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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연필의 인연이 아니었을 뿐

2014.08.12 10:58
안녕하세요. 나이에 비해 정말 다사다난한 연애를 겪은 처자입니다. 저는 이별에 힘들어 할 때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심정으로 보냈고 지금은 같이 미래를 꿈꾸는 낭군님을 만나서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득문득 뇌리를 스치는 저의 자잘한 과거 사연 하나가 있어 감친연에 제보해봅니다.

 

 

때는 대학교 3학년,

숭악한 연애를 끝으로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고자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지인에게 소개팅을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선정된 상대는

군대에서 전역한 지 3개월 된, 저보다 1살 많은 남자.

곧 복학한다는 복학생. 여자들의 워너비였죠.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저는 그랬어요)

 

연락처를 주고받고 연락하기 시작했는데,

서로의 관심사와 성격 그리고 취향,

심지어는 사는 동네까지 똑같아서 너무나 놀랐죠.

 

! 드디어 나도 소울메이트를 만나는구나!’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락을 주고받다가

같은 동네이기에 얼굴 한 번 보기로 했습니다.

 

두둔!

180은 족히 넘는 훤칠한 키에

제가 좋아하는 교회 오빠 스타일과

후각을 자극하는 은은한 섬유유연제 냄새까지..

그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외모만 제외하구요.

 

하지만 저는 그 사람의 어느 하나가 좋으면

외모 따위는.. 별로 눈에 안 들어오더라고요?

 

어쨌든 만남의 빈도가 높아지면서

서로 통하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되고

말랑말랑한 사이가 되어가던 어느 날..

 

만난 지 한 달 만에 그에게 고백을 받았습니다.

구남친과 빠이 한 지 한 달 반 만에!

다시 저는 솔로를 탈출한 것입니다.

 

저희는 다른 학과였지만

엄연히 캠퍼스 커플이었으며

교양 수업은 모두 제게 맞춰주는 자상한 남자였고

저를 위해 도시락도 만들어주고,

저를 위해 아침 점심 저녁까지 손수 요리해주고,

매일 데리러 와주는..

 

진짜 자상의 극치를 달리는 남자였습니다.

사귀는 내내 정말 여왕 모시는 듯한 대접을 받았어요.

 

 

그런데 그렇게 만남을 이어나가는 동안의 스킨십은

손과 포옹이 전부였습니다.

스킨쉽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저지만

그 사람이 키스나 가벼운 뽀뽀라도 시도하려 할 때마다

제가 거절했어요.

 

전 스킨십을 좋아하는데.. 제가 참 좋아하는 남자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내키지 않았고 몸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구남친을 아직도 못 잊어서인가? 했지만

그것은 아니었고,

아직까지 그에게 모든 걸 다 내어줄 준비가 안 된 거라는

나름의 판단으로 조금씩 그의 스킨십에 마음을 열어보자

하며 다짐했더랬죠.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그의 스킨십 시도!

집을 바래다주는 길에서 키스를 시도하기에

저도 그냥 눈 딱 감고 키스를 하는데

 

..

이건 키스를 하면서 썸띵을 느껴야 하는데

키 차이가 30cm는 나는지라

1분 정도의 키스를 함에도 목과 어깨에 담이ㅠㅠ

결국, 참지 못하고 그만 하자고 밀쳐냈어요

 

 

그리고 이 남자..

군대에서 전역한 지 3개월 되는 복학생입니다.

.. 당연히 좋아하는 여자와의 스킨십이

오랜만이었겠지요..

제어를 하려 하려 하려해도 어쩔 수가 없었겠지요..

 

계속 키스를 시도하더이다.

나중에는 혼자 너무 필을 받으셔서

제 허리를 감싸고 막 격정적으로..

 

키스를 하면서 ..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그만하자고 단호하게 말한 후에 집으로 들어왔어요.

집에 돌아와보니 턱과 입 주변에 ..

키스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랬었나 봅니다.

 

하지만 나에게 잘해주는 남자니까..

