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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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친밥] 손잡고 발잡고

2014.02.5 18:26

 

 

 

뜬금없이 출장을 오게 되어 하루종일 영어 듣기평가하는 기분으로 남의 나라말로 회의를 하다가 갑작스레 뇌리를 스치는 한 사람이 있어.... 쉬엄쉬엄 글을 써봅니다. 으힛. 막상 쓰려니 욕이 좀 나오네요. 마음을 가다듬고. 시작. ㅋㅋㅋ. 전 현재 30대 중후반의 애어멈이구요, 오늘 드릴 이야기는 4,5년 전 제가 싱글이던 시절에 있던 일입니다.

 

[]는 원래 다른 계열사의 팀장이었는데 우리 회사 실장(팀장 위)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가 다른팀 팀장이던 시절에 업무관계로 몇 번 마주쳤던 적이 있던 저는, 그를 어색하지 않게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팀원 중 제가 유일하게 그와 안면이 있었던 사이라, 자연스럽게 그리팅을 담당하게 되었고, 농담따먹기도 하고 그랬었죠. 상사의 적응을 돕는 것이 또한 회사의 녹을 먹는 월급쟁이가 할 일이기도 했구요. (작은 회사는 아니였슴다. 저희 회사만 일년에 매출 오천억은 됐어요.)

 

하지만... 얼마안가 이 양반이 저를 좀 과(!!)하게 아낀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그에게 뭔가 업무적인 조언을 구하러 가면, “그럼~ 내가 아무리 바빠도 지연대리(접니다) 부탁은 들어줘야지~” 한다든가, 회의 시간에 누군가 말을 하고 있을 때에도 시선이 느껴져서 돌아보면, 슈렉고양이 눈을 하고 저를 바라보고 있다던가.. 여러모로, 누가 봐도 그가 절 격하게 아낌을 알 수 있었어요. ;;

 

그러던 중. 우리 팀이 워크샵을 가게 되었습니다. 10명도 안 되는 팀원끼리 1박 2일로 근교에 방잡고 먹고 마시고 놀자 하는 워크샵이었지요. 복층 콘도 비슷한 곳에서 묵게 되었는데, 여자 셋이 윗층방, 남자 너댓명이서 아래층을 쓰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쿵짝쿵짝 쿵짝짝 먹고 마시고 놀고 노래하고... 넙죽넙죽 받아마시다 먼저 뻗은 우리팀 막내(=여자)가 자겠다며 윗층 여자방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저도 잠시 후 방으로 올라가 막내 옆에 누웠습니다. 하나 남은 여직원 (은주라고 해두죠. 이 친구는 많이 예뻤어요.)도 곧 따라들어왔구요.

 

막내는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곯아떨어져서는 어느새 벽에 착 달라 붙어자고 있었고, 전 반대쪽 벽(문쪽)에 누워있고 은주씨가 씻고 들어와 로션 등등을 바르고 있었는데, 그가 올라왔습니다. 2층 여자방으로.

 

그러더니, 제 옆에 앉아서 기초 화장품을 바르고 있는 은주씨에게, “이번엔 또 뭘 바르니?”, “넌 그래서 그렇게 이쁘구나.”, “여자들은 힘들겠구나.”, “어쩌고 저쩌고....”를 떠들었지요.

 

민망해진 은주씨는 다시 술을 먹겠다고 내려갔고 그는... 제 옆에 앉아서 (전 누워서;;) 저와 대화를 했습니다. 대화의 내용이 상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술도 좀 마신데다가, 방에 왔다는 안도감에 긴장도 좀 놓았거든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가 싱글이었다면 오락가락 오해했을 법한 고백형(?) 대화와 "네(저요)가 정말 내 조직에서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직장 상사로서의 조언 등등등이 그가 했던 얘기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는 어느새 제 손을 꼬옥 잡고 있었어요.;;; 근데 제가...술을 마니 먹어서 정신도 오락가락. 이 사람이 뭐하고 있는지, 판단도 잘 안되고, 손을 뿌리칠 힘도 없는 그런 그로기 상태였습니다. 어쨌든 그러다 다시 은주씨가 방으로 올라오고 그날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근데.

아 근데.

