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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회사사람

2014.02.6 18:31

늦깍이 수험생, 아직도 성장중인 가방끈

을 갖고 계신 분들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회람][모집] 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안녕하세요. 홀리겠슈님. 저는.. 20대 꼬꼬마 시절의 망한 연애 몇 번약간의 썸.. 그리고 간혹 스치는 남자들을 몇 지나보낸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버린 여성입니다. 제가 이렇게 메일을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오늘 들려드릴 저의 이야기는 망한 연애담도 아니요... 숭하디 숭한 소개팅에 관한 내용도 아닙니다.

 

그저 혼자 좋아하다 혼자 막 내린 흔하디 흔한 짝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나이에 찾아온 짝사랑에 혼자 서러워하며 아무에게도 털어 놓을 수 없는 제 마음을 감친연을 대나무숲 삼아 털어 놓고자 합니다. 그냥 내 마음을 적어 내려 가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하던데... 저에게도 그러한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 사람은 회사 동료였습니다.

제가 본사에서 근무를 하다

지점 발령을 받아 근무하게 되면서

처음 만나게 되었어요.

 

그 사람이 저를 관리해야 하는 포지션이었기에

인사를 나눈 후 짧게,

사는 곳, 하던 업무 등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자마자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는 그런 느낌.

 

 

 

그 전엔 그런 느낌을 준 사람 없었는데..

 

암튼 일적으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그 사람 업무가 어떤지도 알게 되고.

전 원래 내 일만 잘하면 된다는 주의였는데..

나도 모르게 그 사람 일 도와 주고 있고...

 

그러면서 그 사람이 날 한번 더 봐주길 바라게 되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3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저는 다시 본사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옮기기 전.

일 도와준 핑계로 전 그에게 밥을 사라 했습니다.

 

사겠다고 하더군요.

물론 대번에 오케이한 건 아니구...

제가 몇 번 징징대긴 했었어요.

 

그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젠틀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그렇지만. 거기까지.

상냥했지만 자신만의 영역이 분명하고,

그 선은 확실히 지키는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 저녁식사 이후

저는 과감해졌고,

그 사람에게 영화 보러 가자, 전시회 보러가자.

메세지를 보냈어요.

 

답장은 잘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절대 같이 가겠다고는 하지 않았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내자.’

는 주의를 가진 사람이었기에.

저와도 최대한 어색해지지 않을 선에서

징징거림도 잘 받아준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미안합니다.

많이 곤란했을텐데.

 

그렇게 사내 메신저와 카톡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중.

그 사람이 다쳐서 회사에 한달 정도 못나오게 됐어요.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물론..

다른 사람을 통해 전해 들은 소식이었습니다.

그죠..

저는 그에게 그냥 회사사람일 뿐

자신의 소식을 업데이트 하고 그런사이는 아니니까요...

 

암튼 저는 그 한달 동안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그에게 카톡을 했습니다.

가끔 기프티콘도 보내주었구요.

 

한결같이 내가 연락하면 잘 받아주고,

읽고선 대답을 안한 적도 없었는데.

그게 그 사람으로선 직장동료에 대한 배려를 한 것 일텐데...

 

저는 점점 만족이 안되더라구요.

 

그 사람이 내 마음을 받아줬으면 좋겠고,

날 좋아해줬으면 좋겠고..

 

한번은 일로 물어 볼 게 있어서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이 제가 다시 근무하게 된 본사에

들를 일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럼 나 보고 가라고 청했고,

그는 정말 본사에 왔다 가면서 저한테 왔어요.

 

저는 또 좋아서 콩닥콩닥.

그러면서 또 욕심은 커지고.

마음이 더 커지기 전에 접자 다짐을 했고,

그러면서도 하루에 몇 번씩 널을 뛰고 있었죠..

 

그렇게 며칠 후

이번엔 제가 그 사람이 있는 지점으로 갈 업무가 생겼습니다.

 

사실 가기 전에,

맘 접자.

이 사람은 그냥 예의상 받아 주고 있는 것일 뿐이야.

접어야 해!!

이렇게 다짐했었어요.

 

그런데..

그날 따라 이 사람이 저한테

너무 친근하게 스킨십을 하는 거예요.

제가 일할 책상이 정리가 안되어 있길래

어디서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며 서 있었더니,

어깨를 손으로 감싸면서 자기 의자에 앉히더라구요.

본인 자리에서 일하라고..

제 다짐은 또 그 순간 와르르 무너져 내리고.

 

다친 것이 완전히 치료가 된 상태가 아니어서

그의 움직임이 불편했는데,

지나가면서 내가 서 있으면

저를 짚고 지나간다거나,

제 어깨를 주물러주기도 했어요.

 

아무 의미 없는 행동 이었겠지요.

 

하지만 전 또 바보같이 의미 부여하고...

또 다시 설레고...

 

짝사랑을 하면 상대방의 모든 말과 행동이 암호라더니.

딱 제가 그랬네요.

 

별 얘기도, 별 행동도 아닌 것을 확대해석하고.

점점 제 마음이 커져 가는 것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끝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백을 했습니다.

전화로요......

 

주말에 갑자기 만나자고 했으니..

나오기 싫었겠지.

그래서 그냥 어차피 약속 잡기도 어려울 것 같고,

제 마음 상태가 빨리 정리되었으면 하는 조급함에

전화로 얘기해 버린 겁니다.

