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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춘문예 출품작]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

2014.08.6 17:03

이 제보는 지난 7/30부터 진행 중인  <2014 제1회 감춘문예> 출품작 으로,  

k*************@hanmail.net 님이 보내주셨습니다.

헛헛한 이 세상! 너무 차가운 댓글은 지양해주셔요.ㅎㅎ 

서로 토닥토닥해주자구요.

(지원자 유리멘탈 보호 차원에서 비난성 댓글은 임의 삭제될 수 있습니다)

ps. 제1회 감춘문예 지원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출품작을 열심히 고르고 골라 매일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러분의 활발한 집필활동 기대하겠습니다!!!

 

평소 눈팅만 하다 '언젠간 사연 한 번 올려야지' 하고 있던 차에 감춘문예 주제와 맞을만한 제 첫 연애를 보내보고 싶어서 응모(?)합니다. 전 평범한 30대 직장인 남성입니다. 사실, 혹시 상대방이 글을 보고 절 알아볼까봐 살짝 걱정도 되네요. 글재주는 없지만...사연 보내봅니다.

 

<왕방울 꽃사슴 그녀>

 

처음 그 아이를 알게된 건 초등학교 때부터였어요.

나이는 1살 어렸지만,

부모님들이 한 동네에 사셨고,

나이 차이도 얼마 안나다 보니 

자연스레 친해졌습니다.

 

 

당시 그 아이는 아역 배우 같은 걸 할만큼

(지금 생각하면...

아역 배우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정말 예뻤어요.

특히 눈은 왕방울만한 것이 

올망졸망 또렷또렷해서

마치 제 눈엔 꽃사슴 같았어요. 

초등학교 때는 괜히 좋아하니까

가서 장난도 걸고, 일부러 놀리고 

막역한 척(?)하며 지냈는데,

사춘기가 지나면서 중, 고등학생이 되니

조금은 어색해지더라고요.

마치 딱...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그녀'라는 영화와 같은 

그런 정도의 관계였다는 생각도 드네요.

 

 

제 주변 아는 남자들은

모두 속으로 꽃사슴이를 좋아했지요.

근데 전 그다지 잘생기지도 못했고,

운동을 잘했던 것도 아니고, 

그나마 유일하게 할 줄 알았던 건,

'공부'밖에 없었어요. (...잘난척 아닙니다ㅠ) 

그래서 처음엔 감히 그녀를 제가!!

넘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하;;

 

 

이에 반해 꽃사슴이는 어릴 적

연예인이라도 할 것처럼 돌아다녀서 그런지

공부와는 거리가 조금 멀었어요. 

아주 못한 건 아니지만

고등학교 진학할 때, 

인문계 턱걸이 겨우 할 정도랄까...

그래서 그랬던 걸까요.

 

 

제가 고3이던 시절, 

수능 공부때문에 머릿속엔 온통

[수학의 정석]으로 가득차 있었어요.

시험 기간만 되면 꽃사슴이가 

"학교 수학 프린트 좀 풀어줘!"외치며

저를 찾아오더라고요. 

그때는 '못풀면 사슴이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닐거다'라는 두려움(?)에

미친듯이 풀어제꼈습니다. -_-v 

 

 

그 날도 한 문제를 가지고선  

열심히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있었어요.

30분 쯤 지났을까요.

꽃사슴이는 그 큰 눈망울로 꿈뻑꿈뻑.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수학 문제지는 안보고 턱을 괸 채,

제가 열심히 수학문제를 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더군요.

"오빠, 진짜 멋있고 똑똑하다."  

.

.

.

.

.

'잉 ? ㄴ..내..내ㄱ..내가 잘못 들었나?'

 

하지만 다행히도 잘못 들은 게 아니었어요.

 

 

 

 

<나를 좋아한 너, 너를 좋아한 나>

 

그녀는 그런 학구적(?)인 모습에 

저에게 호감이 생겼는지,

그 이후로 우리사이는 급 가까워졌습니다.

가까워지다 못해...

저희는 수능이 끝나자마자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집이 걸어서 5분 거리다 보니

당연히 매일 만나고,

매일 서로 집 데려다 주겠다며 아웅다웅.

" 아~ 아쉽다. 이번엔 내가 데려다줄게"

그렇게 서로 우리집 갔다가, 사슴이네 갔다가

30분 넘게 걸으며 힘든 지도 몰랐네요.

 

그때의 연애가 저에겐 첫 연애였어요.

꽃사슴이는 어린 나이에도

이미 몇 번의 연애경험이 있었죠.

꽃사슴이는 항상 수업은 듣지 않고,

그 시간에 저한테 편지를 썼어요.

매일 1개 이상씩 만날 때마다 줬어요.

제가 답장을 안써도 그 편지는 꼬박꼬박 

계속됐지요.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그때 받은 편지들 몇 박스가 책상 밑을 차지하고 있네요)

 

 

그리고 전 소위 SKY라고 불리는 대학 중

한 곳을 진학하게 됐습니다.

대학생-고등학생의 연애가 시작된거죠.

