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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친오빠가 준 똥

2014.10.2 12:05
안녕하세요. 전 국민학교로 입학해서 초등학교로 졸업한, 아직은 꼬마 자매입니다. 제가 사연을 정말 안 보내려고 했는데, 이별 후 두 달이 경과했는데도 문득문득 치밀어 오르는 화가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듯하여 감자 밭에 묻어두고 갱생하려 합니다. 그가 제게 ㅆ놈이었듯, 저도 그에게 ㅆ년이었을 거라 생각되는 올 상반기의 그지 같은 망한 연애담입니다. 아마 제 위주로 쓴 거니까 [ㅆ놈]쪽이 더 부각될 테지만요.기억이라는 게 자기 편할 대로 각색되고 그러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철저히 제 관점에서, 친한 언니에게 늘어놓는 하소연이라는 점을 감안해주시고... 너무 욕하진 말아주세요ㅠㅠ

 

이전까지 저의 최악의 남자는,

대학교 때 농활에서 보고 어찌어찌 사귀기 시작해

두 번 보고, 두 달을 잠수 타다가

무려 싸이 방명록으로 그만 만나자고 통보한 남자였어요.

 

(친구들의 숱한 이야기를 들어봤어도

‘싸이방명록으로 까여봤다’를 이긴 사람은 못 봤어요ㅋ)

 

뭐, 여튼 올 춘삼월,

친오라버니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소개팅할 생각이 있냐며.

 

 

친오빠란 존재가 사실 

소개팅을 잘 물어오는 존재는 아니잖아요?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일단 오라버니 제안의 소개팅을 콜 합니다.

전 외로운 영혼이니깐요

 

이렇게 해서 저는 3월 중순 경,

‘회사원’이라는 존재를 처음 만나보게 됩니다.

 

처음엔 모든 연애가 그렇듯 부농부농 돋죠.

그 남자는 절 처음 만나기 전에 심심하셨는지

제 페북을 열람하셨다 했어요.

 

(아, 이런 거 참 싫어요.

아직은 모르는 사람인데 뒷조사 당하는 느낌...

그래서 웬만한 건 다 친구공개로 돌려버리긴 했지만,

유쾌한 기분은 아니었어요)

 

그러면서 제가 제 생일 즈음에 받고 싶은 선물은

CD가 플레이 되고 iPhone이 연결되면 좋을 것 같은 오디오

라고 써둔 걸 봤다며,

자기가 그걸 사주고 싶다고 했어요.

 

근데 결국 제가 제 돈 주고 샀네요.

그 남자랑 같이 매장 가서 제가 결제했어요..ㅋㅋ

말이나 말지 ㅋㅋㅋ

 

 

그리고 생각보다 극명한 성격차이로,

(좋을 때도 있었지만) 싸운 적이 되게 많아요.

 

첫 데이트 때는 꽃다발을 주셨었죠. 완전 큰 걸로요.

저 그거 들고 몇 시간 동안이나 강남 거리를 활보했어요.

 

근데요, 여자분들께 좀 물어볼게요.

꽃다발 선물 받으면 기분이 어때요?

막막 너무 행복한가요?ㅠㅠ

 

전 사실 그냥 그랬어요. 물론 준 마음은 고맙고.. 그렇죠.

 

그치만 그에 못지 않게

그 꽃다발은 너무 커서 정말 무거웠고,

다른 사람 시선도 쏠리고,

집에는 그 많은 꽃을 담을 화병도 없어요.

꽃 선물은 정말 한두 송이 정도면 좋을 거 같아요..

 

뭐 저런 이유로 제 표정이 밝지 않았던 모양이더군요.

 

그는 자기가 기대했던 리액션이 아니니까

약간 당황하며 마음에 안 드냐고 물어봅디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요런 핑계를 대었죠.

 

“주신 건 고맙고 감사해요.

그런데, 저는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는데,

아직 오빠 만나는 거 말씀도 안 드렸는데

이렇게 큰 꽃다발을 받으면 좀 부담스러워요.

 

다음에 오빠가 또 꽃 선물이 하고 싶을 때는

한두 송이만 해주시면 제가 지금보다

훨씬 더 기뻐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도 알겠다고 했고 그날 데이트는 즐겁게 했어요.

