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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연애담] 결혼으로 가는 길

2014.01.17 18:33

자영업자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수욜과 일욜은 감친밥 데이

하고 싶습니다. ;ㅁ;

[회람][모집] 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안녕하세요, 홀언니! 뒤늦게 자유와 가치관을 찾아가고 있는 삼십대의 여자입니다. 아마 오늘의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흔녀이자 평범녀인 저의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거대한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 사연이 잔소리처럼 들리는 것은 아닐지

잘난 척처럼 보이면 어쩌나 고민했으나..

 

혹시나 이제 막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꼬꼬마분들이나,

저처럼 뒤늦게 어른이 되가는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수 있길 바라 봅니다.

 

20대 초반의 꼬꼬마일 때

저에게 결혼이란 것은 환상 이었습니다.

 

저는 낭만적인 것을 좋아하는 여자라서,

책이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서로를 너무너무 사랑하고 헌신적인 모습을 감상하며

보통의 결혼생활 대부분은 그런 모습일 것!’

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다행인지 불행인지

꼬꼬마 시절에 제가 만났던 남자들(마찬가지로 꼬꼬마)

그런 저를 우쭈쭈 해주었기 때문에

저의 결혼에 대한 환타지는 나날이 강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보면 별 것 아니나

저에게는 나름 눈물겹고 서글픈 시간을 겪으며

저는 드디어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보통의 여자에게

어린 나이와 어린 학번이 무기가 되고,

떼쟁이과 백치미가 매력으로 용인되는 시기

길지 않은 법이지요.

 

언니오빠들 많이 계신 이 곳에서

제가 감히 나이와 세월을 이야기하는 것이

건방지게 보이지는 않을까 염려가 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제 나이가 서른쯤 되고 보니,

어느새 제 주변에

결혼하는 언니들, 친구들, 동생들

많이 많이 생겨 있었습니다.

 

제 나이 20대 초반 쯤에는

일찍이 결혼한 사람들을 보며,

"까아, 드레스 완전 예뻐!"

 

"우아, 신혼집 쇼파 완전 예뻐!"

 

아 나도 결혼하면 저런 침대 사야지~ 홍홍~”

 

"어머, 프로포즈 완전 낭만적이야!"

 

둘이서만 살면 완전 재밌겠다! >>!”

 

이런 것들 느꼈던 것 같습니다.

 

20대 중반쯤에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서는

 

"나도 얼른 결혼하고 싶다."

 

"역시 신혼여행은 몰디브지. 아님 발리? 풀빌라?"

 

나는 식상한 결혼식장 예식말고

친한 사람만 모아 조그맣고 예쁘게 하우스 웨딩!!!”

 

이런 것들을 느꼈던 것 같구요.

 

결혼(후의 진짜 삶)과 결혼식을 구분하지 못한 시절이었습니다.

 

20대 후반이 되고 부터는,

 

신랑 뭐 하는 사람? 집은 어디?”

 

"내가 저 사람보다 뭐가 못난 거지? 젠장."

 

"사진 찍는 시간 기다리기 지루해. 배고픈데."

 

이런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제 지인 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조건은 능력 하나라고 하더니

정말 인생에서 가장 예쁘던 시기

띠동갑이 훨씬 넘는

능력있고 집에 돈 많은 장점(!)

그런 사람과 결혼했고

결혼 당시의 애정과는 무관하게

엄청 행복하게 알콩달콩 사는 이가 있습니다.

 

사랑만 있었던 저의 결혼관에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조건만으로 결혼한다는 것보다

그렇게 결혼하고도 행복하게 잘 산다는 사실이요.

 

결혼과 결혼 생활을 앞에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다소 무의미해지는 경험이었고,

 

저는 그 친구를 보며,

내가 바라는 것이 분명하다면

나머지는 정말 쿨하게 포기하는 게

현명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랑 하나만 보고 결혼해서

만원짜리 한 장에 벌벌 떨며

불행을 입에 달고 살고 있는 친구

 

선 본 남자에게서 애프터가 오지 않자,

아빠를 졸라, 아빠와 맞선남이 만나

땅과 건물을 걸고 담판하셔서

결국 결혼해 잘 살고 있는 지인을 보며

 

제 서른이 되어서야

나의 결혼에 대하여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 인생에서 

결혼이란 것이 차지하는 의미,

 

나는 결혼을 왜 하려 하는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난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

 

 

사실..

