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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춘문예 출품작] 난 그에게로 가서 생선이 되었다

2014.08.14 11:21

이 제보는 지난 7/30부터 진행 중인  

<2014 제1회 감춘문예> 출품작 으로,  

e*********@gmail.com 님이 보내주셨습니다.

헛헛한 이 세상! 너무 차가운 댓글은 지양해주셔요.ㅎㅎ 

서로 토닥토닥해주자구요.

(지원자 유리멘탈 보호 차원에서 비난성 댓글은 임의 삭제될 수 있습니다)

ps. 제1회 감춘문예 지원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출품작을 열심히 고르고 골라 매일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러분의 활발한 집필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알림: 오늘 감춘문예는 지원자의 특별 요청으로

맞춤법 등의 기본적인 교정을 제외하곤 가급적 수정없이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낼모레 마흔을 바라보는 감친연의 늙은 독자 중의 하나입니다.

기혼이지만 슬하에 자녀가 없는 관계로

아직까지 연애와 결혼에 대해 다소 쿨한 입장을 유지하며

최신 트렌드를 따라가려 노력하는 부녀자입니다.

살아온 시간만큼이나 다양한 인간관계와 숱한 연애를 경험하여

이제는 연애에 있어서 이를테면 부처님의 해탈의 경지와도

비슷한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저혼자 생각하고 있는 평범녀(!)입니다.

감친연의 사연들은 제가 꼬꼬마 시절 겪었던 사례들과

유사한 것들이 많아서 추억에 잠기며 흐믓해 하곤 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제목: 나는 그에게로 가서 생선이 되었다.

 

사실, 첫사랑이라고 하면 짝사랑은 아닌 거죠?

그런데 사실 내가 상대방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랑이 짝사랑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 않나요?

나는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상대는 아니었을 수도 있고...

당시에는 사랑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사랑 외의 다른 감정과

착각을 할 수도 있죠. 

게다가 첫사랑은 맞았는데,

그게 현재 진행형이 되기도 하고

끝사랑이 되기도하는...

다소 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뭐, 천국의 계단의 권상우, 최지우처럼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애절한 사연을 가지고

서로에게 빠지는 경우가 일반인에게 흔한가요~

그렇다고 황순원의 소나기에 등장하는

소년, 소녀처럼 순수한 감정을 헤집어서

소설을 써보내는 것은

‘감춘문예’가 원하는 게 아니잖아요.

 

며칠동안 저의 꼬꼬마 시절

연애의 역사를 돌아보며

그 시절을 더듬어보니

총체적으로 저의 첫사랑은

감친연의 베스트아이템

‘어장관리’였네요.

그렇습니다.

이제는 불혹의 나이를 코앞에 두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자부하는 저에게도

어장관리가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해준 흑역사가 있었으니,

저의 어장관리남 첫사랑 얘기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저의 첫사랑을 ‘어부’라고 하겠습니다.

 

부끄럽지만 고등학생때까지

오직 성당오빠, 동네오빠,

독서실훈남이, 학원똘똘남 등등

짝사랑만을 전문으로 하다가 

스무살이 된 저는,

대학 진학 후 몇 건의 소개팅과

다양한 만남들을 통해

잡다한 인간상들을 겪게 됩니다.

단지 다양한 인간상들만! 겪게 된다는 것이 함정...

물론 그 중에 ‘이것이 사랑일까?’ 싶은 것도

몇 건 되긴 했습니다만,

내가 원했든 상대방이 원했든

별 일없이 지나가버렸습니다.

제가 고백을 해서 차인적도 있고,

저에게 고백을 했는데 제가 찬 적도 있는...

그대로 부질없는 인간관계들로

1년을 보냈답니다. 

(제 외모가 뛰어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팩트! 

성격 또한 자비롭거나 크게 매력적이지는 못했다가 팩트!

당시 저의 눈도 매우 높았다는 것이 팩트!) 

 

그렇게 1년 이상을

다양한 인간상들을 경험하며 보내고 있던 중

제 나이 스물한살,

대학교 2학년의 여름,

저는 어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타지방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고

어부는 제 고향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저는 고향에 내려가 방학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또 고등학교 친구들을 발판으로 한

다양한 인간상들을 겪으며 보내고 있었지요.

(친구들은 대부분 고향의 대학으로 진학을 했고

아리 선배, 학교 동기, 학교 후배,

학교 선배, 선배의 친구들의 친구들 등등

거미줄처럼 뻗은 인간관계를 저와 공유하였습니다.)

매일매일을 새로운 만남의 술자리로 보내던 중

어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어부는 제 친구들과 

직접적인 인간관계를 가진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이를테면 '사돈의 팔촌'같은 아이였죠.

그렇습니다.

그것이 바로 함정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부끄럽기0,도 하고 부질없다고 깨달았지만 

꼬꼬마시절에는 연애에 있어서

상대방의 학벌, 외모, 집안, 가족관계 등이

제법 중요하잖아요.