 

 

그리고 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만난 지 2주 만에 전화로 싸웠습니다.

 

원래는 잠깐 보기로 했는데, 저는

피부과 예약도 있고 기분도 별로니 보지 말자

고 말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 남자는

영화표도 예매해놨으니 기필코 만나야겠답니다.

 

저는 피부과 진료 및 관리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며 분당에 사는 그에게

정 그러면 출발하지 말고 있어봐라,

일찍 끝나면 연락해 보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이 남자는

자기가 아는 피부과 의사에게 물어보니

30분 이상 걸리는 처치 없다더라

기필코 오겠답디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저는 피부과에서 두 시간 이상 누워있었고

관리 받는 동안 어차피 보이지 않는 핸드폰은

탈의실에 넣어놓은 터라 연락이 되질 않았죠.

 

끝나고 보니 핸드폰에 부재중통화가... 와우.......

여튼 끝나자마자 이제 끝났다고 미안하다고 전화했습니다.

 

그랫더니 완전 화난 목소리로 하는 말이

저희 동네라네요? 그러면서 기필코 봐야겠대요.

 

하, 피부과 댕겨보신 분들 다 아시겠지만,

피부과 관리 받고 나서

여기저기 맞고 주물러지고 좀 자고 해서

팅팅 붓고 불그데데한, 그리고 그런 상태의 민낯으로

남자 만나고 싶은 사람 없지 않아요?

 

하지만 정말 화나는 거 꾹꾹 참고 일단 만났어요.

자기 딴엔 화난 절 위해

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나 봅니다.

 

만나자마자 꽃다발을 또 주네요.

저번보다 더 큽니다. 맙소사.

미안하지만 저 정말 대놓고 인상이 구겨졌습니다.

 

이 남자, 표정이 왜 그러냡니다.

그래서 또다시 정중하게 말합니다.

 

"기뻐해주지 못해서 미안한데,

지금 나는 기분도 별로고

이 얼굴로 오빠 만나고 있는 이 상황도 별론데,

 

전에 오빠가 꽃다발 줬을 때

분명 나는 큰 꽃다발은 부담스럽다고 말한 것 같은데,

오빠는 오빠 좋을 대로만 행동하는 거 같아서

기분이 별로여서 표정이 밝지 못한 것 같다"

 

고 했어요.

이 일로 이 그 사람 만나는 3개월 내내

자기는 그때 너의 표정이 정말 상처가 되었다

며 뭐라고 합디다.

 

 

그리고 이건 정말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예요.

그 사람 회사에서 호텔 무료 이용권이 나왔다

며 같이 가재요.

 

그래서 전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부담스럽다고,

우리 천천히 만나기로 하지 않았냐며 거절했더니

옆에서 잠만 자겠다고,

안 가면 자기 혼자라도 가겠다며,

호텔 브런치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냐며 꼬십니다.

 

혹시나 했던 제가 바보죠.

최후의 보루로 ㅋㅌ 착용을 요청했더니, 거절당했어요.

 

저 정말 10번도 넘게 말한 것 같아요.

제발 끼고 하자고. 이때부터 알아 봤어야 했던 거겠죠;

 

여튼 그걸 시작으로 만날 때마다 MT를 갑니다.

물론 싫은 건 아니죠. 저도 하는 거 좋아해요.

 

근데 매번. 옛날 개콘 코너 중

‘남자가 필요 없는 이유’의 마지막 남자처럼

쉬러 갈까? ㅋㅋㅋㅋ 이런 식...이라서 문제죠.

 

한번은 제가 철야를 하고 아침에 퇴근해서 자는데

3시에 보재요. 그날도 밤에 출근해야 하는데.

(퇴근해서 집에 오면 아침 열시고

3시에 보려면 전 3시간 자고 일어나야 해요;)

 

그래서 너무 이르다고 저녁에 만나기로 하다가

무슨 말 중에 오빠 나 근데 별로 하고 싶지 않아.

이랬더니 그럼 그냥 보지 말재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런 게 꽤 여러 번 있었네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물어본 적도 있어요.

나랑 잘라고 만나냐!!고.

 

그랬더니 자기한테는 MT 가는 게

커피숍 가는 것처럼 데이트 코스 중 하나라네요.

 

그리고 위에 ㅋㄷ 거절한 거 말했잖아요.

