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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여자친구의 직장상사

2014.06.5 11:59

안녕하세요.. 저는 먹을만큼 먹은, 30대 중반의 과년한 여인네입니다! 감친연 계속 눈팅만 하다가 남의 고민만 읽을게 아니라 코앞에 닥친 내 고민도 좀 해결을 봐야겠다!!!’ 싶은 마음에 제보를 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꾸벅 (.)(_ _)

 

저는 이 나이 먹도록 부끄럽게도

모태쏠로에 가까운 여자입니다.

아주 객관적으로 자신을 표현하자면

쌍꺼풀 없는 눈튀어 나온 광대를 가진

깐깐해 보이는 인상을 가진 여자지요.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보통몸에 평균키.

평범한 듯 매력없는 여자이며,

작은 회사에서 몇 년 째 밋밋한 일을 하고 있는 노처녀입니다.

 

저는 지금 주제파악을 못하고

숭악한 짝사랑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부디 쓴소리를 던져주세요. ㅠㅠ

 

그래도 한창 어릴 때는

밥 한번 먹자고 물어보던 남자들이

쬐끔은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한테 푹 빠져서 들이대는 건 아니었을 것이고

그냥 찔러나 볼까 하는 마음으로 다가와 준 남자들이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고마울 지경이네요. ㅠㅡㅠ)

저는 굳건히 철벽방어를 했습니다.

 

요즘에는 나이까지 먹어버리고

여초직장에 몇 년째 다니다 보니

남자구경도 못하고 살고 있는 형편이구요.

 

하지만....

제가 정녕 연애고자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이 나이 먹고도

띠동갑이 넘게 어린 미소년 아이돌 덕질(!!)을 일삼는

여인네이기 때문이죠. ㅠㅠㅠㅠ

저의 남자 보는 기준은 너무나 "아이돌 외모" 지향적입니다.

 

1. 곱상한 얼굴

2. 큰 키에 마른 몸매

3. 웃을 때가 귀여운

 

이 세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아이돌 같은 남자에게 설레입니다.

 

전 대학생 때부터도 그랬어요.

그리고 당연하게도 위의 조건에 부합하는

잘 생기고 키 큰 웃을 때 귀여운

매력쟁이 남자들에게는 하나같이!!!

인형같이 예쁜 여자친구들이 있었죠. 

 

아이돌 같이 생긴 남자들은 항상 인기가 좋았고

저처럼 매력없는 광대녀는 존재하는 줄도 몰랐고,

그리하여 저는

이상형의 남자들과는

단 한번의 교류조차 해보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남자답게 듬직한 스타일이나

사람 좋아보이는 남자들은..

제게는 아무런 매력이 없어요.

 

저는 제 취향아닌 남자라면 아무리 벽에 밀치고

기습키스를 하더라도 심박수가 일정할...

그런 여자입니다.

 

그리고 과년한 노처녀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에도

저의 취향은 한결같습니다.

 

저의 연로해짐에 따라

친구들의 SNS는 육아일기로 도배되고 있고

너도나도 신랑과의 단란한 모습들을 올리고들 있지만,

여전히 혼자

띠동갑 남자 아이돌 사진이나 구경하고 있는 제 현실에

문득!! 아주 문득!! 비참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부럽지는 않습니다.

 

 

 

 

친구들 신랑 얼굴들을 보면 하나도 안부러워요. ;ㅁ;

'저런 남자들 뭐가 좋다고 껴안고 산담...'

이라고 생각이 들죠.. (..)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같은 매력없는 노땅 여인이

감히 할 생각은 아닌 것 같아!’

양심의 외침이 시끄러워 그냥 sns를 꺼버리고 맙니다.

 

집에서 밥한 술 뜨면

반찬으로 시집가라는 잔소리를 얹어주시는

부모님 등쌀에 못 이겨,

결국 저는 한달 전에 소개팅을 나갔습니다.

 

상대는 3살 연상의 그냥 사람 좋아보이는

땅딸막한 스머프닮은 남자였어요.

안정된 직장 가졌으며 일하느라 바빠서

여자만날 새가 없었다던 스머프남은

이 과년한 광대녀가 그래도 괜찮았나 봅니다.

 

다음에도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저의 한결 같은 취향 덕에 

설레는 마음은 하나도 안생겼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자꾸 잔소리 하시니 나갔습니다.

 

데이트가 이렇게 재미없는 건지 몰랐네요.

 

저는 아이돌 덕질 하느라

최신가요 최신 트렌드 그나마 민감한 편인데,

그 분은 이효리 이후로는 아는 것도 없으고

자기 군대 얘기, 골프 얘기나 하고

정말 지루한 농담 따먹기만 하는...

너무나도 영감님 같은 분이었습니다.

