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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춘문예 출품작] 오빠... 집에 갈거야?

2014.08.18 15:03

 

이 제보는 지난 7/30부터 진행 중인  

<2014 제1회 감춘문예> 출품작 으로,  

l*********@nate.com 님이 보내주셨습니다.

헛헛한 이 세상! 너무 차가운 댓글은 지양해주셔요.ㅎㅎ 

서로 토닥토닥해주자구요.

(지원자 유리멘탈 보호 차원에서 비난성 댓글은 임의 삭제될 수 있습니다)

ps. 제1회 감춘문예 지원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좋은 출품작을 열심히 고르고 골라 매일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여러분의 활발한 집필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친연 애독자 여러분! 

저는 20대 중반의 건장하고 착실한 평범청년입니다.

1년 전 '그' 사건 때문에 맘이 싱숭생숭 허~~한 저인지라

이번 기회로 글을 써서 위로 조금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때는 지금으로부터 1년하고도 5개월 전.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한지 얼마 안 된 저는

‘하면된다!' 정신으로 무장하고 복학의 길로 나섰어요.

일단 학교생활의 성실함은 전제로 깔아두고

재미난 대학생활을 위해 

동아리 하나쯤 들어둬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동아리를 들면 재미날까?’ 고민을 하던 중에

목 도모 겸 멘토링을 하는

사설 연합동아리를 알게 되었어요.

 

 

진로고민과 친목도모!

2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끌렸습니다.

제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었죠.

그렇게 동아리 가입원서를 내고 며칠 기다렸는데,

동아리에 가입 되었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그래서 '아 뭐...그런가 보다'하고

학교생활에 충실하며 지내니 며칠 뒤 다시 연락이 왔어요.

동아리 첫 모임에 반드시 참석하라는 문자였죠.

[참석하지 않으면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없다!!!]

며 엄포를 놓더군요.

매우 단호하게 문자가 와서 진짜 안가면 못할 거 같았어요;;

 

 

대망의 연합멘토링 첫 대면식이 열리는 그날이 왔죠.

그 날은 비가 부슬부슬 내렸어요.

우산을 쓰기에도 그렇고 접기에도 뭐한...그런 날씨였죠.

우중충한 날씨 덕분에 제 기분도 덩달아 축축 쳐지더군요.

그렇게 지하철을 탔는데 웬...!

지하철을 반대로 탄겁니다ㅠㅠ

하...그것도 도착지에서 무려 5정거장이나 지나서 알게됐어요.

약속시간에 늦은 적도 없고, 늦는 걸 매우 싫어하는 저였기에

무진장 짜증이 났습니다.

더구나 날씨까지도 이러니 짜증은 배가 되더군요.

하지만!!! 마음을 추스르고 부랴부랴 약속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연합동아리라 그런지 규모가 꽤 크더군요.

다행히 아직 빈 좌석들이 군데군데 있었고,

'내가 제일 늦은건 아니구나'하는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첫 대면식, 서먹서먹한 것을 없애기 위해

주최자들이 자리를 지정석으로 만들어 놓아서

다들 자기 지정석을 찾아 앉기에만 바쁜

어수선한 분위기였습니다.

왠지 모를 큰 규모에 저는 기대를 품었죠.

사실 그 동안 연애 공백기가 길었던 저라서

내심 옆자리에 아리따운 여성이 앉기를 고대했습니다.ㅋㅋ

하지만...언제나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지 않는 걸까요?

제 옆, 앞, 뒤!!

사방을 둘러보아도 다 남자들 뿐이었죠.

비록 옆에 한자리가 비어있긴 했지만,

이미 기대감은 사그라든지 오래 전이었습니다.

 

 

그렇게 주위사람들과 통성명을 하고

멍~한채로 앉아 있었어요.

곧 대면식이 시작 되는데도 옆자리 하나는 비어있더군요.

‘와...이사람은 진짜 지금까지도 안오고

어지간히 게으른가 보네.

아님 동아리를 아예 할 생각이 없는건가?’

등등의 생각이 들더군요.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번에 첫 대면식 사회를 맡게된..

2013년 계사년이 시작된지가 벌써..

