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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이 친구의 속마음

2013.08.30 17:48

안녕하세요 홀언니요새 머리가 복잡해 한참을 답답해 하던 차에 문득 감친연이 생각나 글을 적어봐요많은 분들이 보시는 만큼유익한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으리라고 믿으며 사연을 보내봅니다음 대략적인 사연의 주제를 꼽자면 '남녀 사이에 친구란 있는 걸까?'라고 해두겠습니다. 저의 성격을 말씀드리자면, 술은 잘 못하지만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하고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해지는걸 삶의 낙으로 아는 타입에춤과 노래를 사랑하고 낙천적인 성격의 처자입니다.

 

여자뿐인 척박한 환경에서 일을 하던 제가,

파트타임 일을 구하게 되면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저와 스물 아홉 동갑내기.

같은 시기에 같은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종교도 같아서 당연히 저와 그 친구는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어요.

 

제가 원래 낯가림이 없어,

처음 그 친구를 만났을 때부터 제가 먼저 다가갔습니다.

둘이 교육도 같이 받아서 함께 있는 시간도 워낙 많았구요.

그 친구는 얌전해 보였던 첫인상과는 달리

꽤나 사교성이 좋은 남자였습니다.

 

그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외모가 괜찮다.' 였어요.

 

키는 저와 20cm정도 차이 나는 큼직한 키

잘은 모르겠지만 어깨도 넓고 몸매도 다부져 보였고,

피부는 매끈한 구릿빛이었지요.

쌍꺼풀 없이 길고 찢어진 상이라

잘 생긴 여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남자인 친구들 여럿과 몰려다니며 도 꽤 마시고,

흡연자인데다가(전 이런 부분은 그다지 상관없어요)

성격이 융통성이 있어 여자남자 할 것 없이 친한 타입.

 

아니나 다를까그 친구가 입사하자,

일자리에 또래 여성들이 꽤나 선덕거려 한단 걸 알 수 있었죠.

남자가 남자를 알고여자가 여자를 알듯

제 눈에는 다른 여자들이

그 친구에게 호감을 표현하는 모습이 많이 띄었거든요.

 

그와 저는 유일한 입사동기가장 편한 상대라는 이유로

급격히 친해져서 둘이 만나 영화를 보고을 먹고,

카페를 다니면서 친근감을 극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 친구가 직장 내에서 쏠쏠한 인기를 누리게 된 건,

단지 외모뿐만 아니라 사교적인 성격과 더불어

잦은하지만 자연스러운 스킨십 탓이 큰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 있잖아요.

말하면서 상대 어깨에 손을 올린다,

팔을 잡는 다든지 하는 스킨십이 자연스러운 사람!

그 녀석이 바로 그런 타입이었습니다.

 

전 그 친구가 그런 타입인 걸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에

제 어깨를 토닥거린다거나 하는 스킨십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와 제가 단 둘이 있을 때

유난히 애인 같은 (하지만 은근한스킨십을 하는

그 친구를 의심할 수밖에 없더라구요.

 

단둘이 처음 술을 마시던 날.

저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고,

술집을 나서니 이미 새벽 4였어요.

 

저와 그 친구는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4시간하는 카페를 찾아가서 동이 틀태까지 함께 있었고,

그것으로 헤어진 것이 아니라,

조조영화도 함께 졸아가면서 보고,

극장을 나와 또 카페가서 빙수를 나눠먹고 나서

오후 3가 넘어서야 헤어졌습니다.

 

그 친구는 유난히 제가 더 편했던 건지,

영화를 보는 동안 제 어깨에 잠깐 기대기도 하고

제가 졸려 하니까

자기 어깨를 툭툭 치며 기대라고도 하고,

좌식 카페에선 제 무릎을 베고 누운 적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무슨 이유에선지 굉장히 짧은 시간이긴 했구요.

 

제가 가만히 있을 때면 제 얼굴과 턱

'우쭈쭈' 하듯이 만지는 건 기본이고,

같이 웃다가  터질 땐 손목이랑 손을 부여잡고 웃고,

걸을 때 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이런 스킨십이 반복이 되다 보니까

웬만하면 도끼병 걸리지 않는 저인데도 불구하고

'친구끼리 스킨십은 대체 어디까지 가능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 친구는 그날 제게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직장 가서 00가 나한테 또 대시하면, 

난 너랑 어제 술 먹고 밤샜다고 말 할 거다!”

라고 말하기도 하고, 


영화를 보다가 낄낄거리던 중

동시에 같은 행동을 하는 절 보고는

우리... 좀 잘 맞는 거 같아..” 하면서

정색하며 말도 하더라구요.

