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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짧] 7년 우정의 무게

2014.08.21 11:22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열하나 먹은, 이제 과년의 길에 접어든 직장인 여인네입니다. 매일 남의 사연을 읽기만 하다가 이메일을 보내는 건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해서예요. 좀 급하게 일이 진행되고 있어서 빨리 반응을 보고 싶은 게 욕심이라면 욕심인 요즘입니다ㅠㅠ

 

각설하고 사연부터 말하자면,

저에겐 7년 된 남자사람 친구가 있습니다.

7년 동안 썸 한 번 타본 적 없는 진짜 남사친이죠.

 

단둘이 자주 만나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지만

서로의 여자 얘기, 남자 얘기도 다 알고

가리는 것도 없었어요.

 

그리고 내 속 이야기 다 할 수 있고,

진짜 진짜 잘 맞고 소중한 친구예요.

 

발단은 제가 희대의 사랑을 하고 있었다 믿었던

작년 여름쯤 되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상형이라 그리던 그런 남자를 만나,

살맛나게 연애하고 있었죠.

 

그렇다고 불만이 아주 없던 건 아니어서,

평소와 같이 이런 저런 불만을

그 아이에게 털어놓기도 했지만,

그 친구도 제가 얼마나 그 남자를 좋아하는지 알았죠.

 

 

잠깐 옆으로 새자면요,

스무 살 이후 계속 연애를 해 온 사람이에요.

환승할인할 정도로 이 남자랑 헤어지면 저 남자,

저 남자가 지겨워질 때쯤 또 다른 남자를..

 

남자 없인 못살아, 정도가 되겠네요.

이건 사랑이 넘쳐서 그랬던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냥 연애가 필요했습니다.

 

그냥 별로 좋지 않아도 사귀었고,

연애를 사랑하고, 사랑을 사랑했지,

사람을 진짜 사랑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 여름의 그 남자는

정말 내 인생에서 다시 없을 만큼 좋아했었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그 친구도 알고 있었어요.

 

제가 연애 홀릭이라는 것과

그 남자는 좀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까지.

 

 

다시 여름으로 돌아가서.

어느 날 새벽 한시인가에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술에 취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절반 정도는 무슨 뜻인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다만 그 아이가 했던 한 가지 말,

자기가 결혼하면 너 같은 여자랑 하고 싶다

는 말이 좀 마음에 걸리긴 했습니다.

 

저도 둔감한 편은 아니라서

그런 말이 그냥 쉽게 나오진 않는다는 생각에

걱정스러웠고 놀랐지요.

 

왜냐면요, 저요..

이 친구 정말 소중하고 좋아하거든요.

혹시라도 이 아이가 날 여자로 보면

우정이 깨어질까봐 너무나.. 걱정이었죠.

절대, 절대! 그러지 않았으면 했답니다.

 

 

어쨌든 저는 술 취한 그 아이를 잘 달래고 재운 후,

그 후로 며칠 후에 우리는 또 만났죠.

(저는 남자친구 있을 때에도

이 친구를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만나왔었습니다.

지난 7년간 한 번도 남자친구에게

거짓말하고 만난 적도 없죠.

왜냐면 우린 당당하기도 했고, 베프였으니까요)

 

그리고 상황 정리를 했답니다.

혹시나 이 아이가 내게 고백하면 어쩌나

하는 제 마음이 민망했을 정도로

이 아이는 내가 너랑 결혼하고 싶댔냐?

그냥 너 같은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거지.

라고 시원하게 정리했었답니다.

 

그리고 또 세월이 흘러,

저는 희대의 사랑을 쫑내는 지경에 이릅니다.

 

마지막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랑이 점점 식어가고,

그 사람에게 불만이 쌓이고,

결국에는 헤어짐을 결심하고 단행했죠.

 

그 사람은 여전히 저와 결혼을 생각했는데도요..

저는 그 때 제 스스로에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결혼이 무서웠던 거예요.

 

그 사람, 사실 나무랄 데 없는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결혼을 보채니까 이런 저런 이유로 도망치게 된 거죠.

 

사실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어요.

늘 남친은 결혼을 보채고,

그게 구체화되면 전 도망치기 일쑤.

 

그게 몇 번 반복되니까

이젠 저 자신에 문제가 있나 싶더라고요.

 

 

이 모든 제 연애패턴과 결혼에 대한 두려움을

그 친구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깨빡이 난 지 이제 3개월이 지나가고 있네요.

저는 전에 없이 마음을 독하게 먹고

제 자신을 돌아보려 했었습니다.

모든 썸과 소개팅을 차단하고,

남자 없이 살아보면서 나를 돌아보려고 했죠.

 

근데 하필 이러한 시점에ㅠㅠ

이 베프놈이 스물스물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 동안을 술을 먹고 꽐라가 돼도

팔뚝 한 번 잡는 법이 없던 그 녀석이

가끔씩 친구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스킨십을 하기 시작했어요.

 

허리를 슬쩍 당겼다가 자연스럽게 놓는다든가,

술 먹고 손 잡고, 어깨에 손 올리고, 볼 꼬집히고.

 

첨엔 잘 몰랐고, 또 거부감도 없었어요.

제가 구남친이랑 헤어짐을 준비하는 사이에

이 아이는 누군가에게 고백 했었거든요.

퇴짜 맞았지만;

 

그래서 이 아이가 날 좋아할지도 모른다

는 생각조차 안했었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서로 솔로이다 보니 만나는 시간도 잦아지고,

또 제 입장에서는

전에 없이 솔로인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조금씩 관계에 변화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다.. 두둔...

저도 이 아이가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요. 저는.. 무서워요.

제 연애 경력을 비추어봤을 때

저는 분명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이 식을 것 같아서.

 

그러면 분명 이 아이를 잃을 텐데.

저는 그게 죽기보다 싫습니다.

 

그리고 친구와 연인은 분명 다를 텐데,

우리가 너무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라는 생각도 들어요.

 

자신에 대한 실망감도 느껴지고요.

남자 없이 못사는 ㄴ이라는 생각.

하다하다 못해 친구까지 남자로 보냐? 라는 자괴감.

 

그런데요, 그런데요.

저요, 그 아이만 생각나요.

제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모르겠어요.

 

혹시 형제자매님들 중에

이러한 경험을 하신 분들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오래된 친구와 사귀었을 때 어떠셨는지.

헤어졌을 때 친구로 남으신 분들도 있으신지.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저와 그 아이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급하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ㅠㅠ

 

전 어찌 해야 하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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