이렇게 많은 인원들이 모인 걸 보니 참 기쁩니다..”

듬성듬성 들리는 사회자의 말에 하나둘씩 집중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앉아있는데,

멀리서 누군가가 들어오는 겁니다.

긴 생머리에 하늘하늘거리는 쉬폰치마,

낮은 굽의 구두를 신은 여자가 들어오더군요.

누가봐도 ‘참하네~’라고 말할 법한 스타일의 여성이었죠.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는데 점점 제 쪽으로 오더군요.

그러나 이미 기대감을 접은 저였기에

다시 사회자 쪽을 바라보았죠.

신경 끄고 행사에 집중하는데 

그녀가 제 옆자리에 앉는 겁니다.

은근히 신경이 쓰였지만 관심 없는 척 했죠.

(사실 곁눈질로 계속 보았어요ㅋㅋ) 

 

 

잠시 후 그녀가 절 부르더군요. 

 

“저기요~?”

 

“(관심없는 듯이 무뚝뚝하게) 예.”

 

“(자신의 지정석 표를 보여주며) 여기 맞아요?”

 

“아. 예. 맞는 거 같네요.”

 

그랬더니 씨익- 한 번 웃고 앉는 거에요.

그 짧은 순간에 그녀의 보조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몇 살 더 있는 듯 보였고,

긴 생머리에 여자로서는 조금 큰 키,

호리호리한 체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거죠.

가까이서 보니 더 예뻐보이더라구요.

 

 

그렇게 행사가 진행되고 개인별로 간식을 나눠주었어요.

거기엔 여러 가지 쿠키와 빵이 들어 있더군요.

저는 당시 한창 운동에 빠져있던 때라서

간식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근데 제 옆에 앉은 그녀는 빠른 손놀림으로

'야무지게' 다과를 흡입하기 시작했어요.

그런 그녀가 귀엽더라구요...ㅋㅋㅋ

수줍음이 많은 저였지만 용기 내어 한마디를 건냈어요.

 

“점심...안 드셨어요?”

 

그녀는 끄덕이며, 살며시 미소를...

 

(귀여워라...) 제 것도 드실래요?”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그녀.

 

보통 여자들은 먹다가도 누가 물어보면

다 삼키고 조신있게 대답하던데, 

이 여자분은 내가 편한가...싶을 정도로

너무 막(?) 대답을 하는 거에요.

전 그런 면이 더 예뻐보였습니다.

왠지 내숭 떠는 것 같지 않아서요.

그렇게 몇 초... 몇 분...

다시 침묵이 흘렸고, 행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어요.

그 여자분은 딱딱한 사회자 멘트에 흥미가 없었는지

핸드폰으로 SNS를 하더군요.

곁눈질로 보니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거 같았어요.

그래서 이걸 빌미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혹시 ㅇㅇㅇ 좋아하시나봐요?”

 

“아.네~ 키도 크고, 잘생겼잖아요!”

 

“오늘 그 쪽이 좋아하는 ㅇㅇㅇ 온다고 하던데?”

 

“(또 한번 보조개 웃음을 지으며) 거!짓!말!ㅋㅋㅋ”

 

그렇게 그 연예인이 징검다리가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녀의 이름, 나이, 사는 곳 등등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그녀는 이제 갓 대학생이 된 새내기였죠.

(조금 성숙해 보이는 터라 나이가 좀 있는줄 알았어요)

제 유머 코드가 그녀에게 적중했는지 

하는 말마다 빵~긋 웃어주며, 제 어깨를 툭툭 치더라구요.

왜 웃을 때 옆 사람 치는 습관같은거요. 전 설렜습니다ㅠ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편안했던지 우리는 금세 친해졌습니다.

주변에서는 다들 서로 아는사이냐고 할 정도로 가까워졌죠.

일부 남성들은 뒤에서 수군수군거리기도 했습니다.

타이밍이 어쩌고 저쩌고하는 볼멘소리들이 들려왔지만,

뭐 그것들따윈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2차로 다들 술자리를 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술 마시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술자리에서 오고가는

재미나고 진솔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가기로 했죠.