갑자기 이 사람이 당장 담날부터 제 남친놀이를 하는 겁니다.;;; 뭥미. 이 유부남아;;; 아침마다 저와 회의를 할 게 있다며 불러댔어요. 그리고 회사 1층 카페에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잡아두고는 주말엔 뭘 했냐?”, “만나는 남자는(실존하지 않았지만, 귀찮음을 방지하고자 가공하여 주장했습니다. ;;) 어디가 좋아서 만나는 거냐?”, “그 남자를 나보다 좋아하는 이유는 뭐냐?”, “그럼 난 너한테 몇 순위(내가 너님을 왜 순위에 넣어야 하나요;;)?” 등등등 수다고문에 시달려야 했지요. .. 할 일도 많은데... .

 

술을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집에 가는 것은 싫어하는 사람이었죠. 그가 우리팀 실장으로 온 후 회식이 자주 잡혔어요. 어느날인가 또 회식을 하는데 우리 팀 인원에 그의 이전 소속팀 팀원들이 합석을 하게 되었고, 그날은 함께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를 굳-이 굳-이 본인 옆에 앉혔어요. 그러면서, 전팀원인 여자(=이하 "그녀" / 30대 중후반 싱글)에게 저의 행동을 농담섞어 일러바치더군요. ㅠㅠ “조언을 구한다고 와서는 나를 부려먹는 수준이다.” “나를 너무 편하게 생각한다.” 등등.. 반농담이었지만 전 그녀랑 하나도 안친하고, 모르는 사람들(그 사람의 전팀원)도 많으니 민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일러바침을 듣고 있던 그녀가 그럼~ 지연대리가 부탁하는데 아~~무리 바빠도 해주셨겠죠~” 비꼬며 호응을 하더라구요..?

 

?

?

나 뭐??

내가 뭐라고 저 사람이 바쁜데 날 도와줘??? ;;;;

 

기분 참 별로인 채로 앉아 있는데, 떠오르는 사건이 있었으니...

 

어느 날인가는 그는 심복같은 남직원과 저를 점심시간 30분전에 회의하자며 불러냈습니다. 그런데 택시를 타라더군요.;; 전 메모할 노트며 바리바리 들고 나왔는데.. ;; 그길로 우리는 유명한 맛집을 향해 무려 한강을 건너갔고, 점심을 먹으며 반주까지 걸친 적이 있었던 게 생각났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는 그녀(전 팀원)도 있었습니다. 아 근데말이죠.. 그녀랑 그가 테이블 밑으로 손을 꼭 붙잡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이거시 뭐여??? 내가 잘못 봤나?’ 힐끗힐끗 다시 봤는데 역시나. 둘이 손을 꼬옥. ;;;; 그녀는 싱글. 그는 애아부지... 아 놔 이건 또 뭔가요... 어쨌든그날은 밥 먹고 다시 사무실에 들어가니 오후 4시더군요젠장... 너님이 내 업무 대신 해줄 것도 아니면서요.

 

그렇습니다. 저는 그 불륜남녀의 질투놀이에 조연이 된 것이었습니다. ㅜㅜ 저의 재출연에 언짢아진 그녀가 삐쳐서 비꼬아댔던 것. 

 

다시 막걸리 집으로 돌아와서.

그렇게 제 남친 놀이를 하는 그와 새로운 장난감(=)에 한눈 파는 남친을 비꼬아대는 그녀와 그리고 몇몇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디따 재미없는 술자리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노래방에 가자더군요. 저는 ‘난 노래하는 거 싫은데요... 재미도 없는데요....’ 라고 생각하면서 안쪽에 앉아 있다가 마지막 즈음에 나가는데 그가 제 엉덩이를 만지는게 아니겠슴까???

 

?

 

이건 친 것도 아니고, 스친 것도 아니고. -. 만지겠다는 의도를 듬뿍담아 만진 것이 분명한 손길이었어요. 제가 깜놀해서 실장을 쳐다봤더니 씩- 웃습디다.

 

 

전 당황해서 노래방이고 뭐고 그 길로 집으로. 무섭기도 했고, 너무 당황하기도 했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역시나 아침부터 회의를 하자더군요. 일개 대리나부랭이가 무슨 힘있겠습니까. 결재라이 부르는데 가야죠. 예예. ㅜㅜ 1층 카페로 끌려갔습니다. 어제 왜 일찍 갔냐는 추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내서 말을 했어요. “어제 제 엉덩이에 손을 대신 것 같다. 기분이 불쾌했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고 하는데.