 

카페에선 제 손을 가지고 만지작대고 장난을 치면서

이런 거 처음이야.

여자애랑 이렇게 단기간에 빨리 친해지는 거..”

하는 말도 했어요.

 

여기서 만약 누군가가 제게

넌 이게 만약 친구끼리 할 수 있는 스킨십이 아니라 느꼈다면

거절하지 않고 뭐했냐?” 묻는다면,

제가 이 녀석에게 호감이 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스킨십을 거절 못한 건..

제가 워낙에 거절을 딱 잘라 못하는 타입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편한 사이로 만나고,

은근한 스킨십을 하는 게 솔직히 싫지만은 않았기 때문이 맞아요.

 


이때부터 저의 은근한 고민은 시작되었습니다.

친구라는 틀 안에서 멀쩡히 만나고는 있지만,

스킨십의 정도나 디테일을 따져보자면..

단순히 친구 사이에 할 만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힘들 테니까요.

 

그렇지만 매일 카톡을 알콩달콩한다든지,

대놓고 손을 잡는다든지 하는 일은 없으니

집어 바람이라 할 수도 없는 거 같고...

 

평소에는 거의 십년지기 친구같이

서로 놀리고 드립치면서 노는데,

또 단둘이 있다 보면 이성으로 보이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그 친구를 이성으로 보니까...

 

한번은 공포영화를 같이 봤는데,

저보다 오히려 이 친구가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

제게 밀착한다든지 제 손목을 잡고 보는 일이 많았어요.

 

그리고 영화 도중에 초라한 행색의 거지

자신의 여자친구를 언급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제가 그걸 보고 조그만한 소리로

"야 저 사람도 여친이 있는데 ㅋㅋㅋ하고 놀리니까,

갑자기 제 턱을 잡고 뽀뽀하는 액션을 취하더라구요..;


그러다 우연히 두 번째 술자리를 가지게 됐는데,

그날은 그 친구가 제게 와서

오늘 **도 같이 갈까?”

하고 다른 여자직원을 언급하더라구요.


그 여자앤 누가 봐도 그 친구에게

호감을 가지는 게 티가 나는 아이였어요.

전 내심 실망도 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그럴래

그럼 그 애만 데려가기 치사하니까,

차라리 다른 사람들도 부르자.”고 판을 키웠죠.


하지만 결국 그 여자직원이 전날의 과음으로 합류를 마다하여

또 저희 둘이 시간을 가지게 되었구요.

 

여기서 전 생각한 게..

만약 그 친구가 정말 직접적으로 제게 맘이 있었다면

어떻게 해서든 저와 둘이 가려고 했을 텐데,

다른 여직원도 같이 가자고 하는 걸 보니,

그냥 스킨십이 잦은 친구일 뿐

제게 별다른 관심은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술자리는 역시 해가 뜰 때까지였어요.

이번엔 술을 마시면서

직장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지 하나하나 따져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평가했는데

그 친구는 제 외모와 성격 둘 다 괜찮다,

꽤 높은 점수를 주더라고요.


물론 저도 좋은 점수를 줬지만요.

특히 성격은 언급한 사람 중에 저에게 최고점을 주더군요.

 

그러면서 말하길,

너랑 놀다 보면 

오래 사귀었던 전 여친이랑 노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고 했습니다.

여친과 오래 사귀면서

편하고 장난치고 그랬던 걸 말하는 거 같아요.

 

이전에 제가 그 친구와 대화했을 때에,

"난 이성을 만나게 되면,

처음부터 두 가지로 나뉘어 버리는데,

한 부류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앞으로도

이성으로 느껴질 일은 없는 X타입과,

친구지만 언제든 이성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는

O타입이 있는 것 같다." 고 한 적이 있었어요.

(너무 이기적인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전 그렇더라고요...)

 

그러자 그 친구는 "나는 뭔데나는 O? X?"하고 물었고,

전 그 때 "뭐야.. ㅋㅋ 내가 그걸 너한테 왜 말해야 해?"하고 넘겼고,

그 친구는.. "그냥 궁금해서 ㅋㅋ"

라고 대답하면서 자긴 아주 나쁘지만 않으면

거의 O라는 대답을 하더라구요.


들어보니 전 여친들은

하루 아침에 사귀게 된 사이가 아니라

다 오래 전부터 알던 친구 사이에서

발전한 거라고 하더군.

 

그리고 그날 아침.

비몽사몽으로 카페에 앉아있던 그 친구는

제게 결정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만약에.. 너한테 남자친구가 없었으면...

(뜸들임그랬을 것 같다.."

