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황망한연애담] 난 너의 호구가 아니야

2014.10.20 11:49
안녕하세용. 어쩌다 알게 된 감친연에 홀딱 빠져 정주행 중인 20대 후반 녀성입니다. 제 친구들에게도 전파해줬더니 아주 좋아라 하더군요. 많은 분들의 사연을 보고 있자니, 저도 겪었던 여러 가지 숭한 연애담이 떠올랐어요. 똥차, 폐차, 쓰레기차 여럿 지나갔네요. 그중에서 킹 오브 똥차 얘기 하나 풀게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저 같은 경우 겪지 마시라고 사연 보냅니다. 아, 물론 지금은 좋은 사람 만나 잘 살고 있습니다. 

 

 

때는 제가 20대 중반 꼬꼬마일 때.

남쪽 지방에 위치한 중소기업의 막내 자리에 있던

제게 후임이 하나 들어왔어요.

 

저랑 같이 업무를 해야 하는데, 옆 사무실에 자리를 주네요.

예... 낙하산이랍니다. 썩을........^^

나이는 저보다 3살 많고, 전역하자마자 입사시켰다네요..ㅎ

 

외동이랍니다.

집에서 온실의 화초 같이 컸나봐요.

(이하 도련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제 서식지와 회사는 남쪽 지방의 광역시,

그놈 집은 광역시를 벗어난 어드메입니다.

 

근데 이 도련님이 좀 이상해요.

업무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일을 시키면

어느 정도는 해야 하는데, 업무를 아예 이해를 못 합니다.

 

 

제 상사님과 머리를 짜낸 끝에

일단 심부름을 좀 시키기로 했어요.

 

흠........... 시켰는데....

옆 사무실 대리(나이 많음)가 전화가 오더니,

애한테 왜 이런 걸 시키냐고 따지네요. 헐 -_-

당황스러웠습니다.

 

상사님과 둘이 벙쪄 있는데, 도련님이 글쎄..

제 자리로 오더니 심부름거리를 집어던지고 갔어요.

 

이 ㅅㄲ가!!!!

제가 저보다 어린데 심부름거리 줘서 빡쳤다는 거죠!!!!

저 역시도 빡이 쳐서 그 뒤로 약 두 달 정도?

철저히 쌩까줬습니다. 업무보조 필요 없으니

옆 사무실에서 시키는 일이나 하라고 냅뒀어요.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사장님 외

전 직원이 술을 마셨습니다.

술이 들어가니 사람들이 자리 이동을 시작했네요.

 

전 부장이 술 강권하는 게 싫어 구석으로 대피했는데,

하필 도련님이 제 옆에 앉아있네요.

도련님도 좀 술을 마신 상태였어요.

 

그래서 저는 술도 먹은 김에, 이놈을 살살 달랬어요.

효과가 있었나봐요. 다음날부터 먼저 와서

“도와줄 일 없냐”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업무 이해도는 0%.

제가 다 만들어주면 외근 나갔다 오는 정도?

다 챙겨주고 잘 갔다 오기만 하라고 했어요.

 

시간이 흘러,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고,

그 틈을 타 옆 부서 차장놈이

회사를 쥐고 흔들려고 하길래

제 상사분과 미련 없이 손 털고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도련님이 제 핸드폰에 불이 날 정도로

전화를 해댑니다. 당연히 안 받았어요.

 

업무는 모르겠고 + 마감시간은 다가오니

똥줄 탄 도련님이 전화폭탄을 날리는 게 눈에 선했거든요.

 

하지만 제가 바보죠.. 한 번은 불쌍해서 받아줬어요....

그랬더니 그 이후에도 하루에 몇 번씩 전화가 왔고

전 모든 업무를 다 알려줘야 했습니다..

이때 그냥 쌩깔 걸. 다 제 불찰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한동안 조용했고,

저는 새로운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도련님의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보고 싶다네요; 이게 뭔 개소리냐 하고 끊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또 보고 싶다고 연락이 옵니다.

또 무슨 개소리냐고 하긴 했지만,

앞 번 쓰레기차와의 숭한 연애 끝에

휴식을 취하고 있던 저는... 하... 솔깃했어요.

 

그래서 너님이 여기로 오면 만나줄 수 있다.......

