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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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이제 소개팅도 못 믿겠구나

2014.10.14 10:28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지요.. 일단 먼저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여자입니다. 그런데 이 나이 먹고 남자를 잘 모릅니다. 연애다운 연애도 못 해보고 남자를 하나둘씩 만나면서 이제야 하나씩 내공이 쌓여가네요.. 아마 남들 20대 초중반에 하는 연애패턴이 지금 제가하는 연애일 듯싶어요. 감친연 애독자인 친구님께서 저의 무차별적인 연애 실패를 지켜보더니 필독하라며 추천해준 지 1년여 만에 감친연에 접속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친구님은 한 마디를 남겼죠.. 너의 황망한 연애들을 제보하라고...

 

 

예.. 그래서 이제 연애고자의 이야기 나갑니다...

 

이는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소개남은 35살의 남자였고

친구의 신랑의 절친이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쭈욱 친구인.. 그런 사이요

 

저희는 둘이서 보기 어색해서 4명이서 만났고

재미있게 놀다가 다음날에 4명이서

시외로 닭백숙까지 먹으러 갔었죠.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개남이 본인 차로 저를 따로 데려다준다길래

집에 가기 전 커피 한 잔을 더 마셨습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거기서 각자의 연애 스타일도 알게 되었는데,

그때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오빠는 연애 언제 해봤어요?”

 

“8년 전..”

 

“아니, 그럼 그동안은?”

 

그냥 가볍게 한 달 단위로 쭈욱ㅡ

가벼운 만남만 이어져왔다는 겁니다.

 

 

이제까지 만나왓던 여자분들이

그런, 쿨한 만남을 원했고 본인도 원했으니

그동안 그랬다는 겁니다.

 

뭐, 양쪽이 원했다는데, 별 수 있나요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또 소개팅해서 장난식으로 사귀자고 했는데

진짜 사귀는 걸로 해서 한 달 정도?

만나고 헤어졌었다 하면서,

그건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사귄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머 이런 써레기 같은 놈이..^_^’

 

소개남은 말하는 투도 툭툭 던지듯 했고

정말 둘이 있을 때의 첫인상은 말이 아니었지요.

 

마침 본인 입으로 ‘나 양아치임’을 발설 중이었죠.

 

집에 들어와 소개해준 친구와 전화 통화를 했죠,

커피 한 잔 했다고. 전화기 너머 친구가 말합니다.

 

소개남은 제가 여자로 안 보인다고 그랬대요.

 

그러니깐 연락 와도 쌩까도 된다고,

나(친구) 생각해서 예의 차릴 필요 없다고요.

다 쌩까래요. (그때 그랬어야 했네요.)

 

친구에게 이야기도 들었겠다,

소개팅하고 이틀 동안 만났는데

저도 별 느낌도 없어서

‘인연이 아닌 것 같군’ 싶어 끝내려는 찰나

소개남에게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뭐하냐? 밥 먹자.”

 

한 번은 거절했는데 다시 또 연락이 오길래

‘아 그냥 만나서 돌직구 던지자’싶어서 만났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했죠.

 

“나를 여자로 안 본다고 들었다.

그때 만났을 때도 나를 별로

맘에 안 들어하는 거 같았다.

예의를 차리시는 거면 안 하셔도 된다.”

 

라구요. 그분은 웃으면서

 

“아.. 친구한테 말했던 건 신경 쓰지 말라.

어떻게 한 번 보고 알 수가 있냐.

여러 번 봐야지 알 수가 있지 않냐”라고 말한 거”

 

라고 하더군요.

 

 

‘흠 뭐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만......ㅠㅠ

저도 한 번 보고 결정 하는 타입은 아니라서

이 남자에게 기회(?)란 걸 줘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외모적으로나 경제력 정도를 봤을 때

제가 원하는 스타일과 상당 부분 부합했고

 

다시 대화를 했을 때는 처음 만났을 때랑 달랐어요.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한 달 반가량을

밥 먹고 영화보고 차 마시고 오빠 집에도 몇 번 갔죠.

 

혼자 사는 그 분집에도 가봤지만

정말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 사람 진짜 나를 여자로 안 보는 건가

할 정도로 딱 치맥만 먹고 집에서 영화보고

저를 집으로 12시 전에 꼬박꼬박 보내줬습니다.