 

이때 그 친구는 책상에 엎드려 눈을 감고 있었고,

전 그 친구의 이마에 난 흉터를 만지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저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뭐가 그렇단 거야?" 하고 한번 다시 물어봤고,

그 친구는 얼버무리며 "그냥... 그랬을 거 같다구..." 하는데,

문맥과 정황상,

네가 남친이 없었으면 널 여자로 봤을 것 같다

or 사귀었을 것 같다 or 좋아했을 것 같다.”

인 것 같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에게는 1년 반을 사귄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도 제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고 있구요.

남친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자면 전형적인 바른 사나이,

은 맥주 두 병에 만취하는 저보다도 못 마시구요.

담배는 냄새도 맡기 싫어하고,

클럽은 평생 가본 적도 없고,

주위에 '아는 동생혹은 '아는 누나' 따위는 키우지 않는 초식남입니다.

 

저와 성격은 많이 달르지만,

제 특유의 조바심과 급한 성격을 남친이 너그럽게 받아주고

애정표현도 아낌없이 해주어

전 연애에 상처받아 방황하던 저는 안정적이 되었고,


남친의 일벌레적인 성향과 완벽주의적인 강박들을

제가 느긋하게 풀어주고

갖은 애교와 해맑음으로 커버해줌으로써, 

아 우리의 성격은 두말 할 것 없이 잘 맞는구나.’

하고 느꼈어요상호보완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

저희는 벌써 1년이 넘도록 장거리 연애 중 입니다.

얼굴 보며 사귄 걸로는 반 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것도 비행기타고 가야 하는 초장거리 연애.

사실 저는 남친을 많이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제가 장거리연애를 할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못된 말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제가 유난히도 갈대 같은 타입이라

유혹에 잘 휘둘리고 귀도 얇거든요.

하지만 초장거리연애를 하는 동안,

저도 남친도 이성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지내게 되었고,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연애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앞으로 1년정도 더 초장거리 연애를 해야 하는 상황이구요.

몇 달에 한 번씩 볼 수 있는 정도.

 

이러한 남자친구와 이 친구는 극명하게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구릿빛 피부의 쌍꺼풀없는 날카로운 눈의 그 친구와 달리 

제 남친은 피부도 희고 눈도 똘망 합니다.

노는 것도 많이 달랐어요.

 

어쨌든...

그 친구로부터 저렇게 의미심장한 말을 들으니,

그 친구의 마음이 더 더 궁금해지더군요.

만약 그 친구가 제게 이성으로서 관심이 있는 거면

차라리 대놓고 대시를 해서,

제가 남친과 그 친구 사이에서 애매한 고민을

하지 않게 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은 '친구 사이'라는 이름아래에서

줄타기 하듯 어정쩡한 스킨십을 넘나들고 있는데

이 상태에서 제가 도끼도끼 열매를 먹고

"너 나 좋아하니난 남친과 헤어질 수 없어!" 라든가

"너 나 좋아하지사귀장!" 하는

갑작스런 넘겨짚기를 할 수도 없습니다.


그 친구는 저를 그저 친구로 볼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리고 전 유난히 넘겨짚기를 하기 싫어하니까.

 

하지만 제 마음도 이 친구가

막 당장 사귀고 싶은 상대로 느껴지는 정도는 아닌건지,

이렇게 이 상태로 1, 2년 더 지나고

언젠간 둘 다 애인이 없어지는 시기가 오면

그때 사귀게 된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해요.

(너무 나쁜 말인가? ;;)

 

하지만 그건 어찌될 모를 먼 미래겠지요.

그때까지 친구로 지낼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고.  


남친을 여전히 좋아하고

좋은 사람이란 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데, 

못 본지도 한 달이 넘었고,

워낙 장거리 기간이 길어서 권태기가 온 것 같아요.

(안와도 될 권태기를 그 친구때문에 느낀건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장거리는 앞으로 1년여 동안 계속 될 거구요.

헤어지기엔 너무 좋은 사람인데, 

그 친구의 다른 매력에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네요. 

 

그리고 아주 나쁜 맘일 수도 있지만,

그 친구와 제가 이런 어정쩡한 친구로 있는게

그리 나쁘지만도 않습니다.

친구 같다가연인 같다가 하는 

이 관계도 충분히 괜찮아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실 지금 제가 제일 궁금한 건 그 친구의 속마음입니다.

그 친구가 절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그리고 만약 제가 이 친구의 속마음을 꼭 알아야겠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친구든 이성이든 그것만 확실히 안다면

이렇게 고민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여러분이 보시기엔 저와 그 친구.. 

지금 어떤 사이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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