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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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친밥] 더듬는 소녀소녀

2014.08.19 00:01

 

안녕하세요. 신분이 드러날까 직종을 밝히지 못하는 27세 처자입니다. 지난 번 감친밥이었죠, 여지 있는 곳에 희롱 있다?’를 보고 제 이야기인가.. 싶어 사연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분이 뭐 제게 딱히 피해준 것도 없고 절 만진것도 아니어서 묻기로 했던 거죠.

 

그런데 이제는 사연을 풀어헤치려 합니다. 얼마 전 그가 결국 저를 만졌거든요ㅠㅠ 제 사연이 감친밥으로서의 자격을 얻은 느낌이 들어서요. 지금이 때구나! 싶습니다.

 

올해, 공기가 차츰 따뜻해질 무렵이었어요. 사무실에서 누군가 저를 주시한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강력한 기운의 끝에는 우리 주임님이 계셨죠.

 

저희 회사는 조금 자유로운 분위기라, 옷차림도 자유롭고 머리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요. 저희 주임님은 그 기회를 살뜰히 이용하시는 분입니다^^ 제가 입사했을 당시에는 머리가 ~란 색이셨고요, 작년엔 ~크색, 지금은 ~록색..이십니다ㅠㅠ

 

 

이 주임님의 나이는 37. 업무 중에는 저를 흘끔흘끔 보는 것이 전부입니다만, 모두가 있는 사무실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제가 떡하니 앉아있는데! 굳ㅡ이 카톡을 날리시어 제게 사적인 대화를 시도한다든가, 퇴근하고 나서도 연락을 해 사람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ㅇㅇ씨, 우리 곧 업무도 한가해질 텐데, 밥이나 같이 먹어야죠?]

 

프로젝트가 끝나면 한가해지죠. 저도 알죠. 그렇지만 제가 왜 주임님과 밥을 먹습니까?ㅠㅠ

 

[! 다들 수고하셨는데, 이번 건 마무리되면 다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죠^^]

 

아놔 이런~ 이런 사회생활 고수 같으니라고 아하하하하하핫!! 자연스럽게 다 같이밥을 먹자며 불편한 상황을 피하는 저란 재간둥이를 보시렵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라고 자평하던 차에.. 이런 카톡이 오죠.

 

[하핫! 플젝 끝나도 밥은 안 먹을 기세~]

 

으응...? 일단요.. 전요... 저와는 세대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기에 하핫이라든가, ‘~할 기세라는 표현이.. 낯설게만 느껴졌어요. 과년님들 어택 아니고요, 무려 37세이십니다.. 주변에 혹시 이 나이인데 꼬꼬마들 말투 일상적으로 쓰는 분 계신가요? 그렇다면 제가 생각을 바꿔먹으려고요 정말로요! 아니 뭐 이걸 떠나서 주임님이 제게 따로 밥을 먹자고 한 것부터가 부자연스러웠죠.

 

그리고 또 한 번은 늦은 11시 정도였는데,

 

[밤의 힘을 빌려 말하자면, ㅇㅇ씨는 참 미인인 것 같아요!]

 

^^. 이런 카톡으로 제 잠을 훠이훠이 쫓고는 총총 사라지는 식..? 이때까지는 저도 그냥 조심해야겠다생각했습니다. 회사에 이상한 소문 도는 것도 싫었고 자칫 지저분한 성희롱 스토리에 연루되는 등 안 좋은 쪽으로 전개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주임님은 이렇게 종종 퇴근 후 늦은 시각에 카톡을 날리곤 하셨는데 이번엔 토요일 새벽이었어요.(.. 주임님 카톡 좀 그만ㅠㅠ)

 

2014411

주임님

[일이 자꾸 늘어나네요] 23:40

(전 자는 중이었습니다.)

 

2014412

주임님

[] 02:48 

주임님

[ㅜㅠ] 02:48 

주임님

[ㅇㅇ씨~] 02:54 

주임님

[ㅜㅠ] 03:12 

주임님

[날 싫어하나봐] 03:12 

주임님

[에잇] 03:21 

주임님

[ㅜㅠ] 03:31 

 

 

아침에 일어난 저는 정말 경악을 금치 못 했습니다. ........................... .........? 에잇...? 제발....... 그르지 마요 주임 님.... 저는 너무나 평범한 자매입니다(정색) 지나칠 정도로 대중적인정서를 가진 여자라구요. 상투적인 표현만 골라 쓰는 흔해빠진 사람인데!

 

30대 후반의 남성이, 새벽에 취해, 에잇~ ~ 날 미워해~ 라고 말하면 이 평범하디 평범한 자매는 사무치는 심적 고통에 시달리게 된단 말입니다ㅠㅠ 이날도 너무나 짜증이 나고 싫어서 눈곱도 떼지 않고 이 어처구니없는 소녀소녀카톡창을 캡처해, 친구들에게 전송한 기억이 납니다. 함께 욕해주는 친구들이 없다면 너무 답답할 것 같았어요..

