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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춘문예 출품작] 아름다운 것들은 변한다

2014.09.30 12:20

이 제보는 지난 9월 19일부터 진행 중인 <2014 제2회 감춘문예> 출품작으로,
a********@naver.com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너무 차가운 댓글은 지양해요 우리~
서로 토닥토닥 노닥노닥 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용
(지원자 유리멘탈 보호 차원에서 비난성 댓글은 임의 삭제될 수 있습니다)

 

소나기가 바짝 내려 공기 중에

찐득함이 가득한 어느 여름 밤 널 처음 만났었다.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나를 보던 네 눈엔 하트가 가득했었고,

웃음 짓는 네 입속 유난히도 가지런한 치아가

내 눈을 가득 채웠었어.

 

이상했었어.

어쩜 처음 봤는데

이렇게 빠저들 수 있는 건지,

우리가 정말 운명은 아닌 건지,

널 위해 나를 위해 꼭 네가 태어난 것 같았지.

 

넌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좋았던 순간들이 참 많이 떠올라.

 

집에 데려다주지 못할 때면 버스에 나를 먼저 태우고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넌 손을 흔들어 줬고,

 

아파서 입원해있던 며칠 동안

그 불편한 간이침대에 누워 쪽잠을 자면서도

밤낮 내곁을 떠나지 않았었지.

 

우리 부모님은 아버지 없이 자란

널 참 많이 생각해 주셨고,

너희 어머님 또한 당신이 채우지 못한 자리를

내가 옆에서 살뜰히 챙겨주는 모습에 안심을 하셨었지.

 

그러던 어느 날 해질녘 서울숲에서

취업문제로 고민하던 나를 보며

내 손을 꼭 잡으며 너는

 

꼭 꿈을 향해 가는 사람이 되라고

현실과 타협은 자기가 하겠다고 어린 나를 안심시켰고,

너의 크고 따뜻한 손이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어.

 

너는 나보다 먼저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

버티기 힘들다던 한 기업에 취직하게 됐고,

뒤이어 나도 작은 회사에 취직하게 됐어.

 

우린 서로 운명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결혼하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었고

취직됐으니 결혼도 곧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

 

하지만 언젠가부터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우리는 점점 변하기 시작했어.

 

네 가난했던 취준생 시절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모은 돈도

선뜻 내놓기도 했지만

 

그런 마음들은 어느덧 잊혀지고 있더라.

나랑 꼭 결혼하겠다던 너는 나 말고

다른 중요한 것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서로 미래를 위해 세웠던 계획들은

나에게만 남겨졌었다.

 

넌 이제 나 없이

원 없이 돈을 펑펑 써보길 원했고 놀아보길 원했고

이제 결혼은 부담스럽다고 나에게서 멀어졌었어.

 

나보다 착한사람이 너에겐 어울린다고

연애와 나는 아닌 것 같다고....

 

2년이란 시간이 한순간에

파도에 모래성이 휩쓸리듯 무너졌고

나도 산산이 부서지는 것만 같았어.

 

2년 동안 난 널 믿는 만큼

너에게 많은 것을 바랐고 많이 기대서 투정도 늘었고

넌 내가 그런 만큼 지쳤겠지만

난 우리가 이겨낼 수 있을 줄 알았어.

 

근데 어쩜 넌 다 잊어버리게 된 걸까..

그 많던 약속들을 뒤로 하고 나만 혼자 남겨둔 걸까..

 

답도 없는 질문들을 머리맡에 올리고

매일 밤 생각하고 생각했었다.

 

내 상황 같은 노래를 듣거나 드라마를 보면

눈이 퉁퉁 붓도록 방문을 걸어 잠그고 펑펑 울었어.

 

근데 난 너에게 다 줬기 때문에

미련은 안 생기더라.

 

조금 지나니, 네 말대로

너보다 착하고 좋은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잘 지내야겠단 생각만 들었어.

 

너에게 부디 잘 지내라고는 하지 못하겠어.

나보다 좋은 여자를 만나라는 말도 못하겠다.

 

이제 내 마음에서도 머릿속에서도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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