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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넌 내게 주연이었는데

2014.08.13 13:05
안녕하세요.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자매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6개월째 수면제를 먹어야 어렵게 잠들고요, 내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몸 생각 안 하고 술도 자주 마시지만.. 이런 제 자신이 걱정도 되고 미련해 보여.. 눈팅을 접고 사연을 나누고자 글을 보내봅니다.

 

2011년 여름 사귀게 되었던

제 남자친구는 연예인이었습니다.

주연급 배우는 아니고요.

 

실명을 밝혀서 제 손을 더럽히기 싫으니

양해바랍니다

 

1년째 사귈 때쯤,

낙태란 죄를 짓게 될 정도로

허무맹랑하게 그 사람에게 빠져있었습니다.

 

문제의 그날..

임신을 했다고 전화를 했지만

그는 회식이라 빠질 수 없다며

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애를 낳자는 식으로 말은 했지만

그는 빚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변명으로  들리겠지만 낙태라는 결정을 내린 것은,

늦게나마 복학을 하여 공부를 하고 있던 제게도

현실은 결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어요.

뒤늦은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 말고는(아니 어쩌면 이걸 포함해서)

남들과 똑같은 연애를 했어요.

아주 친했고 늘 함께였고 싸우기도 많이 싸웠고

헤어진 적은 수백 번..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애마를 끌게 된 날 저는

휴지를 찾으려다 무심코 통장을 보게 되었습니다.

 

혹시 모은 돈 좀 있나 하는 호기심에 열어본 통장엔

5개월 전 찍힌 모텔 내역.

 

진짜 심장이 너무 뛰어서

그날 보려던 일에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수천 번 생각했습니다

'전화해서 지금 당장 물어볼까, 일단 진정할까'

 

결국 급한 성격 탓에

전화를 해서 다짜고짜 물었으나,

자신은 아니라며(.. 뻔한 전개)

친구나 동생한테 혹시 빌려갔었나 물어본다 하더군요..

 

그렇게 며칠간을 싸웠습니다.

 

"말이 되냐.."

"결백한다"

식의..

 

결론은 이랬습니다.

동생이 자기가 잘 때 빌려갔으며

동생 친구가 취해서 재웠다는 시나리오

 

근데 전 이상한 게 많았습니다.

직장인인 동생이

평일 새벽 5가 넘어서 모텔이라...

 

그리고 친구를 재우려 75천 원주고

러브모텔에 간 게 말이 되지도 않고

집에서 나갈 때는 카드로 결제했던데

들어갈 때는 택시를 타지 않았던 것도 이상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은 곧 죽어도 아니라고 타이르다가도..

제가 며칠 지나 마음이 시원치 않아

혹시 진짜 아니냐고 물으면

화를 내며 의심하는 저를 병신 만들기도..

했던 시간이 8개월이나 지났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싸우는 만큼 떨어질 수 없는 정이 생겼습니다.

 

전 일이 끝나 집에 오면

잡생각에 이미 반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심하게 의심하는 걸까..'

'정말 내가 집착이 심한 걸까...'

'근데 왜 이리 마음이 불편하지...'

'믿는 내가 멍청한가..'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제 자신을 탓하면서요

미친 듯이 상상했고 미친 듯이 끙끙 앓았습니다.

두려웠었어요.. 사실인 거 같은데

사실이면 또 어쩌나..

 

그러던 어느 날

눈물을 쏟으며 기도를 하던 날이었어요

그날따라 낙태를 한 제가

너무 죄책감 없이 살았던 게 후회되더라고요

 

근데 그날 꿈자리가 너무 뒤숭숭한 거예요.

이걸 그에게 얘기했더니

그 날 새벽 소주를 한 병 사서 찾아오더군요

 

꿈을 꾸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그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

 

그거.. 나야.”

 

 

전 그의 눈을 보고 있었지만

제 동공이 떨리는 걸 똑똑히 느꼈고

숨이 턱 막히는 아픔이 심장을 조여왔습니다.

 

저는 애를 쓰며 차분히 가라앉히고, 담담하게

상대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여자 연예인.

 

그 여자앤 저도 몇 번 본 적이 있었고,

그와 이 여잔 예전에 연기 연습할 때부터 아는 사이.

같이 촬영을 하게 돼서 같이 일하게 된 사람.

 

저는 그 이전에 그를 통해

그녀를 싫어하는 애들이 주변에 있단 소리만 들었어요.

 

뒤늦은 이야기지만,

저 역시 그 애가 맘에 들지 않았던 건

느낌이 별로랄까

 

그와 대화하는 걸 보면 말투가,

 

오빠가 어제 새벽에 나한테 해준 얘기 너무 도움 됐어

 

이런..

여자친구로서 찝찝한 말투 있잖아요

이렇게 SNS에 써놔서 싸웠었거든요.

 

촬영할 때 그냥 나눈 얘기일 뿐인데

그런 식의 말이 거슬린 거죠

 

그런데 제가 그렇게 신경쓰여했던 아이와,

제가 수술하고 한 달 지났을 시점에,

원나잇을 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충격이 두 배로 느껴졌어요

이미 가슴을 짓밟힌 듯한 아픔이었지만..

