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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정말 우리 이렇게 끝일까봐

2013.09.2 16:17


홀언니그 많은 제보형제자매님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 다 털어내 보고자 사연을 보냅니다좀 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저는 이십 대 후반의 꼬꼬마로 재수도 하고 휴학도 하고 대학도 5학년까지 다녔던 탓에 이제 사회생활 고작 2년차에 접어든 상태이구요실은 해외 도피 취업에 성공(?)현재 해외에서 근무 중입니다근데 여기 나와서도 이러고 있네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짧게는 반 년,

길게는 2년 넘는 기간 등 꾸준히 연애를 해온 저,

공백이 짧다며 전 남친들에게는 핀잔도 듣곤 했지만,

 

저란 여자.

오는 남자도 내 맘 동하지 않으면 굳이 막고,

가는 남자는 정말 힘껏 잡았으나 아무도 안 잡혀주는 등

딱히 능숙하다거나쿨하다는 등의 표현하고는

별로 상관이 없는 여자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드릴 이야기는..

하고 싶은 얘기는 산더미 같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감친연의 형제자매님들께

밤낮으로 등짝을 후두려맞아도 시원찮은..

현재 진행중인 얘기를 할까 합니다.

 


그와 저는 회사 동기입니다.

그리고.. 현지인입니다.

입사 후 3개월이 넘게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우리는,

어느 회사 모임에서 처음 만나게 되어

술에 꽤 취해 웃고 떠들며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 저는 그를 남자로 의식했구요.

 

함께 이야기하면 너무 재미있었고유쾌했습니다.

조용하고 어른스러운 이미지라 무거워 보였던 그 사람이

실은 그렇지 않다는 반대의 이미지에 끌렸던 거 같기도 해요.

 

하지만 여자친구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역시 그렇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내 맘에 드는 남자에게는

여친 혹은 남친이 있을 확률이 높은 것은 물론,

이젠 처자식이 있을 확률까지 더 해졌음을...

저도 알만한 나이이긴 하니까요..

 

하지만 어차피 저와 그 사람은

서울에서 부산만큼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잊고 지내는 건 한동안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허나 그로부터 3개월 후 정식발령을 받았고,

우리는 같은 건물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사람도 많고 부서도 달라 전혀 만날 일은 없었지만요..

게다가 그의 부서는 매일같이 야근이 끊이지 않고,

힘들다는 얘기도 들려오더군요..

 

그러다 회사 내 모임이 생겼습니다.

스무 명 정도가 모였기 때문에,

각자 부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문득 돌아보니,

그가 제 옆에 있더라구요.

놀라기도 했지만반가웠기 때문에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는 부서 얘기일 얘기,

여자 친구랑 자주 만나기 힘들다는 얘기,

주말이 너무 한가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저야말로 타지생활을 하다 보니

정말 누구 못지 않게 

주말심지어 평일조차 한가한 몸이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놀자알았다.” 

그런 식의 얘길 했던 거 같아요.

 

그날 그렇게 얘기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그가 제 손을 잡더군요.

그리고 허리에 손도 둘렀습니다.


저도 싫지 않았으므로 뿌리치진 않았어요.

다만 주위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우린 신입사원이고동기이고,

그에게는 여자친구가 있고저는 외국인이고...

가십거리로 오르내리기에 너무 훌륭한 조건들을 갖췄으니까요.

 

근데... 그때부터 우리는 

하루에 메일 1통씩을 주고 받게 되었어요.

그리고 한달 뒤 다시 열린 모임에서 사건(?)이 일어났죠.

씨버러버에 가까웠던 그와 오랜만에 만난데다가,

취기도 오르니 너무 반가웠습니다.


1, 2차 술집을 다니며 놀다가,

3차로 간 어떤 분의 집에서 모두가 잠든 그때..

그와 저는 키스하게 된 것이지요. 

 

처음엔 술김이었던 것 같은데 자다 깨서도

또 한 번.. 또 한 번.. 우리는 그렇게 키스를 나눴습니다.

 

연애를 꾸준히 해왔다고 해도,

사귀지 않는 사람과의 키스는 상도 해본 적이 없었던 저인데,

이미 전 그런 것 따위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 정도

그에게 홀딱 반해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나름대로 마음을 확인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마음이 급해진 저는,

처음과 다르게 그에게 더욱 연락하게 되고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따로 만나주기는커녕,

그 무엇하나 변하지 않았어요.


저의 마음은 말랑말랑해져 버렸는데,

전과 다름없는 정도를 유지하는 그 사람을 보고 있자니.

이불킥을 날릴만한 일도 늘어났고

도 나고 짜증도 났습니다.

 

그리고 조르고 졸라서 겨우 처음으로 단 둘이 만난 올 초.

확인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묻고 말았어요. 


그래요..

그는 여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았더군요.

저는 당연히 헤어졌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왜냐하면...

나랑 키스했으니까.... 

 

 

 

 

라고 생각했던 는 꼬꼬마입니다... ㅜㅜ

 


그렇게 우리는 일단락 되었어야 했는데,

저는 제 욕심을 채우려 했었습니다..

