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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난 24살이 되었는데

2014.09.29 10:44
저는 시급한 진단이 필요한 24세 꼬꼬마입니다. 다른 분들에 비해 24년의 세월은 인생의 맛보기도 안 한 어린애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는 나름 심각한 고민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됐어요. 짧은 인생 속 흑역사를 감친연 언니, 오빠들에게 다 고백하고 이제는 진단을 받아 저를 치료하고 싶습니다.

 

제 인생의 흑역사는 유치원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갑자기 무슨 유치원이냐 하면....

 

제가 그 당시 경비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말 성추행 피해자의 입장에서

성범죄자들은 평생 고통 받으며 살길 바라며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받은 그날의 상처가

24살이 된 아직까지도 절 괴롭히고 있거든요.

 

 

그때의 어두운 기억을 다시 되살려보자면,

 

제가 살던 곳은 2-3개 동밖에 없는

작은 아파트였고 그 XXX는 그곳의 경비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엔 맞벌이 가정이 많았습니다.

 

그 XX는 아이들을 평소에 많이 귀여워라 하면서

부모님들이 안 계시는 시간 동안 잘 놀아주어

 

아이들도, 부모님도 모두 성추행의 가해자가

그 XXX라고 의심하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경비 아저씨가

이리로 오라는 손짓에 다가갔더니

저를 무릎에 앉혀놓고 이상한 짓을 하려고 했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면 저를 힘으로 앉히고

무서운 표정을 지었어요.

 

그때의 그 무서운 표정과,

제가 겪은 일과는 아무 상관없이,

아무렇지 않게 돌아가는 세상 때문에

 

부모님께 말하지도 못하고

며칠을 속앓이만 했었답니다.

 

근데 그 피해자는 역시 저뿐만이 아니었고

누군가의 신고 덕분에 다행히 그 XXX는 연행되어갔고

동네 여자 아이들은 다 잠재적 피해자로서

조사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피해자였음이 드러났고

경찰이 부모님께 조사를 하러왔었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저 또한 피해자라는 것이

충격적이고 당황스러우셨던 건지

 

저를 다그치면서 물어보셨고

저는 제가 잘못한 것 같아

한참을 울면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랬던 제가.. 절 스스로 보호하려 했었나봐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그 기억만 쏙 빼놓고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만 기억했더라구요.

 

마치 잊은 듯이, 그런 일은 없었다는 듯이

아무런 문제없이 잘 지내왔어요.

 

집에서도 그 일과 관련해서는

제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괜히 말할 필요 없는 일이라 생각하셨는지,

아니면 모두가 저처럼 잊고 지내는 건지

 

아무도 제게 그날 일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고등학생 때까진 공부 열심히 하고

이성이라고는 기껏해야 학원이나 특별활동 때 만나는

평범한 친구들뿐이었는지라,

 

지금 고민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전혀 지각하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아르바이트를 잠시 하게 됐고,

그곳에서 난생 처음 대학생 오빠에게

고백이란 것을 듣게 되었죠.

 

흠........... 그랬는데!!!!

왜 하필이면 거기서, 그 시점에

그때 그 기억이 되살아난 걸까요..

 

그 날 이후 전 연애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기억이 다시 나타난 뒤로

남자라는 존재를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에요ㅠㅠ

 

이게 무슨 소리냐...

 

고백을 받기만 하면,

갑자기 마음이 정색을 하듯 싹- 변해버려요

 

남자를 만났다 하면

‘이 남자는 믿을 만한 것인가’ 확인하고

언제나 결론은 ‘남자는 다 똑같이 못 믿겠다!!’

는 것으로 끝이 나버립니다.

 

근데 그게.. 이상하게도

제가 남자를 싫어하게 된 것은 또 아닙니다.

 

저도 정상적으로 남자를 만나면 두근대고

설레어하며 남자 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렇듯 썸도 타고 부농부농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도

여느 누구와 같다 생각을 하는데..

제가................. 저런다는 것이죠..

 

근데 또 생각해보면

두어 번은 조금 더 진전되어 사귀어 본 적도 있어요.

 

그랬는데 사귀는 사람과의

스킨십에 대해서도 꺼림칙하게 느껴지고

그 사람이 마치 날 스킨십하려고 만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제가 봐도 이상한 정신세계를 가진

미친ㄴ이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당연히 그 관계는 오래 갈 수 없었구요..

 

 

그런데 여러분이 보셨을 때.

제가 어렸을 적 기억에 너무 이어붙이는 것 같나요..?

 

그냥 제 성격이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이게 조금 헷갈립니다..

 

근데 그게 아니라면...

굳이 이렇게 몇 번을 끝내버린 망한 연애(?!)들

무엇으로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미치겠어요;

 

집에서는 제게

 

“어린 나이에 안정된 직장(공무원)을 갖고 있으니

결혼을 일찍 하는 것도 괜찮다,

괜찮은 남자 있으면 데려와라,

아니면 많이 사귀기라도 해봐라”

 

하시는데 아직 집에다가는

남자에 대해서 한 번도 이야기를 꺼내본 적이 없어요.

 

괜히 가족들이 (제 잘못도 아니지만)

과거의 일을 알고 있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고

 

제가 남자를 만난다 하면

가족들이 그 일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미친 거죠.

 

누구보다 좋은 가족을 만났고,

또 저를 믿고 감싸주는 가족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저는 왜 이러는 걸까요ㅠㅠ

그냥 제 성향인 건가요..?

 

아님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나요..

 

더 이상 감친연에서 글로만 연애하고 싶지 않네요..

언니, 오빠들...

 

진단.....도 필요하겠지만,

가능하다면 위로와 힘이 좀 되어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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