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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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친밥][짧] 너무 '아픈' 밥벌이는 밥벌이가 아닌가요 (급)

2014.07.23 00:35

 

 

안녕하세요? 감친연을 2년 가까이 매일 염탐(?)하고 있는 30대 초반 자매예요. 지금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기가 막혀서 이렇게 급하게 메일을 보내요. 여러분들의 의견이 꼭!!! 긴급히!!! 필요합니다.

 

저는 1여 년 전까지 금융권 대기업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을 했었어요.

 

정규직에 비해 차별도 있었고 임금도 낮았지만.. 그래도 좋았어요. 요새는 취업도 어렵다는데, 대기업이라 그런지 복지도 괜찮았고, 간단한 사무업무 보면서 돈 버는 게 어디 보통 축복인가요? 그리고 솔직히 큰 회사라는 타이틀도 좋고 해서 5년 정도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 모든 금융권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요, 적어도 제가 본 금융권은 이러하였어요. 이런 저런 잡음과 각종 은폐, 부당함, 비합리들.. 이것들의 집합체요. 제가 일하던 당시 저희 회사는 금융감독원의 대대적인 감사를 앞두고 있었고 그걸 대비하느라 사업비, 접대비를 조작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이런 '뒤치다꺼리'에 대해 '높으신 분'들은 '나 몰라라~'하셨고, 실무자들만 개인적인 불이익까지 감수해가며 일을 했어요. 저는 견디다 견디다,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만뒀어요. 정말 역겹고 화나고 죄스럽더라고요.

 

이렇게 안 좋게 회사를 그만두고 좀 쉬다가,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일을 준비했어요!

 

 

 

 

그 일은 바로.. 제빵입니다 ♡ㅅ♡

 

저는 학원에서 몇 개월 공부를 한 뒤 제빵자격증을 땄고 제과점에 들어갔어요. 이곳은 개인 제과점 치고는 조금 규모가 있는 곳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ㅜㅜ 노동 강도가 세다는 거예요. 하루 12~13시간씩 미친 사람처럼 일하고 쉬는 시간이 없어요^^ 적다는 게 아니에요, ..^^

 

 

무겁고, 뜨거운 것을 견디는 건 기본이고 찢어지고 베이고.. 많은 일들이 그러하듯이 겉모습은 화려했지만 속은 달랐어요.

 

이전 회사에서는 주5, 9시 출근, 6시 퇴근이었는데

여긴 7시 출근, 9시 퇴근에 전 회사 월급 반토막..

 

그나마 월 6회의 휴무를 주는데 이것마저 들쭉날쭉해요. 어떤 달은 17일 동안 휴무도 없이 일한 적도 있어요. 후후.. 7일 아니고 17일이요^^ 오너셰프의 말이 법인... 그러한 분위기예요.

 

하지만 저도 과년한 처자예요. 벌어먹고 사는 거, 우습게 본 거 아니에요. 이직 후의 시련을 전혀 예상치 못한 것도 아니고요. 보람도, 재미도, 사명감도 있고 하니 버티고 견뎌야지 생각은 해보아요.

 

하지만 최근에 좀 쇼킹한 일이 있었어요!!

 

 

빵공장에 원래 CCTV1대 있었거든요. 그거 하나만으로도 공장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충분히 볼 수 있었어요. 공장이 50평이 채 안 돼서요. 충분해요. 그런데 최근에 사장님이 말도 없이 6대를 추가하셨어요. 지금 총 7대의 CCTV가 저희를 감시하고 있어요. 무슨 무서운 동물의 눈처럼 그것들이! 직원들을 내려다보아요.

 

더 충격적인 건.. CCTV가 사장님 핸드폰과 연결이 돼 있다는 점이에요. 도대체 사장님의 저의가 무엇인지 모르겠네요ㅜㅜ 왜 이런 결정을 하신 걸까요?

 

교도소도 이것보단 나을 것 같고.. 북한 아이가 된 기분이에요.

 

일단 제 생각엔 CCTV를 설치하려고 하면 직원들에게 동의를 구해야 하고, 만약 동의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회사 사정상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따라줘라라든가 설명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거슨 인권침해.......ㅠㅠ라고 생각해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빵 만드는 길을 먼저 걸으신 사람으로서 사장님 많이 존경하고 좋아했는데 이런 일 당하고 보니, 우리들은 사장님에게 직원이 아니라 빵 만드는 기계나 다름없었구나..’ 싶어요. 동료들 상처도 이만저만 큰 게 아니에요.

 

 

... 두서가 없었는데 정리를 하자면요!

 

첫째, CCTV들 설치한 것,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지 궁금해요.

 

둘째, 혹시 제빵업계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 계신가요?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이 가게가 유별나게 노동 강도가 센 건지 궁금해요. 아니면 다들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계신 건지도요..

 

셋째, 이 업계가 그렇다 한다면! 오케이!! 그렇다 하자고요. 그렇다면, 제빵사가 됨에 있어서 이 고통들이 버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도 알고 싶어요. 뭔가, ‘몇년만 버텨라, 그러면 너가 원하는 빵 만들 수 있고, 인간적인 대우도 받을 수 있다, 그게 이 바닥의 룰이야하신다면 저, 버티는 게 맞는 거잖아요.

 

참고로 저, 이 일을 하는 것 자체는 너무 좋아요. 따뜻하고 포근하게 발효가 잘 된 빵을 만지고 있으면, 너무 행복하고, ‘맞는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근데 계속 이렇게 비인간적인 노동 강도를 버틸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에요. ‘좀 버티면 나아지나?’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계속해서 멈칫멈칫하게 돼요.

 

, 이번 주 안으로 마음을 정해서 그만 두든지, 말든지, 가게를 옮기든지.. 하려고 해요.

 

아니면 다시 사무실로...?ㅠㅠ 가야 하려나요? 빵은 그냥 취미로 남겨둬야 하는 건가요..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싶어요.

 

 

 

세상엔 쉬운 일이 참.. ...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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