밖으로 나가 우산을 펼치는 순간!

그녀가 제 옆구리를 스치며 들어오더군요.

저는 "너도 우산 있는데 왜 내 우산 써! 저리가ㅋㅋ" 

라고 장난을 쳤지만,  그녀는 씨익 웃으면서

'우산이나 제대로 들라'고 하더군요.

 

 

그녀는 심지어 술자리에서도 제 옆자리를 고수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는 이야기도 안하고 저를 계속 쳐다보더군요.

자기 핸드폰을 보여주며 본인 예쁜 거 자랑도 하고...

특히 제 눈을 빤~히 쳐다보며,

자기 예쁘냐고 되물을 때는 초큼...떨렸습니다.

하지만 전 연애프로선수라도 된 척하며,

절대 떨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저 또한 그녀의 큰 눈망울을 똑바로 쳐다보며

긍정의 사인들을 보냈죠.

무척 빠른 속도로 우린 가까워졌어요.

 

 

그렇게 첫 만남이 마무리 되고,

번호 교환이 끝난 우리는 메신저로 대화를 하며 지냈습니다.

첫 만남의 강렬했던 눈맞춤이 잊혀지지 않던 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떠오르는 그녀 생각에 행복했죠.

다행히 그녀도 제게 호감이 있었던지

제가 하는 메시지마다 긍정적인 답장을 보내줬어요.

그러다 어느 날 SNS에 그녀의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

과제 때문에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는듯 한 내용이었죠.

새내기라 그런지 과제에 대한 걱정이 많더군요.

그날 저는 왠지 '이게 기회다!'라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용기 내어 전화를 걸었죠. 

 

 

-따르르르릉~ 따르르르르릉~ 철커덕-

 

“어, 여보세요?”

 

“어? 네, 오빠? 무슨일이세요?”

 

“아..너 뭐하는지 궁금해서..뭐하고 있었어?”

 

“네? 아, 저 오늘 과제 때문에 참고자료 얻으러

도서관 돌아다녔는데 그게 하나도 없어서 허탕치고

지금 길거리 돌아다니고 있어요ㅜㅜ.”

 

“아~그래? 어떤 건데?”

 

“음... 논문 같은 건데요.”

 

“아. 그래? 나 도서관이데 한번 찾아.....

아, 있다! 이거 내가 빌려다 줄까?”

 

“네!! 우와~~ 그래주시면 저야 고맙죠!!

오빠 어디세요? 제가 갈까요?”

 

 

아주 기쁜 소식에 저희 동네로 달려오겠다는 그녀.

그러나 왠지 우리 동네 오면,

온갖 사람들 다 마주칠 것 같아 저는 제가 간다고 했어요.

약속 장소를 정하고, 자기 '다리아프니 빨리오라'는

그녀의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습니다.

사실 운동하고 몸이 많이 지친 상태라 그냥 자려고 했었는데,

그녀와의 만남에 없던 힘이 막 솟아나더군요.

(하여간 남자들이란...)

부리나케 차려입고 약속 장소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떨리더군요.

그러나 전 남자의 자존심으로 절대 티내지 않으려

애썼지만, 약속 장소에 다다르자 더욱 떨렸습니다.

 

 

“힝~ㅜㅜ 아.. 힘들어.”

그녀는 짜증과 애교 섞인 말투로 저를 반기더군요.

오늘도 역시 참한 여자 스타일로 차려입고 있더군요.

근데 정말 많이 지쳐보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분이 좀 다운되어 있는 듯 보였어요.

일단 그녀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저는 근처 커피숍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기분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안보였죠.

일단 저는 최대한 그녀에게 맞춰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달달한 커피와 맛있는 케이크의 도움으로

일단 그녀의 기분을 살짝 풀어주는 데는 성공했죠.

 

 

전과 달리 우리는 그리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긴장을 했는지 계속 이상한 말들을 뿜어댔고,

입가의 경련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죠. 

그렇게 침묵이 흐르고 그녀가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들을 하소연 하더군요.

그녀의 말에 끼어들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날따라 그냥 들어주고만 싶더군요.

