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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호러특급 공포체험 소개팅

2011.04.12 22:01

얼마 전 어찌하다 감자님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몹시 애독하고 있는 자매입니다.
 
대략 작년부터 마음이 급해, 

다수의 소개팅을 연달아 쭉쭉 뽑아대며,

친구들에게 소개팅머신이라 불리우곤 했지만

뜨악할만한 몇 번의 사건들로 인하여,

지금은 남자들과의 접촉을 일절 끊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제보를 위해

이 좋은 토요일 밤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네요.

하... 내 인생. 


 

때는 작년 가을쯤입니다.

알음 알음으로 건너아는 사람으로부터 소개팅을 받게 됩니다.

한참 소개팅머신으로 살고 있을 때라,

두말없이 OK하고 연락처를 건네주었습니다.





그 날 밤, 전화가 모르는 번호로 걸려옵니다.

이미 눈치 챈 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받았습니다.

'흐음... 목소리가 나쁘지 않은데?'

일단 첫 느낌은 OK.





근데 말도 많네요...

우리 과년처자들은 첫 통화 시 어색함을 깨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하는 건지,

아님 원래 말 많은 인간인지

조금만 이야기 해 보면 알잖아요?

이 남자는 망설임없이 후자였어요.

점점 묻지도 않는 말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합니다. 




 

주변에서 자신을 소개팅 시켜 주려고 성화다.

내 키가 180이 넘는다. (루저가 아니라 막 자랑스러우셨thㅔ요? ^^)

가수를 준비하는 중인데 작년에는 디지털 싱글도 냈었다. 




예명이 뭔지 이야기 해줬는데,

제 기억세포는 그 인간에 대한 그런 세부적인 내용은 듣는 순간!

제명을 시켰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여튼 끊임없이 블라블라 거리길래 제가 물었죠.



"본인이 정말 괜찮은 남자라고 생각하세요?"



자신있게... "그렇다"합니다. 허허허.





'자존감이 높은건 좋은거다.

정말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니까 저렇게 평가 하는 거다...'


라고 내 자신을 속이며 저는 그렇게 약속을 잡게 됩니다.





전 집이 서울이고,

그 남자의 회사도 강남쪽이라

강남에서 보기로 했었죠.

그리고 장소는 자기는 어두운 곳이 좋답니다...





저도 소개팅 첫날.

대낮에 너무 밝은 커피숍에서 만나,

지극히 이성적 상태에서

현실적인 피부 상태를 마주보는 그 씁쓸한 느낌을 좋아하지 않기에,

알겠다고 했습니다.





약속을 잡으면서 하는 말.




자기는 만나서 마음에 들면 그 날 바로 사귈수도 있답니다.

내가 느낌이 괜찮아서 만난 날 사귀자고 할지도 모른답니다.




(을 듣는 순간 때려쳤어야 했어. 샹.)



 

전화를 끊고나니 문자가 하나 오네요.

자기 사진을 보내줄테니 보고,

내 사진도 보내고 싶으면 보내랍니다.






헐.






아쥬 아쥬 아쥬 아쥬 작은 사진이 오네요.

그것도 화질이 상당히 나쁜.





2010년도에 사진이 이렇게 찍히는 휴대폰이 아직도 존재 한다는 말인가?






구린 화질 속의 그는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전 이때 알았어야 했죠. 왜 이 사람이 저화질을 고집했는지.

(슈드 해브 피피 돋네. ㅋㅋㅋ)



 

약속 당일.

저는 친구와 잠시 접선했다 일찍 헤어지고,

소개팅 장소인 강남으로 가려고 출발하려던 차에

그 남자에게 전화가 옵니다.





집안에 일이 생겨 집에 갔다 다시 나와야한다네요.

강남에서 집까지, 또 집에서 강남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게 뻔했죠.

(게다가 운전을 하겠다는데..)

나보고 약속 시간을 늦추자 합디다.

한 3시간을 늦추잡디다?

빨리도 말하는군요...





-_-





이때 그냥 접고 집에 왔어야 했어요.




기껏 쳐발르고 뻗쳐입고, 꾸민게 아까워,

또, 이렇게 주말을 날리는게 아까워, 샹.

그냥 보겠다고 대답했지 뭡니까.

게다가 그리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시니

얼마나 잘나셨는지 한 번 뵙고 싶기도 했었죠.

(감자 : 몹쓸 호기심...혹시..내 바이오..봤어..?) 





그런데 그 남자가 자기집 근처인 금정쪽으로 오는건 어떠냐고 합니다.

