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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아연 26여] 좋은 남자 나쁜 남자 따로 있나

2014.07.25 13:04
그 동안 언니오빠누나형님들의 사연에서 
꼬꼬마들이 매너를 지켜주었던 것처럼 
과년하신 형제자매님들께서도 
이들의 고민을 존중하여 조언해주시거나,
공감이 힘들다하시면 "패쓰!"하시면 되시겠습니다. 
패쓰!!
말머리에 감아연임을 미리 밝혀 
피해가실 수 있게 해드렸으니, 
한데 엉겨 무시나 비난으로 
서로에게 상처주는 일이 없도록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쌩유.
 
 
 

안녕하세요. 평범하디 평범한... 26살 먹은 여자입니다.

그냥 주절주절 대나무 숲에 털어놓는단 심정으로 메일을 보내게 되었어요.

 

 

요즘 저에겐 한 가지 큰 고민이 있습니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마음이 하루에도 수 십 번은 하는 듯 해요.

사실은 저도 답을 알고 있지만

누군가 "그 남자는 정말 나쁜X이니

뒤도 돌아보지 말고, 얼른 헤어져!"라고

확실하게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사연을 적게 된 걸지도 몰라요.ㅜㅜ

 

남자친구와는 제 나이 23살 즈음해서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나게 됐습니다.

남자친구의 적극적인 구애(?)로

한 달 만에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남자친구는 참 착한 사람이었어요.

제가 아파서 회사를 쉬기라도 하는 날엔

본인의 점심은 거른 채로 회사에서 저희 집까지

택시 타고 와요. 제가 좋아하는 전복죽 주러요.

톡으로 [배고프다] 한마디 하기라도 하면

치킨, 피자, 찜닭, 짜장면...

이런 음식들이 집으로 바로 배달배달!

 

 

 

잘 챙겨주는 이런 모습도 좋았지만

제일 좋아했던 그 사람의 모습은,

사랑해!

자기 같은 복덩이가 나한테 오다니...!

나랑 사귀어줘서 고마워.

앞으로 더 잘할게.

애정표현에도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었다는 거에요.

그 흔한 연락 문제나 여자 문제 같은 거로도

속 썩인 적 없어요.

그럼요.

항상 제가 어디 다치기라도 할까,

아프기라도 할까 전전긍긍하던 사람이니까요.

 

 

제 남자친구 착하죠? ^^

글을 쓰며 다시 되짚어 봐도

이 남자, 참 다정하고 좋은 사람이네요.

 

 

 

물론...

 

 

 

그것이 ‘저’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서

문제가 생겼지만요.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시간이 훌쩍 지나 저희는

3년 차에 접어드는 커플이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4살이 많았고,

적당한 시기라 생각했는지

결혼 얘기를 먼저 넌지시 꺼냈습니다.

 

 

갑작스러운 결혼 얘기가 저는 좀 당황스러웠어요.

26살.

어리다면 어린 나이인데다,

이직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면서

관련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었거든요.

당연히 결혼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전무한 상태였죠.

 

 

음...

 

하지만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이건 사실 부수적인 이유(?) 핑계(?)에 불과해요.

 

이 남자친구와의 결혼 생각을

접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결정하게 된 데에는

중요한 이유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남자친구는 저에게만 ‘착한 남자’일 뿐,

남에게는 ‘못된 놈’이였어요.

 

제가 이 사람에게 엄청 실망했던 적이 있어요.

영화를 보러 가려고 백화점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7~8명이 한 엘리베이터에 우르르 타고

문이 닫히려던 그 순간,

“잠깐만요!” 살짝 체구가 있으신...

통통한 여자분

황급히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 들어왔어요.

근데 거기서 남자친구가 웃음기 어린 목소리

이런 장난을 치더라구요.

 

(속닥속닥)

“삐-삐- 만원입니다!ㅋㅋㅋ만원입니다ㅋㅋ”

 

제가 하지말라고 인상을 쓰고

옆구리를 툭툭 쳤는데도

계속 [삐-삐-]거리며 혼자 키득키득.

