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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두 가지

2014.09.23 13:27
안녕하세요. 지인에게 감친연을 소개받아 밤낮으로 감친연과 함께하며 지난 사연을 섭렵 중인 20대 꼬마입니다. ‘이건 내가 쓴 건 아닐까, 내가 메일을 보내 놓고 기억을 못 하나’할 정도로 저와 비슷한 언니들의 사연을 보다가 그 언니들의 후기 중 ‘메일을 보내는 것 만으로 치유가 되는 것 같다’는 공통적 의견을 봤어요. 해서, 저도 용기 내어 자서전을 쓰듯 메일 드립니다.

 

저보다 4살 많은 그와는

꽃답고 풋풋했던 20대 초반, 처음 만났어요.

 

그 당시 저는 미팅이라는 신세계를

열심히 하고 탐험하고 있었는데,

그는 그 미팅자리에서 제 맞은편에 앉아 있었어요.

 

제가 첫눈에 반했죠.

 

절대 잘생기지도 않고, 제 스타일도 아니었는데..

그냥 본 순간 제 맘에 쏙 들어왔어요.

 

 잘 보이려는 허세나 가식 없이

순수하고 진솔한 모습이 좋았습니다.

 

미팅자리에서 다른 사람들은 게임하고 술 마시고 노는데

저흰 그냥 따로 얘기만 했네요.

 

 

아무튼 그렇게 미팅자리가 끝나고,

제가 그 다음날 뭐 하냐고 연락을 했어요.

 

그랬더니 그는 대뜸 영화를 보자는데

마침 제가 그 사람 학교 주변에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래서 그날 만나고, 그 주말에 술 한 잔하고,.

그 다음부터 주중이나 주말에 한두 번씩 만나다가

첫 만남 후 한 달쯤 되었을 때부터 사귀게 되었어요.

저희는 예쁘게 잘 만났습니다.

 

그에게 저는 첫사랑이었고,

(저는 학창시절에 그냥 소소하게

만난 남자친구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제게도 그는 첫사랑이었어요.

 

저는 그를 만나며,

‘아, 누군가를 이렇게까지도 좋아할 수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했어요.

 

여느 커플들처럼 싸우기도 했고,

울고 또 화해하고 웃고..

그렇게 4년을 꽉 채워 만났습니다.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첫 여자친구라 센스는 조금 부족했지만,

4살 어린 저를 항상 배려해주고, 챙겨줬어요.

그리고 그런 점이 귀엽고 사랑스러워보였어요.

(이미 깨빡난 연애인데....

이거 쓰면서 또 두근거리는 전... 미친 거죠?)

 

그러다, 대학원생이 된 그보다

제가 먼저 지금의 직장에 취직하게 되었어요.

 

저희 회사는 꼭 받아야하는 연수가 있는데,

그게 문제의 시발점이었죠.

 

3주 동안 청춘남녀를 가두고 연수를 시키는데..

거기가 남녀 비율이 2:1이에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오빠들이 여자들에게 잘해주게 마련이죠.

결국 거기서... 저...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도 제 그런 마음을 눈치챘는지...

어느 순간부터 전화 목소리에서 정을 떼려는..

그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연수가 끝나고 그 동기들과 매일 술자리를 가졌죠.

어쩌면 그렇게 해서

그에게 항의? 같은 걸 하고 싶었나봐요.

 

‘나한테 잘 해라, 나도 남자랑 놀 줄 안다.’

 

뭐 이런 거... 아 우습다..

 

제가 그를 만나는 4년 동안은,

남자인 친구를 만난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저 그렇게 친한 남자인 친구들 만나는 시간에

그를 보고 싶었어요. 그때의 저는.

 

결국 그 숱한 술자리 때문에

만난 지 1년 후부터는 거의 싸우지 않던 저희.

싸움...도 포기. 그냥 단념? 하는 순간들이 잦아졌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별것도 아닌 일에 휘청거리는 사이라면,

정말 헤어질 수 없게 되기 전에 끝내야겠다는 마음에

연수가 끝나고 한 달 뒤쯤 헤어져야겠다 결심했어요.

 

간만에 만나 카페에 앉아 처음 꺼낸 그의 말은

“우리 요즘 어떤거 같아?”였어요.