고 망발을 뱉고 말았지요..ㅠㅠ

 

흠..? 제 서식지로 내려오네요.

예전 회사 근처 백화점 지하 분수대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ㅋ................. 도련님께서는 장소를 잘 못 찾아요.

일을 그렇게 했는데 그걸 못 찾나....ㅠㅠ

 

저와 전화를 하며,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찾았지만..

그래도 못 찾더라고요.. 업무에서의 모습이 그대로^^

 

결국엔 빡치는 걸 눌러가며 제가 도련님을 찾아냈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었습니다.

 

뭔가 알 수 없는 찝찝함을 뒤로 하고 드라이브를 갑니다.

커피 마시면서 얘기하는데 갑자기 사귀자고 하네요.

 

헐.....

퇴사하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데 보고 싶다 하더니

갑자기 사귀자는 건 뭡니까. 뭐지? 싶었지만..

몇 번 거부하다가 얼떨결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으니...

그것은 지가 사귀자고 했으니

회사에서 보던 거랑은 좀 다를 줄 알았던 것..?

 

그런데 반전으로ㅠㅠ

이것은 본격적 숭한 연애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도련님은 본격적으로 저를 호구로 보기 시작....

 

1. 한 번은 각자 집의 중간지점인 어느 시로 오라네요.

그래서 그 지역으로 가서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제 서식지로 내려왔을 때 도련님이 영화, 밥 다 냈었기에

이번엔 제가 영화표를 끊습니다.

저는 일정한 수입이 있는 반면, 도련님은 백수기도 했고요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저희는 밥을 먹기로 합니다.

근데... 주변에 밥 먹을 데가 없네요.

백화점이나 마트 푸드코트밖에 없습니다.

 

하.. 도련님은 이 지역에 자주 온다더니,

아는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도련님이 계산하네요. 고마워라...

 

근데 이 도련님, 밥 먹는 데 치명적인 결함이 있더군요.

밥을 먹는 모습이 몇 끼 굶은 사람처럼 게걸스러워요..

 

쩝쩝거리며, 숟가락을 모종삽 쥐듯이 쥐고...........ㅠㅠ

밥풀을 흘려가며, 입안에 음식물 든 채로

말씀도 하시며 드십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러다 집에 갈 시간이 다가왔는데

그가 가기 전에 저녁 먹고 가자고 하더라고요..

 

그러더니 시외버스 터미널 앞 마트 푸트코트(또!!)로 갑니다.

도련님께서는 먹고 싶은 메뉴를 말씀하시더니

뒤로 빠져버리네요. 야, 이 놈아.....

 

그냥 이쯤에서 집어치웠어야 했는데, 기회를 놓쳤습니다.

 

2. 남쪽 지방 토박이던 저는 배려였는지, 뭐였는지

제가 중간 지역으로 매번 올라가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트코스는 매번!!!! 위의 코스와 같았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모 시네마의 VIP가 되고,

천사가 있는 카페의 쿠폰 부자가 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아, 물론 95%의 제 돈과,

도련님의 5% 협찬이 이루어낸 기적입니다..!^^

 

딱 한번 도련님이 쏜다길래 아웃백에 갔는데...

끝까지 잘 먹고 나서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여긴 비싸기만 하고 맛도 없고 양도 적고

블라블라~~ 궁시렁궁시렁~~”

 

야...... 이럴 거면 이런 데 오자고 말을 흐즈 므.....

 

3. 그런데 어느 날은 윗지방을 한 번 가보기로 했어요.

그러나...... 역시 2번의 코스를 밟았습니다.

 

그러다 코스 도중 잠깐 벗어나,

회원권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큰 마트에 구경하러 갔어요. 아 물론 제 회원권입니다.

 

즐겁게 간식을 먹고, 한 바퀴 돌고 있는데

멀리서 수면양말과 어그부츠가 보입니다.

수면양말은 3족에 9900원.

 

사달라고 했는데 웬일로 이 도련님이 흔쾌히 사주십니다.

어라?????? 웬일이지????????

 

웬일인가 했더니, 과연... 밖에 나와서 한 마디 하십니다.

 

“내가 수면양말 사줬으니까..

