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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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춘문예 출품작] 그놈의 대학생 타령

2014.09.29 11:51

이 제보는 지난 9월 19일부터 진행 중인 <2014 제2회 감춘문예> 출품작으로,
s********@naver.com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너무 차가운 댓글은 지양해요 우리~
서로 토닥토닥 노닥노닥 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용
(지원자 유리멘탈 보호 차원에서 비난성 댓글은 임의 삭제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린 나이지만 연애로부터 지쳐 많이 힘들어했을 때, 친구로부터 '너만큼 힘든 사람들도 있더라'하고 전해들은 감친연 2년차 독자입니다. 아직 반오십의 꼬꼬마이지만 이번에 출품하게 된 사연을 읽고 저도 제 상처들을 모두 털어버리고자 사연을 제보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경험을 해봤겠지만 저 역시.. 이상하리만큼 감친연의 황망한 소개팅 혹은 연애담의 사연들에 '헐 나도.. 저랬는데..' 하면서 위안을 삼곤 했지요. 제가 제보할 내용은 2012년.. 제 인생을 바꿔놓은 그 해에 일어난 얘기입니다. 주된 이야기는 가장 사랑했던 남자의 이야기지만 그 해에 최악의 경험을 다 해보았기 때문에 겸사겸사 제보합니다..

 

때는 2011년 가을, 대학 동기와의 술자리에

친구의 지인을 초대하게 되고 그분이

저의 '그 남자'를 데려오게 됩니다.

 

그는 저보다 6살 연상이었어요.

네.. 일단 잘 생겼었습니다.

처음엔 외모에 호감이 갔어요.

 

동기의 지인과 '그 남자'는 소위 폰팔이었고

그 날 술을 마시며 즐겁게 놀게 되었죠.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남자'가 생각났습니다.

저는 친구를 떠봤고 친구는 제 맘을 알아차리곤

지인에게 제 얘기를 했나봅니다.

 

어느 날 그분에게 연락이 왔어요!

전 정말 좋았습니다.

처음부터 그를 좋아했을지도 모릅니다.

 

직업 때문인지 잘생긴 외모와

재치 있는 입담에 넘어간 거겠죠..

 

저희는 그렇게 한 번, 두 번 만나고

밤마다 전화를 두세 시간씩 했어요.

 

그리고 첫 만남 후 한 달쯤 지났을 때,

드디어 만나보자고 고백을 받았습니다.

 

제 나이 22살, 그는 28살. 2011년 10월의 얘기였죠.

이 때부터 제 연애 패턴은 바뀌기 시작했어요.

 

전 남친의 주는 사랑을 받기만 하다가,

이제는 모두 그에게 맞추고 맞추고 맞추고,

이런 게 사랑이구나 싶었죠.

 

그런데 그에게 이해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었어요.

항상 '그 남자'가 원하는 날,

원하는 시간에만 볼 수 있었어요.

 

전 대학교에서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었고

(저희 기숙사는 매우 프리해서 통금은 있지만

외박은 상관이 없고, 통금시간도 새벽이었어요)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일터도 근처였죠..

 

그치만 제가 보러 가겠다고 해도 No,

그럼 언제 보자고 날을 잡아도 No,

심지어 약속도 자주 깼죠..

 

그리고 그는 자격지심이 매우 심했어요.

폰팔이와 대학생..

그래요 그는 대학도 나오지 않고

스무 살 때부터 핸드폰을 팔았어요.

 

그래서 술을 거하게 먹으면 꼭 전화로

'난 대학생이 싫어!. 그래서 너도 싫어,

대학생들은 다 재수 없고 짜증나, 너도 짜증나!'

라고 심술을 부렸어요.

 

그러다 사귄 지 두 달쯤 됐을 때,

저.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처음 차이게 되었어요..

이건 무슨 심보인가 싶고,

내가 이 사람이랑 뭘 한 건가 싶더라구요.

 

처음 헤어졌을 때는 일주일 후 잘못했다고

다시 만나자고 연락이 오고 저는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남자였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실험을 하는 자연계열 대학생이어서

실험실을 다녔고, 석사과정을 다닐 준비 중이었는데,

이 남자는 자꾸 제게 졸업하면

자기와 결혼하고 공부를 그만두기를 원했어요.

 

네,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제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에

그의 말에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라고

항상 대답했구요.

 

그는 제가 그의 말에 수긍하지 않을 때마다

헤어짐을 고했어요.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쪽도 '그 남자'...

 

이런 상황에 지쳐가긴 했지만

제가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머저리처럼 받아줄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2012년도 4학년이 되면서

저는 실험실 출근 때문에 자취를 하게 되었어요.

'그 남자'는 여전히 만나자 헤어지자를 반복하며

저를 힘들게 했고,

 

술만 먹으면 제 자취방으로 찾아와

살다시피 했어요.

저는 재워주고 밥해주고 출근하고 공부하고,,,

 

그러던 와중에 하지 않는 생리...

두 번의 임신테스트기에서 나오는 희미한 두 줄..

 

저는 '그 남자'와 함께 병원을 찾아

임신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죠.

그는 처음엔 좋아하는 듯했어요.

