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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춘문예 출품작] 지방의 난 놈

2014.10.1 13:19

이 제보는 지난 9월 19일부터 진행 중인 <2014 제2회 감춘문예> 출품작으로,
r******@naver.com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너무 차가운 댓글은 지양해요 우리~
서로 토닥토닥 노닥노닥 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용
(지원자 유리멘탈 보호 차원에서 비난성 댓글은 임의 삭제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의 자매로 27세 때 흉한 연애 이후 감친연을 알게 되어 마음의 치유를 받았습니다. 저만 미친ㄴ을 만난 줄 알았는데, 세상엔 미친ㄴ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감사합니다. 버라이어티했던 저의 마지막 연애를 추억하고자ㅎㅎㅎ 이 글을 씁니다 ㅎ

 

저는 작은 키에 귀염귀염....

한 얼굴로 남자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고

(정말입니다,, 고딩 때 팬클럽도 있었.....ㅠㅠ)

 

애인 없는 시기가 고딩 때부터 거의 없었어요...

그렇다고 쉽게 연애하는 것도 아니었어요.

 

제일 짧았던 연애가 500일, 길었던 연애가 1500일

이었을 정도로 한 번 시작하면 지고지순했고???

 

만난 남자들은 학교 회장 이미지. 반장 이미지.

어른들이 좋아할 법한 이미지의 남자들이었습니다ㅎㅎ

제가 그런 남자들을 좋아합니다 ㅎ

 

이 연애의 시작은 제가 25살,

이어져오던 연애가 끊길랑 말랑 할 때였죠.

 

제 타입과는 너무 다른,

180cm이 넘는 키에 하얀 피부, 커다란 눈,

꾸미기를 좋아하는, 거기다 연하...

가 적극적으로 대시해왔고

 

(전 중3때도 고3을 좋아했고

동갑도 남자로 느껴보지 못했어요..

얘기가 통한다 싶으면 다들 오빠...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남치니들은

전부 180cm가 넘었어요.

전 세상 남자 다 180cm인 줄 알았다는.....;;;)

 

저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남자에

사실 재미로 만나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만날수록 그 변하지 않는 행동에 마음을 열었다고 할까요..

 

저를 위해 시간과 노력과 돈을 아끼지 않았어요.

여자라면 누구나 빠질 만한,

정말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1년이 넘을 때까지

하루 200통 이상의 문자를 했고요

버스로 40분은 가서 15분은 걸어야 하는

제 직장까지 퇴근 시간 11시에 맞춰서 데리러 왔습니다.

 

같은 동네라 막차를 타고 저희 집 앞에 내려

저를 바래다주고는 집에 가는 내내 전화를 했어요.

 

제가 억지로 하지 못 하게 할 때까지 거의 반년을요.

시시때때로 장미 한 송이와 편지를 주던 아이예요.

 

화이트(수정펜)가 떨어졌다니까

화이트(...ㅅㄹㄷ.)를 사오던 아이입니다..

 

다른 약속으로 놀러가기 전이나 놀고 들어가기 전에는

늘 저희 집 앞에 와서 떡볶이며

제가 좋아하는 간식거리를 사다주고

 

하루 중 잠깐이라도 제 얼굴을 봐야 하는 아이였습니다.

 

데이트 코스도 늘 생각지 못한 곳으로 A코스를 짜고

혹시 제가 싫어할까봐 늘 플랜B와 C까지 준비해왔죠.

 

그 아이랑 연애할 때가 아마

제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지 않나 싶어요.

 

1년이 되던 날,

퇴근하며 늘 타던 버스를 탔는데, 한참을 가다가

그 아이가 엄청 커다란 선물 상자를 들고 타서

짜짠 할 때는 정말 기뻤죠

 

그 외 각종 서프라이즈 이벤트......

아기자기하게 챙겨주는 섬세함.

 

길을 가면 다른 여자들이 다 쳐다보는 남자가

오직 저를 위해 저만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에

행복했었어요.

 

같이 있지 않아도 늘 같이 있는 것 같은

그런 행복과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잠자리의 즐거움도 그 아이에게서 알게 되었습니다.

