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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5일의 천국

2013.08.29 17:41

안녕하세요홀언니얼마 전 회사 동기가 이런 농약같은 감친연을 알려준 후 한 달에 걸쳐 역주행을 마친 스물 아홉 살의 꼬꼬마 (감격스럽네요)입니다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스무 살 때 시작된 3년짜리 짝사랑을 시작으로 칠흑 같이 어두운 연애사의 소유자입니다어디서 그런 애들만 골라 사귀는지.. ;하지만 감친연을 찾은 후 동병상련적으로다가 큰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그래서 요즘 사돈의 팔촌까지 만나면 감친연을 홍보 중인데제 덕분에 이곳을 알게 된 친구들이 네 사연은 언제 올라오냐?”며 마구 쪼더군요그리하야 잠도 아니 오는 긴긴 주말 밤에 요기서 제 얘기를 훌훌 털어내기로 결정!! 더불어, 털어버리고 나면 좋은 인연을 만날 것이란 이상한(?!) 믿음이 들어 사연 보냅니다저의 칠흑 같은 연애사의 일부를 공개합니다뚜둥.

 

때는 2011년 여름.

벌써 2년 정도 지난 얘기네요.

어학연수다 뭐다 졸업은 늦어지고,

그 나이 먹어서 (말로만)취준생이던 저에게는 시간이 매우 많았습니다.

 

넘쳐나는 시간과 외로움을 쏟을 곳이 없어

괜춘한 남정네 없냐며 주변인들을 괴롭혔더랬습니다. 

 

그맘때쯤 모대학 의전원에 입학하신 아는 오빠가

참으로 바람직하게도 5장의 사진을 던지며

이 중 한 명을 고르면 소개시켜주겠다!” 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허나..

막상 얼굴을 파악하기엔 무리스러운 코딱지 만한 사진

볼수록 심란해지는 이목구비들이 있는 사진...

하지만 그중 같이 동아리 활동을 한다는 남자분을

수줍게 지목해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얼굴이 녹아 내릴 것 같았던 2011년 7월 말의 어느 날.

지금은 없어진 종로의 피아노 거리( : ... 없어졌나요...)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약속 시간 10분 전쯤 도착하여 주변을 스캔하고 있던 제 눈에

웬 키가 큰 훈남 귀요미가 들어왔습니다.

 

'.. 사진으로 봤을 땐 저 사람 아니었는데...

내 복에... 저 훈남 귀요미는... 아니겠지...??'

하고 전화를 걸어봤는데,


이게 웬일!! 

귀욤훈남이가 전화를 받더니

제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밥 먹고 커피 마시는 소개팅의 정석코스를 밟는데

이건 너무 너무 말도 잘 통하고 재미지더라구요.


집에 가는 버스 정류장이 멀다 했더니 바래다 준다

그 당시 유행하기 시작했던 스맛폰 어플로 정류장 검색도 해주고..

저의 눈은 가 되어버렸지요. (저 금사빠입니다ㅠㅠ)

 

그렇게 첫 날 이후

우리는 끊임없는 문자를 주고 받으며

그 사람이 다닌다는 의전원과 가까운 곳에서

취업 스터디를 하게 된 저는,

서로 수업하고 스터디가 끝나면 잠깐이라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2주 동안 무려 10번 정도를 만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지 3주가 지난 후.

우리는 연인이 되었구요.



사귀기로 하고서는 정말 천국같은 나날들이었어요.

물론 수 십 개의 자소서를 쓰면서

약간 토할 것 같은 날들이기도 했지만,

저를 응원해주는 훈남 귀요미 남친

빈 강의실에서 몰래 키스도 하고ㅋㅋㅋ

 

둘 다 마땅한 벌이가 없던 때였는데,

둘이 붙어있고는 싶으니 자취하는 그 사람 집에 가서

지지고 볶고 좁아터진 집에서 밥도 해먹고,

동아리 공연 때 구경 갔더니 학교 사람들 앞에서

제 손 꼭 잡고 "내 여자친구야."하고 소개시켜 주기도 하고.

그야말로 꽃밭이었습니다.

