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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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강 건너에서

2013.07.4 12:44

안녕하세요감친연을 동생에게 인도 받아 지금까지 꾸준히 보고 있는 결혼 6개월차 30대 유부녀입니다그리고 저는 지금 [황망한연애담] 병있는 여자 / [황망한연애담] 이제 그만 / [황망한연애담][짧] 연애 8년차 (← 바로가기 뿅!!)  고민들을 모두 합쳐 놓은 막장의 끝에 서 있습니다.

 

작년 봄에 소개팅으로 만나

올해 초 결혼하게 된 제 남편

연애 8년차 그분처럼 무덤덤한 남자입니다.

 

술 담배도 하지 않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고

취미라고는 집에서 가끔 축구게임이나 즐기는 정도.

직업은 개발자구요.

 

여자를 사귄 경험이 거의 없어 사랑에 서툴지만

자기 감정에 솔직한 사람입니다.

개인주의(이기주의와 구분될 만한)가 있긴 합니다.

 

저는 병이 있는 여자 입니다.

결혼 전에는 어른들이 좋아할 직업을 가지고 있었고

또 성격이 넉살 좋은 편이라

아들들을 혹은 지인들의 아들들을 소개시켜 주셨고

또한 마다하지 않고 만남을 가졌습니다.

 

나랑 맞는 남자가 누구인지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만나보는 와중에

제 병을 알게 되었지요.

 

교통사고 후유증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저의 병이 난치병이었으며

아직 치료법이 나오지 않아

통증을 없애려면 하루 3번씩,

치료법이 나오기 전까지 을 먹어야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임신이 힘들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프리랜서로 일을 받아서 혼자 합니다.

회사원들보다 여유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시간대비 수입이 좋은 편이지요.

 

남편은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병에 대해 이해해주었고

저는 남편의 차분하고 꼼꼼함이 좋았습니다.

또한 기복이 없는 사람이었고 상식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뜨겁게 사랑해서 결혼했다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충분조건이 맞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다름에 끌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결혼을 준비하게 되었고

준비과정에서 집과 혼수를 먼저 마련해 놓았던 덕에

양가 허락하 먼저 살림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찌감치 찍은 청첩장을 돌리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 되었습니다.

 

남편은 동창모임에 저를 소개시킬 겸

청첩장을 돌릴 겸 자리를 마련했고

그곳에서 남편의 친구 중에서

유난히 자상하고 매너 있는 친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자리 내내 남편보다 절 더 많이 챙겨주었어요.

 

재밌게 놀고 기분좋게 (당시 예비) 남편과 집에 들어가는데

그 친구가 저에게 SNS 친구 신청을 했고,

연락처를 물어보더군요.

 

워낙 표현이 없는 남편이라

질투심이라도 질러볼 생각으로 남편에게

"이 오빠 나한테 연락처 물어봐 흑심있는 거 아니야?"

라고 농담삼아 이야기 했더니,

남편은

걔는 원래 붙임성 좋고 친절한 아이니

김칫국 안마셔도 된다.” 했습니다.

 

소개팅 때문일 .”

라고 남편과 저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제가 그 친구에게 소개팅을 해주기로 했었거든요.

 

정말로 소개팅을 해달라고 연락이 왔고

어떤 여자를 원하냐?”는 저의 물음에,

그 친구는 “xx씨 같은 여자요.”

 

기분 좋은 조크 정도로 받아들였고,

역시 매너가 좋구나~’ 하며

소개팅에 내보낼 제 후배와 약속을 잡았는데

그 친구가 소개팅 자리가 어색하니

셋이 보자고 하고 제 후배도 그게 편하다 하더군요.

 

그리하여 제 남편까지 해서

넷이 만날 생각으로 오케이하고 만났습니다.

후배와 친구는 그저 soso 한 모양이더라구요.

 

남편은 결국 그날 야근으로 함께 하지 못했고,

셋이서 재미나게 술 먹고 헤어졌습니다.

 

이때가 결혼식 4개월 전인 걸로 기억합니다.

 

그 친구에게선 한두 번씩 연락이 꾸준히 왔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받아 주었고

남편은 나한테는 연락 잘 안하면서 너한테 하네?”

정도로 투덜대는 수준이었죠.

 

그리고 한 달 뒤 (결혼식 3개월전)

제 지인이 하는 공연이 있었고

저한테 초대권이 많이 들어와 

남편에게도친구들 볼 사람 있으면 주라.”고 말하며,

같이 가자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클래식은 질색이라며

저 혼자 다녀올 것을 권유했지요.

서로 취미나 취향이 달라 공연이나 영화라도

굳이 같이 보길 권유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전 혼자 공연장을 찾았고,

그 자리에서 남편으로부터 표를 받아 온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함께 공연을 즐겁게 보고

덕분에 좋은 공연 공짜로 봤으니 밥을 사겠다 했으나

공연이 끝난 시각이 이미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어

밥은 됐고술집으로 향하게 되었어요.

