들을 입에 올리며.

그 영화는 걔랑 봤냐?”

걔는 차 뭐 탔냐?”

이 카페가 걔랑 오던 데였냐?”

그 오빠는 연봉이 얼마냐?”

 

저 역시도 뻑하면 

그의 전 여자친구 이름을 입에 올리며.

걔는 어땠냐?”

누가 더 이쁘냐?

이런 가방 취향은 내 취향 아닌데,

이건 걔가 좋아하는 취향이었냐?”


등등 서로의 과거 헐뜯기를 수차례 주고 받았습니다.

 




유치하고 어린 싸움에 둘 다 지쳤고

다시 만나 너무 좋았지만

과거에 비해 너무 달라진 그 사람과 저

더 이상 서로의 이상형도 아니더라구요.

 

다시만난 3개월동안 사랑했지만 많이 싸우고

그 사람이 헤어지자고 말하면 제가 잡고,

제가 헤어지자고 말하고 그 사람이 잡고

그러길 다섯번. 

마지막에 제가 차였습니다.

 

헤어질 때 그는 저에게

서로 멀리서 미래를 응원하자.

가끔정말 가끔 너무 궁금할 때만 연락을 하기로 하자.”

는 말을 하고 저희는 끝이 났습니다.

 

전 굵고 짧은 연애 후

방황아닌 방황을 하던 차에

운좋게도 평생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기회를 얻어

외국으로 나가게 되었어요.

 

지금 당장 나가는 건 아니지만

그것때문에 여러모로 준비할 것이 많아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사람과 헤어진 이후에 대쉬해 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도저히 시간도 안나고

힘든 공부와 일과 연애까지 병행할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남자를 정리하고 일과 공부만 병행하길 3개월째입니다.

 

전 지금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요.

매일 퇴근해서 집에 와서 공부하고,

다시 출근하는 일상의 반복..

 


제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건

그도 분명히 알고 있구요.



그러다 그 사람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게 되었어요.


여자랑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이더라구요.

 

그 사진을 본 순간.

이 뒤집히고 가 거꾸로 솟았어요.


그 날도 퇴근 후에 집에서 공부중이었는데

들고 있던 을 던져버렸으니까요.


사진을 보니 또 무척 예쁘더라구요.

열등감을 자극당한 저는,

순간 자존심이 상해버렸고 심장이 쿵쾅쿵쾅거렸고

눈에서는 막 눈물이 흘렀어요.

 

나는 지금 아무것도 못하고

일과 공부만하는 상황이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데.

그와는 다르게 만나는 사람도 없고,

나 꾸밀 새도 없이 폐인처럼 지내는데.

나랑 헤어지고도 또 금방 다른 여자를 만나

히히덕거리고 나는 안중에도 없구나.

그동안 스스로를 그의 전 여자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느꼈어도,

난 그 여자친구들 중 제일 의미있는 사람이었다!!

고 자부하고 또 자부했는데

결국에 난 그냥 스쳐지나가는 여자였구나.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그냥 내가 자뻑한거구나.

또 이번에 만나는 여자는 얼마나 잘난 여자일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몇 날 며칠 공부도 못하고 일도 못했어요.

술 마시고 울다가 자고 아파서 출근도 못하는 날도 있었고.

 

그 사람과는 서로의 모든 바닥을 보았다고 생각해요.

그는 잘생겼지만 전 그의 추한 내면의 모습을 다 보았기 때문에

더 이상 잘생긴 예전 얼굴이 떠오르지도 않네요.

물론 그도 저를 그렇게 생각하겠죠?


그래서 죽어도 다시 시작하고 싶진 않아요.

이건 정말 사실.

 

그런데 그 사람이 행복하다니까

왜 이렇게 배가 아프고 질투가 나죠?


 

 그 사람 행복을 보기가 싫어요.

그 사람 행복을 다 깨버리고 싶어요.

 


저는 폐인처럼 지내다

그 사람 행복을 모두 깨버리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다 생각난 그 사람의 업무상 비리 몇가지.

비리가 무엇인지 여기에 말할 순 없지만

그 사람의 지인들과 제가 알고 있는 비리가 몇가지있어요.

엄연히 불법인건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요.

사업은 부모님의 도움을 기반으로

대학시절부터 조금씩 준비한것이고

그때부터 불법적인 행동을 한 걸 저도 알고 있었어요.

지금은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비리도 전보다 더 커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위에도 언급했듯

그 사람은 엘리트코스를 밟아왔고

그 분야에서 정말 뛰어난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의 능력이 없었다면

절대 거기까지 올라가지 못할 자리에요.

인정해요.


근데 또 그 비리없이는 절대 불가능했을 자리이죠.


저 그거 알리고 싶어요.

신고하고 싶어요.

그래서 그 사람 무너뜨리고 싶어요.

 

그가 불행하면 내가 행복할까?

라고 생각하면 솔직히 모르겠어요.


근데 지금, 

그의 행복은 저에게 불행이에요.

저 찌질하고 이기적인 거 잘 알고 있구요.

사귀는 동안 그 사람이 저에게

크게 잘못한 것 없는 것도 알아요. 

 

지금 저 열폭하는거 맞아요.

차여서 앙금이 있는 것도 맞구요.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해서 이러는 것도 맞아요.


근데요

지금 그 사람이 행복한 꼴은 도저히 못보겠어요.

 


그래서 

그 사람 무너졌으면 좋겠어요.



아마 신고하면 그 사람 조금은 무너질거에요.

큰 비리는 아니어도

그 사람에게 충격을 줄만한 건 맞다고 자부하거든요.

아마 그럼 그에 합당한 벌을 받겠죠.

 

그거 정말 잘못된 일 맞거든요.

벌 받아야하는 일 맞거든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손가락질 당하고

그의 주변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겠죠.

 

사실 신고 절차도 알아보지 못했고

그 일이 벌어지면 죄책감에

그 사람을 포함한 

그의 지인들을 제대로 볼 수 없을거에요.


그의 부모님께도 죄송하고

한 사람을 무너뜨린다는 거 자체에도 죄책감느껴요.

열등감 때문도 맞습니다.

 

처음엔 시간이 지나고 외국으로 나가서

새로운 연애를 하고 바쁘게 살면

그 사람에 대한 미움도 없어지고

안중에도 없어질꺼라 생각했는데..


어쨌든 그건 당장 지금이 아닌 나중일이니,

그냥 가만히 있어라.”

시간이 해결해준다.”

이런 조언은 저에게 당장 설득력도 없고 와닿지 않아요..

49 51로 이미 실행해야겠다 결심은 한 상태입니다.

 

제가 봐도 저 참 나쁘고 못되고 재수없는

최악의 전여자친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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