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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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친밥] 그게 바로 접니다

2014.01.19 20:10

앗! 내일이면 출근이네!!

수욜과 일욜은 감친밥 데이

하고 싶습니다. ;ㅁ;

[회람][모집] 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안녕하세요. 저는 꼬꼬마 직장인입니다. 그렇지만 대학졸업 후 한 직종에서만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여 지금은 벌써 경력이 만만치 않은 일꾼이 되었답니다. 오늘은 그간의 일했던 기간 중 저에게 가장 큰 시련을 주셨던 '나쁘다고 하기엔 너무 이상했던 그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치과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원장님이셨습니다.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상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환자를 열심히 케어 하다가 짬이 나서 잠시 앉아서 쉬거나, 물이라도 한잔 마시려고 하면, “지금이 쉬는 시간입니까?” (정해진 쉬는 시간은 없습니다. 쉬는 시간에만 쉬어야 한다면 전 근무시간 내내 1분도 쉬면 안되는 거에요. ㅜㅜ)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쉬시죠?” “쉰 만큼 더 일하고 가세요.” ... 아, 게으름을 피우는 직원들에게 주의 주실 수 있지요 당연히. 하지만 그렇다 하기에도 조금 무리하고 이상했습니다.

 

일하다 보면 사람이 물도 마실 수 있고, 잠깐 앉을 수도 있고, 환자 없을 때 직원들끼리 눈 마주치면 담소 몇 마디 할 수 있는 거 잖아요....? 저희는 매일매일 네이버 카페에 출근시각을 써 올려야했고, 매일 어떤 일을 했는지도 차곡차곡 올리는 것도 해야 했습니다. ㅜㅜ 전 정말 그곳에 가기 전까지는 진료 서포트 잘하고 환자만 잘 케어하면 되는 줄 알고 살았었는데... 여기는 조금.. 이상했어요.

 

퇴근 후 자기계발이라는 명목으로 1개에 한 시간 반쯤 내용이 들어있는 오디오 강연 CD를 일주일에 3개씩 들어오라 하셨습니다.

 

 

다 듣고 아주 상세하고 정확한 줄거리와 소감을 적어와야 했어요.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이 되면 할당된 강연 CD에 대해 어떤 질문이 쏟아질지 모를 일이기도 했구요. 하지만 저희들은 근무시간도 아닌 때에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도 없는 일로 몇 시간씩 강제로 공부하고, 시험보고, 대답하지 못하면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에 심하게 반발을 했습니다.

 

 

 

그리고 할당 CD는 일주일에 하나로 줄어들었어요!!!! ;;

 

평일 점심 시간에도 꾸준히 들어야 했습니다. CD의 내용은... 뭐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지만 '이런걸 내가 왜 듣고 있어야 하지?' 싶은 내용들도 많아서 참 난감했습니다. 

 

강연 CD 외에 저희는 지식채널 e도 보아야 했습니다. 본인은 1년권을 결제해서 보신다며 저희에게도 결제를 강요했고, 그런 동의할 수 없는 일에 사비까지 털고 싶지는 않아서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를 뒤져 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스티브 잡스를 닮아야 한다고 했고아이폰의 혁신에 대해 열광하며 잡스의 전기를 열독하셨습니다삼성제품을 쓰는 직원들을 백안시하셨지요애플을 너무 좋아하셔서 핸드폰은 당연히 아이폰을 쓰셨고멀쩡한 노트북이 있음에도 굳이 맥북에어를 사서 윈도우를 깔아 사용하시던 그분병원 한구석에서 웅크리고 맥북에어를 어루만지시던 그분의 모습이 갑자기 눈에 선하네요.

 

 

우주나 기에 관한 것을 매우 믿으셔서 회의나 세미나 시간에 차크라와 에너지에 관하여 열강을 해주셨고, 영혼과 성경에 대한 말씀도 자주 하셨습니다.

 

 

 

 

.. 이쯤되면 누군지 감이 오시지 않으십니까... 또르르... 저는 그 여자분의 망개팅 사연(바로가기 뿅!! → [황망한소개팅] 너희별로 돌아가라)을 보며 OMG를 외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ㅜㅜ 

 

그곳에서 일하면서 기의 흐름과 우주, 오링테스트 등 ㅜㅜ 자주 보고 들었던 이야기이라서 전 그 여자분의 사연을 읽다가 핸드폰을 떨굴 뻔 했어요. 한눈에 그 분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ㅜㅜ 

 

댓글 중에 어느 분께서 저런 데선 누가 일할까? 불쌍하다...” 하셨던 것이 생각납니다.. 아아.. 그게 바로 저였어요. ... ㅜㅜ

 

 

일에 대한 이야기는 풀어놓자면 끝이 없지만 회식에 대해서만 더 이야기하고 마무리하려 합니다.

 

저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보통 회식은 회사(또는 병원)에서 시켜주는 거라고 알고 살았었습니다. 일도 힘들고 수술도 많이 했던 어느 날. "원장님 회식해요~(=회식시켜 주세요!)" "그럽시다. 더치페이로 하죠." "...???" 물론 그날 회식은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누구도 회식 얘기를 꺼내지 않게 되었구요.

 

그러다 얼마 후, 일이 좀 늦게 끝나서 원장님을 포함하여 직원 몇 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나오지도 않았고, 오늘은 저희가 살게요. 담에 원장님이 사주세요~" 라고 했더니,

 

 

 

원장님은 "제가 왜요? 제 밥값은 여기 있습니다." 하시더니 정말 본인 음식값만 내고 일어나 가셨지요. ...

 

저 지금은 그곳을 나와 다른 곳에서 너무너무 행복하게 일하고 있지만, 병원은 잘되고 있는지, 세미나(!!!)는 잘 되고 있는지 종종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마성의 전직장입니다. ㅎㅎ 사연보고 많이 반가웠어요. ㅋㅋ 참 일할 맛은 안 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곳을 탈출해 열심히 일하며 즐기며 잘 살고 있습니다.

 

그곳에 계신 직원분들께는 일단 파이팅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나쁘다기 보단 좀 이상했던 곳이라 적응만 잘 하신다면 ㅎㅎㅎ 더불어 원장님께도 안부를 전하고 싶네요.... .. 장가는 가셨을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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