 

허나 지금 와 생각해보니,

제 등신 같은 촉 없음이 실력을 발휘한 사건이 있었으니

어느 날 그 사람 노트북으로 제가 자소서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같이 찍은 사진 중에

제가 못 받은 사진이 보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정말 뒤질 생각 없었습니다.)

제 사진이 있는 폴더를 찾는데..

웬 여자와 그 사람이 한 장소에서 수십 장 찍은 셀카들

수북한 폴더가 나오더란 말입니다.

 

서로 볼에 뽀뽀하는 사진이 있는 걸로 봐서는

완전 연인 포스인데..

저는 꽃밭을 거닐며 너그럽고 행복해진 상태였으므로

의심의 여지라곤 개미 코딱지만큼도 없이

'전 여친 사진을 안 지웠구나!’ 하고 생각하고 패쓰!!!!

해버렸지 뭡니까..

 

폴더이름을 봤는데 불과 1,2주전인

2011 9로 되어있더군요...

 

하지만 저란 여자..

컴터를 잘 모르기도 하고

그냥 전 여친 생각이 나서

그때쯤 사진보고 폴더를 정리했나 했어요.


등신등신! 등신도 이런 상등신이 접니다. 

-_-V

 

일주일간 몰래 봤다는 게 괜히 마음에 걸려 고민만 하다

(비루한 촉이 완전히 죽지는 않았던 건 불행 중 다행. ㅜㅜ)

밥 먹으면서 얘기를 했습니다.

 

자소서 쓰다 그 사진들을 봤는데 미안하다.

본의는 아니.

그런데 전 여친 사진은 왜 안 지웠냐?”

 

그 사람이 대답했어요.

얼굴색 하나 안 변하면서.

전 여친 사진을 아직 내가 가지고 있는 줄도 몰랐다.

집에 가서 바로 정리하겠다.”

그리고 저희는 또 알콩달콩 한 달 정도 깨를 볶았지요.



 

그리고 (지금 와 생각해보면또 하나 찝찝했던 일..


당시 저는 그와 페북으로 커플(!!)을 맺고 있었고,

심심해서 트위터에 그의 아이디를 검색해보니,

트위터가 나오더군요.

다른 사람들과 활발히 트윗했던 걸 구경하는 중,

자주 이야기 나누고 있는 눈에 띄는 여자분이 있긴 했는데...

내용이 별거 아니라 별 생각이 없었어요...

 

"오빠 트위터도 있더라?" 

..” 하고 넘어갔는데,

며칠 후 다시 들어가보니 없는 계정이랍니다.


제가 물어보니,

"학교에서 로긴 했다가

로그아웃 안하고 그냥 나와 찝찝하더라니,

해킹 당했나봐.. ㅠㅠ"

이러더군요...



 

(후에 알고보니) 저랑 커플 맺은 페북도 교사람들하고만 따로 설정해 

다른이들은 저의 존재를 못 보게 했던 거 였죠..

치밀한 새퀴...

 

그러고 시간이 흘러 10월 말이 되었어요.

열심히 원서에 자소서에 쓰고 또 쓰고,

면접 봤던 기업들이 한두 개씩 발표가 나면서

드디어 제가 한 개의 기업에  최종적으로 합격을 한 것이었습니다!


!!!

 

이제 원서 쓰고 탈락하는 나날들은 끝!

나는 입사 전에 남친이랑

팅가팅가 놀기만 하면 되는구나!

 

이러고서 신나서 남친에게 맛있는 삼겹살도 쏘고,

이탈리안 부페도 쏘면서  5을 살았습니다.

 


아직까지 날짜도 기억나네요.

겨울채비도 미처 하지 못한 채 

유난히도 시린 바람을 쳐맞아야 했던

11 5.

 

그날도 역시나 남친의 자취 집에서 밥을 해먹고

뽀뽀도 쪽쪽쪽.

 

집에 가는 절 정류장까지 바래다 주겠다는 그와 함께

 10시쯤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원룸 건물 밖으로 딱 나오는 순간.



 

2011 9월 폴더 속에서 그 인간의 볼에 입을 맞추던

그 여친싸늘한 표정으로 그 건물로 들어오며

그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서는 저를 보더니.


