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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짧] 스무살에 만난 누이-후기

2013.10.14 18:49

안녕하세요. ^^  20개월 전쯤 [황망한연애담] 스무살에 만난 누이 (바로가기 뿅!!) 라는 글의 제보남입니다이렇게 메일 다시 보내는 건 그간 있었던 일들과 최근의 상황을 겪고그때 제가 보냈던 글도 다시 읽어보며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입니다.

 

사연을 보냈던 그 때..

결국 그녀와 전 헤어졌습니다.


그녀의 통보로 말이죠.

 

이유는 저도 모릅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글을 읽으며,

내가 하는 어떤 행동들 때문에

그녀가 확신을 가지지 못해서 그런건가?’

도 생각해봤는데,


그것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눠볼 틈도 없이

그녀는 또 다시 해외로 가 버렸습니다.

 

그렇게 그녀를 떠나 보냈습니다.

 

붙잡지 않았냐구요..?

사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한창 몰려들던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그런건지..

잊고 싶어서 그랬던 건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이후에 연락을 했는지 안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소개팅을 나가도 조건 보고 나온 처자들뿐.

사짜가 되고 나간 소개팅 자리

저의 조건에만 관심 있고,

저라는 인간에 대해서는 알고 싶은 게 별로 없는

소개팅녀들뿐이라실망이 컸습니다.

 

그러다 같은 직장에서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서는 또래가 별로 없었는데

유일하게 비슷한 또래의 그 친구와 이야기하는 게 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둘이 밥도 먹고

가까운 야외로 드라이브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길 한 달.

 

어릴 적 누군가를 만났을 때만큼의 두근거림이나 설렘은 아니지만

순수하게 서로를 알아가려고 하고

작은 선물에도 고마워하고과거 상처도 이야기를 하며..

제게 기대오는 모습에

이 친구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1년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더욱 크고 단단하게 키워갔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결혼을 하기로 약속했고

양가에 인사를 드리고 날짜까지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늦은 저녁 문자 하나

띵동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했습니다..


(글을 쓰다가 기억났습니다..

저 그때 헤어지고 몇 번이나 연락을 했는데

그녀가 전화를 안받았습니다.)

 

잘 지내?”


가슴이 쿵쾅거리고 이 떨렸습니다.

 

헤어질 때 제가 애써 참았던 것이 있었나 봅니다.

그때 눌러두었던 감정들이 울컥 올라왔습니다.

 

한참 마음을 가다듬고서로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문자를 주고받다가

그녀가 언제 한번 보자고 하더군요.

 

궁금했습니다.

 

그녀가 어떻게 지냈는지.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왜 내게 그렇게 헤어지자고 했는지.

 



그렇게 만날 약속을 잡았죠. 

 

그런데.. 다시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해보니,

저에게는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 사람 있었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아직 맘을 내가 정리하지 못 했었던건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

...

그리고 며칠 뒤.

만나기로 한 전날.

 

제가 그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우리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널 다시 보면 내가 흔들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결혼할 사람이 있고

상처줄 수 없다.

난 이 친구에게 평생 좋은 사람으로 남기로 약속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울더군요..

 

울지 말라고 해도.. 

그녀의 흐느낌은 계속 되었습니다.

 


왜 헤어질 수 밖에 없었는지..

넌 몰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제가 복학생그녀가 잡지사에서 일하면서 사귀고,

우리가 첫 번째 헤어질 때.

그녀는 저에게 너무 바쁘고난 내 일이 더 중요하다.”

고 말하며 떠났지만 사실은 바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어요.

 

아버지가 많이 아프셨답니다.

그래서 자기가 누굴 만날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그 이야길 하면

제가 걱정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기에 말할 수 없었다고..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제가 잊혀지지 않더랍니다..

그리하여 제가 사연을 보내기 얼마 전

저의 까똑에 출몰하여

제가 합격한 이후에 다시 만났던 것이었는데,

 

때맞춰 그녀 신상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그 일로 신상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협박을 받고,

복잡하고 힘든 상황을 겪게 되었던 거래요.

그렇게 갑작스럽게 해외로 떠나며

제게 헤어지자고 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제가 걱정할까봐..

 

그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

서러운 눈물은 멈출 줄도 모르더군요.


생각해보니.. 

전 그녀가 힘들 때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습니다.

 

전 그냥 착한 척만 한 거였고,

정작 힘든 일들을 모두 그녀 혼자 견뎌낸 것입니다.

나 걱정할까봐...

 

왜 벌써 결혼해?

나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

왜 벌써.. 나 진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

 


...

우는 그녀를 달랬습니다.


그리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자.”

는 말을 남기고 그녀와는 연락을 끊었습니다.

 


풋풋했던 그 때 그녀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비가 억수로 오는 날 

그녀를 마중 가서 우산 하나 나눠 쓰고

제 어깨가 다 젖는 줄도 모르고

손잡고 걸었던 장면이 유난히 잊혀지지 않았어요.

 

나 가난하고 힘들 때 만나 

맛있는 밥 한끼를 못 사줬는데..

 

못 해준 일만 떠오릅니다.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습니다.

 

그녀가 제게 (처음으로)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는 걸 보니,

나의 일방적인 짝사랑은 아니었구나.

당신도 나만큼 마음이 컸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누이와 저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입니다.

그녀도 이제 힘든 일 다 잊고

진짜 행복을 찾길 멀리서 기원할 뿐입니다.


이제 저에겐

아내 될 그녀에게 어떤 아쉬움도 후회도 남지 않도록

언제나 평생토록 힘이 되어 주는 일만 남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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