*-_-*

 

이따금씩 결혼 얘기도 했습니다.

내가 장사를 하게 되면 너는 같이 가게를 보고

내가 회사를 다니게 되면 너는

생활비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해라.

 

결혼을 생각하기에 그 아이는 어렸지만,,

이 남자라면 평생을 행복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 역시 그 아이에게 해 줄수 있는 건 다 해줬어요.

필요한 거라면 다 사줬습니다.

 

쥐꼬리를 닮은 월급을 받았지만

50만 원짜리 청바지도 척척 사줬고

겨울엔 백화점가서 야상을 뽑아주고

매일 출근하며 직장에 들려 간식거리를 사다 나르고,

 

받은 것만큼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귀고 일 년반쯤 되어 그 아이는 복학을 합니다.

 

저에게 말하길

 

나는 원래 논술 덕분에 4년제 인문대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비전이 없다.

전문대라도 취업걱정을 덜 수 있는 곳으로 알아봐야겠다.

 

하더니 어느 날,

전문대에 편입을 했다. 라는 겁니다.

 

취업에 대한 생각으로 편입했다는 것에 역시 듬직해.

라는 ㅂㅅ같은 생각을 하며 열심히 응원해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하나씩 일어납니다.

 

복학을 하고 난 후, 그 놈은 달라졌어요.

 

하루 200통 300통 이던 문자는 엄청나게 줄어서

복학 2달 만에 하루 30퉁? 정도로 줄었습니다.

시험기간에는 아예 불통.

 

하지만 저는 병신 같이

문과생이 새로운 공부를 하느라

(생물 쪽이라고 해둘게요....) 얼마나 힘들까 싶어

 

시험 기간에 한 시간 버스로 가서

삼십분은 등산을 해야 하는 그 학교로

도시락을 싸다 날랐습니다.

올 때는 택시를 타야 했구요.

 

제가 올 때마다 극구 말리고

저를 도서관 외진 곳으로 끌고 갈 때 알아챘어야 했는데..

 

나중에 안 건데 그 대학의 친구에게 듣기를

자기 학교는 편입이 안 된대요...

 

응? 내 남친은 했는데???

 

학번을 검색해보니....

그 자식은 제때 입학했다가 군대로 휴학신청 후 복학한

원래 그 학교 학생이었던 거예요.....

 

하지만 그때는, 아무 말 안 했어요

 

제가 나온 대학은 별 볼 일 없지만

혹시나 자존심 상해서 거짓말을 할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엠티 시즌이 되자 미친 듯 걱정이 되었어요.

그 과는 특성상 여자가 백여 명은 되는 듯했어요....

 

특히 절 더 걱정하게 한 것은,

그 놈의 첫경험이 엠티였다는 거예요.....

 

전 대학 다닐 때 엠티를 한 번도 안 갔어요.

알바로 바쁘기도 하고

집 떠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래서 엠티 분위기를 잘 모르지만,

얼마나 문란하면 그 떼거지로 있는 데서

그걸 할 수가 있지? 하는 충격과 공포...

 

편입이라고 알 때와 달리

그 첫경험의 엠티가 이 학교 엠티라는 걸 알게 되니까..

온 신경이 거기에 집중...!!!

 

엠티 가서 꼭 영상통화를 걸어라. 하루에 두 번은 해라

심히 걱정되고 불안하다.

 

는 내 말에

알았다!! 호언장담하던 놈은.....

정말 영상 통화를 겁니다. 하루에 두번. 5초씩.

 

사이가 틀어져가는 건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스승의 날.

자기 과에 행사를 준비한다며

오늘은 연락이 안 될거라는 드립을 쳤어요.

 

전 의심쩍었으나......

의심하는 여친은 되고 싶지 않아 알았다. 하고

어디 가서 놀고 있겠거니..

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러다 일하는 중에 전화가 왔고,

아고 이뻐라 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잘못 터치해서 걸려온 전화였어요.

 

수화기 너머로 그 자식이 지금 뭘 하는지

너무 분명하게 들렸습니다.

