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황망한연애담] 또한 여자

2013.07.3 19:14

서론 말할 거 뭐 있나요바로 들어갈게요근데.. 이런 얘기.. 괜찮을랑가 모르겠네요.. 오늘 이야기는.. 제가 한때 미칠 듯이 사랑했던 여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까요.. 한 번도 이 이야기를 남에게 해본 적이 없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저 또한 여자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깐..

그녀를 처음 만난 건..

같이 아는 친구를 통해서였습니다.

 

제 친구가 운영하던 커피숍에서 들렀다가,

그 친구의 또 다른 지인이었던 그녀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던 그때까지도

여자를 좋아해본 적이 없던 사람이고,

한번도 여자가 괜찮다 생각이 들었던 적도 없었어요.

꼬꼬마적 연애였지만 남자친구도 두 명 있었고요.

 

근데 무슨 이유로 

사람이 이렇게 한순간에 바뀌어버린 건지,

아니면 그냥 커피숍에 감돌던 깊은 커피 향과

그날따라 흩날리던 벚꽃의 마법이 발휘된 건지..

전 그녀를 본 순간.. 한눈에 반해 버렸습니다.

 

저.. 남자 같은 여자도 아닌데 말이죠...

원피스입고 하이힐신고 화장하고 긴 머리..

저는 평범한.. 충분히 feminine한 여자입니다.

그녀도 여성스러운 보통의 여자.

 

제가 동성을 좋아하게 될 줄도 몰랐고,

우리의 모습이 

제가 그동안 막연하게 남일처럼 상상하던 

동성애의 그림도 아니었어요.

 

어쨌든 그 커피숍에서 저희는 친해지게 되었고,

연락도 주고 받게 되었지요.

집도 30분이 안 걸리는 거리꽤 가까운 편이었고, 

핀트도 잘 맞아서 곧바로 친해졌습니다.

 

처음엔 그냥,

아 그냥 동경이겠거니..

좀 지나면 이런 마음 없어지겠거니...’

하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 그런데.. 시간을 함께 보내보면 보내 볼 수록

    이 친구가 좋아지는 거예요..




두근두근하는 느낌을 무시하고

보통의 친구로 지내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미칠 듯이 예쁜 사람이 내 옆에 있으면

제대로 생각도 안 굴러 가는 

그런 넋 나간 기분.


그냥 다 좋았어요

아픈 집안환경까지도  덮어주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나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되는 이 상황에 대해

바로 내색할 수는 없었습니다.

 

친구의 모습으로 그녀의 곁을 지킬 뿐이었고,

그러다 같이 술 한 잔을 마셨을 때

제가 처음으로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그녀의 입술에 뽀뽀.

 

그러자,

아아 내 첫 키스!! ㅋㅋ

그녀도 장난처럼 되받아치더군요.

 

그녀도 날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은 듯.


내가 여자를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 두근거림과 설렘

제가 남자를 좋아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참다 못하여 그녀 회사 근처로 가서 말했어요.

 

"나랑 데이트 할래?"

 

그리고 너무나 신기하게도..

또한 이상할 만큼 자연스럽게...

저희는 그 시각 이후로 연인관계로 발전했어요.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제가 한 사람을 그렇게 사랑할 수 있을 줄은

저도 몰랐어요.

 좋았고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마력이 있는 듯 매력적인 그녀였죠..

 

작은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었던 저.

우리는 그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녀는 저희 집에서 자고 바로 출근하기 일쑤였고

24시간 중 일할 때만 빼고 같이 있었다고 해도 될 만큼

동거에 가까운 생활을 했었어요.

 

그렇게 행복하기를 6개월.

 

하나 둘 의견충돌이 생겨나고

저희 사이도 점점..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당시에 우울증으로 좀 힘들었었고,

술을 많이 마시는 나쁜 버릇이 있었는데,

그녀는 저에게 술 끊어라일찍 일찍 다녀라 등등

여러가지 잔소리를 하며 저를 걱정했고,

점점 그것이 지겨워진 저는

그녀에게 를 내고 을 하고

일에 지쳐 힘든 사람한테 소리도 지르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 많이 괴롭혔던 것 같아요.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었는데..

왜 내 마음은 그렇게 변한 건지..

 

저희는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누구도 이별을 고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별 후에도 괜찮았습니다.

전혀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았어요.

 

전 새로 발령 난 부서에서 출장을 자주 다니게 되었고

여행 아닌 여행을 바삐 많이 다니게 되면서

이별에 집중할 시간도 없었구요.

 

그렇게 또 반년이 지났나...

연이은 장기출장으로 떠돌이 생활하던 어느 날.

그녀가 미친 듯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종일 그녀 생각밖에 나지 않았어요.

싸웠던 기억은 하나도 안났고

그녀가 얼마나 저에게 크고 소중한 존재였는지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개월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저는 그녀의 회사 앞으로 다시 찾아갔어요.

 

저녁을 사주고 함께 영화를 보고

사진도 찍고 옛날처럼 놀았습니다.

 

그런데..

뭔가 마음이.. 똑같지가 않았습니다.

 

상처가 많던 그녀의 마음은 이미 굳게 닫힌 상태.

 

그러면 그럴수록 저는 다급해졌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다시 출장모드.

 

마음이 다급했지만 그녀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다시 출장한국출장한국을 반복해야 했어요.

그래도 한국에 올 때마다 저는 그녀와의 연락을 시도했고

예전에 우리 좋았을 때 하던 데이트를 똑같이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만남의 끝은.

 

"다신 찾아오지 말라."


"연락 그만해라."

 

그녀는 절 밀어낼 뿐이었어요.