 

간단히 술 한 잔을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참 잘 맞더군요.

 

그리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저는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너무너무 솔직한 남편이 저에게 고해성사를 한 덕분이랄까요..

 

"널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어.

사랑한다고 말한 건 네가 원해서 해준 거지

우러나와서 한 적은 사실 없어.

그저 아픈 널 보며 

내가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이미 청첩장은 다 돌렸고,

부모님 맘 아파하는 모습도 보긴 싫었어요.

 

둘 다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결혼식 날짜는 계속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심란하던 그때.

그 친구가 저에게 본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원래 그 소개팅 내가 하려던 거였다.

하지만 바빠서 못했고

그 소개팅이 네 남편에게 넘어간 거다.

원래 만나고 결혼했어야 하는 건 우리다.

그만 둘 수 있을 때 파혼해라.”

 

하지만 저에겐 용기가 없었고,

그렇게 결혼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는 현재,

남들이 보기엔 참 행복한 부부이며

시부모님께 사랑받는 며느리

장인장모에게 예쁨받는 사위입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부부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저는 외롭고 남편은 무료해 합니다.

같은 공간에서도 서로 다른 것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전 어쩌다

약을 미리 받아 놓지 않아 떨어지기라도 하면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로 통증이 있어요.

기약 없는 통증.

 

자주 아프지만 자주 아프다고 무뎌지지는 않지요.

매번 너무 아픕니다.


하지만 남편은 제가 아파하는 모습

더이상 꿈쩍하지 않습니다.

아니보상심리까지 생긴 듯 합니다.

 

"내가 너 병 있는 걸 끌어안고 결혼한 건데

나한테 이런 이런 정도는 해야 한다.

난 그래서 불행한 남자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매번..

저에게 큰 상처가 됩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어느새,

정말 저의 남자친구라도 된 듯

주말에 밖에 나가길 싫어하는 남편을 대신해

저와 취미를 함께 합니다.

 

서울 시내 나들이도 하고.

공연도 보고 매일매일 연락을 하지요.


남편은 모릅니다.

 


얼마 전.

남편의 또 다른 동창의 아이 돌잔치에

셋이 참석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두 남자에게 다 미안하더군요.




그날 그 친구는 내내 기분이 가라앉아 보였고,

저는 남편과 먼저 일어나서 집으로 왔습니다.

 

남편과는 집에 돌아 오는 길에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했고

비가 엄청 오던 날이었는데

둘이 같이 쓰고 있던 우산

남편은 혼자만 쓰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버렸고

저는 비를 쫄딱 맞았습니다.

 

우린 싸우면 각 방을 쓰는데

남편이 침대를 차지하면 전 거실의 파로 갑니다.

그날도 먼저 집에 와 씻고 침대에 누워있더군요.

자연스레 전 파행..

 

그날 밤.

그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친구는 다시 이쪽으로 오라며 제게 소리를 질렀지요.

 

비련의 여주인공 놀이 할 처지도 못되지만

늘 찾아오는 아픔

시댁에서의 임신에 대한 압박,

(시댁에서는 제 병에 대해 모르세요임신이 힘들다는 것도남편의 뜻이었습니다.)

남편의 무관심.


이 모든 현실의 어려움을 핑계 삼아

그 사람을 만났던 거 같아요.

 

문제는..

지난 주에 결국 제가 그 친구에게

그만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그 친구가 폭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헤어질 수 없다..

 

우리가 만나는 동안,

사귀는 사이라는 정의를 내린 적은 없지만요.

"사랑한다."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지만요.

 

결혼이면 

이 마음이란 것이

저절로 배우자에게 멎어지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남편이랑 오손도손 살가운 삶이 당연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남편의 말은

남자친구에게 들었을 때보다 훨씬 아프고,

한 공간에있지만 날 방치하는 남편은

연락 뜸하던 남자친구보다 더 섭섭했어요.

 

결혼하면 외로움 그런 건 없는 줄 알았습니다.

내 짝이 정해지면 그걸로 다 된 건 줄 알았습니다.


저의 미련한 선택.

그런 남편과 결혼하기로 한 선택.

파혼하지 못한은 선택,

이 친구를 만나는 선택,

병을 말하지 말자는 남편의 말을 따른 선택,

이제와 그 친구에게 그만 하자고 말하는 선택.

이곳인지 그곳인지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선택까지..


모두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남편과 남편 가족우리 가족,

남편의 친구의 마음까지

모두 찢어 놓게 될까 이 납니다.


이 글이 미혼들의 연애를 이야기 하는 곳에 

적합할런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혼이란 강을 건너며 

돌이키기 힘들어져 버린 선택에 대한 고민이기에

(무엇이 옳았는지는 여전히 미궁이지만)

강을 건너기 전의 분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 

의미있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물론 기혼인 분들도 많이 계신 것알고,

어떠한 이유로 헤어지신 분들이

계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청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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