 

그 놈은 남자둘 여자둘 시내를 벗어나 놀러를 갔네요.

 

심히 손이 떨리고 감정이 격해졌지만 직장이기에

녹음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서랍에 넣었어요.

녹음 잘 되라고 -_-

 

한 시간 가량이 녹음이 되었고

그 놈도 그걸 알았겠지요.

 

집에 와서 몇 번을 돌려 들었습니다.

 

도대체 어디를 간 건지.

테디베어라는 말이 나와서 정말 흠칫했어요.

이 새끼 제주도까지 갔나.....

 

하지만 그곳은 경주..

지금 막 경주월드에서 놀고 나왔나보더라구요...

 

어머 오빠~~ 오빠는 왜 이리 경주를 잘 알아??

 

오빠 경주 살았어~~ 몰랐어??

 

경주는 일 년 전에 저랑 간 게 처음이랬거든요???

저랑 타다가 사고 났던 사륜바이크,

그 후론 오토바이를 잘 못 타겠다던 놈이

 

여자애 헬멧을 씌워주며 아구 귀여워 이뻐~

그 뒤로 부아아앙....바이크 소리 때문에 안 들림....

ㅠㅠㅠㅠㅠㅠㅠ

 

넘어갈까 하다가 너무 화가 나서 전화했어요

당연히 안 받음.

 

어디냐고 왜 하루 종일 전화가 안 되냐고 문자 했죠

 

오늘 선배님들까지 와서 연락하기가 힘들었어.

지금도 몰래 답장하는 거야.

 

개소리하지마라. 너는 선배가 경주에 있니.

지금 당장 우리 집 앞에 와라.

 

연락이 없네요.

 

연락 없으면 헤어진 걸로 알겠다.

 

문자가 옵니다. 갈게.

 

그때가 12시가 넘어가는 때였던 거 같아요.

이런 저런 말도 안 되는 설명을 하는 놈에게

일단 폰을 내놔봐라.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었어요.

이젠 거짓말도 성의 없게 하네, 더 열 받을 정도로.)

 

폰 받자마자 띠링 문자가 옵니다.

 

오빠, 차에서 왜 그리 표정이 안 좋아요, 걱정되게.....

 

남자이름인데?? 얘 누구 아니야?

 

제가 이름을 말하니 흠칫합니다.

 

전 이미 녹음된 내용에서

함께 간 사람들 이름을 캐치해 싸이를 탐방하고 난 이후

였거든요...

 

이때부터 집착이 좀 심해지는 듯....

 

성격이 남자 같아서 남자 이름 했다네요??

 

설마 하며 내 폰으로 전화를 걸어봅니다.

 

아버지.

 

내가 니 아빠니. 아빠처럼 내가 듬직했니....

 

문자함을 봅니다.

매일 아침 학교 간다며 문자를 남겼는데

그 문자함을 보니,

저 외에 두세 명에게 동시에 보냈더라구요.

 

여자가 한 둘이 아닙디다.

 

영상 통화 흔적도 있네요. 이번엔 다른 여자예요.

매일 아침 영통하고 매일 밤 영통하고.

서방서방 이럽니다.

 

너 얘랑 사겨? 하니까 더 웃긴 변명.

 

사겨주는 척하는 거야,

 

왜???

 

과 선배인데 도움이 많이 된다......

 

꼭 사겨주는 척해야 해?

 

남자라면 아주 죽는 애다. 이래야 더 많이 도와준다.

 

제가 당장 전화합니다. 그 새벽에..

 

저 누구 여자친구예요.

 

네?

 

여자친구 있는 거 모르셨어요?

우리 사귄지 2년이 다 돼가거든요?

 

몰랐는데요....

 

아셨으면 이제 후배로만 대해주세요.

 

제가~

 

더 말하려고 하는데 그만하라며 폰을 뺏습니다.

 

ㅎ ㅏ 이 색히가...

 

근데 전 이미 그때 그 놈에게 완전 빠진 상태였어요..

