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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뭐지 이 여자

2013.08.26 17:00

지난번에 친한 형과 술자리를 가졌어요.

 

정말 친한 형이라 정말 가감없이

형 주변에 요즘 외로워서

허벅지를 송곳으로 찌르는 녀성이 있다면

그러지 말고 저 한번 만나보라고 전해줘요.”

해가면서 소개팅도 시켜달라고 매달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어느 월요일 아침.

형이 갑자기 메신저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너 소개팅 할래?”

 

“오오 GooD! 저야 땡큐죠.”

 

“근데 나이가 많아 35. 너 몇 살이었지?”

 

“저 31헤헤근데 저 누나 좋아함요!”

 

“ㅇㅇ 그럼 강남역 2번출구에서 콜?

날짜는 언제가 좋겠니?

얘는 월화는 약속있대.”

 

.. 고민되더군요.

오늘이 월요일인데 피부도 푸석하고

컨디숀 회복 후가 좋을 것 같아

최대한 뒤로 미루고 싶었습니다.

이야기 나오고 시간이 너무 흐르고 보는 것도 안 좋긴 하지만,

최대한 꽃단장 할 시간이 필요했다고나 할까요.

 

“헐 이렇게 갑작스레..

네 일단 알았어요.. 일단은 금요일?!”

 

“ㅇㅇ 알았음.”

 

5분 후.

“금요일 콜강남역 2번 출구에서 보재. 8

 

“옙!!! 열심히 하겠슴미닷!!”

 

하고 한숨을 돌렸고,

번호를 달라고 해서 연락을 했습니다.

첨이니까 남자답게 전화를 할까 하다가,

너무 불쑥!인 것 같아서 문자로 보냈죠.

 


답장이 바로 오더라구요.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서로 요즘 보는 드라마가

좀 비슷해서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하다가 금요일은 너무 멀다.

라는 의견이 나와서 그럼 화요일은 부끄러우니

수요일에 보자고 했습니다.

그분이 이번 주가 매우 한가하다.” 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약속을 잡고보니

이분 똑부러지게 말씀을 잘 하시더라구요.

아직 만나기 전이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연락 자주 하는 건 좀 그렇더라.

만나기 전까지 연락은 자제하자.”

이런 느낌의 말이었던 거 같았는데..

사실 이런 똑부러지는 점이 저는 좋았습니다.

할 말도 없는데 연락해야 하나?’

하는 거 저도 좀 그랬거든요잘 모르는데..;;

 

그런데 연락을 끊고 생각해보니

강남역 2번 출구가 너무 걸렸습니다..

'아무리 평일이라도 길바닥 만남이라니,

아 이건 아니야 ~~~'

싶어서 바로 인터넷에서 검색 들어갔슴다.

 

뭐를 좋아하실 지 몰라서

일단 회사 여사원들에게 조언을 수집해보니,

강남역엔 파스타 vs 쌀국수가 유명하더군요.

그래서 카톡으로

파스타랑 쌀국수 어떤 게 좋으세요?”

라고 보냈습니다.

바로 쌀국수가 좋다고 하시더군요.

(좀 놀람!)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바로 연락해서

예약도 척척했습니다.

예약했다고 알리고 이야기 좀 하다가

약속 당일날 보자고 하고 저도 제 일을 했어요.

 

그리고 날이 다가오고,

저는 회사에 대표님한테 30분만 먼저 퇴근한다고 말씀드리고,

후다닥 나가서 화장실에서 꽃단장을 시작했습니다.

 

남자의 꽃단장이라 함은

세안 말끔히 하고왁스로 다시 머리 좀 만져주고요.

BB 크림 얇게 바르고,

옷매무새 고치고 향수 과하지 않게 약간만 칙칙.

옷은 정장 자켓에 청바지를 세미로 입었어요.

신발은 깔끔하게 운동화.

 

그리고 곧장 출발했죵.

 

넘 빨리 왔습니다.

오우.. 앞에 강남언니들이 막 걸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엄청 이뻐서 구경하다가 들어갔어요.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인가 봐~~~)

 

흠흠 어쨌든 쌀국수집에 가서 앞에 있는데

가게 주인 아자씨가 두 분 같이 오셨어요?” 라고 말하더라구요.






?? 머라 말을 못하고 있는데

그쪽에서 먼저 혹시 xx?” 라고 저를 확인하더군요.

그래서 반갑습니다!”(꿉벅하고 자리로 갔습니다.

 

소개팅녀는 엄청난 동안이었어요.

까무잡잡한 피부에 큰 눈작은 얼굴.

