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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들었다 놨다(1)

2013.09.5 16:07

맨날 눈팅만 하다가이렇게 제가 직접 메일함을 열어 제보라는 걸 할 줄이야라는 감친연 식상멘트를 저또한 날리게 되었습니다결국.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차분히 지난 1년 반의 

친구사이에서  달달모드를 거쳐 깨빡에 이르는

시간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스물하고도 열대여섯을 먹은 늦깎이 유학생입니다.

공부하고 있는 곳은 유럽의 어느 한 도시이구요.

 

2년전 이 곳에 왔고학교 오리엔테이션 날,

그를 처음 봤습니다.

'제 눈에는귀엽고 잘 생겼던 그의 얼굴

수줍은 듯한 웃음에 서서히 호감이 생겼드랬죠.

 

초록색 눈에 금발머리,

웃을 때마다 붉어지는 그 친구의 볼따구

호기심과 호감이 마구마구 생기더라구요.

 

그렇게 학기가 시작하는 9월에 만나서 12월까지

저희는 가끔 겹치는 수업을 같이 듣고,

간혹 학교에서 만나면 짧은 안부를 묻곤 하던 수준이었지요.

 

페북으로 나이를 체크해보니,

저보다 무려 6살이나 어려서 깜놀 했지만,

이래저래 페북을 살펴보아도 여자친구의 흔적

하나도 보이지가 않아서 나름 안심을 했었어요.

 

그리고 제 쓸데없는 촉으로 봤을 때는

저도 그도 서로에게 이성적인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았지요.

 

둘이 혹시라도 남게 되면 저에게

분명하고도 큰 호감을 많이 표명했거든요.

제 사생활도 많이 물어보고,

취미도 음악 취향도 정말 모든 게 비슷했어요.

 

이 친구는.

한국 영화도 꽤 많이 알고 있었지요.

저에게 한국 70년대 80년대 B급 영화도 소개해줄 정도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은 친구였습니다.

 

학기를 마치고 얼마 후 새해가 밝았고,

과 친구의 생일파티가 열렸습니다.

저희 모두 그 친구집으로 초대를 받았어요.

 

저는 평소 구리구리하게 하고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하던 모습과 다르게

진짜로 신경써서 예쁘게 꾸미고 갔어요.

 

이미 그 호감남도 그 자리에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전 나름대로 관계의 진전을 가지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역시 거기서 만난 호감남은

저에게 눈을 떼지를 못하더군요.

 

예쁘다아름답다.” 라는 이야기를

옆에 다른 친구들도 다 있는데 남발을 하더니,

제가 다른 데서 음반들을 보고 있으면

옆에 와서는 계속 음악이야기를 하면서 말을 걸기도 하고.

 

파티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도,

제가 좀 일찍 가려고 했더니

자기도 간다며 저랑 같이 자리를 뜨더라구요.

 

그리고 함께 돌아가는 길에

요즘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걸프렌드'라는 단어가 얼떨결에 스쳐갔죠.


(??)

..?? ..?? 걸프렌드??


이야기의 내용은 여자친구에 대해

약간의 불만을 토로하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이미 걸프렌드라는 단어에서 멘붕이 와서;;;

그 다음엔 무슨 말을 하는 지 잘 모르겠고

지금은 그나마도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이 녀석에게 걸프렌드가 있었단 말야??

지난 4개월동안 그렇게 나한테 부농부농

눈빛과 촉을 날려놓고????’




 

그렇게 파티에서 돌아온 후,

저는 지난 3-4개월 동안의 짝사랑을 접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동안 달달하다 생각했던 나의 촉은

모두 헛발질이었거나,

저 바람둥이의 찝쩍거림일 뿐이었어!’

하고 그냥 접었죠.

 

생각보다 한번 들썩한 맘이 빨리 접히진 않았지만,

그냥 공부에나 충실해야겠다..

하고 학교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로부터 '두달.

3이 되어 우리는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어요.

그리고 한 친구로부터

결국 그가 여친하고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죠.

그 소문을 듣고는 잠깐 마음이 흔들리긴 했지만,

다시는 쓸 데도 없는,

영양가도 없는 촉은 세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고여전히 학교공부에 올인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두 달.

5이 되었고여름방학이 막 다가올 그 무렵.

종강날 호감남이 저에게 다가와

오늘 클럽에서 작은 콘서트를 하는데 같이 가지 않을래?”

하고 저한테만 이야기를 하더군뇨.

 

..@@!

 

그러면서 동시에 방학 때 뭐 할거냐

저의 스케줄도 상세히 물어보더라구요.

그 지지부진했던 그동안의 찌질찌질 우유부단했던 행동하고는

사뭇 달랐습니다.

뭔가 오류가 많은 저의  에 의하면 말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방학을 맞이하여 한국에 잠시 들어갈 계획이었고,

그 스케줄을 이야기해주니,

그의 얼굴에 실망의 빛이 스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는 뭐 여튼 있다가 클럽에서 보자꼭 봤으면 좋겠다.”

