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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아연 25여] 꿀남이는 쩝;스러웠다

2014.08.8 10:33

안녕하세요. 25살 초꼬꼬마 자매입니다.

제 사연은 아주 따끈따끈한 최근 이야기에요.ㅜㅜ

얼마 전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가 절 너무너무 황당하게 해서...

그 이야기 제보합니다!

 

 

2주 전쯤이었을 거에요.

친한 친구에게 카톡 한 통이 왔습니다.

[소개팅 안할래?]

 

명문 XX대를 졸업하고,

현재는 무슨무슨 시험을 준비 중인

‘꽤 괜찮은 오빠’가 한 명 있는데,

이 오빠가...! 이 오빠가...!

친구의 훼북에 있는 제 사진을 보고

소개팅 시켜 달라고~ 달라고~ 쪼르더랍니다.

 

 

씐나요, 씐나요.

저요!  엄청 엄청 설렜어요.

‘소개팅’ 비스무리한 것들 중

실제 해 본 거라곤

대학교 1학년, 동기 하나가

대타를 급구!하기에 나갔던

4:4 미팅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거등요.

하지만 그마저도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급히 술을 마시곤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던 바람에

엄마아빠로부터 등짝 smash 

맞은 기억 밖엔 없네요.

이러한 상황에서 가뭄 속 단비 같은

소개팅 제안은 완죤 땡큐였죠

"콜!"

하겠노라! 흔쾌히 대답하니

친구는 이내

[이 오빠가 먼저 연락할거야~]라는

말을 남기곤 춍춍 퇴장했습죠.

그 날 저녁, 예능 하나 깔깔깔 보고나서

슬슬 자볼까~~~하는데

소개남으로부터! 이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ㅇㅇ이 소개받고 연락드린 누구누구 입니다.

지금 카톡 가능하신가요?]

 

[아~^^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금 시간 괜찮아요~]

 

하고 카톡을 몇 차례 주고 받은 후,

저희는 만날 약속을 정하게 됐어요.

 소개팅이당....♥

 

며칠 후, 소개팅 당일이 되었죠.

그 분 집이 저희 집에서 도보로 약 5분 정도

되는 곳이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멀리 갈 것 없이

근처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죠.

 

제 딴엔 나름 곱게 찍어 바르고,

옷도 이 옷 입었다, 저 옷 입었다

패션쇼를 벌였습니다요.

거울을 보고 또 보고ㅋㅋㅋ

 

처음 마주한 소개남의 모습은

.

.

.

.

.

꽤 훈남!!!!

 

제가 장동건 원빈 같은 초대형 슈퍼 핸썸남들보다

박해일, 이선균 같은 배우를

훨씬 좋아하거든요?

왜...마치...얼굴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그런 남자랄까요?

소개남도 뛰어나게 잘생긴 것은 아니지만

다정다감하니, 건실하게(?) 생긴

꿀남 청년이었습니다.

 

저희는 식사를 하며

훈훈하게 대화를 시작했어요.

음식이 나오는 동안

“웃는 모습이 예쁘시네요~”

“이 레스토랑 마음에 들어요?”

등등의 대화를 나누며 훈내 진동>_<

 

 

 

 

 

 

하지만 소개팅이 으레 그렇듯 

이 훈훈함은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ㅜㅜ.

청신호는 불과 몇 분만에

적신호로 바뀌어가고 있었어요.

 

꿀남은 서로가 누군지, 어떤 성격인지 등등

완전히 파악되기도 전에

???????????

뜬금.

저에게

자신의 가정사를 털어놓습니다.

“놀라실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저에겐

자폐를 앓고 있는 남동생이 있어요.

부모님 이혼하신 후에,

저와 아버지, 동생 이렇게 세 식구가 같이 살아요.”

 

 

아;;

저는 사실 좀 당황스러웠어요.

일단 그 전에 제가 ‘장애’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 따위를 부리지는 않는

개념 멀쩡한 사람이란 걸

거듭 강조할게요.

매 주까진 아니어도ㅜㅜ

제가 속한 단체에서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특수학교로 봉사활동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남들보단 장애를 대하는 데 있어 익숙해요.

 

제가 얘기한 당황스러움은요,

단지 서로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도!!!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가정사를 듣는 게 조금 당황스럽더라구요.

첫 대면에서 이런 얘길 나눈 경험이

없었기도 하고요.

 

[아,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홀아버지 밑에서 자폐 동생과 셋이 산다는데

힘드시겠다고 해야하나?]

같은 생각을 하다가

이내 “아...네...그러시군요.”하고

두루뭉술 넘어갔어요.

 

조금만 더 친해진 후에 말해줬더라면

제가 좀 덜 당황했을텐데 말입니다.ㅜㅜ

 

 

 

 

 

문제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어요.

-여기서부턴 살짝 비위 주의-

 

 

 

쩝쩝쩌ㅃ쩝쩝쩌접접쩝쩝!!!