 

 

이야기는 하소연을 하는 것에서 좀 더 진지하게 흘러갔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지니고 있던 상처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급기야 울기 까지 하더군요.

저는 그런 그녀의 손을 꽉 잡아주었습니다.

그저 슬퍼하는 그녀가 너무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이런 제가 믿음직스러웠는지 그녀 역시 제 손을 꽉 잡더군요.

'여기서 더 우울해지면 안되겠다. 그녀를 웃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당시 전역한지 얼마 안됐고 군생활을 파란만장하게 했던 터라

나름 에피소드들이 많이 있었죠.

몇가지 애드리브를 섞어가며 유머스런 이야기를 해주자

이내 그녀의 눈가엔 눈물이 마르고 주름이 생기더군요.

활짝 웃어주는 그녀의 모습에 제가 다 행복했습니다.

 

“고마워. 오빠~ 내 얘기 들어줘서.”

 

“아냐. 고맙긴. 난 그냥 들어준 거 밖에 없는데 뭐.

근데 나한테 왜 이런 깊은 얘기까지 하는거야?

내가 누군줄 알고...”

 

“그냥 오빠는 믿음직해 보였어. 말해도 될 것 같았어.

그래서 한거야~ 들어줘서 고마워!”

 

이걸 계기로 우리들만의 비밀이 생겼고,

점점 더 깊어지는 그런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어요.

이야기를 마무리 하고, 

저는 밖으로 나와서 화장실 간 그녀를 기다렸습니다.

꽤 쌀쌀했던 터라 팔짱을 끼고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무언가 따뜻한 게 제 옆구리로 들어오더군요. 

 

“아~ 추워~ 얼른 가자!”

 

“어..? 어..그래! 가자! 많이 춥지?”

 

 

살짝 당황하긴 했지만, 절대 당황하지 않은 척 하려 애썼죠.

최대한 그녀가 팔짱을 끼우기 좋게 팔모양을 만들었습니다.

^^;;

가로등 불빛 아래 운치있는 밤거리를 감상하며

우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이런 저런 가고 싶었던 곳들을 말하며

자기랑 언제 한 번 가자고 하더군요.

알겠다고 했죠.

초등학생처럼 새끼 손가락 걸고 꼭꼭 약속까지 했습니다.

뭔가 순수해서 좋았어요.

날은 점점 더 추워졌고, 그녀와 저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운날씨!

그렇게 걷는 와중에도 저를 향한 그녀의 눈빛은 

사그라들 줄 몰랐습니다.

뜨거운 그녀의 시선에 용기없는 전 정면을 응시할 뿐이었죠.

그러다 그녀가 제게 한마디 했습니다.

 

“오빠, 저기 저건 뭐야?”

 

“어? 뭐 어떤 거?”

 

그녀가 가리킨 건물은 다름 아닌...

'숙박업소’였습니다. (모텔이요, 모텔ㅠㅠ)

 

“저거? 숙박업소잖아~ 뭘 모르는 척ㅋㅋ.”

 

그냥 웃어 넘겼죠.

그런데 제 말 뒤에 그녀가 나지막히 말하더군요.

 

“한번 가보고 싶다. 어떤 곳인지 궁금해.”

 

‘이 말은 뭐지? 설마...신호보내는 건가?

에이... 설마 아닐거야!!

아니야, 그래. 그냥 웃어 넘기자.’ 라고 생각했어요.

 

“나중에 가봐!!! 가보고 싶은 데도 참 많네. 꼬맹이가.”

 

“꼬맹이 아니거든!”

이어서 그녀가 결정적으로 한마디 하더군요.

 

"오빠, 오늘 집에 안가면 안돼? 나 집가기 싫다.”

 

순간 온몸이 빨갛게 되더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어쩌지 어쩌지' 정말 당황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무슨 말을 해야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아직 어린 친구고 함부로 대하고 싶지도 않아서 

“이 녀석이!!

집에 안들어가면 어디가라고~안돼. 너무 늦었어.”

 

 

뭔가 실망한 표정인 그녀는 알았다고 끄덕이며

집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집에 가는 내내 그녀는 제게 그린라이트들을 뿌려댔습니다.