아마도 어부의 기준에서 저는

꽤 괜찮은 생선이었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자신보다 나은 학벌,  그럭저럭 한 외모와

큰 문제 없는 집안사정 등이

아마 어부에게 큰 어필을 하였겠죠.

(개뿔~ 사실은 저의 상황이

큰 어필을 한 것이었습니다.

타지역에서 대학을 다닌다는 것!!)

반면 저는 평소 이상형도 아닌 외모에

저보다 객관적으로 좋지 않은 서열의 대학 등등

그가 크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러나 아직 어린 저희들이었고

그날 꽤 신나고 잼나게 논 후,

어부는 직접적으로 제 번호를 따가지고 집으로 갔어요.

그 다음날 연락이 왔습니다.

 

 

(요런 핸드폰을 사용하던 시절이었습니다!ㅋㅋ )

 

 

네, 그렇습니다.

다들 예측하시는 것처럼

저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제가 다니던 대학이 있는 지역으로 돌아갈 때까지

두달이 넘게 저희는 매일 연락하고 만났습니다.

함께 고향 인근의 명소로 여행도 많이 갔었구요.

PC방, 노래방, 비디오방 등등

그 당시 존재했던 모든 방이란 방은

다 가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사실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어부는 제게 잘 맞춰주고

애정표현도 곧 잘하곤 했었거든요.

(그렇습니다. 저의 첫 찐한 스킨십들이 

모두 어부와 이루어졌으니...

제가 어장관리임을 깨닫고 나오려고 할때도

그게 그렇게 힘들더라구요.) 

 

도저히 신입생이라고 믿기 힘든 노안이었지만

옥동자스러운 못낸이가 아닌

반달눈을 소유하며 눈웃음을 치는 어부가

제 눈엔 매력적이었구요.

장손으로 자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인 예의와 책임감이 몸에 배어

매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또한 대학 신입생이었지만

제가 부끄러울 정도로

생활면이나 학업면에서 성실한 아이였습니다.

(성실해야 어장관리도 하는거겠지만요ㅠㅠ이게 진리!)

둘만 있으면 잘 챙겨주며 

애정표현도 자주해주는

어부가 참 좋았습니다.

 

2학년 2학기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평일에는 주로 전화통화를 했고,

주말에는 어부가 제가 있는 쪽으로 올라오기도 하고

저도 비교적 주말에 자주 고향에 내려가는 것으로

2학년 2학기를 잘 보내게 되었구요,

제가 3학년이 되어서까지도 저희는 잘 만났답니다.

사실 장거리 연애니까 만나는 횟수가 많지는 않아도

일단 만나면 주말을 거의 함께 보냈고,

여름과 겨울 방학에는 제가 고향에 내려와

저의 집 근처 대학 도서관에서

거의 함께 보내다시피 했거든요.

 

또한 어부의 어머님과 함께

밥을 먹은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어머님 인상이 참 좋으셨던 것으로 기억하구요,

아무래도 어부가 장손이니까

장손 며느리에 대한 얘기들을 주로 하셨었죠.

저는 당시만 해도 어부와 제가 

결혼하는 걸로 생각했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해서 취업하고

어부가 대학졸업후 군대 가기 전에

결혼하는 걸로 얘기한 적도 있었더랬죠.

당시 보통의 남자 대학생들이

2학년이 되면 군대를 가는데

어부는 군대도 대학 졸업 후,

특정한 군대를 가겠다고 미뤄놓은지라

저희는 일단 제가 대학교 4학년이 되어서까지

잘 만났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제가 4학년이던 해,

2학기에 발생했습니다.

저는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대부분의 학점을 4학년 1학기까지 이수한 상태라서

2학기에는 두 강의, 5학점만 들으면

졸업이 가능하였습니다.

그래서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대부분의 짐을 싸서 제 고향으로 돌아와서

취업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2학기에는 일주일 중 하루만

저의 대학으로 가서 강의를 듣고 오면 되었습니다.

이제는 장거리 연애가 아닌 상황이 된 것이죠.

4학년 여름 방학때까지는

별 문제 없이 어부와 잘 지냈습니다.

 

그런데 4학년 2학기가 시작되고

저는 이제 고향에 있게 되었는데요,

어부가 보고 싶은 때는 평일에도

이제는 실컷 볼수 있겠다 싶었는데...

전혀 그럴 수 없었습니다.

어부는 학과 공부나 행사, 동아리 행사 등을

핑계로 점점 연락을 받지 않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구요.

저희는 자주 다투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잠수를 타기 시작하는 등의

이별 징후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저는 어부에게 투정도 부려보고

달래보기도 하고 애원도 해보는 등의

정말 찌질하게...

어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라는 취업준비는 하지 않고요.

 

이러한 상황으로 두달이 다 되어가던 즈음

어부가 저에게 조용히 이별을 고하더군요.

물론 이유는

‘니가 싫어졌다’

‘니가 고향으로 오고 나한테

집착을 하는 것 같아서 부담된다’

‘내마음도 변했다’였습니다.