'아놔... 이 새키.. 가지가지 하는구나. '


싫다고 했는데,

계속계속 그렇게 해주면 안되냐고 합니다.

차로 역까지는 데리러와 주겠다며.




그래서 싫다고 했습니다.

"처음 보는 남자의 차는 타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계속 부탁을 하길래 이미 만나기로 했으니,

에효. 그냥 좀 더 양보하기로 하고,

전 지하철을 타고 생전 처음 금정이란 역에서 내립니다.





금요일 저녁 1호선... 죽음이더군요.

낯선 길이라 버스를 타기도 뭐해서 선택했던건데.

여기서부터 온 몸의 짜증 세포가 솟구치기 시작했어요.

전화 통화까진 참았는데.




후.... 후...



어쨌든 전 내렸고 출구를 찾아 나갔습니다.

내려서 전화를 하니 차를 반대편에 대놓고 있대서

(자기 동넨데 차 좀 맞춰 대놓지-_-)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저~~ 멀리 차 옆에 서 있는 큰 남자를 보게 됩니다.





밤이었기에 저는 실루엣만보고 나쁘지 않다 여겼어요.

그리고 가까이로 갑니다.

가로등의 옅은 불빛 아래서

그 남자와 일단
아주 살짝 대면하게 됩니다.






두둥!




저의 첫 느낌은...

외모로 사람 평가하면 안되는거 알지만,


정말 경악할 정도로 좋지 않은 피부 때문에 의지와 관계없이 몹시 놀라버렸어요.





놀라는건 의지로 되는거 아니자나요?

그런거자나요..?

누가 싫대요?

조금 놀랐자나요.

그 정도의 상태는 처음봐서 신기할 정도였다구요!





이제야 왜 이 남자가 굳이 어두운 장소를 선호하는지 너무나도 이해가 가더군요.

하지만, 사람 껍데기만 보고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요?

그리고 전 그 남자의 차를 타게 됩니다.





장소를 이동하는데 왼쪽을 거의 보지 않았던 것 같아요.

놀란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좀 힘들었거든요...

역시나 말이 많네요.

도착할 때까지 블라블라 어쩌고저쩌고.

'너이새키 말이 증말 많으시구나!!'




^^




그리고...

그냥 주차장에 주차하면 될 것을.

얼마나 오래 있겠다고. 에효.

주차비 내기 싫다면서 가려던 장소에서 두 블럭 정도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합니다.





..!..-_-..!..





정말 아~~~~무 차도 없는 넓~~~은 길가에 주차를 했는데,

열심히 주차를 했는데!

내려보니 차가 대각선으로 세워져있네요오.


 

그리고 어찌하여 20대 초반이 바글거리는

금정의 어느 어둡고 시끌벅적한 동네 술집에 안착!

 

드디어 그 남자의 얼굴을 제대로 대면하게 됩니다.

두둥.
 


 
제가 선호하는 유형과는 정 반대였으나.
 

뭐... 이목구비의 배치상태는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짜증에 받친 전,

제 정신으론 말을 이어가기 힘들 것 같아 술을 먹기 시작합니다.

근데 이 남자, 주량이 맥주 한 잔이라네요.



^^


이 남자는 맥주 한 잔을 따라놓고 증발을 시키고 있는겁니다.

 

그래도, 뭐 어쩔수 없져. 못 마실 수도 있는거니..





그 남자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말을 많이 하기 시작합니다.

제가 마음에 든다. 어쩐다. 계속 하면서...

또!!  가수 준비 한다는 이야길 하네요.

지금은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나중엔 가수 할거라면서 (-_-),

그러면서....





노래방에 가자네요...

노래방? 만난지 1시간도 안됐는데?

지금 보컬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면서...

누가 물어봤냐고. 악!

그 남자는 자신의 매력발산 기회를 갖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놔.

 
 

그래서 어찌하여 저는 끌려가게 됩니다.

평소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분과 대화하느니

그냥 모니터나 바라보면서 노래하는게 낫다고 생각했기에...





ㄱ자 모양의 소파 오른쪽 끄트머리에 제가 앉고,

그 남자는 가운데 앉았어요.

그리곤 노래를 시작합니다.

뭐 노래는 괜찮게 하더라구요.

그치만 가수 할 정도로 소름끼치게 잘하지도 않았어요 -_-.





게다가 전 담백하게 노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보컬 트레이닝의 결과인지 현란하고 섬세한 바이브레이션을 뽐내셨어요.




듣는 이의 내장 융털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중간 중간 저도 한 곡씩 부르는데..

자꾸 제 옆으로 다가오네요.



alt







아놔. 오지마thㅔ요!!!!!!!!!!!!!!!!!!