 

내가 많이 좋아하고 있다.”

 

그냥 내 마음이 이렇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어떤 긍정의 말이나 대답을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정도는

얘기해줬으면 좋겠다.”

 

대답을 한참 뜸들인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

확실한 거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며칠을 앓아 누웠습니다.

그에게 고백한 그날 저녁.

심하게 체하고 몸살이 와서 회사에 출근을 못했지요.

 

그랬더니 그가 괜찮냐고 메시지를 보내오더라구요.

그걸 보고는 한참을 울었습니다.

 

관심끄고 냉정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그 사람이 무관심하면 더 속상할 거 라는 걸 알면서도

신경써주는 그 사람이 괜히 밉더라구요.

 

다음날 출근해서

메신저로 대화 중에 괜찮냐고 또 걱정해주고.

기쁘면서도 괴로운 그런 순간이 반됐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그가 좋으면서도 미웠구요.

 

그래

어차피 앞으로 같이 일할 것도 없으니까.

이렇게 거절당했으니 이제 그만하자.’

하고는 눈물 몇 방울도 떨구었습니다.

 

 

그런데요..

이 놈의 회사...

저를 다시 그 사람이 있는 지점으로

보내 버린 것이 아닙니까.

같은 층에서 직접적으로 같이 일하는 건 아니었지만,

여전히 오가며 볼 일은 많았습니다.

 

막상 그 사람 얼굴을 직접 마주대하니

표정이 굳고 머리 속이 하얘졌어요.

그 사람도 내가 굳어있는 모습을 보고는

자기도 어색했는지 별 말이 없어지고..

 

서로 어색하게 말 한마디 안하고,

인사도 제대로 안한 채로 1, 2가 흘렀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 마음에 제가 먼저 그 사람에게

편하게 얘기하기 시작했어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처럼 웃고 농담하고 그랬지요.

여전히 마음은 아픈데요.

그렇게 저는 감정을 숨긴 채

겉으로는 사이좋은 직장동료로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갑자기 이직을 결정하게 됐어요.

그 사람 때문은 아니었구요.

이래저래 더 좋은 조건의 회사로 옮길 기회가 왔거든요.

이직을 결정하고 그에게 말했습니다.

 

나 이직한다.

남아야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그 중 조금은 당신도 있었다..”

 

그 사람은 그저,

고민이 많았겠네...” 하더군요.

 

그렇게 이직을 결정하고 나니

그 사람이 처음으로 먼저

시간 잡아서 밥 한번 먹자.”

했습니다.

사내 메신저로 먼저 말도 걸더라구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고 싶은 거구나.’

어쩐지 씁쓸한 마음.

 

그리고 그와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가게 되었어요.

 

그날 그에게 가볍지만 뭔가 선물 같은 것

해주고 싶었습니다.

예전에 날씨 추운데

발목양말 신고 있던 것이 생각나서

따뜻해 보이는 양말세트 하나 사서 건넸습니다.

 

"이제 따뜻하게 신고 다니라" 고 하며 줬어요.

 

당신이 나랑 어색하게 지내기 싫어서

나를 예전처럼 대했겠지만...

난 그게 더 마음이 아팠다.”

라고 말을 했습니다.

 

나도 사람인데 아무렇지도 않았던 건 아니었다.”

그가 대답하더군요.

 

그리곤 그제서야...

난 같은 회사 사람이랑 안 만나.

그게 나만의 기준이야.”

 

왜 진작 그런 얘기 안 해줬냐?”

물으니,

 

지금 얘기하고 있잖아..”

 

어찌나 야속한지

지금이라도 말해줘서 고맙다.

진작 말해줬으면

맘 정리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됐을텐데...

좀 그렇다.”

고 얘기했어요.

 

이직 결정하는데 당신 때문에 좀 힘들었다.

앞으로 못 볼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다.”

 

좋게 좋게 유지하고자 하는

자신의 인간관계의 테두리 안에 저도 넣어두는 사람.

자신을 짝사랑하는 상대를요.

 

그리고 며칠 후.

친했던 여사원과 저녁을 먹으며 이직얘기를 했더니

갑자기 그 사람에게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전 그 여직원 옆에서

내가 옆에서 오라고 한 걸로 그 사람이 오해하는 건 아닌지

당황하며 있었구요...

 

그 사람은 일도 많고 피곤해서 못 오겠다 했습니다.

차라리 다행이라 여기며

그 여사원이랑 둘이 술 마시고 있었는데.....

 

그 사람이.. 결국 왔어요..

그리고 함께 술을 마셨더랬지요.

 

둘이 술 마시며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내 마음은 계속 아프고.

 

그 사람의 아무 의미없는 이야기와 행동

마음이 움직거리고, 정신이 들면 또 슬퍼지고.

퇴사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 사람한테 인사안하고 나왔어요.

보면 눈물을 쏟을 것 같아서요.

 

그랬더니 메시지가 왔네요.

인사도 안하고 가는 게 어디 있냐.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내다

어두워져서야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적어 놓고 보니..

이렇다 할 사건도 없는...

별 것아닌 일들뿐이었네요.

 

몸이 멀어지면 맘도 멀어진다 하니

이제 그 사람 볼 일 없어졌으니

이 맘도 곧 옅어지겠지요.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흔한 짝사랑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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