제가 하도 성병이네 임신이네 이렇게 우겨서

한번은 끼고 하기로 했어요.

 

그랬더니, 이건 뭐 목석도 아니고..

표정도 하나 없고, 말도 하나 없고 썩은 표정으로

안 느껴져 이러면서, 네가 좋다니깐 그냥 하는 거야

이러는데.... 어떻게 또 끼고 하라고 말합니까.

 

 

그리고 성병이네 임신이네 이 대목에서

그의 변명이 하도 웃겨서 알려드릴게요.

 

“나는 지루다. 병원 가서 검사해봤는데 지루라고 했다.

ㅋㄷ쓰는 게 싫어서 정관수술 받으려고 갔는데

 

나 정자 수가 얼마 없어서(?) 다시 풀렸을 때

불임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그러니 임신 확률이 낮다)

 

자기 아는 사람 중에 임신해서 애 지운 사람 있는데

걔들은 아직도 잘 만나고 있다.”

 

말인지 방귀인지....

저게 거절의 이유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 건가요...?

 

그리고 또 한번은

제가 약속이 있어서 지방엘 갔다가

서울 터미널에 밤 11시쯤 도착한 적이 있어요.

 

자기가 그때쯤 터미널 근처에 있을 거 같다며

잠깐 보재요. 그러다가 길이 엇갈려서

밤중에 행길에 30분은 서 있었던 거 같아요.

 

전에 밤에 퇴근할 때 집 근처에서

누가 집 건물 안까지 따라들어온 적이 있어서

밤길을 좀 무서워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그 뒤로 운전연수 받아서

밤에 퇴근할 때는 운전해서 댕겨요.

 

그런 것을 이 연상남에게 말한 적이 있어요.

밤길 무서워한다고. 그런데도.........ㅜㅜ

 

여튼 그래서 11시 반쯤 만났어요.

무서운데 밖에 꽤 오래 서있었어서 약간 토라졌어요.

그 사람 만나고 좀 툴툴 댔죠.

 

그랬더니 갑자기 콜택시를 불러서 집에 가십디다.

술집과 클럽이 즐비한 거리였던 데다,

집이랑 애매하게 가까워서 택시도 못 잡는데

 

저는 길가에 내버려 두고 안녕 하고 가셨어요ㅋㅋㅋㅋㅋ

 

진심 화가 나서 바로 전화 걸어서

오빠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했더니,

 

그게 뭐 대수냐며, 예전에 다른 여자 만날 때

운전하다가 화가 나서 다리 위에 여자 내려놓고 간 적

도 있답디다

(그게 자랑이다................)

 

정말 진심을 다해 쏟아 부은 날로 기억되네요.

다음날은 아침 출근이라 5시에 일어나야 되는데

잠도 못 자고 출근한 거 같아요.

 

 

그래서 다음날 퇴근할 때쯤 되니까

그 사람이 제 집 근처로 오겠다며

카페 에스프레소에서 만나재요.

근데 저희 집 근처에 그런 카페 없거든요...?

 

뭐지..? 하고 한참 뒤에 알아보니

네스카페;;;;;;;;;-_-

 

(명사 바꿔서 옳다고 주장하는 거 정말 싫어요.

그 이름 아니라고 해도 헤어질 때까지

카페 에스프레소라고 불렀어요. 이게 더 이이 상실ㅋ)

 

저 그 카페에서 두 시간 동안 울면서

오빠 못 만나겠다고, 더는 안 맞아서 못 만나겠다

말을 했죠..

 

그렇게 몇 달을 더 질질 끌다 결국은 헤어졌습니다..

 

그 남자 만날 때요,

제가 되게 자주 했던 말이 있어요.

 

“오빠가 친구라면 지금 그 행동이 용납이 되는데,

오빠 지금 내 남자친구 아니냐.

남자친구라면 그러면 안 된다.”

 

예요.

그 사람은 항상 그런 식으로 제게 상처를 주고,

상식을 깨부쉈습니다.

 

정말 웃는 인상이 좋아서 만나기로 했는데,

이제는 웃는 얼굴은 기억도 안 나네요.

 

빨리 이 화가 사그라들어야 할 텐데......

더 좋은 남자로 얼른 이 기억을 지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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