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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어영부영 하기 싫은 것

2014.09.14 10:33
안녕하세요. 저는 29살 자매입니다. 항상 재밌게, 감사히 사연 읽고 있습니다. 이건 특별한 사건이나 이상한 경험은 아니지만, 지금 제 나이에 아주 자연스러운, 평범한 고민이 하나 있어 제보 드립니다.

 

 

저는 6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졸업반이었을 때 소개를 받아서

만난 같은 학교 학생이었어요.

 

저는 졸업 시험 준비로 바쁠 때였고,

남자친구는 복학을 준비할 때였지요.

 

저는 남자친구에게 많이 기대는 성격이었고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게 잘 맞춰주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ㅠㅠ

 

처음엔 아주 많이 싸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남자친구에 대한 어느 정도의 무관심

시험 준비를 하고 취업을 하는 데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와 좋게 해몽을 해보자면,

남자친구는 제 투정을 다 받아주지 않고

절 강하게 만들어주었거든요.

 

 

그리고 지금저희는 둘 다 지방에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며,

일이 있을 때에는 2, 3주에 한 번 만납니다.

 

그렇게 되니 시간은 빨리 지나갔고

별 탈 없이 6이 지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고민은...........

너무 평범한 연애를 해서인지

결혼 생각이 안 든다는 것입니다;

 

만나면 편하고 재밌지만

결혼하고 싶다, 오랜 시간 함께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저희는 만나면 대부분

식사, 커피, 쇼핑, 가끔 영화 이런 데이트를 하는데

같이 옷을 구경하고 수다를 떠는 것이 즐겁지만

 

그 이상의 것(스킨십, 여행 등등 로맨틱한 것들)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게 문제..

 

그래서인지 결혼 생각만 하면

이렇게 만나는 것이 맞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저희에게 결혼 이야기가 나온 것은 2년 정도 전입니다.

 

제가 남자친구보다 먼저 취업을 했고

2년 전쯤 남자친구가 취업을 하면서

남자친구의 집에서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

 

그 당시에 남자친구의 아버님은

너희가 오래 만났고 둘 다 취업을 했으니

결혼 생각을 해야 할 것 아니냐

고, 

 

결혼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빨리 헤어지는 것이 낫지 않느냐

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시 남자친구에게

 

나는 결혼 생각이 아직 없다.

너라서가 아니라 결혼 생각 자체가 없고

 

아버님의 말씀대로라면 우리는 헤어져야 한다.

어떻게 하겠느냐

 

했는데 그가 그냥 어영부영 넘어가

계속 어영부영 만나게 됐네요..............

 

남자친구의 부모님께서는 아주 잘 해주십니다.

그만큼 결혼을 원하시는 거지요.

아버님 연세가 많으시거든요.

 

제가 28살이었던 작년부터

남자친구도 결혼 이야기를 시작했고,

 

제게 구체적인 인생 계획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작년의 저한테는 서른은 결혼할 만한 나이

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기에

 

서른쯤에 하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말하고.. 뭐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시 서른이라는 기한이 다가오자

남자친구는 더욱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고

 

그러면 매번

1. 저는 아직 빠른 것 같다 말하고,

2. 그럼 서로 기분이 좀 상하고...

반복입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내년에 우리 결혼을 안 하면

그 뒤까지 계속 기다리기는 힘들 것 같다.”

 

 

뭐..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 저도 제 입장을 이야기하자면..

아직 생각할 시간이 더 필요해요.

 

제 주변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눈 떠보니 결혼식장이더라.”

 

어른들에게 이야기 나오면 결혼은 금방이다.”

 

라고 하고..

 

저도 정말

그냥 이렇게 있다가 결혼이라는 것을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해도 될까?

결혼 하고 싶다이런 생각이 막 들지 않아도

그냥 해도 되는 건가?’

 

이런 생각 역시 듭니다. 확신이 서지 않아요.

 

남자친구가 뭐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고,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결혼 후 잘 살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가 자꾸 왜 결혼 생각이 없는가

에 대해 이유를 만들어보았습니다.

 

1. 저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을 합니다.

팟궁합이 잘 안 맞아서인지 너무 아팠고

그래서 제가 많이 피했습니다.

 

그래서 팟을 하고 싶다든가

그 외의 스킨십에 대한 욕구가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 남자친구는 힘들어 하고요.

 

그런데 최근에는 좀 나아지는 중입니다.

좀 덜 아프거든요.

 

2. 위에서 말했듯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에게 잘해주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저는 기대치가 있고 친구들과 비교하게 되니

자꾸 불만이 생깁니다.

 

제가 '다른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은

지금 남자친구가 해주는 것보다 훨씬 잘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한번은 이런 이야기를 '서로' 한 적이 있어요.

 

아마 우리 둘은

우리 자신을 더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 것 같다.

우린 둘 다 자기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라 서로가 힘들다.”

 

물론 누구나 자기 자신이 제일 중요한 거지만,

그리고 그렇게 만나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오래 만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진지하게 결혼을 생각하기 시작하니 이제는

저밖에 모르는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3. 그리고 이건 솔직히 욕심인 거 저도 알고 있습니다.

 

가끔 직장에서 소개팅이 들어오면

괜찮은 조건의 분들이 보입니다.

그러니까 을 꾸게 되는 것 같아요,

 

조건이 더 좋은, 나한테 더 잘해주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생각 안 하고

남자친구와 편하게 이야기하고

또 주말에 만나 수다 떨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아니 그냥 흘러가는 대로

결혼식장에 들어가는 것 아닐까

 

불안해집니다.

 

혹시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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