아마 이때는 꽃사슴이가 절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 '공부잘하는 모습'이

그녀에게 크게 어필했었던 듯.

저희 학교앞으로 찾아와서

전공서적을 가슴에 안고

캠퍼스를 가로질러 걸어나올 때면...

그녀는 거의 매번!

"오빠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아...!"

이랬었거든요. 민망;

 

 

뭐, 그래요...

제 생각에 꽃사슴이는

본인이 갖지 못하는

'좋은학교 다니는 사람'에 대한

동경(?)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본인도 공부엔 소질이 없었으면서

공부 못하는 친구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걸 보면요.

정작 본인은 서울에 있는 4년제를 

지원할 점수도 안되었으면서,

서울 하위권 대학을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없이 하기에 의아한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어쨋든 그 당시에

전 사슴이가 너무 좋았어요.

대학 친구들도 '얼짱 꽃사슴 고등학생'이랑 

사귄다며 절 엄청 부러워 했어요.

저도 늘씬하고 예쁘장한 사슴이가 

저랑 만나주는 게 너무 고마웠고,

행여 어디 상하기라도 할까 안절부절.

항상 잘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팟팟도...그래요.

저도 어렸고,

사슴이도 고등학생이다보니

그런 거..막 자고 그런 거 같은 건...!

생각도 안했구요.

그렇게 저희는 순탄한 연애를 했어요.

.

.

.

사슴이가....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는요. 

 

 

 

<하루 30초라도 좋았어>

 

꽃사슴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참 예쁘고, 성격도 좋고, 늘씬했어요.

공부를 살짝 놓은 대신, 잘 놀기도 했지요...ㅠ

이런 꽃사슴이가 '고딩'이라는

방어막을 벗어나,

지방에 있는 대학에 남초-_-학과를

입학하면서 연락이 점점 안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히(?)

수많은 동기 및 선배들이 가만히 안놔뒀을 것 같아요.

저라도..;;

 

전 멍청하게...

'바쁜가보다, 피곤한가보다' 생각했죠.

패턴은 항상 이랬어요.

전화를 안받고 연락이 잘 안되니까

저녁에 문자로 "사슴아, 뭐하니? 집에 오는 중이야?"

라고 보내면,

항상 답문은 안오고 조금 후 전화가 와서

"응 오빠.. 나 집에가니까 먼저 자요..사랑해..."

라고 딱 30초 통화하고 끊었어요.

참 다시 전화하기도 뭐하고 

문자보내기도 곤란하게 말이에요.

그녀는 아마 '연애고수'였던 것 같아요.

 

 

그렇게 일방적으로

저만 힘든! 연애를 지속하던 중, 

그 지방 근처로 대학을 다니던 제 친구가

번화가에서 제 여자친구와 어떤 남자애가

손 잡고 다니는 걸 봤다고....그러더라구요. 

전 당연히 제 친구가 잘못봤을거라 생각했지만,

사람이라는 게 참...한 번 그 얘기를 들으니 

잊혀지지 않았어요.

결국 그 날 술을 엄청 마시고 

사슴이에게 '정말이냐 정말이냐'

추궁하듯 물었습니다.

그 큰 눈망울로 울먹울먹 아니라고 했고,

사슴이는 자신의 첫 남자가 '저'라는

그 증거(?)라며 본인의 몸을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사슴이는

처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나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걸까요?

저는 조금 당황하고, 부들부들 긴장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 쥬니어를 잡아서

자신의 소중한 곳에 넣는 기술은...

처음부터 아무나 알 수 있는 거랍니까ㅠㅠ

 

 

하지만 사실 처음이든 아니든

그건 저에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다만, 그렇게 애지중지 그녀를 아껴온 저인데,

그렇게 서슴없이 거짓말을 한 건

조금 괘씸해요.

 

 

암튼 그 이후로 다시 부농부농 모드를 

근 한 달 간 이어가다

어느 날 잠조차 덜 깬 이른 아침에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널 책임지고 싶었어>

 

"오빠, 나 두 줄이야."

생리를 하지 않아 설마설마하던

꽃사슴이가 테스트기를 사서 해 본 결과,

두 줄이 떴대요.

당시, 전 군대도 미필인데다,

사슴이도 낳는 걸 극구 반대했습니다.

 

결국 전 사슴이와 병원에 갔고,

그렇게 제 첫 아이가 되었을 아이를

미안하게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다짐했어요.

'사슴이만큼은 내가 책임지겠다'라고요.

 

그 이후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다가

드디어 작년 겨울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라

.

.

.

면...이런 사연을 보낼리가 없겠지요.

 

 

그 일이 있고난 이후, 사슴이는 군 입대를 

며칠 남기지 않은 저에게 이별을 고하더군요.

 

 

"오빠, 우리 이만 헤어져."

 

 

"왜 그래... 사슴아 ! 군대만 기다려주면

내가 너 평생 호강시켜줄게."

 

 

"아니야, 오빠.

오빠는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고,

내가 더 이상 발목잡고 싶지 않아서 그래.

