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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강 건너에서-후기

2013.07.9 17:06


안녕하세요. [황망한연애담] 강 건너에서 (← 클릭!)의 유부 제보 자매입니다.


우선.. 이렇게 진짜로 제 사연이 올라오게 될 줄 몰랐는데

막상 올라오니.. 벌거숭이가 된 묘한 느낌이더군요.


글을 제보하게 된 이유는

제가 다른 어떤 커뮤니티도 아닌 

바로 감친연에서 뒹굴다 결혼했기 때문에

여러 성숙한 이곳의 형제자매님들의 조언이 듣고 싶었던 것입니다.


[황망한연애담][짧] 연애 8년차 (← 클릭!) 란 글을 읽으며,

공통된 취미가 없는 결혼생활에 대한 제 이야기도 해보고 싶었고.


[황망한연애담] 병 있는 여자 (← 클릭!)

[황망한연애담][짧] 병 있는 남자 (← 클릭!)

의 사연을 볼 때면

양가 모두에게 오픈하지 않은 무엇을 품고 시작한 결혼은 

어느 순간 결국 나에게 독이 될 수 있겠다는 것도 얘기하고 싶었어요..

댓글 중에서 보았듯이 긴 병에 효자 없다잖아요.

 

댓글들 모두 읽어 보았고 앞으로도 계속 읽어볼 겁니다.

친언니처럼 혹은 친동생처럼

관심 가져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욕먹을 일이고 욕먹을 줄은 알았는데

가끔 위로해 주시는 댓글은 보너스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사실 무엇보다 홀님의 손을 거친 제 글에 위로를 받기도 했구요.

아닌 건 알겠고 어떻게든 뭐든 시도해야 하긴 하는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 지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덕분에 고민의 포커스와 우선순위가 맞춰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해요.

 

사실 요 한 달 정도 약에 내성이 생겨서

많이 예민하고 아픈 상태였습니다.

다시 제 통증에 맞는 새로운 약을 찾아야 해서

이 약 저 약 써보느라 지쳐 있었던 데다가

그동안에도 통증은 가시질 않으니 미치겠더라구요.

 

주말마다 누워있다 앉아있다를 반복하며 지냈어요.

그러면서 제보 결심이 섰고..

사실 (글은 하나로 올라갔지만..)

첫 제보 이후 마무리가 늦었던 이유

통증 때문이었거든요.

 

결혼을 왜 했느냐고 물어보셨지요?


연애 기간 동안 너무 좋았고

제가 많이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 직전에 남편에게

"널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어.

사랑한다고 말한 건 네가 원해서 해 준거지

우러나와서 한 적은 사실 없어.

그저 아픈 널 보며 

내가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란 고백을 들었고 제가 파혼을 요구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이렇게 대답했어요. 

"사랑한다는 말이 우러나온 적은 없지만

아픈 여자를 내가 데리고 살아야겠다라는 생각도

사랑의 한 모양일 수 있지 않겠느냐노력하겠다."

 

또한 집안의 장녀로

아버지 등골에 빨대 꽂고 산 세월 30년 가까이 되는데

(예체능 중고입시부터 학사 석사 유학까지)

아버지께서 사업을 접으시기 전에 제가 결혼했으면 하셨고

이미 청첩장은 다 돌린 상태에 실망시켜 드리기 힘들었어요.


남편에 대한 서운한 마음.. 

그런 건 막연하게 노력하면 될 줄 알았구요.

 

저희 친정집은 좀 특이하게 

책상 티비 컴퓨터가 다 거실에 있습니다.

가족은 모여있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 때문이죠.

 

아버지는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시고,

그 옆에서 엄만 DMB로 드라마를 보시고

동생은 컴퓨터를 하고 전 그 옆에서 책을 읽어도

늘 즐겁고 화목했습니다. 

 

그래서 신혼집도 그렇게 배치했는데

서로 다른 취미라도 같은 공간에 있다면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서로 다른 것을 할지언정,

다른 사람의 취미에도 관심과 공유의사가 있을 때나

되는 거였더라구요.


우리 집에서 됐으니까,

비슷하게 모양내면 될 줄 알았던 거죠.

 

그러면서도 결혼 후의 결혼생활이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하우스메이트 또는 하숙생과 하숙아줌마냥

맡은 역할에 대해선 최선을 다 했기 때문이기도 해요.

 

서로의 수입을 한 통장에 모으고,

남편이 가계부 써 가면서 돈 관리를 합니다.

남편은 청소와 빨래를,

저는 요리와 설거지를 하며

역할에 대한 책임은 정말 피치 못할 때를 빼놓고는

성실하게 이행했거든요.

서로의 부모에게도 최선을 다 했으니,

앞 사연에도 썼듯이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는 전혀 없는 겁니다.

 

남편은 저희 아버지와 주말이면 모시고 운동도 같이하고,

저희 아버지 홈페이지 대문이 제 남편일 정도로 사이도 좋고,

저희 엄마랑은 제가 일 나갔을 때 점심데이트를 하기도 하구요.

 

도 시아버지의 최고의 말동무이고,

시어머니께서 식당을 하시는데 자주 찾아 뵙고 도와드립니다.

몰래몰래 용돈도 드리구요.

 

양가 어른들은 따로 만나

식사와 술자리를 하실 만큼 사이가 좋으시지요..

 

남편이 그 친구의 존재를 알 것이다 라고들 말씀하셨는데..

앞에서 말씀드렸듯 개인주의 성향이 강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무관심하고,

타인의 영역을 침범하지도침범을 허락하지도 않습니다.

  

자기 핸드폰 만지는 거 너무 싫어하고

제 핸드폰도 전혀 건드리지 않지요.

제가 새로 산 옷을 입어도 눈치 못 챌 정도니까요.

(남잔 원래 옷 같은 건 모른다는 말은 남편에게 안 통합니다.

명품청바지 마니아라 장롱 두 칸이 다 청바지일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요.)

 

제 3자의 입장으로 제 글을 다시 보면서

하나씩 풀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남자에겐 그만 두자고 말했다고 제보 글에도 썼었구요.


다만 폭주하고 있는 게 무섭습니다.

정리하는 것은 이전 제보를 보낼 때에도 이미 난 결론이었고,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정리할까를 고민하는 것이었답니다.

 

전화도 열몇 통씩 오고 카톡 폭탄도 옵니다.

헤어질 수 없다는 이야기지요.

 

이제와 걱정이 되는 건..

그 남자가 친구들에게 혹은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다니면 

제가 수습하고 돌아와도 소용이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또 많은 분들의 댓글을 보며 제 자신을 돌아보니

그 남자에 의지하며 남편과 관계회복에 노력하지 않았다

지적이 와 닿았습니다. 

 

남편과의 관계회복이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만은 아니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해보겠습니다.

 

어제..

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셨어요.

요 한두 달 전화를 하게 되면

제가 늘 아파서 힘없이 통화를 했던가 봐요.


술 한 잔 하시다가 생각나서 전화 하신 거 같았는데

제가 힘찬 목소리로 받았더니 막 우시더라구요.

 

맨날 이렇게 쌩쌩했음 좋겠다.

딸 아픈 게 너무 마음 아프시다..

 

부모님 생각해서라도

잘 살기 위해 노력과 고민을 많이 해야겠어요.


글 올려주신 홀님.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정말 생각의 정리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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