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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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무개념 너님아, 이 글 꼭 보길

2011.04.4 15:17

뚜감자가 읽다가 느무 감정이입 되는 바람에 뒷목잡고 쓰러질뻔한 사연임묘.

제보자매의 인내에 경의를 표하며, 

사연을 시작해 봅미다. 고고.

내가 이 사연때메 현기증나서
누텔라 반통 퍼묵했다고. 아오. 







안녕하세요. 감자자매님?

계속 눈팅만 하다가.. 갑자기 제가 본 찌질남 사연이 생각나서 제보합니다.

저는 감자님의 애독자중 한명입니다. 

제 친구가 이 농약같은 블로그를 추천해준 날.

퇴근길 버스안에서 낄낄 깔깔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않고 빵빵 터졌드랬죠. 
 
 

후...



제 나이는 스물하고도 십수살..

스무살때부터 저보다 과분한 스펙의 분들을 소개받고도

"재미가 없어서.."

"삘이 안와서.."

"배가 나와서.."





핑핑~ 튕겨대던 나날들은,

이제 기억도 나지않을만큼 아련하고.
 
그대로 십수년을 보내다보니, 

이젠 선 하나도 똑똑이 된걸로 들어오지 아니하고..

심지어 오늘의 제보사건을 계기로 이젠 선도 보면 안되는 나이로구나...

라는걸 깨달았더랬지요...
 




아..근데 왜 자꾸..눈물이 나요??



힝.

 
 
저희 어머니의 아는 분의 아는 분 소개로 하게 된 소개팅을 빙자한 맞선..

젊은이들의 용어를 쓰고 싶으신건지,

거부감을 줄이고 싶으신건지


꼭 저희 어머니는 '소개팅'이라고 강조하십니다.




ㅠㅜ





 
전화를 통해 만날 날짜와 장소를 잡는데..

근데 그 주말에 전 약속이 있었거든요.

상대 남자분이
죽어도 주중은 안되고, 주말에만 시간이 되신답니다.
 


어른들이 엮어주신거라 미룰수 없이 보긴봐야겠고,

그래서 저녁 선약이 있던 토요일..


약속전에 잠깐 만날 생각으로 애매한 시간인 3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만나서 얼릉 차만 한잔 마시고 집에 올 요량으로,

가까운 곳에서 만날까 싶었는데


이 분 강남을 제안합니다.




후...





저희 집은 분당이라

토요일 오후 강남까지 왕복하면 차가 얼마나 밀릴지 가늠이 안돼서..

대충 서로 편한 장소를 잡고자 상대방 댁이 어딘지 물어봅니다.
 



 
소개팅남 :" 전 하남인데요. 그러시면 잠실에서 뵙는건 어떤가요.."

떨떠름하게 오가는 대화....
 
저 : "그러시면.. 하남이랑 분당은 가까운데..

       외곽순환도로 타면 얼마 안걸리지 않나요..?"

사실 이멘트를 날리면서

말이라도, 알아서 "그럼 제가 분당으로 가겠습니다" 라고 해주길 바랬지만..

이분은 그걸 기대하기는 힘드신분 같더라구요.




 저 : 
"그럼 제가 하남으로 갈께요. 어디로 갈까요"

라고 말하니까,

그제서야

소개팅남 : "아.. 아니예요 제가 분당으로 가겠습니다." 하더라구요.
 



아, 이 뭔가 깝깝하고 마음에 안드는 대화. ㅜㅜ




그래도 차마 거기까지 오라기엔 미안하니까..

어차피 차한잔 마시고 일어설꺼니까..

잽싸게 구글맵을 켜서 하남과 분당의 중간지역이 어딘지 봤습니다.
 
복정이 그나마 젤 나은거 같아서

"혹시 복정 괜찮으시면 그쪽에서 뵈어요." 라고 말했죠.
 


 
물론 그 쪽은 저도 잘아는 동네도 아니었고

유흥가가 들어선 곳이 아니어서 까페가 있을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더이상 장소문제로 실갱이하기가 싫어서요.
 




드디어 소개팅을 가장한 맞선 당일.
 