노래 부르는 중간에 계속 슬금슬금 다가와서,

노래 끊고 정색하기도 뭐해서.

저는 점점 그 남자 반대편으로 꿈틀꿈틀 엉덩이를 일케일케 움직이면서

자리를 조금씩 옮겼죠.

나중엔 거의 엉덩이만 살짝 걸치는 정도가 되었어요.

쌍늠...





^^





어느새 그 인간은 제 옆에 뽀짝 붙어 앉게 됩니다.

그러지 말라는데도 그러네요.

하... 여기서 박차고 나가버릴까 하다가

소개시켜 준 분들과 택시비를 생각하며 참기로 합니다.





아, 근데 이제 손잡고 볼에 뽀뽀까지 하네요??????????????????????

진짜 울 뻔 했어요. 


엉엉엉


 

그러고는 대강 마무리하고 밖으로 나왔어요.

전 이미 짜증으로 이성을 잃은 상태.

시간을 보니 지하철은 막 끊겼고...

아오...



-_-




전 택시를 타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이 남자는 굳이 굳이 절 데려다 주겠다면서

한참을 길에서 실갱이를 벌였어요.

어쩔 수 없이 또 전 그 차에 타게 됩니다.





집으로 오는 길이 어찌나 멀던지..

자꾸 제 손을 잡고,

오늘부터 사귀자
고 하고...

하.. 전 대놓고 싫다했다가, 이 차안에서 무슨짓을 당할지 모를 두려움

일단은 진정을 시키고자.

아직은 너무 이르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요.


(감자 : 인질협상하심묘?)



당연히 저는 집이 아닌 다른 곳을 그 남자에게 집 부근이라 거짓말을 했고,

그 쪽에 다다를 무렵.

그는,

어느 으슥한 골목에 차를 세우더니 잠깐만 이야기를 하자네요.


 

악!!!!!!!!!!!!!!!!!!!!!!!! 내가 생각하는 그런거 해지마!!!!!!!!!!!!!!!!!!!!!!





자꾸 손을 끈적하게 잡으면서

좀 만 이야기 하다 가자, 어쩌자 저쩌자 그러네요.




전 말도 안되게 집에서 부모님께 계속 전화가 온다고 뻥을 쳤어요.

하지만 사실은 휴대폰에 부재중 0통일 뿐이고..




제가 계속 내린다 그러니까 한 번만 안아주고 가라네요?

그 쪽이 자꾸 그러면 난 앞으로 그 쪽을 볼 일이 없을거다.

내가 마음에 들면 이러면 안되지 않느냐..

서로 곤란하게 그러지 말자...


설득해도 이 새키는 도무지 포기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10분 15분 이렇게 시간이 지나자..


본격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밤인데!!!

차 안에서!!!!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는데 절 어떻게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놔!

좋게 좋게 애 타이르듯 타이르며,

알았다고..

안아줄테니 가라고! 하고 안아주는데,






제 볼에 뽀뽀를 빡!!!!!!!!!!!!!!!!!!!!!!

입술에 하려고 힘을 빡!!!!!!!!!!!!!!!!!!




하... 젖먹던 힘을 다해 밀쳐 내고 내리려고 하는데

절 붙잡더니 횡단보도 앞에 세워준답니다.

힘은 어찌나 센지...

그리곤 골목을 나가 횡단보도 앞에 세워줬어요.

전 바로 내렸고 그 남자는 보조석 창문을 내리고

또 보자고 이야길 하며 우회전을 하는데...




차 바퀴가 보도블럭으로 빡!!!!!!!!!!!!!!
올라왔어요...

운전을 참 드릅게 못하드라구요..



^^


마지막까지 깨던 그 인간.


 

전 바로 횡단보도를 건너서 다가오는 택시에 다급히 타올랐지요.

그러고는 추격전을 찍는 영화 배우처럼

계속 뒷 창문으로 그 남자 차가 혹시라도 따라오나

긴장타고 경계하면서 집으로 돌아갔어요.





택시를 타자 마자 전화가 오더군요.

당근 받지 않았어요.

집에 갈 때까지 수십통의 전화와 문자크리...

집 문 앞에서도 고개를 좌우로 휙휙 돌리면서 그 남자의 존재 여부를 파악했지요.



마지막엔 정말 무서웠거든요.

 

 

결국 그 후로 몇 번의 전화, 오그라드는 문자는 지속되었어요.

그러나 단 한 번도 받지 않았지요.

그렇게 그 분과의 인연은 끝을 맺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소름이 끼치는...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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