냠냠쩝쩝쩝쩝쩝접냠냠냠!!!

 

 

이 소리.

이 고통.

느껴본 사람만 알지요.

밥 먹는 내~내~

“쩝쩝쩝, 맛있네요, 쩝쩝쩝”

무한 반복.ㅜㅜ endless 쩝쩝

 

 

소리뿐만 아니라

음식을 좀 오래 넣고

꼭꼭 씹는 스타일이었는지

입이 벌어지는 고 때 고 틈 사이로

죽...이 되어있는

음식물이 계속해서 자꾸 눈에 띄는 겁니다;;

아래 턱을 위, 아래로 움직여서

아구아구 씹는 게 아니라,

턱과 함께 혀가 앞, 뒤로 움직이는 그러한 모양새였어요.

음식을 입 안에서 문대는 느낌?

약간 소가 여물 먹듯이

식사를 한다고 해야 하나;;;

그러면서 동시에 대화를 하려다 보니

계속 음식물이 저를 향해..튀튀...

제 볼과 눈, 입술을 향한

음식물들의 강한 입맞춤이 절 괴롭혔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저 비위가 생긴 것과는 다르게

쪼매 약하거든요!!!

 

 

 

 

첫만남은 이렇게

훈내에서 꼬랑내 정도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쐐기를 박은 건 제 친구였습니다.

 

첫 만남 후 다음 날,

꿀남오빠가 저에게 애프터 신청을 했고,

그 즈음해서 동시에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요.

갑자기 미안하대요.

 

왜 그러냐고 물으니,

 

[사실 꿀남오빠 XX대 졸업한 거 아니야...

지방에 있는 XX대 캠퍼스 나왔어.

그 오빠가 학벌 콤플렉스가 너무 심해서

너한테 말하고 싶어하지 않다고

비밀로 해달랬는데, 나 아무래도

주선자로서 쫌 걸려서 얘기한다. 미안..ㅠㅠ]

 

네, 그랬어요.

꿀남오빠는 서울에 위치한 XX대가 아닌,

지방에 있는 같은 대학 캠퍼스를 졸업했다는 거에요.

참고로 저는 서울 안에 있는

그냥저냥 4년제 대학교를 나왔어요.

흔히들 아는 명문은 아니지만

저는 출신 학교를 숨긴다거나,

부끄러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요.

소개팅 첫 날에

꿀남의 대학시절 휘날리던 라이프도

화두에 올린 적이 있거든요?...

근데 그게 다 새빨간 그짓말이었나 봅니다.

 

 

그 대학이 있는 서울 지명을 딱 대면서,

“저 완전 ㅇㅇ에서

맨날 살다시피 했어요.”

“ㅇㅇ에는 ~~이런 게 유명하잖아요.

혹시 가봤어요?”

“요즘 ㅇㅇ 공사하던데,

저 다닐 때 보다 많이 좋아졌더라구요.”

 

참 철면피 저것도 능력이라 생각되었지만,

동시에 정말 코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본인이 하는 일이나 출신 학교에 대해

“ㅇㅇ를 졸업하고

지금 ㅇㅇ하려고 준비중입니다.”라고 하면

얼마나 당당하고 멋있습니까?

 

좋은 학교를 나왔냐 못나왔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 저런 당당한 모습에서

비전있고 꿈 있는 

당당한 남자의 매력을 느끼거든요.

 

근데 이 꿀남에겐

멋진 남자의 매력은 커녕,

찌질함의 냄새를 맡고 말았어요.

 

친구에게 [말해줘서 고맙다]정도로 대답한 뒤,

그 꿀남에겐 그냥...모른 척 했지요.

서로 민망해지기 싫어서요.

카톡도, 전화도

아무런 티를 내지 않고 잘 받아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거짓말 한 것에 대해

화를 냈어야 했나 싶지만

제가 좀 소심해서...ㅠ

 

 

아무튼, 저희의 두 번째 만남은

그렇게

.

.

.

.

.

없었습니다^^!

 

 

제가 차였어요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전 사실 꿀남의 치명치명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만날 볼 의향이 있었거든요.

그 이유는!!!

 

1. 훈훈한 외모. 다시 못만날 100% 제 스타일

2. 잘 통하는 관심 분야. 저도 꿀남도 헬스마니아

3. 동네 주민. 장거리 연애로 고생한 적이 있기에 중요한 부분

 

 

친구에게 얘기를 듣자하니

꿀남에게 [양심에 너무 걸려서

느그 학교 그냥 말했다!!!]라고

전한 모양이에요.

ㅋㅋㅋ...그렇게 그는 잠수를 탔습니다.

영원히요.

....민망했겠죠......

 

저도 굳이 먼저 카톡을 할만큼은 아니라

가마니 모드를 취했고,

그렇게 꿀남과 전 영원한 굿베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한 번 했던 소개팅인데..이렇게나

황망하네요.ㅋㅋ

당분간 저에겐 소개팅은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 제 깨빡소개팅 얘기 마칠게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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