 

어쨌든 저는

 

[보통 그 시간엔 잠을 자서요ㅠㅠ]

 

라고 보냈고

 

[죄송..;;]

 

이라는 답톡이 왔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였죠. 주임님은 이 기세를 몰아 대시의 끝을 봐야겠다생각하신 겐지, 다시 카톡을 보내왔어요.

 

[ㅇㅇㅇㅇ ㅇㅇㅇ(일본 만화작가) 알아요? 이 사람 만화책이 참 재밌는데 빌려줄까요?]

 

.. 그제서야 기억이 났는데 초록이 주임님은 일본 만화책을 수집하는 것이 취미라고 하십니다.

 

[아니요, 제가 만화책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

 

노련한 선 긋기 시전.

 

[빌려라도 줄게, 함 읽어봐요]

 

[, 제가 핸드백에, 노트북에, 책에 바리바리 싸들고 출퇴근하는 게 영 불편해서요.. 괜찮아요~]

 

.. 자연스러웠어..!

 

[.. 그럼, 제가 사드릴게요, 소장 가치 높아요 ㄱㄱ]

 

..............저요, 정말 잘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드립력이 미약한가 봅니다ㅜㅜ

 

[아니에요, 주임님이 왜 그런 걸 사주세요~ 정말 재밌는 모양인데 집 주변에서 꼭 빌려보겠습니다ㅎㅎ]

 

하고 이야기를 끝냈...! ! 정말 잘 마무리됐다고! 생각! ! ! ! 30초 후.. 그의 카카오스토리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어요.

 

[요즘은 다 바보 같네요.. 나는 그냥 친해지고 싶을 뿐인데..

..............다 바보 같잖아!!]

 

 

.................... 가슴이 턱! ! 막히는 게.. 마치, 보고있나 ㅇㅇㅇ!!!”라고 외치는 것 같았어요. 말투도 어쩜.. 만화책에서 튀어나오신 줄.. 전 다시 심적 고통에 몸부림쳐야 했습니다.

 

이렇게, 주임님은 계속해서 소녀소녀한방식으로 제게 관심을 표명해왔고, 전 이에 대해 무시 또는 완곡한 거절로 일관했죠. 정말 멋진, 제 또래의 남성이라 해도, 이렇듯 소녀소녀한말투와 접근 방법을 이용한다면 전 정말 노 땡스거든요. 평범하게 생겨도 남자답게 리드해주는 사람이 제 이상형입니다.

 

그런데 주임님에 대한 이성적 관심이 마이너스 수준인 상황에서 저런 접근 방식이라니요.. 종국엔 상대방이 수저만 들어도, 숨만 쉬어도 싫은 지경이 오고야 말았어요. 

 

그런데 에피소드는 그칠 생각을 않네요.. 한번은 제가 너무너무 심... 바쁜 날이었어요. 그런데 주임님이 제게 제 업무와는 전~ 혀 관련이 없는 이야기를 너무나도 상세하게 주절주절 설명을 하시는 겁니다.

 

나중에 설명을 듣고 보니 주임님은 우리 사무실 전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가 알고 있으면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호의를 베푼 거였다고 해요.

 

하지만 저 이곳에서 하루 이틀 일한 것도 아니고요, 주임님이 설명하신 내용은 이제껏 제가 알지 않아도 잘만 굴러갔던 사항들이었어요. .. 이런 걸 왜 제게 말씀해주시는 거예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요.

 

제가 미친 듯이 바빴던 시기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불필요한 이야기를 제 자리로 다가와 하는 걸 보며 저는 감사하다,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커녕 .. 한 마디라도 섞으려고 안간힘을 쓰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바보도 아니고.. 이런 느낌이 전달됐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실제로도 그런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믿고 있는 중입니다

 

 

또 그렇게 시일이 흘렀죠. 이날도 전 업무에 멘탈과 바디를 탈탈 털리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더랬습니다. 그때 주임님의 카톡이 당도하였죠.

 

[돌아오시오]

 

........... 전 카톡 쓸 기력도 없고 귀찮아서 전화를 했습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제 윗윗 상사가 불금을 맞이하야 사무실 멤버를 불러모아 한 잔 때리기를 원하신다는 것! 비록 제가 주임님께 무척 불편함을 느끼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말은 쉽게 섞는 사이였기 때문에 저는 제가 지하철을 이미 타고 멀리 간 것으로 말씀드려달라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상사님이 제 이름을 콕! 찝어 ㅇㅇ를 꼭 데리고 오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별 수 있나요, 사무실로 돌아가 집에 가서 마치려던 업무를 봤죠.