넌 다음 주에 우리 엄마 어그부츠 하나 사줘.”

 

 

9900원짜리 수면양말 하나 사주고서는

5만 원짜리 어그부츠를 요구하더이다.

 

예. 더러워서 하나 사주고 치웠습니다.

고맙단 말 한마디도 안 하더군요.

 

하.... 이때라도 그만둘 걸... 기회를 또 놓쳤습니다.

 

이후에도 제가 목도리 정성들여 짜서 선물했더니,

또 엄마 꺼 해달랍니다. 그래서 해줬더니(제가 ㅂㅅ..)

역시 고맙단 말 없습니다.

 

제가 짜준 것도 두어 번 매고 집에 처박아 두더군요.

개......

 

그래서... 빡친 저는 친구들에게 물어봅니다.

이런 연애 하는 사람 나 말고 또 있냐고.

 

친구들은 당연히 “당장 그만두라”고 하죠..

이 말을 들은 저는 도련님에게 면담을 요청합니다.

 

“왜 맨날 나만 give이고 너는 take이냐”

"무슨 소리냐. 나도 너한테 많이 베풀었다."

"내 친구들은 남친한테 선물 주면

뭔가 돌아오는 게 있다. 넌 왜 그러냐."

 

네 친구들 대체 누구냐. 학교로 찾아가겠다.

너네 학교 애들 별거 아닌 것들이 왜 ㅈㄹ이냐.”

 

 

..........................

이 ㅅㄲ 뭡니까.............

 

예. 저 공부 못 해서 좀 안 좋은 대학 나왔어요.

근데 이 넘이 지껄일 소리는 아닌 것 같네요.

 

그리고 졸업한 지가 언젠데,

학교 들먹거릴 나이는 아니지 않습니까...?

 

말도 안 되는 논리로 본인은 잘 하고 있다

는 주장을 펼치길래, 그냥 입 다물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마음을 닫았네요.

 

그래서 그에게 ‘끝’을 고했습니다.

그랬더니 그와 동시에 이 쏟아집니다. ㅋㅋㅋ(와우)

 

어머님이 사발라면을 10원짜리로 산다는 내용이네요^^

이年, 저年, 신발사이즈 다 나옵니다.

옆에서 후배가 말려도 개의치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끝내자고 말하고 전화 끊어버렸습니다.

또 전화에서 불이 납니다.

전화 안 받으니 까톡, 까톡 씹으니 문자,

문자 씹으니 다시 전화.....

 

여친(aka 호구 + 물주 + 화풀이 대상)이 사라지니

아쉬우셨나봐요? ㅋㅋㅋㅋㅋ

 

두어 시간 정도 핸드폰 내팽개치고 놀다 오니 조용하네요.

그렇게 똥차 같은 그놈과 숭한 인연이 끝남과 동시에

제 호구 + 병신짓도 끝이 났습니다.

 

아, 도련님께서는 까톡 상태메시지에

며칠 동안 찌질거려 주시더니

까톡과 카스의 친구를 끊고 잠수를 타주시더군요.

 

제가 해야 될 일이었는데, 대신 해주셨네요.

아주 감사합니다! 도련님^^ 끗!!!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3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황망한 이야기

2014/10/25 [황망한연애담] 눈 뜨고 코 베인
2014/10/24 [][공지] 가을맞이 감친연 새단장 안내
2014/10/24 [황망한연애담] 편한 연애, 시린 연애
2014/10/23 [황망한연애담] 남자가 아닌 어른으로
2014/10/22 [황망한연애담] 파닥파닥의 끝판왕
2014/10/21 [독서토론회] 제 인생 최고의 연애소설은요...!
2014/10/21 [황망한연애담] 다 뻥이겠죠?
2014/10/20 [황망한연애담] 난 너의 호구가 아니야
2014/10/19 [황망한연애담] 난 너의 슈퍼맨이 아니야
2014/10/18 [황망한소개팅] 혹시 저 찌질한가요?
2014/10/17 [][감친밥] 종합선물세트
2014/10/16 [황망한연애담] 내가 이런 인간인 게 서글프다
2014/10/15 [황망한연애담] 그깟 공개가 뭐라고
2014/10/14 [황망한연애담] 이제 소개팅도 못 믿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