 

제가 한 대답은

 

“우리 이제 서로 노력하지 않는 거 같아.

나아지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 오빠, 나 둘 다.”

 

돌아온 말은 “그럼 여기까지인 것 같다”였죠.

그렇게 전 먼저 일어났어요. 그게 다였네요..

 

처음엔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았어요.

 

연수에서 만난,

마음이 살짝 흔들렸던 그분과 데이트도 해보고

그동안 자주 보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났어요.

그리고 회사에 적응하기 바빴죠.

 

연수에서 만난 사람과는

한 번 데이트 후 만나지 않았어요.

 

그 사람이 없으니 모든 남자가 의미 없게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그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한 달 동안은 실감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당연히 그가 다시 돌아올 줄 알았던 거죠.

 

 

사실 그 헤어지던 날...

제가 멍청이처럼 먼저 일어나면서

가방을 안 들고 나갔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짐이 좀 많았는데,

짐과 지갑핸드폰만 챙기고 가방을 자리에 두고 나왔어요.

그걸 집에 가서야 알았죠.

 

근데 그 사람 그 카페에 그거 맡겨두고,

저한테 문자 한 통을 안 해줬어요.

“가방 두고 갔다” 이런 얘기는 해줄 수 있었을 텐데...

독했어요 그사람.

 

그러고 제가 한 달 후에

[잘 지내냐, 보고싶다]고 연락했어요.

문자하고 카톡하고 전화하고...;

답장이 없길래 메일을 보냈습니다.

 

안녕. 나야:-)

잘 지내지? 문자고 카톡이고... 답장이 없네.

이제 오빠가 내 사람이 아니라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나서. 당장에라도 보러 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우리가 만난 4년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 만약 전화번호 하나 바뀌면 영원히 못 볼 수도 있는 게 우리였구나.. 싶어서.. 슬퍼.

보고싶어. 오빠.

오빠는 날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 같지만. 내가 괘씸하고 미울지도 모르겠어.. 아니 아예 생각도 안 할 것 같지만 그냥.. 보고 싶어서. 돌이켜보니 모두 고맙기만 한 기억뿐이네. 그리고 미안했어.

뭐라고 더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고싶어 오빠. 미안해..

 

답장이 왔어요.

 

나 간신히 맘 추스렸어.

서로에게 연락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배려일 것 같아. 맘 아프지만.

너무 고마웠어 그동안. 안녕

 

이라고.

 

출근하다가 지하철에서 미친 사람처럼 엉엉 울었어요.

여기서 끝냈어야 했네요. 도도하게.

 

하지만 전 정도 많지만 미련도 많아 질척대는 여자..

한 달에 한 번은 그의 집 앞에 가서

전화 문자 카톡을 했어요. 무서웠겠죠 그는..;

 

심지어 그의 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기도 했어요.

비도 왔어요.

... 처량했죠.

 

하지만 그는 나오지 않았어요.

독했어요 그는 정말.

 

그렇게 1년이 지났어요.

전... 그 1년 동안 半정신병자처럼 살았습니다.

 

매일같이 술을 마시고,

평생 할 소개팅을 1년에 몰아서 했죠.

평생 갈 클럽을 갔고, 안 하던 담배도 물었어요.

(지금은 끊었어요. 저도 독한가봐요)

 

그리고 연말이 왔어요.

연말의 분위기는 솔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잖아요?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눈이 오데요.....

그를 만나는 5년 동안은

한 번도 화이트 크리스마스인 적이 없었는데.. 하필..

 

그래서 또 클럽에 갔어요.

거기서 분위기와 술에 취했어요. 너무. 많이 취했어요.

 

네.. 저.... 그랬어요. 원나잇..

말로만 듣던, 저와는 평생 인연이 없을 듯한 그 단어.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었습니다.

 

 

너무 취해서.. 그리고 그가 너무 그리워서...

접근해오는 그 남자를 밀쳐낼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 아침.. 그 남자를 모텔에 두고

혼자 나와서 집에 가는데...

 

밤새 쌓인 눈이 너무 예뻤어요.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어요..

 

사실 구남친과는 팟팟을 하지 않았어요.

 

여행도 함께 갔고, 모텔도 갔지만.