"누구세요?" 

하고 묻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얼음

그 1초간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 새퀴 이거.. 내가 세컨였던건가?'

부터 시작해서

'전 여친이 아직도 매달리는 건가?'

까지.

 

일단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습니다.

 

"저 이 사람 여자친구인데요."

그랬더니 그녀가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받아치더군요.

 

"저도 이 사람 여자친구인데요."

 

그러더니 그녀는 그 새퀴의 가슴을

작은 손으로 ! ! 치며 울부짖기를.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너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이 #@$($%($^(%^&^&^EEE 새퀴야!!!!”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 거친 말을 토해내더군요.

 

저는 다리가 후덜덜 떨리고

내가 사랑하는 이 사람이 나한테 이럴 수는 없는 거라며


머리는 하얘지고 할 말을 잊은 채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서 있었습니다.

 

그 여자가 막 을 하는 데도

대답은 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고 가만히 있는 그 사람

눈 앞에서 보는데도 믿기지가 않았어요.

 

저게 내가 사랑하던 사람의 얼굴이 맞나..?’

 

잠시 후.

조금 진정한 여자분이 저에게 와서 말을 걸더군요.

언제부터 만났는지부터 잤는지 안잤는지 등등이요.

물론 그놈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옆에 서 있었구요.

 

둘이 나누는 얘기를 종합해 보니,

그 여자분은 저랑 소개팅 하기 열흘 전쯤

의전원생들이 주최하는 뭔 파티에서 만나

그 놈이 그여자에게 번호를 물어봐 연락을 하게 되었고,

몇 번 만나고 있던 중. 


동아리 후배가 강권하는 소개팅을 거절하기 곤란해 나왔던 건데

제가 맘에 들었던 거랍디다.


그래서 일단 둘을 다 만나보다가,

사귀자하고 스타트 한 건 제가 먼저긴 한데..

먼저건 나중이건은 사실 중요한 거 아니고.

 

학교 사람이 소개시켜 준거라 그런지

대외적인 여자친구는 저였고,

이 여자분은 학교 근처에서 만나게 되면

손도 잘 안 잡고 다니고

저보다 잠자리는 빨리 가졌다 했고,

주로 그 집(나랑 같이 밥해먹던 그 집)이나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만나던

숨겨둔 여자친구고 그랬더군요.


그랬습니다. 

그녀는 트위터 그녀였던 거지요...

 

어떻게 알아 차리고 급습(?) 했냐고 했더니,


아무래도 끝까지 간 사이이다 보니

밤에 같이 그 새퀴 집에 있고 그럴 때가 많았는데,

전화가 오면 꼭 학교 일이라며 나가서 받길래

의심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럴만도 하네요..

원룸이니 통화들키기 싫으면 나가서 하는 수 밖에..

 

생각해보니 제가 밤에 전화 했을 때

안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나와서 받은 거겠죠;;;

 

그래서 이 여자분께서 그의 원룸에

다른 여자(예를 들면 저머리카락 있나 찾아보기도 하고

사다 놓은 콘돔의 개수를 세어 보기도 하고.



의심으로 미쳐 버릴 것 같은 나날을 반복하다

이 새퀴가 학교 조모임이 있다고 한 날에

진짜인지 한번 와봤고.

비어있어야 하는 원룸에 불이 켜져 있었고.

기다렸고.

그런데 우리가 손잡고 나왔고.

 

아 근데 이 아가씨 승질이 보통이 아닙디다.

그 새퀴보고 핸드폰 딱 내놓으라.

 

마지못해 주는 이 새퀴 핸드폰을 보더니

또 픽! 한번 비웃고.

 

뭐지?’

전 또 무슨 상황인지 열심히 머릴 굴릴 뿐.

 

저랑 있을 때 그의 핸폰 바탕화면이 제 사진이었거든요.

그 여자분이랑 있을 때는 바탕화면이 그 여자분이었다더군요.

 

통화목록을 살펴봤습니다.

웬 남자랑 통화를 많이도 했습디다.

 

이거 내 이름 바꿔놓은 거 같은데?”