 

하지만 전 그런 그녀를 향해

"다시 찾아 올 거다."

라며 를 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떼쓰는 한편으론 정리해야겠다는 마음도 들더군요.

 

좋은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3개월 연애도 했어요.

 

하지만.. 그녀가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았어요.

 

.. 이건 진짜 아니다...

그녀를 아직 못 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 남자에 대한 예의도 그녀에 대한 사랑도 

그 뭣도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전 곧 그 연애를 접었습니다.

 

일에나 집중하자!!!’

 

절 밀어내는 그녀에게 오기가 발동한 건지,

저도 그녀에게 꼬박 1년이 넘게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술 마신 날에도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않도록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런데요.. 그렇게 잘 참고 있었는데...

그녀에게서 연락이 와버린 겁니다.

 

그녀의 전화가 온 순간.


1년간의 인내가 무색하게 와르르.

전 12개월 동안 무엇을 위해 그렇게 참았던 걸까.

 

좀 괜찮아졌다 싶었는데,

빌어먹을 전화 한 통으로

그 자리로 돌아와버렸습니다.

 

하지만.. 사이좋게 연락한 것도 딱 48시간.

 

그녀는 저를 다시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연락한 건 내 실수였다.

미안하다연락하지 마라."는 그녀.

 

저는,

미안해그때 돌았었나 봐.

나 철없는 거 알잖아.

그리고 다 바뀐 거 너도 봐서 알잖아.

내가 잘 할게.. 나 진짜 이번엔 잘 할게.

한번 믿어줘?”

 

여느 구 남친과 다르지 않게 빌고 있더군요.

 

그녀가 저에게 육두문자 날리는 것도

다 내가 치러야 하는 죗값이다 생각하고 받아주었구요.

 

딱 6개월 좋았던 연애.

그리고 한 4년간에 걸친 미련과 집착.

 

같은 여자다 이런 건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내 연애 내가 하는 거

남들 시선 따위보다

지금 제 앞에 있는 사람이 제겐 훨씬 더 중요했으니까요.

 

미련과 집착.

하지만 잊으려는 노력도 열심히 했었던 그 4년간..

3명의 남자도 만나보았어요.

 

하지만 그녀만큼 사랑하긴 힘들더라고요..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부족한 느낌.

 

가끔씩 무섭기도 했어요.

 

내가 그녀를 사랑했던 것만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그녀를 잊을 수 있긴 한 걸까?’

 

1... 2... 3.... 4.....

길다면 길고짧다면 짧은 4년이란 시간.

 

내 진짜 첫사랑.

순수했을 때라서 그랬을까요?



아무것도 몰라서

사랑이 뭔지 몰라서

생각 없이 

두려움 없이 

철도 없이

책임감 따윈 뒤로 하고 

비현실적인 사랑을 꿈꾸었던

그 시절이 저에게 강렬했기 때문일까요..

 


그것이 사랑이었을까에 대한 고민도 한참을 해보았습니다.

아마 사랑 맞았을 거예요

 

사람들이 너 진짜로 사랑이란 거 해봤어?” 라고 물어보면

그냥 요즘은 기분좋게 웃으면서

당연하죠~” 하고 얘기합니다.

사랑 아니고서는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르니까요..

 

지금 그녀는 좋은 남자를 만나서 잘 살고 있다..

지인을 통해 1년 전쯤에 들었습니다.

 

운 겁나게 좋은 자식..

얼마나 복 받은 건지는 안대냐...?’

하는 마음과 함께,

그녀가 행복하기를 죽을 만큼 바라고

그녀 닮은 예쁜 아가 키우면서

그녀의 세계를 창조하기를 기도합니다.

 

저도 행복할 거구요.

 

그럼 동성애자야양성애자인 거야?”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계시겠지요.

 

굳이 이름을 붙이라면...


그랬겠죠

그 당시에는?

 

근데 뭐... 이제는 아니에요.

여자 남자가 아닌 그 사람을 사랑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연인으로서 사랑했던 여자로 남겨두려 합니다.

 

숨기거나 하지는 않아요.

사귀는 남자가 생기면 솔직하게 이야기도 합니다.

 

여자 사귀어 봤어딱 한 번.”

 

생각보다 진지하게 존중해주는 남자들을 만나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죽을 만큼 힘들었던 날도 있었는데,

시간이란 것이 아픔은 지워 주었으되

그녀는 남겨두고 흘렀나 봅니다.

 

그녀 없이는 숨도 못 쉴 줄 알았는데...

제 심장은 지금 팔딱팔딱 잘도 뛰니까요..




릭! →  [회람] 꼬꼬마 제보 모집 및 근황의 건

제보전에 →  제보필똑

댓글전에   댓글필똑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71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황망한 이야기

2013/07/09 [황망한연애담][짧] 이제와 궁금한 점
2013/07/09 [황망한연애담] 강 건너에서-후기
2013/07/08 [황망한연애담] New York New York
2013/07/07 [][감아연 22여] 고무신의 설렘
2013/07/05 [황망한연애담][짧] 이해심이 많은 여친
2013/07/05 [황망한연애담][짧] 사랑을 갈구하는 여자
2013/07/04 [황망한연애담] 강 건너에서
2013/07/03 [황망한연애담] 또한 여자
2013/07/02 [황망한연애담] 외로웠나 봅니다
2013/07/01 [황망한연애담] 미스터리 미스터리
2013/06/28 [][심심] 하트씨로 메신저 이모티콘 만들기
2013/06/28 [황망한연애담] 구차해졌다 눈물이난다
2013/06/27 [황망한소개팅] 강남역 6번 출구
2013/06/26 [황망한연애담] 교양있는 만남 바람직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