잘모르는 동네에 일방통행도 있고..

약간 헤매서 약 10분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어디어디 까페라는 곳을 찾아서 간 그 곳은,

복정역에서 네이버지도상으로 650여미터, 도보 10여분에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일단 전화로 껄쩍한 실갱이를 한지라,

기분도 별로고, 나가기 싫었지만,

어른들끼리의 약속이라,

어쩔수없이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으로 나간 그곳에 계신 그분은..

공부를 아주 많이 매우 열심히 하셨을것 같은 외모의 소유자.
 



 
뭐 저역시 남탓할만한 외모는 아닌지라

외모에 대한 얘기는 그냥 스킵하고..
 
일단 자리도 어색불편한지라 휘딱 약간의 소개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언제 의중에 관한 말을 꺼내나.. 하고 기회만 엿보고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주선해주신 분들께 예의를 다하느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그러고나서 집에 돌아가서

"얘, 그 여자애가 너 싫다더라."

이렇게 뒷통수 맞는 것보다는..
 
안맞는것 같으니 서로 양해를 구하고..

부모님이 하실 말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게

더 깔끔하다는게 제 지론이예요.
 



 
소싯적엔 아무리 맘에 안들어도 1~2시간은 대화를 나누곤하는데..

처음엔 말을 잘 들어주다가

갑자기 안맞는거 같다고 말하는 것 보다
는..
 
이젠 서로 시간낭비도 안하고

반전에 대한 충격완화를 위해서라도

초반에 질러주는게 좋을거
같아서 말을 합니다.


 
저 : "죄송합니다만 제가 이런 자리가 불편해서요.

서로 부모님께 말씀 잘 드려서

주선자분께 폐를 덜 끼치는 방향으로 하는게 어떨까요."


 
소개팅남 : "아.. 네.."




약간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지만..




미안하지만 어쩌겠...

나도 말할 타이밍 잡느라 진땀뺐단 말이야..ㅠ





근데

의외로 이 남자..






곧 충격에서 회복해서 다시 멘트를 날리기 시작합니다.





"자기자랑이 어쩌고 저쩌고... 자기하는 일이 어쩌고 저쩌고...."
 
 

 
앗..못알아들었나?

내가 방금 너님한테 각자 집에 가자고 말했는데..?



 
저 : "저... 죄송한데.. 제가 이따 약속이 있기도 하고..

       오늘 집에서 할 게 많기도 하고.."

소개팅남 : "아...네.. 그렇군요.. 또 어쩌고 저쩌고.."



이건 못알아들은건지 못알아 듣는 척 하는건지..

흠..
 
저는. 결국 못참고 얘기합니다.

"이만 일어나실까요..?"

 

 
그랬더니 이 남자

"아, 근데 제가 지금 집에 들어가면

너무 일찍 왔다고 구박하실거 같은데.."

 


.... 너님. 이놈~~! 아니 어쩌라구요!


이미 지르기 전이라면 듣기 싫어도 앉아있을텐데..
 
벌써 너님 맘에 안드니까 이만 집에 가자고 말했는데

어떻게 뻘쭘하게 얼굴 마주보고 앉아있냐구요.
 



 
결국 마무리 짓고 일어나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이 남자 ,갑자기 불쑥 저한테 물어봅니다.

소개팅남 : "근데 차 가지고 오셨죠? 어느 방향으로 가세요? "

전 순간 당황해서..

저 : "네? 전 분당쪽으로 가는데요..."


 
그랬더니 너무 당당하게.

소개팅남 : "아, 그러시면 복정역까지만 태워주실래요?

여기가 지하철역에서 꽤 멀더라구요."



ㅡ,.ㅡ




오 마이 갓!! 이 커피숍 가르쳐준게 너님인데요.

게다가 방금 맞선에서 차인 여자 차 얻어타고 가고싶냐구요.



ㅠㅜ
 

 
전 매우 뻘쭘하고 짜증났지만..

어서
빨리 자리를 일어나고자 하는 마음

조금은
미안한 마음"네 그러세요" 라고 말합니다.
 



 
일단 제 차를 타고..