나에게 도시락을 처음 싸준 남자니까..

나를 위해 죽는 시늉도 할 남자니까..

여자는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야 된다

는 생각으로.. 참았습니다.

 

스킨십은 할수록 느는 것이고

아직 군대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내가 가르치면 된다는 넓은 마음으로요.

 

 

그렇게 스킨십에도 나름 적응이 되어갈 쯤

처음 잠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만난 지 3달째였어요

근데 이 또한 내키지 않더라고요

왜 이런 걸까요? 이 사람과는? 마음은 정말 좋은데?

 

뭐.. 제 마음이 이리 밍숭맹숭한 것도 의아하긴 했지만

정말 충격인 것은.. 아 이것은 진짜.. 컬쳐 쇼크..............

전 구남친과 정말 비교하는 걸 싫어하는 여자지만

어쩔 수 없이 마음과 머릿속으로

구남친의 그것과 비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관계에 있어서만큼은

피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바

남자가 피임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확인한 후,

관계를 갖는 여자입니다..

 

어찌됐든 저희는 첫 거사를 치르려는데,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어요.

구남친과 관계도 뭐 그리 좋진 않았습니다만

구남친의 물건의 크기만큼은.. 꽤 괜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희미한 불빛사이로 보이는 그의 물건..

이를 어찌 설명을 드려야 될 지..

 

그의 주니어가 최고조로 기지개를 켰음에도

피임도구가 많이 남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요.

아마 피임도구의 3분의 1만 차지했었을 거예요.

 

발기가 되었음에도 이렇게 작을 수가 있는 것인가?

아직 덜 된 게 아닐까?

이러다가 관계 중에 피임도구가 빠지진 않을까?

 

두려운 마음으로 조심히 관계를 가졌지만

이것은.. 하는 것도 아니오 안 하는 것도 아닌...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가 콕콕콕콕 찌르는 듯한.. ..

 

그렇다고 소리를 내지 않으면

그가 자존심 상해할 것 같고..

별별 생각으로 그 동안 각종 자료를 보고 배운 것들을

총 활용해 연기를 했습니다.

 

 

 

그 후, 저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지만..

속궁합 역시 맞추면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 아니면

날 이렇게 헌신적으로 사랑해줄 사람이 없다고 느껴서

더욱이 맞추지 않아도 될 부분에 맞췄던 것 같습니다.

 

그 놈의 도시락이 뭔지..

나에게 도시락을 처음 싸준 남자였으니까요

 

하지만 날이 갈수록

이것은 관계를 하는 것도 아니오, 안 하는 것도 아니오.

저는 거의 해탈의 경지에 오르게 되었지요.

 

그렇다고 애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소리와 표정 연기는 날로 늘었습니다.

그가 알면 참 자존심 상하겠지만

연기하는 저도 참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렇게 100여 일을 조금 넘게 만나다가

도저히 이것은 아니 된다 싶은 마음에

진지하게 생각을 거듭한 끝에 저는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물론 속궁합만으로 이별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다가 한번 약속을 어기거나 시간을 못 지키면

저에게 와서 무릎 꿇으며 눈물을 보이고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 이 남자..

 

저는 원치 않았지만 저와의 커플링을 위해

누나의 아이패드까지 팔아가며 돈을 마련하는 이 남자..

(누님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졸지에 남자 등골 빼먹는 여자로 찍혔죠)

 

어찌 보면 그의 지나친 배려로

저는 하루하루 지쳐갔던 듯싶습니다.

복에 겨웠구나 싶겠지만 제 마음은 이미 떴었고

그렇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근데 참 너무 미안하게도

이별을 얘기하고 어찌나 속이 후련하던지요..

이제 맞춰줄 필요도 없고

그에게 상처 주려고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이별을 통보한 날 전화기 모두 꺼놓고

친구들과 오랜만에 술자리를 가지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근데 친구의 전화번호를 어찌 알았는지 전화를 해서는

‘00를 바꿔달라.. 할 말이 있다.. 집앞이다.. 만나달라

를 연발했습니다.