 

오우!!! 이놈시키 하는 말이

 

 

 

 

 

너는 내 여자가 아니냐!!!!?”

 

?

 

난 네가 내 여자라서 만진건데?”

 

응응??

 

ㅎㅎㅎ 안그런 사이인데 만지면 내가 미친놈이지!!!”

 

으응으으으으으으응???

 

 

.. 예상치 못한 리액숀은 무어란 말인가그러면서 하는 말이, “너 워크샵때 나랑 잔 거 기억 안나냐?”, “네가 나랑 잤다는 건 너도 날 좋아한다는 뜻 아니였냐?”

 

으으으응으으으으응ㅇㅇㅇㅇ??????? 

 

아니!! 아무리 취했어도 막내가 옆에서 자는 방에서. 아랫층에 사원들이 득실거리는 와중에 남녀가 유별한 상사와 부하가 함께 자는 게 말이나 되는 얘기입니까? 말이 되는 지는 둘째치고. 그래 네 말이 다 맞다치고! 내가 술을 좀 마셨기로서니, 그런게 어떻게 기억이 안날 수 있냐말입니다. 후하...

 

하지만, 저의 항변을 사뿐히 무시하고 그는 "우리의 동침"을 박박 우겼고, 뭐라고 우겼냐면 나랑 같이 자서 우리는 사귀는 사이인 줄 알았다.”. ㅎㅎㅎㅎㅎㅎ ㅠㅠ 

 

우리는 잤고 > 그러니까 사귀는 사이이고 > 그러니까 엉덩이를 만져도 된다. 뭐 이딴 논리를 정색하고 나에게 설명하면서, 오히려 그런 중요한 날을 기억도 못하고, 엉덩이도 안내주는 저더러 진지하게 서운함을 피력.

 

 

아 미치고 팔짝 뛰겠더라구요. 아 나 이 회사 오래다닐 건데. 세상에. 이런 @#$#@%$이 있나.

 

그렇게 좌우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관계를 정립(나 당신과 아무 사이 아님ㅜㅜ)했고, 다음 날부터 수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마다 부르는 카페 놀이엔 이 핑계, 저 핑계로 안 갔고, 회식도 도망도망다녔어요. , 정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남친놀이는 쉽게 끝나지 않았어요.

 

팀 업무를 나누는데 다들 짝을 지어주면서 저만 혼자 일하라 하더니, 본인이 도와준답디다. ㅠㅠ 그리고 갑자기 업무계획을 세우라는데 저더러는 월요일까지 완성해 오라더군요. 주말에 다 나오라는 얘기였죠물론 주말에 본인도 나오겠다는 소리였고요.

 

전 그와 둘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그 일을 집에서 하겠노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사람들과 회의할 때는 오케이하더니, 진짜로 주말이 되자, 문자에. 전화에. “내가 너희집 앞으로 가서 같이 회의를 하겠다.”했다가, “네가 보고 싶어서 지금 그리로 가야겠다.” 했다가, “다들 사무실에 나왔는데 너만 안나오니 좀 눈치보이지 않냐?”고 압박도 줬다가, 일도 못하게 난리난리 뻐꾹뻐꾹.

 

결국 전 안갔어요. 그리고 꾸역꾸역 혼자 일을 했슴다. , 괜찮았어요, 그 일은 원래 제일이었고, 서포트가 없어도 할만 했으니까요.

 

 

 

회식은 잦게도 돌아왔습니다. 피해다닌다고 피해다녔지만 다 피할 수 없었구요. 그리고 회식 때마다 그녀도 왔습니다. 회식이면 전 그와 멀리 앉으려 노력했고, 그녀는 항상 그 옆에 앉더군요. 누가봐도 그녀의 눈에서는 하트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요. (알고보니 그와 그녀는 동반외근 후 함께 사라지기, 아침 운동 같이 다니기 등을 하는 사이였습니다.)

 

방으로 된 곳에서 회식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그의 옆에 우리 막내(그날 벽에 붙어자던 아가씨)가 앉았어요. 근데, 술을 먹다 말고 그가 갑자기 살포시 막내의 발을 꼬옥 쥐며 발시렵지 않냐고.

 

막내는 식겁.