저보고 4학년 2학기니

[취업준비나 열심히 하라]며

이별은 오히려 '저를 위해서'라는

말도 안되는 인정을 베풀어주더군요.

 

저는 첫사랑이었던 어부와 헤어지는 것이

그때는 죽는 것보다도 싫어서 많이 매달렸지만

단호하게 어부는 저를 놓아주더군요.

'생선 방출'이랄까요? ^^

 

저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일단 취업준비를 위해 

사랑을 보류하기로 하고

공부에 매진하기는

개뿔~

계속해서 어부에게 온갖

찌질한 짓을 하며 매달리다가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실패하고 맙니다.

할 수 없이 졸업 후에 취업준비를 약 1년간 더하고

그 다음 해에 취업이 되었습니다.

 

즉, 어부가 대학교 4학년을 보낼 때

저도 취업준비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이별을 고한 어부는

아무렇지도 않게 잊을만 하면

한 번씩 연락이 와서 안부를 묻고 그러더라구요.

몇번인가는 만나서 예전처럼

스킨쉽도 하사하여 주시구요!!!(헉)

취업준비를 하는 동안 저도

남자친구가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첫사랑이었던 어부의 연락을

냉정하게 뿌리치기가 힘들더군요. 

다음 해 취업이 되고 나서야 저는

삶의 여유를 가지게 되었고,

성숙된 인간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과 사례들을 겪게 되었죠.

덕분에 첫사랑이었던 어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때도 어부는 종종 연락이 오곤 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도 이미 20대 중반,

그 전까지는 없었던 촉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당시 유행했던 미니홈피 친구 찾기와 

파도타기를 통해 마침내 진실에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이 알게 된 진실은...

아마 감친연 형제, 자매님 여러분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부는 이미 저와 만나기 전부터

대학 신입생으로 들어온

같은 과 여자아이와 CC가 되어

20대 중반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만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 여자 분의 미니홈피에서 확인했습니다.

그 분의 미니홈피에서 어부의 대학 시절의

각종 다양한 사진을 한바가지 접했습니다!)

어부는 당시 군대에 있었고,

그 분은 면회를 다니며

뒷바라지를 하고 있더라구요.

그 여자 분은 대학원에 진학 중인 듯 했습니다.

또한 다른 동성친구 홈피에 의해

나이가 저보다 두 살어린,

즉, 어부보다는 한 살 어렸던

'다른 여자아이'의 존재를 접할 수 있었는데...

그 여자 아이와 바람을 피우다가

CC였던 여자친구에게 걸렸던 것으로

파악이 되었습니다.

물론 CC 여자친구 분은

모든 걸 용서했나 보더군요.

어부가 저에게 가끔 얘기했었던

친하다던 '동기 여자아이'와

귀엽다던 동네 '엄마친구딸래미'인

무용여동생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더 있을수도 있겠죠.

실제로 저의 존재는

이 두 여자분은 모르지 않겠습니까?

혹시 알수도 있겠죠. 그냥 아는 누나로^^

 

그 이후 1년에 두어 번

잊을만하면 어부는 저에게 전화를 해왔지만!!!

(저는 꼬꼬마시절부터 현재까지 핸폰번호가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2G사용자입니다ㅠㅠ

그냥 귀찮아서 안바꾸는 1인입니다.)

어부가 자신의 결혼을 알리며

연락 온 것이 마지막이니

너무 걱정하시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접근한 진실에 대해

넌지시 물어봤고, 본인도 쿨하게 다 인정하며

사실은 저와 만날 당시에는

저를 포함한 세 명의 여자 사이에서

많이 힘들었다는 얘기까지 하더군요!ㅡㅡ

제가 무슨 동네 친한 누나인양 말이죠.

이런 샹노무...!

결혼은 역시 그 CC여자친구와 한다더군요.

저는 진심 그 분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 여자 분께는 어부가 천국의 계단,

'권상우'급 첫사랑이 아니겠습니까?

그 분껜 속을 썩인 적은 있었지만,

첫사랑이자 끝사랑일테니...

감친연에 [감동연애사연] 게시판이 있다면

적합한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물론 어부와 그 분의 소식을

저는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진심으로 어부가 어장관리에서 손떼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는 3년 전,

어느 비 오던 5월의 어느 날.

저는 남편과 저희 동네 인근의 번화가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와 남편이 소주 두 병을 비울 때쯤

가게에 손님이 들어섰는데...!

회사 동료로 보이는 이들 두 명과

어부가 들어와서 술을 마시더군요.

서로 첫 눈에 알아봤지만

서로 모른척했습니다.

 

솔직히 첫사랑의 추억은 개뿔,

아는척을 하게 되면

저는 남편에게,

어부는 회사동료에게

서로의 얘기를 해야하고

서로 얘기할만한 상황이 아니니

결국은 거짓말을 하게 되리라는 것은

이미 30대 중반이 된

어부나 저나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첫사랑의 추억? 

 

그냥

저는 그에게로 가서 생선이 되었었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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