계속 절 응시하며

‘오빠는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오빠가 좋다.’

‘오빠 같은 사람이랑 사귀고 싶다.’ 등등

설레는 말들을 끝없이 해댔죠.

저는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저 역시 호감이 있었기에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녀석들을 만났죠. 이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저보고 '미친X' 아니냐고 하더군요..

 

“야!!! 이 미친X아. 그래서 그냥 데려다 줬다고?

너 남자 새끼 맞냐? 에라이 xx아.”

 

저는 “야... 너무 어린애잖아.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데,

그건 좀 너무 하지 않나 싶어서 그랬지 뭐..

그리고 아직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도 많은데

좀 아니다 싶었어.”

 

“에라. 누가 누구보고 어리대? xx같은 놈. 아오!!”

 

 

친구놈들은 제게 남자도 아니라고 놀려댔지만,

전 잘한 행동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좋아하면 지켜주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렇게 강렬했던(?) 만남이 지나고

우린 계속 연락하면서 데이트도 하고 그렇게 지냈죠.

 

 

하지만 그런 소소한 행복들은

제가 적극적이지 못해서였는지 오래가지 못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태도는 시들시들...

메신저 답장의 횟수도 줄어들고,

심지어는 읽고서 무시하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그래서 전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건 점점 싸늘해지는 반응 뿐이었죠.

그러다 결국엔 '오빠가 부담스럽다'는 문자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사적으로 연락하는거 부담스럽다고요.

 

 

그녀의 마음은 이미 떠난 것 같아

'알겠다'고 하고 저 또한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러나 끝내 미련을 버리지 못한 저는

후에 다시 그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예전같지 않더군요.

심지어는 저를 메신저에 차단까지 하더라구요.

속으로 무지 열 받았습니다.

제 생각에 그리 잘못한 것도 없고,

항상 배려해줬는데 왜 차단까지 했는지!!!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너무 어이없고 황당한 저는 전화를 걸었죠.

그녀의 첫마디는 정말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누구세요?” 

그녀는 이미 제 번호를 삭제한 거였습니다.

 

“...”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제가 말을 했어요.

[나라고, 왜 카톡 차단 했냐고...]

그랬더니 그녀는

['나'가 누구나며 차단할만 하니까 차단했다고]하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늦은 밤에 전화를 걸었다고

이런 매너없는 분 차단할 만 한거 아니냐고!

저에게 볼멘소리로 말하더군요.

10시면 그렇게 늦은 밤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그 친구 기준에선 10시가 매우 늦은 시간이었나 봅니다.

기분이 상당히 나빴던 저는

그럼 첫만남에 니가 했던 그 행동들은 무엇이나며 물었어요.

그러더니 그녀는 

"그건 착각이야. 착각하게 한 건 미안하지만,

난 오빠 좋아한 적 없어. 내가 한 행동 때문에

착각했던 남자들이 여럿이야."라는 말까지 하면서

미안하지만 자긴 남자에 관심 없다고 그러더군요.

 

 

나 말고 다른 남자들한테도

똑같이 했겠구나 생각하니 화가났어요.

나중에 주변 동아리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른 남자들한테도 저한테 한 것처럼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그녀는 쌀쌀맞은 말을 남기고

[번호 차단할테니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지가 벌써 1년 하고도 5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한동안은 무지 힘들었습니다.

불같이 화도 나고요, 억울하기도 하고요.

남들이 보기엔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저에겐 나름 큰 상처였죠.

한동안 마음이 허~한 상태로 지냈습니다.

그 좋아하던 운동도 빼먹고 감정기복도 생기고요.

사실 이 여자 말고도 괜찮은 여성들분들이

몇몇 호감을 보여주셨지만 전 정중히 모두 멀리했죠.

그 여자 때문에요!!!

 

 

내가 여자 보는 눈이 없나?

어리석은거 같기도 하고, 참 바보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꽤 많이 괜찮아졌네요.

부슬부슬 비오는 날이 되면 가끔씩 생각나곤 하지만

이제는 '추억'으로,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는데,

감친연 애독자 분들께서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만의 추억이기도 하고 경험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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