라고 부탁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저희는 잠시 후를 기약하면서 일단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전그 저녁에 클럽에 당근 갔습니다.

호감남을 만나 을 추고,

신나게 콘서트도 같이 봤지요.

호감남의 친구들도 같이 왔었는데,

그 중 한명이 저더러 하는 말이,

호감남이 당신 전화를 받고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저런 모습은 첨 본다.”

며 저에게 언질과 함께 윙크를 해주더군요..

 

ㅎㅎ

.. 그 이야기를 들으니...

기분이 조금 묘하게 붕붕 뜨더군요.

콘서트 도중 호감남은 계속 제 주변을 떠나지 않으면서

제 등뒤에서 닿을 듯 말 듯 춤을 추었습니다.

딱 봐도 얼굴이 너무 행복해보였어요.

제가 와서 너무 좋다고 입이 찢어지더군요.

 

새벽 3가 넘어가고 콘서트가 끝났습니다.

택시잡기에는 유럽의 살인물가가 걱정됐고,

버스는 끊겼고,

저에게는 조금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그 친구가 먼저 저에게 제안을 했어요.

여기서 우리 집까지는 10분거리니까,

거기서 아침까지 있다가 지하철 다닐 때 가라.”

 


저는 잠깐 흠칫 했는데,

때마침 옆에 있던 눈치없이 동행했던 '과친구'

자기도 가도 되냐며;; 를 쓰는 바람에.

우리는... ... 그 친구네 집에 가서.. 같이 밤을 지샜습니다.

 

역시 아무 일은.. 

일어날래야 일어날 수가 없었구요..

나중에 남친이 된 호감남 말로는,

이때가 진짜 짜증났던 때라고 하더라구요ㅋㅋ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친해졌어요.

그런데 답답했던 건...

저는 그 클럽 사건(?) 이후로 뭔가 케미스트리를

다시 ~ 끓어 오르는 것을 느꼈는데도,

그 친구의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게 좀 그렇더라구요.


그 후로도 이메일은 간간히 보내오면서도,

딱히 우리 사이에 진전은 없어보였고

그렇게 진짜로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정된 한국행으로 6, 7 두달동안

그 곳을 떠나 있었구요.

 

그리고 한국에서 돌아올 때,

저희 엄마도 저랑 같이 이 곳으로 오셔서,

잠시 머무시며 여행을 하셨어요.

 