그러니까 이 용의주도한 새퀴

저 만날 땐 핸드폰 배경화면 저로 해놓고

이 아가씨 이름을 남자이름으로 해놓았던 거죠.

물론 그 아가씨 만날 때는 제가 남자로 변신하고

바탕화면은 그 아가씨로 변신하고.

 

...

 

사진 폴더도 번갈아 가면서 만날 때마다 바꿔놓았던 건데,

그날은 무방비로 걸린 거고...

듣다보니 저도 이 받아서

그 핸드폰을 던져 박살을 내주었습니다.

 

아까는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했는데

슬슬 이 올라 오더라구요.

 

물론 그동안 학생이라 돈이 없어

서로 변변히 해준 건 없었지만,

제 딴엔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막 해다 바쳤거든요.

 

좋은 거 생기면

우리 오빠 공부해야 하니까,

우리 오빠 자취하니까 하는 목적으로 다 갖다 줬고,

생일 선물 사다 바쳐,

새로 자취방 들어가는 집들이 선물 사다 바쳐....


갑자기 막 억울해 집니다.

날씨는 왜 그리 또 오라지게 춥던지. 

 



저희는 잃어버렸던 자매였던 것처럼 의기투합하여

내가 준 거 다 내놓으라며

그 새퀴 자취방으로 쳐들어갔습니다.

 

밝은 데 들어가서 다시 보니

이 여자분 꽤 섹시하게 생긴 미인이었어요.   

괜히 좀 주눅이 들더군요.


내가 준 물건 내놓으라고 하여서 받아봤더니

커다란 쇼핑백으로 가득인데,

이 여자분이 돌려받은 건 생일에 사줬다던

꽤 비싼 자켓이 하나 있습디다.

 

그 자취방에 전신 거울이 있어서

우리 둘을 비춰주는데..

슬프기도하고 엉뚱한 자괴감도 들고..

아 이렇게 예쁜 사람이라 나 하나로는 만족을 못했나...’

하구요.

 

그런데 이 여자분 갑자기

가스렌지 쪽으로 가서 을 올리더니

돌려받은 그 자켓을 굽... 더라구요..

연기가 나고냄새가 나더니,

금새 타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보통이 아니였어요...

이 새퀴 놀라더니 뭐라 중얼중얼 하며

놀란 토끼눈 @.@ 을 하고 불을 끄고.

 

더욱 치닫는 막장 분위기 속에서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저의 분노 게이지

미친 듯이 상승했습니다.

 

가스렌지에 불을 켠 여자분에게 밀리지 않고

화를 내야 할 것만 같았고

또 화가 나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알고 있던 이 새퀴의 본가.

그러니까 부모님 집그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리고서 전화를 받은 이 좌식의 어머니께

이러한 사실을 블라블라 다 일러바쳤습니다.

댁의 아드님이 공부하라고 월세 내주고 계신 자취방에서

두 여자 우려먹다가 걸려서 지금 이러고 있다.

자식교육에 신경 좀 쓰셔야겠습니다.”

라고 했고,

 

처음에 여자친구 있는 것도 몰랐다던 어머니는

나중에 미안하다고 하시대요.

지금 생각하니 요건 제가 좀 잘못한 거 같아요.

이성잃고 오바한 거죠.

그 어머니는 무슨 죄겠어요.

 

암튼 이후 분노 게이지 상승하여

저도 막 잘 할 줄도 모르는 쌍욕을 해주고

몇 대 때려 준 후에 택시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이 그렇게 났으면 불행 중 다행이었겠으나..

 

집에 와서는 잠도 못 자고 속도 뒤집혀

변기 앞에 주저앉아 웩웩대고 있는데,

그 새퀴 핸폰이 없으니 페북으로 메세지를 보내옵디다.

 

"XX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착하던 너였는데

내가 다 망쳐버렸어정말 미안해.." 라며.


근데 그거 받고 나 또 슬퍼져서 펑펑 울었다? 

 




우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

나한테 사과하고 싶으면

내 얼굴 팔았던 동아리 사람들한테 다 가서

우리 이렇게 끝났다고 말하라.

그래야 너 앞으로 소개팅도 못하고

다른 여자한테 다신 이런 짓 못하지 않겠냐

답장을 보내고도 한참을 엉엉 울었어요.