내가 놔줄 때 빨리 도망가."

 

 

전 당시 전혀 도망가고 싶은 마음따위 없었거든요.

지금도 사슴이에게 묻고 싶어요.

그때 정말 '날 놓아주려고' 그랬던 건지요.

아니면 군 입대하자마자 만났다던 그 남자를

제대로 한 번 만나보려고 헤어진건지요. 

궁금해지네요.

 

 

아무튼, 그 상태로 전 군대에 입대하게 됩니다.

보낼 수밖에 없었던 아이에 대한 죄책감과

실연에 대한 슬픔으로 죽음마저 두렵지 않다 여겨졌지만,

다행히 정신을 추스리고 군생활을 이어갔죠.

 

 

하지만 사슴이와의 인연은 이게 끝이 아니었네요.

1년 쯤 지났을 무렵.

어떻게 알았는지 꽃사슴이한테 편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빠가 너무 생각나.

역시 난 오빠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봐."

 

 

"건강하게 제대해.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뭐 대강 이런 내용들이었고,

아직 마음 정리가 덜 되어 있었던

저는 휴가 때 꽃사슴이를 만나게 됐어요. (휴)

오랜만에 만나 술 한 잔 나누고

그 날 밤도 함께 보냈습니다.

룰루랄라 우리 다시 사랑해도 될까-

기쁜 마음으로 복귀했습니다.

안그래도 군에 있으면 외로운데,

예전에 사랑했던 꽃사슴이가

절 기다려 준다고 생각하니 

더디게 가던 국방부 시계가 더 더디게 가대요.

 

 

마침내!!! 제대를 하게 되었고,

전 이제 본.격.적.으로 꽃사슴이를 만날 생각에

부풀어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대감, 설렘, 사랑의 감정은 

얼마가지 못했어요.

.

.

.

알고보니 사슴이는

제가 군대갔을 당시부터 쭉 사귀어 온

오래된 남친이 있었던 거에요.

심지어 저와 하룻밤을 보냈던 그 휴가 때도

이미 그 남자와 커플 ing 중이었다고...;

 

 

너무 화가 나 참을 수 없어서

꽃사슴을 불러내어 이야기를 하려니,

갑자기 술집에 가자더군요.

소주를 계속 막...들이붓더니

고백을 하더라고요.

"사실 그 남자친구 아이를 임신했었다."라고요.

그 일로 인해 둘이 잠시 헤어졌고,

그 때 하필 제가 휴가를 나온 거였답니다.

이후 그 남자와 다시 만나게 되어서

지금은 잘 만나고 있다고...

 

 

저로서는 정말 믿기 힘든 말이었지만, 

슴이가 흘리던 '눈물의 양'을 보았을 때,

적어도 아이를 떠나보낸 문제는 사실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바보같이 연민의 정이 들었고요.

이 때부터 제 마음이 '사랑'에서

'연민'으로 바뀌었던 것 같아요.

 

 

 

[꽃사슴이 무서워질 때]

 

몇 년 후, 듣자하니 사슴이는

그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더군요.

그 남자가 깡패 같아서 정말 끝까지

스토커마냥 그녀를 괴롭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번호도 여러번 바꾸고...또 바꾸고.

 

 

저는요.

학교를 무사히 졸업하고,

제 분야의 전문직 종사자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기적절하게 이 때부터

꽃사슴이의 폭풍 연락이 시작되었어요.

 

"오빠, 다시 잘해보자...

내가 지금 회사 앞으로 갈까?"

 

 

"오빠, 여자친구 생긴 거 아니지?

만약에 그럼 나 화날거같아."

 

 

이런 집착적인 그녀의 모습은 

제 스무살 시절 좋아했던 꽃사슴이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더 이상.

정말 사랑했던 그녀였음에도 

도저히 '연민' 이외의 마음이 안생겼어요.

 

 

그 이후에도 사슴이의 끊임없는

협박(?)과 회유(?) 애원(?) 등등을 통해

우린 이따금씩 만나게 됐습니다.

 

 

술을 좋아했던 사슴이는 종종

왕창 마시고는 저에게 

'밤을 같이 보내고 싶다'

'지금 우리 집으로 와달라'

'사랑한다 오빠가 필요하다'

 

 

저는 그 의도마저 정말 무서웠습니다.

여전히 예쁘고, 날씬한 그녀였지만

남자로서 안고 싶은 그런 마음?

전혀 생기지 않았어요.

매번 저럴 때마다 끝끝내 

집에 무사히 바래다줬네요.

더이상 얽히고 싶지 않아서요.

 

 

지금의 꽃사슴이는...

결혼해서 아이 둘 낳고 잘 살고 있대요.

 

 

저와 그녀 사이의 기억이 

더이상은 빛 바래지 않길 바랐지만,

심지어 그녀는 결혼하고나서도 몇 번이나 

저에게 연락을 해와서 혀를 내두르게 했습니다.

당연히 받아주지 않았죠.

 

 

부디 그녀가 이제는 좀!!!

마음의 자리를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남자에게 사랑받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제 첫사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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