이런저런 스킨십도 했지만....

팟팟은 하지 않았어요.

 

저도 그렇고 그도 그렇고,

스킨십의 속도는 늦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키스하는 데도

사귀고 나서 두 달이 넘게 걸렸죠...

순진하고 순수하고 귀여웠어요 우리.

 

그런데 그런 제가 원나잇이라니요..

첫경험이... 지금은 얼굴도 생각나지 않는

이름도 모르는 남자라니요...

충격이었어요.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어디냐]고.

 

웬 일로 답장이 왔어요.

[어디냐]고, [만나자]고.

 

그래서 헤어졌던 그 카페에서 다시 만났어요.

엄청 추운 크리스마스였죠.

 

그를 1년 만에 다시 보는데...

전 또 그에게 반해버립니다.

 

우습지만, 오랜만에 그를 보는데

너무 멋진 거예요.

 

1년 동안 그렇게 많은 소개팅을 했지만

한 번도 설레지 않던 제 마음이 또 설렜어요.

 

그런데 저.

바로 10시간 전에 다른 남자랑 누워있던 여자였어요.

 

“잘 지냈냐”며,

조근조근 지난 1년간 어떻게 살았는지를

얘기하는 사랑스러운 그 사람 앞에서.

전 그냥 ‘죄인’이었어요.

 

“1년 동안 힘들었다”며,

“한 번 연락하면 계속 보고 싶어져서

못 끊어내고 또 다시 힘들어질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을 만나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네 생각이 났다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려는 그에게

“우리가 하루만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거야”라며

 

전... 진실을 말하고야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전.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 No.2예요.

 

미안한 마음에 못 만날 것 같았으면

그냥 상처 주지 말고 안 만나면 될 것을..

 

얼마나 후련하겠다고

굳이 그걸 말해서 상처 줬을까요 그에게.

 

사귈 때 헤어지자고 한 적이 한번 있는데

그때 이후로 그 사람이 우는 걸 두 번째로 봤습니다..

 

그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었어요...

 

근데 또 이기적이게도 잡고 싶었어요.

얼굴을 한 번 보니까 이 사람 다시 못 보게 된다는 걸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뻔뻔하게도

“지금이 아니어도 되니까 나랑 다시 시작할 수는 없겠냐”

고 물었습니다.

 

“지금은 대답을 못 하겠다”더군요.

 

그렇게 또 저는 미쳐갔어요.

한 달 동안 매일 그 사람 연구실 앞에 찾아갔어요.

차마 연락을 하지는 못했고요.

 

그냥 우연히 마주치길 바래봤습니다.

세상에 한 번도 못 마주칩니다.

 

새로 나온 음반을 듣다가 그가 좋아할 것 같은 걸 샀고,

그가 좋아하던 작가의 책이 나오면 그걸 샀어요.

그리고 그의 연구실 앞에 한 개 두 개씩 놓아뒀어요.

 

그러다가 그의 생일이 다가왔어요.

생일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나와달라고 했죠...

 

그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너 진짜. 이제 그만해.. 나 만나는 사람 있어.

이제 답장 안 할 거야. 번호도 바꿀 거야.]

 

이렇게.

 

그 선물은 결국 주지 못했어요.

그리고 그 날 이후로 그는 저의 어떤 연락도 받지 않아요.

 

 

헤어진 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저는...

못 하겠어요 잊는 거.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와의 추억을 생각하고.

제가 보고 듣고 먹는 모든 것에서 그를 떠올립니다.

 

‘상사병이란 게 이런 거겠거니’ 싶어요.

 

그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걸 상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앞으로 영영 그를 못 보겟구나 생각하니

삶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지나고 나면 지금의 이 막막함도 추억이 될 거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도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이제 저의 남자의 기준은 그예요.

처음 봤을 때는 제 스타일도 아니었고,

제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인데...

 

이제는 그 사람 같지 않으면 남자로 느껴지지가 않아요.

 

이렇게.. 그 사람과..

아직 끝나지 않은 것만 같은 이 마음은 어떡하죠?

 

1년이고 2년이고... 아니 10년이라도.

기다리고 있으면 언젠가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이 마음.

 

누군가를 만나는 게 마치 바람 피우는 것 같은 기분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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