 

진도도 하나도 안 나가고 그냥 꾸역꾸역

시간만 떼우는 만남을 두세 차례 하던 즈음의 어느날.

 

제가 야근을 하면서 이 모든 일은 시작되었습니다.

 

 

그 날은 제 밑에서 일하는

20대 초반의 신입사원 여자아이와 야근을 했어요.

그런데 야근이 끝난 시각.

신입녀의 남자친구

사무실로 그녀를 데리러 오면서

저의 숭악한 마음이 피어나고만 것입니다. ㅠㅠ

 

사무실에 신입녀의 남친을 귤남이라고 부르겠어요.

귤남은 185cm는 족히 되어보이는 훤칠한 기럭지

마른 몸매, 길쭉한 팔다리를 소유하신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물론 처음보고 '우왕!!! 개 멋지다!!' 맘속으로 환호!!했지만

어차피 다른 여자의 남자

저보다 적어도 12살은 어려보이는 남자니까

현실적으로 뭐가 생길 [껀덕지는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었습니다.

 

근데 그 남자아이가 제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서

귤을 까먹으며 폰게임을 하는데 

그애가 엄청나게 의식되는 거에요.

 

진짜 어쩜 피부는 저렇게 매끈하고

손목 발목은 왜 이렇게 내 맘에 쏙! 들게 가늘고,

턱선은 또 어쩜 저렇게 날카로운지...

 

그렇게 온갖 신경이 귤남이에게로 꽂혀있는데

제 책상위에 웬 이 하나 있데요....?

물었습니다.

 

이거 귤남씨 꺼 아니에요?”

 

(나를 쳐다도 안보면서 눈은 핸드폰 게임에 고정)

. 드시라구요.“

 

 

와아아악 ㅠㅠ

시크하면서 따뜻한 말투!!

그 순간 머리가 아찔해지면서 전 반해버리고 말았어요.

 

진짜 그 까먹는데

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무.. 물론.. 여자친구 상사에게 잘해주는

예의 같은 것이었겠지만서도..

저는 무지하게 설렜습니다.

 

그날 신입녀에게는

늦었으니 너랑 귤남이 둘 다 집까지 차로 태워줄께.”

고 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귤남이랑 조금이라도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귤남이는 말수는 적은데

한번 한번 말을 할때마다 시크하고 귀엽고

유머감각이 가득찬 말을 했습니다.

 

진짜 내가 10살만 어렸어도

인생을 걸고 대시해 보고 싶은 그런 남자였어요.

 

"실장님 태워주셔서 고마워요.

밤길 조심해서 가세요."

상투적인 그의 말과 목소리가

제 머릿 속을 하루종일 떠다닐 정도로

저는 귤남이에게 푹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신입녀의 페이스북을 들락날락거리며

귤날이의 사진을 몰래 몰래 염탐하고 있어요.

귤남이의 나이, 출신지,

학교며 생일까지 다 외워버릴 정도로

그는 제게 새로운 "아이돌"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

신입녀와의 야근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날 야근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혹시나 귤남이가 또 신입녀를 데리러 오지 않을까..?’

기대로 저는 그날 화장도 예쁘게 하고

머리도 푼 채로 야근 준비를 했어요.

 

스머프남을 만날 때는

렌즈끼기도 귀찮아 안경을 끼고 나갔었는데 말이죠.

 

야근이 마무리 되었고

기대했던 대로 귤남이가 신입녀를 데리러 왔습니다.

이번에는 커피까지 여러개 사와서 저도 한잔 주더군요.

 

엄청나게 기쁘고 설레고

가슴이 터질 것 같아고맙다는 말도 이상하게 했어요.

 

 

귤남이제가 그러든 말든

신입녀의 마무리를 기다리는 동안

시크하게 폰게임에 집중하고 있었구요.

 

저는 그날도 둘을 제 차로 집에 데려다 주었고

다음날로 잡혀있던 스머프남과의 약속은 취소했습니다.

더이상 만나기 싫었거든요.

전 이제 오직 귤남이에게 꽂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물론 귤남이는 그 이후

야근할 때가 아닌데도 가끔 신입녀를 데리러 오며

제 가슴을 설레게 했죠.

이제 저를 실장님이 아닌

"누나"라고 부를만큼 가까워졌지만

그렇다고 절 여자로 보는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저한테 말을 걸어줄 때면

귤남이시크하고도 다정하구요,

웃어줄 때는 그의 미소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에 빠질만큼 예쁘게 웃어줍니다..

정말,

좋아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귤남이 미소 한방이면

뿅 가버리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혹시라도 내가 신입녀와 다른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줘서

귤남이 나를 좋아해 주지는 않을까?’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그를 마주합니다.

 

안될 걸 알면서도

자꾸 포기하지 못하고 

환상을 좇아가는 제가 너무 싫어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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