그러다 8이 되었고,

엄마랑 시내 백화점에서 나오는데,

~~~기서 어떤 낯익은 친구가 저를 쳐다보고 있더군요.

 

그 친구였습니다. 

5월 이후 3개월만에 보는 그 호감남.

 

절 보더니 달려와서 와락!! 저를 안더라구요.

뭐하고 지냈냐,

너무 반가워하는데 얼굴까지 빨개져서 싱글벙글 싱글벙글.

 

이런 우연으로 저희 엄마도 호감남을 보게 되었고,

저는 엄마에게 친구도 자연스럽게 소개시켜 드렸죠.

그리고 또 스몰톡ㅜㅜ

그렇게 또 이 친구와는 빠이빠이를 했습니다.

 

언제 한번 만나자.” 라는 이야기를 하길래,

제가 그럼 네가 전화해~~” 라고 쐐기를 박았더랬어요.

그는 알았다고 하고 손을 흔들고 갔습니다.

 

엄마는 제가 그 친구와 대화를 마치자 마자

쟤 너 좋아하는 것 같다.

얼굴보니 딱 우리 딸한테 홀딱 반했네.”

라시며.. 또르르...

 

제가 느꼈던 ..

저희 엄마도 느끼셨던 거지요.

 

그러나..

그에게서는 개강하는 9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

 

호감남과의 이 지지부진한 관계에 대해

생각할수록 번잡하고 짜증이 솟구쳤던 저,

9월이 되어가자 다시금 그에 대한 마음을

[억지로정리하기 시작했고,


'찌질한 시키낚시꾼우쭈남!!!'

이러면서 일부러 미워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결국 '나를 그만큼은 좋아하지 않나보지..'

라는 결론으로 생각이 수렴되었습니다.

 

그리고 개강 무렵이 다 되어

그 친구가 페이스북으로 메시지를 보냈더라구요.

그동안 나는 어떻게 지냈고이랬고 저랬고..

9월 무슨 수업을 듣냐?”

요런 이야기를 하길래,

이미 맘을 반쯤 닫은 저는

이런이런 수업을 듣는다.” 고 간단히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제가 듣는 그 수업에서 이 친구를 보게 되었습니다.

몹시 반가운 척을 하더군요.

신경 안쓰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이번에도 넘어가나 봐라찌질한 넘.’

 

 

 

 

하고 억지로 억지로.. 밀어내려 했으나..

 

... 이번엔 다르더군요.

(위에 한번 썼던 말같은데.. ㅜㅜ 어쨌든..)

 

정말 티나게저를 좋아한다는 표시를 사방팔방으로 하고,

밥이고 뭐고 저랑 꼭 같이 먹고 옆에 있고,

쇼핑해야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고,

페이스북 메시지는 매일매일 왔구요..

 

그렇게 11까지....

.. 두달동안 우리는 약간은 지지부진하지만

'조금은 발전적인관계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11월 말에 저에게 정식으로 ask out 을 해왔습니다.

 

그의 집으로 초대였어요.

이번엔 저만!

ㅎㅎ 그리고 그날 밤 저희는..

그간 눌러두었던 썸의 기운을 폭발시키며

불타는 사랑을 했습니다.

 

첫 데이트였고,

천천히 가야 되는 그런 상황.....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그 친구나 저나 너무 오랜 시간

서로를 탐색하는데 시간을 쓴데다가,

일단 키스를 시작하자,

그 다음은 어떻게 막을 수가 없더라구요.

둘 다ㅜㅜ

 

그리고 저희는 완전 달달한 커플!!!!

이 되었습니다!!!!

 

[감격의 눈물]

 

거의 매일 만나서 과제를 함께 하고,

서로의 입술은 떨어질 줄을 몰랐으며..

부농부농한 기운이 매일매일 저희를 둘러싸고 있는 듯

둥실둥실 떠다녔었죠.

 

그런데.

아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어요.

 

이렇게 달달한 연애를 11, 12, 1 하는 동안에도

저에게 '걸프렌드란 단어를 쓰질 않더라구요.

 

'걸프렌드'의 단어가 제 귀에 한번도 들리지 않았어요.

물론 저희 과 친구들에게는,

저희 둘이 'something going on' 되는 사이라는 것이

알려져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남친여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3개월이 될 때쯤 제가 그에게 물어봤어요..

우린 무슨 사이냐?”

 


그는 머뭇거렸고,

당신이 너무 너무 좋은데,

내가 serious relationship에는 아직 자신이 없다.

지금은 그 어떤 commitment를 해 줄 수가 없는 마음이다.”

라고 답하더군요.

 

그는 말을 이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했고,

바로 여친과 동거를 해서 거의 5.

그녀와 헤어진 뒤 6개월만에

두 번째 여친만나고 동거 시작해서 4년을 있었다.”

 

“...”

 

그래서 나는 지금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좋다.

나에게는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 


 

당신이 너무너무 좋지만천천히 가자.”

 

저는 그에게

이렇게 서로 좋아하는데 시리어스 릴레이션쉽이랑 지금이

무슨 차이냐?

나는 너랑 지금 고작 3개월 됐는데

결혼 생각하거나 나를 책임지라거나 그런 말 할 생각은 없다.

commitment , serious relationship 이니

너 혼자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거다.

그냥 우리 지금의 관계가 사실상 남친여친 관계다.”

했고, 


나는 그 여친남친으로 선언하는 순간,

압박감이 올 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저에게는 또 한번의 멘붕이었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좋아하고 취미취향모든 것이 잘 맞고,

하나부터 열까지 이렇게 싫은 점이 없는 남친

삼십여 년을 살면서 만난 적이 없었거든요.

 

그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너무 행복하고,

저처럼 모든 게 잘 통하는 여자는 못 봤다고 하고.

 

 

 

그런데 남친여친은 싫다고 하고.

 

그럼 내가 너에게 섹스파트너나 엔조이같은 개념인거냐?”

했더니그런 건 또 절대 아니라하고.

 




멘붕의 대화 이 후.

 something going on 인 관계로 4이 넘어가고 있었고,

저는 그 친구에게

나는 이 짓을 더 이상 못하겠다.” 며 이별을 고했습니다.

 

너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사귄 건 고작 4개월이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나는 너를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남친여친이라는 이름조차 붙이지 못하는 관계라면,

나는 내 자존심자존감이 너무 짓밟히는 기분이 든다.

그만 만나자.”

 

제 이야기를 들은 그 친구는 펑펑 울었어요..

미안하다면서..


지난 연애의 트라우마도 있고,

가족 문제도 있고, (아버지가 알콜중독주폭)

안정적인 관계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나같은 인간 만나게 해서 너무 미안하다.

나는 당신이 너무 좋다.

다만 commitment를 하는 순간,

나는 너무 답답해질 것 같다.

그건 나도 어쩔 수 없을 거 같다.”

.. 그냥 막 울더라구요.

 

 

그렇게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헤어진 지 하루 만에..






... 제가 전화를 했어요..

 

나 힘들다이야기 좀 하자.”


 

그리고 그 친구가 저희 집으로 왔고..

저희는 두 손을 붙잡고 쎄쎄쎄... 

너무 좋다고 껴안고 또 펑펑 울었어요.

 

제가 말했습니다.

일단 시작해보자.

너의 트라우마나 갑갑함 다 알겠는데,

내가 말하는 남친여친 개념은

결혼이나 동거로 바로 이어지는 그런 게 아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는 데 관계 정립이 안되는 것이

나에게는 큰 스트레스니까,

일단 가볍게 우리 서로 마음에 솔직해지자..”

 



그렇게 우리는 그 날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꿈에 그리던 남친여친이 되었습니다




하....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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