보고 있으면 속상한데 안 보면

또 보고 싶고 너무 좋고...

 

그게 자존심 상하고... 더 미칠 것 같은 거예요.

예전처럼 저를 사랑해주길 바랬어요.

그런 마음으로 한 달여를 더 끌었는데

 

계속되는 여자 문제와 거짓말로

정말로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은 지경에 다다랐습니다.

 

한마디 한마디가 다 의심되고

확인하고 싶고 불안했어요...

 

한 번 확인하니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거짓말들도 계속 떠올랐어요.

 

집이라길래 집 앞에 간식을 들고 갔는데

멀쩡히 차려입고 다른 골목에서 나왔던 거며

 

학원이라길래 학원에 데리러 갔더니

사고가 나서 학원을 못 갔다는 거며

 

2년을 만났는데 한 번도 친구들을 소개받지 못했고

가족들 중 누구도 만나지 못했어요.

 

그때는 그게 이상한지 몰랐어요.

 

누군가를 의심해본 적도 없었고

의심해야 할 이유도 없었어요.

 

저는 이미 그 과에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 놈을 따라다니며 스토킹하는 미친년

이라 소문이 나 있었.....ㅠㅠㅠ

 

이러다간 제가 죽을 것 같아서

독하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난 감당 못하겠다. 헤어지자..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래도 그 중엔 네가 최고다.

 

그게 할 말입니까. 미안하다 빌어도 모자랄 판에

이미 내 마음이 자기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안다는 듯이 전혀 거리낌이 없더라구요....

 

저는 그 아이의 어장에서

마치 대뱃살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내 방 창문을 두드리고

2년 전 처음 만난 날이야, 집앞에서 기다릴게,

하던 놈은

 

네가 한 짓을 너네 과 홈피에 올리겠다.

라는 말 한마디로

잘지내라. 안녕, 합니다.

(기다린다는 말도 거짓부렁이었음)

 

1년 6개월간 쌓아온 믿음입니다.

그것이 단 3, 4 개월 만에 무녀졌어요.

 

저는 이미 무장해제 되었는데

그 ㅅㄲ는 무장해제 된 내 마음에 들어와

칼춤을 췄습니다.

 

그 후로 저는 못하는 술을 배웠고 술이 있어야 잠들었고

안 먹던 수면제를 먹었습니다.

 

침대 아래에는 술병과 휴지 뭉퉁이들이 돌아다녔고

몸무게는 날이 다르게 줄어들었습니다.

(43kg에서 39kg까지요...

이때가 제일 예뻤던 때인가봅니다...)

 

온 가족이 저를 혼자 있지 못하게 예의주시했습니다.

당시에 연예인 자살 사건이 줄지어....;;;

 

내가 어쩌다 그런 놈을 사랑했나 믿을 수가 없어서

자학도 엄청 했어요

 

그런 놈에게도 버림받는 걸 보면

나는 매력이 없구나, 싶어 자존감도 하락했구요....

 

친구들은 난 놈이다 합니다.

이 지방에선 다시 없을 대단한 놈이라 합니다...

 

너 그놈 집이나 똑바로 알고 있냐.

누나가 있긴 있는 거냐.

 

그런 말을 들으니 제가 2년간 만난 사람이 누구인가

혼란스러웠어요 ㅠㅠㅠ

 

헤어지고 직후

저는 저의 "난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다"

라는 생각을 떨치기 위해

 

착하기만 한 애먼 남자애 둘에게 해작질을 했고요..

(아주 막 대함..ㅠ)

 

지금 생각해도 나 그때 정말 못됐...

 

그러고도 심신이 회복되지 않아 그 짓을 그만두고는

세상엔 별 남자 없다, 라는 마인드로 살며

마음을 열어줄 생각따위는 없습니다.

 

다가오는 남자들은 다가오게 두고 가는

남자들은 가게 둡니다.

연애라는 건 참 쓸데없다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항상 노멀하게 지냈는데,

한 사람을 미친 듯이 사랑해보고

미친 듯이 미워해볼 수 있었던

그런 경험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이 사연은 대상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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