 

 

아마 그 여자분, 다 들으셨을 거고,

매우 불쾌하셨을 거에요. 그쵸?...

(저라도 대신 사과드릴 것을...후회가 드네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앞에 어떤 여자가 걸어가면,

“오~자기야! 저 앞에 여자 다리 좀 봐.

진짜 코끼리다.ㅋㅋ

자기 종아리 두 배 같은데?”

 

“어휴, 저 몸으로 어떻게 돌아다녀;;

자기 관리 안하나.”

 

꼭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말을 해요.

그것도 꼭 상대가 들어서

기분 나빴으면 좋겠다는 듯

일부러 크게 말해요.

 

솔직히 이 남자친구의

여자친구이기 이전에,

한 명의 여자로서 이럴 때마다

불쾌해죽겠더군요.

 

 

[몰상식해 보이니 제발 그러지 말라달라]

진지하게 털어놔도,

장난으로 하는 건데, 왜이리 민감하게 굴어?”

는 말만 되풀이해요. 이해 못하겠다고요!!!!!!!!

 

 

 

남자친구가 타인을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어요.

 

어디 지나가다가

경비 업무를 보고 계신 아저씨들이나

청소부 아주머니들을 만나면

하대를 해요.

 

한 번은 남자친구 집 앞에서

남자친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남자친구가 걸어 나오다 말고는

경비원뭐라뭐라 얘기하고 있더라구요.

다 듣진 못했지만,

“아저씨! 택배 좀 잘 받아놓으라니까?

아, 돈 받고 일하는 경비가

이런 일도 하나 못하나. 쫌 잘 좀 해봐요.

짜증나게 진짜.”

이런 식으로 말하고 있었어요.

 

전 남자친구가 그럴 때마다

정말 몸 둘 바도 모르겠고 죄송하다

뒤에서 제가 굽신굽신할 때도 있었습니다 ㅠㅠ

이런 태도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레스토랑 직원 등등 가리지 않아요...

그냥 나이 불문, 손님은 왕!

난 너희를 하대해도 돼!

이런 생각을 품고 사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결국 이별을 생각하게 된 것에는

또 다른 복합적인 문제가 더 있었어요.

 

누차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제 앞에서 저희 부모님을 향해 계속적으로

반말을 해요.

“아~ 그래서 너네 부모님은 집에 있어?”

“너네 엄마 (본인이 사서 들려 보낸) 케이크 먹었어?”

“아, 너네 아빠보고 오라 그래.”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ㅠㅠ

 

휴...이거 가지고도 엄청 싸웠었는데...

솔직히 [너 집에서 대체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은거냐!!!!]라고

소리치고 싶어질 만큼 짜증이 치밀었지만

끝끝내 고쳐지지가 않더라구요.

 

형제 자매님들...!

제 남자친구를 지켜봐 온 저희 가족과 친한 친구들은

시간 낭비말고, 얼른 헤어지기나 하래요.

 

 

저도 사람이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무슨 말하는 지도 알겠고,

결국엔 곧 이별의 수순을 밟을 것 같다는

강한 예감도 물론 들어요.

더구나 지금까지 봐 온 남자친구의

몰상식한 행동들

정이 떨어진 상태기도 하고요.

 

 

근데요.

전 정말 바보 같은 여자에요.ㅜㅜ

만나 온 그 간의 이 정말 ‘헛 것’은 아니었나 봐요.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한 지

일주일이 됐는데,

계속 오는 톡, 메시지, 부재중 전화...

이런 것들이 제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해요.

 

이 사람 힘들어 하는 게 눈에 아른거리고,

은 잘 챙겨 먹고 있는 지 걱정돼요.

 

어떻게 해야 할 지 방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지만

그 방향을 향해 한 걸음 떼는 것 조차

지금의 저에겐 버겁네요.

 

남자친구가 저에게만은

좋은 남자였으니 그런 거겠죠?

저...도통 마음의 갈피도 못 잡겠고 그래요.

첫 남자친구와의 이별이 참 힘드네요.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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