친구.. 또는 동기란 이름으로 옆에 있으려 했거든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을

눈 앞에 둔 것 같아 보이는 그에게

고백 아닌 고백도 해보고

은근슬쩍 마음도 내비쳐 보았습니다.

 

막상 그는 돌부처처럼 꼼짝도 안했습니다만....

(모른 척한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그냥 앓아가면서 몇 달이 흘렀고,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저희는 근교에 꽃구경을 갔어요.

특별히 어떤 이유로 꽃구경까지 가게 되었는지는

지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분명한 건 저는 데이트 기분으로 한껏 들떠

한숨도 못 자고 나갔다는 것입니다.

 

꽃구경을 하고,

다시 이동을 해서 맥주도 한잔 하러 갔습니다.

 

그리고 그때까지도 아무 말이 없던 그 사람.

2차로 이동한 곳에서 제가 물었어요.

 

말이란 게 뭐예?”

 


망설이는가 싶던 그는...

자길 좋아하냐고 묻더군요.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했습니다.

 

나에겐 여자친구가 있으니 포기하라.

당신에게 좋을 게 없다.”

는 그런 뻔한 이야기를 답으로 받았구요.

 


근데요..

우리 그 날...

집에 가지 않았어요..

 

그가 저에게 마음을 주지 않을 거란 걸 너무 잘 알면서도..

저는 그를 붙잡았습니다.

오늘 같이 있고 싶다..”


그와 잠자리까지 가진 것은 아니지만,

전 그렇게라도 그를 붙잡고 싶었어요.

 

그러고 한 달 쯤 더 지나,

저는 그에게 아주 독하게 차였습니다. 

더 들이대지 못할 만큼 완전 제대로.


오래 사귄 남친과 헤어진 것처럼 아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이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았다

건너건너 듣게 되었습니다.

 

저요...

정말 모른 척 하려고 했거든요.

근데 출근길에 만난 그가 

웃으면서 직접 전해주는 그 말

지금까지 애써 온 모든 결심 같은 것

다 해제되고 말더라구요. 

 

이제 부적절한 사이도 아니게 된 만큼 

저는 당당해졌고,

그도 못 이기는 척 더 자주 만나주기 시작했어요. 

일이 일찍 끝나면 당연하다는 듯이 만났구요.


그는 제게 만나자고 말은 안해도 끝나면 연락해주었고,

저는 집에 있다가도 그의 연락을 받으면

언제든, 무엇을 하고 있든 튀어나갔습니다.

 

그는 제 생일을 제일 먼저 축하해 줬고,

쉬는 날엔 놀러도 가고 우린 같이 여행도 갔어요.

여행가면 자연스럽게 손도 잡고 다니고..

물론 같은 방에서 묵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와 사귀지 않아요.

사귀자는 말 대신 입버릇처럼

빨리 나말고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 할 뿐..

 

더불어

결혼은 물론, 이제 사람도 못 사귈 거 같다라는 말도..

어차피 여자는 자기가 먼저 좋다고 하곤 금방 변한다고도 하구요.


그녀와 행복한 가정을 꾸릴 것을 생각했었다던..  

3년 이상을 만난 전 여친을 빨리 잊으리라곤 생각 안 합니다.


 

저 역시..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니 

더 그를 보채거나 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렇지만 이렇게 있다고 

그가 저에게 오지는 않을 꺼에요.


우리는 이미아니 그에게 저는 이미,

굳이 사귀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이가 된 것 일테니까요.

 

그러니깐 이젠 그만해야 된다는 거 알아요.

이 상황이 알콩달콩한 연애의 전개랑은 

거리가 멀다는 것도 압니다. 

그래서 그만 두려고도 생각하는데..

 

어차피 여자는 자기가 먼저 좋다고 하곤

금방 변한다.”는 그의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지금 마음이 변한 건 아니라 해도

제가 그를 떠나면 그는 또 상처받지 않을까요?

제가 여자친구는 아니지만...


제일 친한 동기친구는 되어준 것 같거든요.

물론 저에게 그의 존재가 더 큽니다...

 

우린 주말에 취미도 공부도 같이 합니다.

솔직히 다 핑계죠.

그가 없는 제가 혼자 일어설 수 있을까요?


저는 그가 바쁜 날에만

그 사람에게 저녁에 일이 있는 날에만

다른 약속을 잡아요.

그 외엔 언제 연락해 올지 모를 그를 위해 비워둡니다.

언제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이런 제가 그를 놓아도 될까요?

아니저는 어떻게 하면 그를 놓을 수 있을까요?

 

여기까지 쓰고 사연을 몇 번을 읽었더니

이 관계가 무슨 모습인지..

좀 정리가 되는 거 같긴 해요...

이렇게 긴 시간동안 난 뭐했나 싶고,

너무 늦게 되돌아본 것도 같습니다.


놓아야 되는 걸 아는

놓기 싫어서 이 핑계 저 핑계 찾는 거지요.

 

그런데요...

저 너무 불안하고 무서워요.

제가 이렇게 정리하면 정말 우리 이렇게 끝일까봐,

그렇게 되면 저는..

그의 인생에서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인 것처럼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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