 

그 후로 미안하다는 전화도 몇 통 오고,

메일로도 계속 사과를 해오더라구요.

내가 다 망쳐버렸는데 우리 다시 잘될 순 없겠지?”

하고요.

 

그 때 잠시 절친 먹은 그 여자분과 

한동안 연락을 하며 서로 위로해주고 있었는데

그분한테 연락하는 것 같진 않더군.

 

너무 좋아했기에 마음이 흔들리긴 하더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그 사람과 나의 끝이 이 모냥이라니..

 

만나서 술 한잔 하자고 했습니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장소를 골라 만났습니다.

일주일간 4키로가 빠진 저 만큼이나

이 새퀴도 수척해져 있더군요.

 

만나서 물어봤습니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얘기를 듣다 보니 제법 불쌍해졌어요.

 

아버지가 망나니셨더군요.

술에 바람에.

번듯한 직장을 다니긴 하셨지만 재산을 탕진하셔서

의전원은 순전히 대출로 다니는 거랍디다.

 

너무 좋아했던 사람이고 술이 들어가니

판단력이 흐려지더라구요..

막 막 눈물이 나대요...

 

결국 그날 우리는 다시 그 사람 자취방에 갔습니다.

다른 어디로도 가기 싫었어요.

우리 둘이 도망치고 싶었어요.

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며칠간은 잘 해 주더라구요.


 

그러고 제 주변인들에게도 비밀로 하고 입사 전까지 더 만났습니다.

..제가 등신이지요.


어차피 이 새퀴 안 만나도 생각나고 만나도 생각나니

일단 만나자.. 해서 만난 거였습니다.


근데 이 새퀴..점점 이상해집니다.

너밖에 없고 너만이 나에게 진정한 사랑이다...

하는 태도는 어디가고,

나도 니가 나 욕하고 때리던 그날 상처받았다.

그날 화내던 니 모습이 자꾸 떠올라 불안하다.

그리고 내가 너한테 언제 잘해주지 않았냐...

가뜩이나 집에 돈 없는 거 짜증나는데

너가 돈 얘기 했던 거 엄청 자존심 상한다 등등..

 



그냥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안 보고 살 수가 없을 것 같았거든

지금 생각하면 저나 그 새퀴나 세트로 등신같네요.

 

그러고 저는 해가 바뀌고 입사를 하여

회사 연수를 몇 개월 받으며 

휴가 나올 때마다 저 새퀴를 몇 번 더 만났지만

결국 이건 아닌 것 같아 그만하자고 연락을 하고 

다 차단시켰습니다.

 

그러고서 6개월이나 지났을까..

이 엄청난 상처를 잊기 위해 입사 후 무한 소개팅을 하여

남친이 생겨 알콩달콩 하던 시기였지요.

메일이 한 통 띅! 왔습니다.

 

"XX OO잘 지내?

 나 나름대로 그 동안 생각 정리를 많이 했어.

물론 지금도 다 정리된 건 아니지만..

그래서 만나서 간단하게 얘기를 하고 싶은데 시간 좀 내줄래?"

 

하하..'간단하게할 얘기면 굳이 왜 만나서 합니까?

난 너님 면상 따위 안 보고 싶은데요.

 

"간단하게 할 얘기면 메일로 하지 그래?

그리고 만나서 얘기하는 건

지금 만나는 사람한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랬더니 순순히 물러가더군요.

"알았어잘 지내~"

 

지금은 그 때 재수가 옴 붙어서 그런지

짧게 짧게 좋다 마는 연애를 몇 번 더하다

얼마남지 않은 이십대 자유롭게 보내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습니다만,

 

이제 이런 저런 놈들 다 만나봤고, 

요즘은 남자보는 눈도 좀 트인 거 같으니,

안정적으로 연애하고 결혼할 수 있는 사람 만나고 싶네요.

 

저 진짜 친구들이 굿이라도 해야겠다

전생에 나라를 말아드셨냐 하는데..

요기에 사연 보내는 게 굿하는 것처럼 효험이 있기를 바라며

홀렐루야 비나이다.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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