 

 

뭐 이런 류의 집적거림을 예사로 하는 양반이었고, 이 여자 저 여자 돌아가면서 상대의 의사와 무관하게 여친놀이의 여주인공을 시키고(어쩔땐 조연..) 있었는데 그 중 제가 젤 만만했나 봅니다. 막내는 무슨 얘기를 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기만 하고, 은주씨는 무표정하게 대꾸가 없는데, 전 원래 다른 팀이었을 때부터(그땐 그가 정상인줄 알았어요.) 안면있던 사이였으니, 이 여자 저 여자 골고루 찌르는 동안에도 저는 고정적으로 찔렀어요. ㅠㅠ

 

난 당신 여자친구가 아니다.”, “나 만나는 사람도 있는게 이러지 마시라.” 해봐야, 그냥 항상 빙글빙글 웃으며 넘어가고, 씨알도 안 먹히던 중. 정말 이제는 내가 세뇌당하는 느낌까지  있고, 내가 이러다 진짜 시집못가지 싶어서 정색하고 몇 번을 쳐냈더니.

 

저를 빼고 팀회의를 하기 시작. ㅠㅠ “지연대리 빼고 다 회의실로 모여. 팀회의한다.” 안에서 무슨 얘길 하는지.. ㅠㅠ 길고 긴 회의, 저만 자리에 덩그러니.. 그렇게 몇 주가 흘렀습니다.

 

제가 아웃된 줄 알았어요. ‘팀을 바꿔야 하나? 어떻게 바꾸지?’, ‘퇴사를 해야 하나? 어디로 가지?’고민에 휩싸였습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가 아웃된 건 아니었어요. 이것은 그의 밀땅이었던 겁니다. ㅜㅠ ‘이래도 네가 날 내칠래?’ 다시 찌르기 시작. 아우 정말 미추어 버리겠더군요. 이런 악순환이 없었습니다. 팀원 취급을 받으려면 여친놀이를 당해줘야 하고, 저항하면 왕따.

 

 

ㅠㅠ 제가 정신줄을 놓기 직전

 

이 일이 뜻하지 않게 종료되었습니다.

 

 

 

갑자기 그가 짤린겁니다어느 화요일인가 수요일 저녁에 알 수 없는 곳의 호출로 불려가더니, 금요일까지만 출근한다더군요. (후에 그와 그녀의 불륜을 이유로 짤렸다는 소문이..)

 

홀렐루야!!

 

 

 

그런데 말입니다... 

 

송별회를 한다지 뭡니까? 아하하하하. 그래! 이제 마지막이구나. 송별회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제게 하는 말. ", 감회가 새롭네... 내가 막내를 처음 본 순간.. 정말 친동생 같다고 생각했고, 은주씨 널 보고선 정말로 가슴이 떨렸어. 그리고 지연대리 넌... 내 여자 같았다."

 

 

아 놔.... 우리 팀장은 수습한다고 "그만큼 편하셨다는 얘기지. 아하하하하" 이러고 있고.

 

아 옘병..마지막까지... 그렇게 그는 퇴사를 했고, 그는 한참 후까지 몇 통의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물론. 답장 따위 하지 않았구요. 전화도 걸려왔습니다. 당연히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전 지금도 그의 번호는 지우지를 못해요. 안받아야 하니까요!!!! 혹시나 아직도 길에서 마주칠까봐 무섭습니다. 아아아악!!! 꿈에서도 다시 만나고 싶지 않슴다.

 

, 왜 신고를 안했냐고 하시면, 그 상황에 신고할 용자는 얼마나 될까 싶네요. 계속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는데, 내가 꼭 이기란 법이 없자나요. ㅠㅠ 행동, 소리 다 녹화되는 촬영을 하면 모를까, 녹음만으로는 상황전달도 잘 안되고.. 증거도 모아보려 했으나, 물증이랄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별 방법이 없었어요.;;; 더 현명하게 대처하실 분들도 많겠으나, 적당히 도망다니는 게 그 당시 저의 방법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지금 저는 비교적 평화롭게 밥벌이를 하고 있으며, 혹시라도 그가 새로운 회사에 들어간다며 레퍼런스 콜이 온다면 정말. 제대로. 꼼꼼하게 말해주려는데, 그런 기회가 없어 무척 아수울 뿐이네요. .

 

 

끗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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