 

키보드를 타닥이며 모니터를 마주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컥하는 겁니다. 집에 가서 편히 있을 생각에 행복했는데 지금 다시 불려와서 뭐하는 짓인가 싶어서요.. 그래서 저는 이 황망한 마음을 사무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카톡으로 공유하며 업무를 이어갔죠.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자리를 주임님이 만든 거라 하더군요? ..............나 진짜.. 정말로 불쾌했습니다. ..그러나 이왕 이렇게 된 것. 어쩌겠어요.. 저도 일은 끝까지 깔끔하게 털어버리고! 신나게 회식을 즐겼습니다! 전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니까요!ㅠㅠ

 

그런데 이 주임님.. 술자리 내내 저의 까칠함에 대해 불평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호의를 베풀었는데 제가 왜 저한테 이런 말 하시는 거예요?”라며 쏘아붙였다느니, 자기가 어디 가서 누구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아닌데 ㅇㅇ는 정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느니.. 점점 저는 그 자리에서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가 됐죠.

 

선배들도 웃자고 하는 소리긴 했지만 너가 연차는 높지만(주임님이 업종을 바꾸어 이직을 하셔서요) 주임님이 나이가 많잖아, 좀 잘 해드려~”라는 식으로 자꾸 흘러갔어요.

 

그런데 주임님이 이런 류의 이야기를 멈추질 않는 겁니다. 거의 3-4시간 동안 틈이 날 때마다 제게 서운했던 것들을 깨알같이 기억해내서는 투정을 부리는 거.. ... 하도 그러니까 선배들이 이럽니다. “주임님 ㅇㅇ를 여자로 보는 거 아니에요? ㅇㅇ 그렇게까지 까칠하진 않은데..”

 

주임님은 물론 펄쩍펄쩍 뛰었죠. 아니라고, 아니라고 손사레를 치면서요. 그런데 웃긴 건, 아니라면서 또 이런 말실수는 하세요.

 

아니 근데 내가 ㅇㅇ한테 두 번 까였잖아요.”

 

이러니까.. 사람들 달려들어서 또 물어뜯죠.

 

어어~ 들이대긴 했나보네??”

 

이렇게요.. 그냥....... 전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싫었어요. 제가 1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남성과 즐거운 회식 자리에서 썸이라고 의심받는.. 그러한 불...이요. 그렇게 불편한 채로 저희는 다음날 아침까지 달리었습니다. , 장소는 선배의 집으로 옮겼고요.

 

새벽 6시쯤. 전 도저히 견딜 수 없겠어서 몽유병 환자에 빙의하여 비척비척 침대로 걸어가는 연기를 시전하였어요. 실제로 피곤하기도 했고 그렇게라도 뻗은 연기를 하지 않으면 정말 생명에 위협을 느낄 것만 같은 숙취가 느껴졌거든요.

 

... 역시 오전 중이었을까요. 제가 옆으로 누워 잠을 자고 있는데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겁니다.

 

 

그 피곤하고 술에 쩔어 있는 상태인데도 여기서 어떻게 대처해야 똘똘한 직딩일까, 뒤돌아 그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면 앞으로 그와 어색해지진 않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그 손길의 주인공은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주임님이었어요.  그분은 제 허리를 더듬더듬하시었어요. 그리고 그 손길의 느낌을 설명드리자면, 그냥 냅두었으면 어딜 더 만지긴 했겠다 싶은 정도의 강도와 느끼함..?

 

전 한 5초 정도를 고민하다가, 방금 잠에서 깼지만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모르겠네..? 누가 날 깨웠나요? 아웅....’ 이런 연기를 다시 시전하였고ㅠㅠ 직장에서 연기만 느네요.. 주임님도 어색하게 자리를 피하는 것으로 상황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뭔가 무 자르듯이 어색하게; 막을 내렸지만 이것이 지난 주말까지의 제 밥벌이터에서의 일입니다.

 

사실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전 어떻게 하죠?ㅠㅠㅠㅠ이런 마음상태라기보다는, 제가 의식이 들기 전에 또 어딘가를 만지진 않았을까 싶어 기분이 매우 더럽고 아오 내가 술을 좀 덜 마셨더라면 이런 일이 벌이지지 않았을까싶어서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지고.. 뭔가 원통하네요ㅋㅋ

 

 

최근 직장에서는 저를 좋게 평가하여 여러 가지 조건이 개선될 예정이라 직장을 옮길 생각은 추호도 없는데, 저는 제 몸을 더듬은 사람과 계속해서 한 장소에서 일을 해야 하네요..

 

제 잘못도 있고 그의 잘못도 있겠죠... .. 황망하고 서늘한 여름밤입니다^^ 요새 공기가 참 차네요^^ 감기 조심하세요^^; (급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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