저도 아직 답을 찾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다만 누군가를 만나기 어려워진다는 게

흔한 말로 눈이 높아서만이 아니라,

절실해지는 것

확실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절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확실히 비워지지 않는 못난 욕심때문이기도 하구요.

 

지금이나마 이런 생각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꼬꼬마였던 저는

아주 막연하면서 또한 당연하게

TV와 드라마에서 으레 보여주었듯.

이것도 저것도 다 괜찮은 남자와 결혼

하는 것에 의심을 품어보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사람에게는 부족한 점이 있고,

진짜로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만남이란 것에 정답이란 없고,

누가 대신 해 줄 수도 없으니

결국은 내가 부딪치고 깨져가며

스스로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야 하는 것

이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공주님인 줄 알았고,

공주대접을 받는 것과 행복

동의어라 믿었던 연애시절이 져버리고,

개똥같은 연애와 그 괴로움까지

몇 번쯤 반복하고 나서야,

저에게는

내가 좋아하는 장점(조건, 내 요구에 대응)을 갖춘 사람보다는

내가 견디기 힘들어하는 단점이 없는 사람

더 중요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장점과 단점을 비교하여

장점을 누리며 단점을 감수하며 사는 것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전 그런 사람이 아니더군요.  

장점이 커도 단점이 존재한다면 만날 수 없는 

종류의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로맨틱하고 경제력있고 예의바른 남자가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라면 장점을 막론하고

만나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었더라구요.

 

많이 부딪치고 깨지고 구르며

나에게 진짜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꼭 생각 보셨으면 합니다.

 

사람들에게 중요해 보이는 가치 말고,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사윗감 조건 말고,

나와 평생을 함께 하는 사람으로서 중요한 나만의 그 가치를요.

 

누구에게나 당연히 선호되는 조건들이라,

나도 그런 조건을 원했었는데,

조금 더 생각해보니

그것이 나에게 진짜로 중요한 가치는 아닐 수도 있다.

뭐 그런 얘기죠..

 

예를 들면, 큰 키, 말끔한 얼굴, 좋은 학벌,

안정적인 직장, 훌륭한 또는 적어도 평범한 가정 등..

있으면 감사할 장점.

혹은 자신을 기준으로 하여 기본” “평범 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절대 받아들이기 최소한의 단점만을 제외 시키고

우선 사람을 바라보시는 걸 권해 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연애할 수 있어요.”

결혼할 수 있어요..”

 

 

 

이런 잘난 척 아니구요,

 

적어도 그 과정을 거쳐야

나에게 정말 중요한 것경제적 안정성인지,

시각적 즐거움인지, 심리적 위로인지가 확실해지더라구요.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저는 그럼 내가 가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지?”

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고,

겸손해지고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저도 철이 들 수 있는 걸까요?

결혼과 결혼식이 다른 것이며,

이제는 제가 결혼이란 것을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고, 늦게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결혼이란 것이 제게 더 이상

해결해야 할 숙제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평생 행복을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면

감사한 일일 것이고,

없더라도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평생 함께 할 누군가에게

나란 사람은 든든한 존재가 될 수 있을까?

편안하고 즐거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를 고민하게 됩니다.

 

얼른 철이 들어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10대에 꿈꿨던 것처럼,

20대에 상상했던 것처럼.

결혼을 하게 된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설레임으로 시작하고

기쁘게 준비할 수는 있기를 기대만은

간직하고 있어요.

 

부디 나이에 떠밀리고 초초해져

어렵게 갖게 된 저의 가치가 무너져 

악수를 두는 일이 없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차라리

외롭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지 언정

싱글로 살게 하시는 신의 자비가 있기를..

 

 

 

 

 

아... 자비로우신 신이시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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