 

병원에서는 아기집이 작아서 보이지 않는다고

저에게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고 했고

그는 일주일 동안 생각을 해보자고 했죠.

 

그때는 허락을 어떻게 받을지 생각하자는 식이었어요

저도 어린 나이지만 그를 너무 사랑했기에

집에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앞으로 나의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밤,

그는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고

저에게 전화를 하게 되었어요.

 

그는 어떻게 하고 싶냐며 제게 물었고,

저는 아직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두렵다고 했죠..

 

그런데 그는 저의 어떤 말을 듣고 화가 난 건지

(전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워버리고 헤어지자더군요..

 

술김이었는지 진심이었는지 모르는 그 말..

그 때 너무 화가 나고 억울해서

울며불며 소리 지르고 싸웠어요.

 

그가 싫어하는 이 대학생이란 신분에서 생겨버린

이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제가 사랑한

'그 남자'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이

믿기지 않았어요..

 

그리고 며칠간 연락 두절...

그는 계속 저를 정리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3일 후부터 비치는 피..

모든 게 힘들고 두려웠어요. 제 몸도 그랬겠죠..

병원을 가니 자연적으로 유산이 되었다고 했어요.

 

네.. 그는 연락이 되지 않았고

병원에서는 큰 충격을 받아서 그럴 거라고 했죠..

 

그는 그렇게 일주일 뒤에 연락이 왔어요.

아이가 유산됐다고 했더니 아무 말도 없던 그..

 

미안하다고 잘 하겠다며 다시 잘해주는 듯했어요.

 

다시 정식으로 사귀는 건 아니었지만

'그 남자'는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집으로 찾아왔는데

한 번도 본적 없는 그의 휴대폰을 처음 보게 되었어요.

 

어떤 여자에게 보낸 문자가 보이더군요..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우리 이쁜이 오빠 안 보고싶어?]

 

등등 한 여자는 아닌 것 같더군요..

망치로 머리통을 세게 맞은 듯한 느낌...

그날 밤에 자고 있는 그를 보며 한참 울었어요.

 

내가 이런 남자를 사랑하나..

깨워서 때리고 내쫒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안 나더라구요..

 

그럼에도 보낼 수가 없었어요.

전 '그 남자' 때문에 나의 생활을 포기하려고 했었고

그의 아내가 될 생각도 했는데 정작 이 남자는..

 

그리고 이 시기부터 그는 한 가지 추태가 늘었어요.

바로 폭력..

 

원래도 술을 먹고 찾아오긴 했지만,

제가 뭐라고 하면 손부터 날아왔어요.

 

저도 지지 않고 때리면 또 때리고 때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당할 수 없는 일은 모조리 당했던 것 같아요..

 

이유도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대학생은 싫다, 대학생이라 재수 없고 보기 싫다..'

그런 자격지심은 어디서 왜 나오는 건지

저는 왜 그런 이유로 헤어짐을 당하고 버림받고

맞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점점 저는 그가 싫어하는 '대학생'인 저도 싫어졌어요.

제 모든 게 싫어졌고 제가 하고 싶은 게 이게 맞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매일매일을 울면서 지냈고 학교에서도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안쓰러워하는 게 너무 싫었어요.

 

사람이 싫어지고 내가 하는 일들이 싫어지고

그에게서 멀리 도망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그리고 무작정 생각한 유럽여행...

전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고 휴학을 하기로 했어요.

 

자꾸 찾아오는 그에게서 벗어나는 방법은

이 곳을 떠나는 것뿐이라는 생각밖에 없었거든요..

 

그가 술을 먹고 또 찾아왔을 때,

저는 그에게 여행을 간다고 이곳을 떠날 거라고 했어요.

'그 남자'는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찾아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가 학교를 떠난 후 여행자금을 위해

일을 시작하면서 그의 소식을 들으니,

제가 떠난 무렵 어떤 여자와 연애를 시작했더라구요..

 

그 여자와 연애를 하면서도

한 달에 한번 꼴로 전화가 왔어요.

니가 '대학생'이어서 나를 못 만난 거다.

연애를 한다는 그 여자는 연상의 연인이라고 하며

 

그놈의 '대학생' 타령... 정말 지긋지긋했어요.

그럼에도 전 그 전화라도 반가워

꼬박 꼬박 받아주었고 대답해주었어요..

 

그리고 작년 가을,

그는 그녀와 결혼을 했고 올해 아이를 낳았더군요..

이제는 연락이 오진 않아요. 정착하는 거겠죠.

 

학교를 떠나고 매일매일 찾아봤어요 그의 소식..

물론 어느 순간부터 횟수는 줄었지만 항상 궁금했어요.

 

나를 떠나서 행복한가..

그에게 나는 어떤 존재였던 걸까.. 하구요..

 

그때 당시 감친연에 ‘폐허만 남은’이라는 글을 보며

감정이입을 하면서 맨날 울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나까지 버려가며

그를 사랑하려고 했던 걸까 싶기도 해요.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했던 것도,

다시는 한 사람에게 올인하는 것도

지금은 하지 못 할 거 같아요.

 

어린 나이에 '그 남자'를 만나

어떻게 보면 다시는 겪지 않을 최악의 경험을 한 것도,

이제는 앞으로 잘 되라고 액땜한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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