 

지난 8개월 동안

그의 시나리오에 대해 추궁하고 의심하던

절 때론 병신 만들고 거짓말했던 그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정말 미친년처럼 발악도 하고 펑펑 울기도하고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이때부터

술을 마셔도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수면제를 먹기 시작했어요

생각하기 싫어서 자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던 거죠

 

또 맨 정신에 있으면

죽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들어서 술을 마셨고요

 

배신이 정말 무섭더라고요

항상 너밖에 없어하던 말이

귓가에 맴돌면서 분노가 생긴 거 같아요.

 

어느 날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 없다 생각한 저는

인터넷에 다 까발려야지 하며

몇 번이고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기도 했고

 

네이ㅇ에서 밉디 미운 그 두 얼굴을

마구 찾아보며 저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가 미련해보일 때쯤에는

참지 않고 전화해 지랄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 사람은 그렇게 저와 조금 더 같이 있었어요

그는 그 나름대로

제가 정상이 아니라 떠나갈 수 없었고

전 저대로

지랄을 할 상대가 필요하니 그런 그를 그냥 놔둔 거죠

 

예상대로 같이 있었던 시간은 평탄하지 않았어요.

볼 때마다 짜증과 싸움이 반복되었고

막장으로 싸우기도 했습니다.

 

그가 바람피운 것을 포함해

제가 손해만 봤다고 생각이 든 이유는,

 

그가 촬영이 없을 때는 돈이 아예 없기 때문에

돈은 제가 거의 다 썼고

(그나마 촬영이 자주 있지도 않았으며)

이 부분에 대해 나중에 다 보상 받으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냥.. 아닌 줄 알면서도

그렇게 만났던 제가 억울한 거죠

 

생각해보면 이 사람은 저와 있을 때

우연히 만나는 여자가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만난 여자애들은

오빠~”이러면서 스킨십이 자연스러웠고

이걸 두고 몇 번이나 싸웠지만

2년 내내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노력했다고 했지만 뿌리치진 않더군요.

이게 욕심인가요?

 

또한

사귀는 내내 늦은 술자리에서의 약속은 지키지 않았고

여자들과의 연락 때문에 몇 번이나 싸웠지만

딱 뭐라 할 수 없었던 것도

그가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는 점..

 

 

그런데 또 화가 나는 건,

자신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다녔으면서

저에게는 구속에 구속을 더해 집순이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자신이 새벽까지 술마시는 건 사회생활이지만

전 술이 약하단 이유로

남자애들은 물론 친구들과 술마시는 것도 못 하게 했고

 

정작 자신이 술 마시러 가는 날이면

말을 또 바꿔서 너도 뭘 좀 하란 식으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제가 이런 상황을 전혀 예견치 못 했던 것은,

항상 자기는 여자들이랑 2차 가고 노는

그런 사람들과 다르다고 얘기했던 탓인 거 같아요.

 

다시 원나잇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 남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원나잇을 쉽게 생각했다, 아직 철이 덜 들었다.

그때 당시 여자가 쉽게 나오네? 뭐 그래.. 오케이

이런 생각이었다고..

몸만 섞어서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겠죠

 

하지만 저는

같이 일하는 동료랑 감정 없이,

그것도 저와 촬영장에서 몇 번 마주친 사이인데

그럴 수 있나 싶고,

 

그 여잔 저랑 동갑이라 그리 막 살진 않을 거라 생각했고

연예인이고, 자기관리해야 하는 직업의 사람이

그랬다는 걸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원나잇을 술김에 했는데도

오히려 자기가 먼저 인사하고 아무 일 없었단 듯이..

지금도 납득할 수가 없네요.

 

나중에 들어보니 이 남자 주변에도

얘랑 잔 남자가 한둘이 아니더라고요

 

친구들은 제게 말하기를

원래 남의 거 한번 뺏어보고 싶은

심리를 가진 여자애들이 많다며 절 위로했죠

 

 

 

정말 다른 세계의 아이구나 싶었던 게,

이 여자는 자기가 쉽다는 걸 자랑이라도 하듯

그와의 술자리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겁니다.

 

자기가 만나는 야구선수가 있는데,

호감이 있어서 잠자리를 한 이후에

그 선수가 자기를 피한다는 얘기를 했다는군요

 

말 다 했죠, 뭐가 자랑이라고

친하지도 않은 남자한테 그런 걸 얘기해요..

 

...

어찌됐든 전 그 여자를 계속 TV에서 볼 것이고

그 여자는 그런 계집 女인데 아무도 모르겠죠..

답답합니다.

 

전 이 일 이후로 아직도

남자라면 닭살이 돋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놔서,

좋은 사람 만나라는 친구들의 얘기가..

씨알도 안 먹힙니다.

 

2년 동안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제게

시간은 아직 더 기다려 달라 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리 경험이 없지도 어리지도 않은 나이에

세상을 너무 모르는 거 같아 두려운 마음이 드네요..

 

지금은

딱 너네 같은 사람 만나서

똑같이 아프란 말밖에 할 수 없어 아직도 원통할 뿐입니다.

 

누구에게도 쉽게 꺼낼 수 없던 이야기들,

이렇게 술술 써내려간 것은 어쩌면

괜찮아, 힘내

라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이만 글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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