 

거의 20통이 넘는 연락에 나중엔 무서워서

그날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남자인 친구가 대신 가서

그 분을 집으로 고이 돌려보내시고

다음날 차분히 얘기하기로 했습니다.

 

헤어지고서 만나면 마음약해질 것 같기에

전 다음날 하게 마음먹고 나갔죠.

 

그런데 이 남자, 거듭된 거절 의사를 확인하고는

일요일 오후 2. 그 사람 많은 카페에서

성인 남자가 펑펑 울더이다..

 

 

.. 이 배려심 넘치는 남자를 보았나ㅠㅠ

저는 그래도 최소한 예의를 지켜가면서

자존심 상할까봐 나름 노력을 했는데

 

이 남자는 헤어지는 마당에 진지하게 얘기를 하자면서

저를 사람 많은 곳에서 매몰차게 차버리는 나쁜년

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에

저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려는데 못 가게 막더니

 

안 울겠다

그러면서 훌쩍훌쩍..

다시 생각해달라

훌쩍훌쩍..

 

결국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그를 돌려보냈고

저는 다시 생각하고 할 것도 없이

이 사람과 끝이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연락이 와도 받지 않았고

마지막이라고 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저를 그렇게 아껴준 사람인데

저는 그 분에 넘쳐서 그를 차버린 것이니까요.

그래도 아닌 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1주일이 지나서 친구들과 가진 술자리에서였어요

어찌어찌 얘기를 하다 그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00. 이제서야 말하지만 걔 담배 피운거 알아?

너한테 걸릴까봐 나랑 같이 맨날 화장실가고

옥상 가서 피웠었어.

 

이것은 충격의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담배 피우는 남자를 제일 싫어합니다.

또한 제게 담배를 피워본 적이 없다고 했던 남자였어요

제 실망감은 두 배로 배신감은 세 배로. 그런데,

 

그리고 니가 그렇게 걔한테 미안해 할 필요가 없어.

걔 너랑 만나면서 여자애들이랑 술 먹으러 다니고

나보고 그럴 때마다 너한테 말하지 말아달라 그러더라.

 

 

저는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났었습니다.

이 사실을 이제야 말한 친구 녀석한테도 화가 났지만

그가 나에게 그 온갖 정성을 쏟아 부으며

뒤로는 그딴 짓을 하고 다녔다는 사실에 더 어이가 없었죠

 

결국 참다 참다 먼저 연락을 하였고

욕이란 욕은 바가지로 하고 다신 보지말자고 끊었습니다.

(헤어진 후에도 그는 제 지인에게 제 안부를 물었고

저에게도 매일 연락을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3이었나요?

SNS에 친구를 타고 친구를 타고 친구를 탔는데?

그가 보입니다.

 

근데? 옆에 여자가 있는 사진이 있습니다.

연애 중이라고 뜹니다.

만난 지 30 되었답니다.

 

태어나서 해본 적 없는 온갖 욕설과 함께

제 분신 같은 핸드폰을 집어 던질 뻔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는 저와 다른 과였고

다른 여자를 만날 기회는 충분했음에도

저는 그가 저와의 약속을 안 지키면 무릎 꿇고

아침 점심 저녁으로 저에게 쏟는 정성에..

한번도 양다리를 생각해보지 못했던 겁니다.

다 제 잘못이었죠

 

그리고,

그 분에게도 맞는 여자가 있겠지요속궁합이든 뭐든..

 

아침저녁으로 가을 바람이 불고 있는 요즘,

'그런 일도 있었지..' 싶은 때가 있어 주절거려봤네요.

아무튼 저는 단지 연필남의 인연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친연 형제자매분들도,

내 앞에서는 죽는 시늉도 하는 남자, 여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뒤에서 뻘짓할 녀석(아ㅠㅠ 이리도 순한 표현!)들을 

잘 분간해내자고요!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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