인기가 꽤 있으실 분 같더라구요.

앉아서 이야기 하는데 이야기도 넘 잘 통하고.

 

잘 맞춰주신 건지는 몰라도,

혼자 신나서 이야기 하진 않았고요.

황금비율 4 : 6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4, 여성분이 6의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덩기덕쿵더러러쿵기덕쿵덕 하면서 맞장구를 열심히 쳤죠.



이야기 하고 싶은 게 많으신지 소개팅 누이는

본인 친구들 이야기부터여행 이야기,

좋아하는 게 뭐고 싫어하는 게 뭐고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등등 엄청나게 쏟아내더군요.

 

자고로 여자를 만나는 건 듣기평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억하면서 들으려고 엄청 고생했습니다.

정말 많이 말씀 하셨거든요.

 

근데 제가 이야기하는 거 집중해서 듣느라

쌀국수를 잘 못 먹었어요..

계속 저에게 드시라고 그랬는데

집중해서 이야기 듣다보니 도저히 못 먹겠더라구요.

 

그래서 화장실 가셨을 때 후다닥 계산하고 폭풍흡입을 했습니다.

돌아오셨을 때 제가,

화장실 가신 동안 폭풍흡입했어요.”

라고 시시 웃으면서 말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불 뻥뻥 차고 있습니다.

그 멘트를 왜 했는지.. ㅡㅡ




어쨌든 거기서 그렇게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이자카야를 2차로 갔어요.

그래도 다행이었습니다.

예전에 찻집에서 소개팅 했을 때 나왔던 여자분이

신나게 이야기 하셨는데막상 찻집에서 나와서

점심 드실래요?

이 근처에 맛있는 집 있었던 거 같은데..”

라고 말했더니,

저 점심은 친구랑 먹기로 해서 ㅂㅂ요.”

하고 그 담부터 연락 안된 가슴 아픈 일도 있었거든요.

또르르..

 

어쨌든이자카야 가서 뭐 먹을까?’ 하면서

전 이런 이런 것을 좋아하는데 이 중에서 어떤 게 좋으세요?”

라고 배운 대로 최대한 배려도 했어요.

 뭐 좋아하세요?” 하는 거 보단

이렇게 범위를 좁혀주는 게 좋다고 로 배웠거든요.

사케랑 안주를 시켰어요.

사케 그거 맛있더라구요.

꿀떡꿀떡 주거니 받거니 시간은 11를 향하고..

이야기 꽃을 계속 피워나갔어요.

말하는 내내 참 맘에 들더라구요.


본인은 남자를 볼 때 머리가 좋고,

자기랑 취향이 맞아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나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저는 말도 잘 통하고 잘 들어줬다고 생각했고요.

아 이 여자랑은 잘 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벌써 시간이 11 50분 정도.

평일인데.. 낼 출근해야 되는데..

아차 싶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남은 사케를 둘이서 폭풍흡입하고 나왔습니다.

 

계산은 당연히 화장실 가셨을 때 몰래 해버린 ㅋ

너무 미안해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주말에 사시는 곳으로 갈게요그때 제가 다 쏩니다!”


우와 화끈도 하셔라.

;;


멀리 사시잖아요.. 1시간 반 정도는 걸릴 텐데.. “

하니,

친구집도 있고 어차피 자주 놀러가서 괜찮아요!”


엄훠!!!

이렇게 애프터도 바로 고고!!!

+_+

 

저는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장소 섭외를 완벽하게 해두겠습니다!”라고 말했죠.

 

지하철이 끊길 시간이라

여자분이 그냥 가시라.”고 하는데

그래도 바로 헤어질 순 없었죠ㅎㅎ


괜찮아요머 어케든 되겠죠~”

라고 씨익 웃어주고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 드렸어요.


연신 안데려다 주셔도 되는뎁..” 하셔서,

좀 부끄럽지만 술도 먹은 김에

조금 더 이야기 하고 싶어서요.”

(>>!!!!!!!!!!!!!!!!!!)

라고 멘트를 날린.. 

어쨌든 그렇게 데려다 드리고

택시타고 가려고 했는데 지하철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후딱 타고 가는데 까똑이 왔습니다.

 

오늘 너무 즐거워서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 잘 되는 건가!!!

+_+


자긴 벌써 도착했다

이제 씻으러 가요~ 라고 말하고,

다 씻고 나와서 연락을 또 주셔서 잘 자라구 보냈슴다.

 

애프터도 됐고, 진짜 느낌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부터 연락이 안 오더라구요.