 

그렇게 한 달 반 정도를 만났는데

그 이상의, 아무런 말이 없더라구요 이 남자.

 

저도 결혼할 상대를 보고 만나는지라

너무 오래 끌면 안 되겠다 싶어서

 

“우리 무슨 사이예요?”

 

라고 물었지요.

그랬더니 그분..

 

“나랑 사귀고 싶나?”

 

라고 묻습니다.

 

응........................?

이 머선? 써레기 같은 발언이지?? 여보세요??

 

 

안 그래도 예전에 제가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어요.

 

“님은 나를 너무 편안하게 생각하는 거 같다.

너무 편안하게 생각한다는 건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는 거 아니냐?”

 

고요. 그랬더니 그 분은

 

“편안한 게 좋은 거 아니냐?

편하지 않다면 너를 만나지도 않았지.

그동안 나는 이렇게 만났다.”

 

저는 그때

 

‘아.. 이 남자 이런 스타일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지요.

 

그분에게 편안하게 만나는 거

= 사귀는 건 아니지만 할 건 다 하는 쿨한 만남..

 

이었어요.

 

 

“결혼 전까지는 사귈 마음이 없다.

결혼할 여자다 싶으면 사귀면서

이런저런 계획을 세울 생각이다.

 

근데 지금은 결혼할 마음이 없다.

그냥 이렇게 만나면 안 되는 것이냐?

나는 네가 저번에 물어봤을 때 동의하는 줄 알았다.”

 

헐....

 

제가 가장 싫어하는,

‘책임은 지기 싫고 그냥 가벼운 만남하고 싶은 관계’

였어요.

 

‘너는 나의 결혼 상대도 아닐 뿐더러

그냥 나 심심할 때 만나는 데이트메이트

 

하자는 거잖아요..?

 

‘이 보세요 번지수 잘못 찾으셨네요..’

 

생각이 들었죠.

 

아 놔........... 욕 나오네..

이런 씨부렁놈,.

 

그런데 그 사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곤

“내가 너무 이기적인가?”라고 하시길래

 

“네. 굉장히 이기적이네요!!” 라고 알려드렸는데도

 

“나는 지금 이런 거 좋은데, 편안한 게..”

 

드립을 치길래 집으로 돌아와서

장문의 까톡을 보내드렸습니다.

 

[한 달 반여 동안 아무런 감정이 없었으면서

나랑 도대체 무얼 한 것이냐? 블라블라~~

 

그동안에 만난 여자들은 어떠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아니다. 당신을 만나보니 좋은 사람인 거 같아서

계속 만나보고 싶었다.

 

이 관계에서 더 이상의 발전이 없다면

지금 우리의 만남은 의미가 없는 거 같다.

그동안 즐거웠다. 연락 안 하는 것이 맞는 거 같다.]

 

라고요.

 

그러자 그분의 답,

 

[그때 서로의 연애 스타일 이야기했을 때

나랑 같은 생각 인줄 알았다.

 

그동안 즐거웠고 좋은 남자 만나]

(어디서 댄니 쿨한 척이고??)

 

 

아 이런... 저는요,

측근의 사람을 소개 받은 거라

뭔가 제대로 된 사람이라 생각해서 받았는데

 

그 있잖아요,

어플로 만나는 거랑 다를 바가 없는 남자였어요.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합니다. 후회는 없어요.

서로 만남의 자체가 달랐는데

어제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아마

계속 아무것도 모르고 만나서 몸 주고 마음 주고

엉망징창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이런 경험들을 하면서 한 번 더 배우네요.

예전 같았으면 이미 만신창이 걸레가 되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소개남을 괴롭히고 있겠다

는 생각에,

 

한편으론 씁쓸하지만 한편으론 많이 발전했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구구절절 비둘기 맹키로 글을 써내려갔는데,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가 가장 어이가 없고 괘씸한 것은

 

제가 친구 와이프의 친구인데도

이 관계를 이렇게 가볍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참 예의가 없는 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저만 친구와의 관계를 생각한 건가봅니다.

 

여러분들은 가까운 지인의 소개팅도 조심하세요~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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