복정역으로 가기 위해 약 100미터쯤 전진했는데..


소개팅남 : "어차피 분당쪽으로 가실꺼면

복정은 반대쪽이니까 가는 길인 경원대 쪽에 세워주세요."


 
오! 그래도 양심은 있구나.

저 : "네 그러지요."
 
어느덧 경원대역앞..

저는 "안녕히가시구요. 여기까지 오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죄송합니다."

라는 마무리 멘트를 날리는데.. 




이 남자 안내리고 갑자기 무언가 생각을 합니다.
 
소개팅남 : "아무래도 지금 집에 가면 집에서 말들을 것 같은데,

좀더 분당쪽으로 내려가서.. 야탑역에 세워주세요."
라고 하네요.
 

 
하아.. 이봐요. 요즘 세상이 얼마나 좋은데..

겜방이든 만화방이든 친구를 만나든

본인이 알아서 시간을 보내면 되지.

그걸 왜 내가 같이 고민해야되냐구요.
 
차인 여자한테 차얻어타고 시간을 같이 보내달라고 하는건 당췌! 어디 식임미꽈!!



야이 너님아. 나 너랑 같이 있기싫다고. 엉엉엉




ㅜㅠ




저 : "네, 그럼. 야탑에 내려드리면 되지요?"
라고 말하니까,
 
소개팅남 : "네, 제가 예전에 이쪽에 살았어서 아는데

그쪽 터미널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요."


하면서 계속 손가락으로 지하철역 노선도를 셉니다.



ㅡ,.ㅡ



소개팅남 : "아니다. 지하철을 타고 이렇게 가는게 나으려나..?"

계속 혼자 중얼중얼대는걸 내버려두고

묵묵히 야탑을 향해 갑니다.

드디어 경원대 태평 모란을 지나 야탑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급우울해진 저는,

결혼해서 야탑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나 하소연할 요량으로..





저 : "역에서 유턴해서 세워드릴께요.

       제가 이쪽 야탑에 볼일이 있어서요."

소개팅남 : "아 그러지말고 서현에 세워주세요.

               서현에 친구가 있어서 그쪽으로 가야겠어요."



 
오 마이갓!! 너 이새키님아!!

걍 야탑에서 내려서 지하철타고 서현가면 안됨??

두정거장밖에 안하는데..

택시요금도 3천원 미만인데,

꼭 오늘 처음 본..

게다가 맞선에서 너님을 찬 여자 차를 끝까지 얻어타고 가야겠슴??

거기다 내가 방금 야탑에서 약속있다고 얘기도 했잖아..

나 거기가면 너이새키님을 델따주고 다시 돌아와야하는데..

내가 너님 기사임?? 너님 이동네 잘 안다며???





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말합니다.

저 : "네.. 서현역이요..? 친구분이랑 약속은 하셨어요?"
 
소개팅남 : "아뇨 지금 하려구요."

하면서 친구한테 전화를 하는데, 이 친구 전화를 안받네요.

갑자기 불안해집니다.

친구올 때까지 이사람 기다려줘야하는거 아닌가...

순간 김기사 당황모드가 되었죠.
 


 
다행히 몇번의 통화시도 끝에 겨우 연결이 된 친구..

소개팅남 : "야 내가 분당올 일이 생겨서 들어왔는데,

              저번에 말한 거기 가자. 두명이 가도 되나?"

 



흠.... 저기요..

그래도 말은 좀 조심해서 하지..

설마 맞선에서 차이고, 아가씨들 많은 노래하는 그 곳에 가시려나요..
 
(뭐 사실.. 어디까지나 오가는 대화를 근거삼아 제가 추측한 부분이지, 그분이 정확히 어디를 가셨는지는 모릅니다.)


저 : "서현역 어디에 세워드릴까요?

       제가 다시 야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유턴]해서 세워드릴께요."

소개팅남 : 
"네 그러세요."

전화통화하느라 바쁜 이분..

건성으로 대충 대답을 합니다.
 
 


 
그리고나서 정차후 내리시기 전 나지막히 한마디 하시더군요.
 
소개팅남 : "아오...... 육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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