이분 뭔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습니다.

근데 대답이랑 이런 건 엄청 잘하십니다.

 

주선자 형이 옵저버도 띄웠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

서로 죽이 잘 맞는다.” 라고 했다더군요.

 

토요일에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금요일까지 연락이 먼저 오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금요일에 제가 전화를 걸었어요.

토욜 약속을 확실히 잡은 게 아니었기에

점심시간에 맞춰서 전화를 했더니,

아 제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하더니..

근데 우리가 토요일에 보기로 했나요?”

내일 친구들이랑 약속한 걸 깜빡 했는데 

우린 다음에 보면 안될까요?”

그러면서 다음주 토요일에 우리 꼭 봐요정말 미안해요

 

-한 느낌이 스물스물...

 

텀이 좀 길다고 이야기도 해봤는데

평일에는 많이 바쁘다고 하더군요.

알겠다하고 있는데...


역시... 한 주 내내 연락은 죽어도 안 옵디다.

가끔 아주 가끔 제가 1-2번 정도 연락 먼저 했더니

그때 대답은 또 하다가도 .

그리고 먼저 연락은 네버 없음.


머지...? 대체...;;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또 금요일이 왔습니다.

퇴근 하고 집에 도착할 것 같은 예상시간인

8시쯤에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더군요.

 

부재중만 찍어놓고 있는데 까똑이 왔어요.

지금 연락을 할 수 없는 곳에 있어서 그런데

문자로 주세요~~”

 

우리 내일 만나기로 한 거 

아직 장소랑 이런 거도 안정해서요

라고 보냈습니다.


연락이 없더군요.

이때부터 슬슬.. 포기했던 거 같습니다.

 

열 받아서 동네친구 불러서 술 한잔 마시고

이 여자 대체 뭐냐?? 나한테 왜 이래?

싫으면 차라리 여지를 남기지 말뭐지 대체??”

 

친구는,

이 좌식아너한테 마음이 없으니까 그런 거야.

텄어. 텄어. 접어 접어.” 라고 말하고..

그 말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친구는 자꾸 아니라고 하고...

세 개의 가능성을 잡아뒀습니다.

 

1. 전화로 연락이 와서 죄송하다고

몇시에 보자고 본인이 약속을 잡는다

→ 좀 짜증나지만 이해함.


2. 나중에 연락이 와서 뭔가 일이 생겼다고 말하며

약속을 또 미룬다

→ 바이바이


3. 연락 없음.

→ 당연히 바이바이

 

어차피 지금까지 패턴으로 봤을 때

저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토요일을 맞았습니다.

 

약속 당일.

친구들한테 얼굴보자는 연락이 막막 옵니다.


오늘.. 소개팅한 분이랑 만나기로 해서..


언제 만나는데?”


아 몰라 묻지마. ㅡㅡ”


라고 말하며 약속을 비워뒀죠.

네 제가 상등신이네요..

 

오후 5시쯤 되니 연락이 오더군요.

똑으로 ㅡㅡ++++++

 

이 대목이 이 글의 하이라이트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글을 여기에 제보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기도 하지요.

 

세상에 2번 토요일 약속을 펑크 내놓고 까똑이라뇨..

정말 이분이 35살이 맞나 싶었습니다.


개념없는 어린애도 아니고..

연세도 자실만큼 자신 냥반.... 

이게 뭐죠?!

 

남자와 여자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매너와 도리를 가지고 있다면;

2번이나 약속 전날당일 날 펑크를 냈으면

전화를 해서 사과를 하고 그래야 하는 게 

정상적인 거 아닙니까???

또르르르..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제 아는 친구가 가게를 오픈 했는데

그곳이 지하라서 핸드폰이 터지질 않았다.

정말 미안하다.

근데 지금(토욜 저녁 6)에 회사를 나가봐야 될 거 같다.

안 나와도 된다더니 갑자기 나오라고 한다..”

라고 까똑을.


뭐지 이 여자..

 

희미해져가는 이성의 끈을 꽉 붙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살다 보면 여러 일이 있을 수 있죠이해해요.”

 

원래는 을 좀 해주고 싶었는데

친한 형의 회사분이라 그럴 수는 없었고,

제가 보낸 문자 이후로 연락은 완전히 끊겼습니다.

 

뭐죠대체 그분은?

저는 그 이후로 엄청난 상처를 받고 자체 요양 중입니다..

ㅜㅜ


근데.. 진짜로 이 상처는 쉽게 낫지 않을 거 같네요.. ㅜㅜ

 

도대체 뭐야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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