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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도망자

2014.10.28 12:46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의 자매입니다. 저는 해외대(참고: 미국 아님)를 나왔는데요, 그곳에서 알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건 제 연애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남자도 있구나, 조심해야겠다’ 생각하시며 읽어주신다면 좋겠어요.

 

 

그 남자는 저보다 두 학년 위였고
저희 학교의 제1호 CC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들은 1학년 때부터 사귀었다 들었고
여자친구가 남자 군대 간 것까지 기다리고,
그 후까지 계속해서 알콩달콩~ 사귀고 있었죠.


다만 그가 제대를 해서 이곳으로 넘어왔을 때는
여자친구가 일이 생겨 한국으로 돌아가는 등


몇 번 엇갈려서 같이 있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크게 싸웠다거나..
이런 소리는 못 들었어요.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더욱 풋풋하게 사귀는 모습이
예뻐 보일 정도로 깨 볶는 냄새가 진동을 했더랬죠.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다”는 소리를
그 남자의 입으로 들은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데.............ㅋㅋ
그렇죠. 역시나 ‘그런데’가 등장하죠ㅋㅋㅋ


그 남자는 몇 가지 이상한 행동들
여학우들 사이에서의 평판이 묵사발이 되었습니다.


1. 여자 상체에 집착
그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넌 상체가 너무 말랐다. 살 좀 쪄야겠는데?”


-_-....................................였어요.
이 인간이 말하는 상체는 네, 바로 그것입니다.


사실은 저도-_- 이 말을 들었는데-_-_-_-...
알아보니 ‘상체가 말랐다~’ 싶은 여학우들에게는
어김없이 이 멍멍이소리를 하고 다녔더만요??


전 맨 처음에는 정말 제가 너무 말라서
‘조금 더 찌면 더 예쁠 것 같다’의 뜻으로 알았어요.


물론 그런 뜻으로 했었어도
‘지가 뭔데 지적질이야?’ 할 일이지만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었다는 여성 표본을 수집해본 결과,
진의를 파악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
..........................ㄴㅃㅅㄲ.......ㅠㅠ


2. 술만 마셨다 하면 치댐
그리고 그는 술이 조금만 들어가면
그렇~~~게 옆에 앉은 여자를 만져댔습니다.


하지만 그 경계가..
기분 나빠하기에도 뭣하고
친근감의 표시라 생각하기에도 뭣한
....


그는 정말 애매~~~한 줄타기 선수였어요.


한창 이야기를 하던 중,
옆사람을 지칭하면서 스타킹을 신은 다리를
스윽ㅡ 만진다든가
(웩-_-)


술자리에서 다른 술자리로 이동을 할 때
기분 좋다는 듯이 옆에 걷던 여자에게
어깨동무를 하거나 아주 잠시 꽉 끌어안는다든가
-_-


이게..... 정말 애매해요.
말로 표현하니까 너무나 명확한데
직접 겪어보면 “어맛, 불쾌하네요!!” 하기가 쫌..
그랬어요 암튼ㅠㅠ


3. 웬 여자와 키스하는 장면 포착
그러던 어느 날 저희 여학우 무리들은
수업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진 거리를
신나게 떠들면서~ 걷고 있었어요.


그런데 아주 저~~ 멀리 길 건너편에
그 남자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와
무려, 키스를 하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전교생(한국인 학생들만 카운트ㅋㅋ)
여자친구의 존재를 알고 있는데,
학교 근방 대로변에서 키스질이라니요.....?


가벼운 입맞춤도 물론 안 될 일이지만,
저희의 수많은 눈으로 확인한 것은 분명!!!
지이이이이인~~~~한 키thㅡ였습니다-_-!!!!!


뭐..........
이러한 몇 가지 일들로,
(당시^^) 순수하고 어린 저희 여학우들 사이에서
그는 암암리에 ‘변태’, ‘나쁜놈’ 등으로 불리며
평판을 깎아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들도 다
저희가 1학년이었을 때의 일이고.......
‘그냥 그러려니...’하다보니 시간이 흘렀죠.


그는 졸업반 막학기에 이르렀고 저는 3학년..
졸업 준비 때문에 무척이나 바빴던 그는
제게 졸업 논문과 관련한,
아주 간단한 일을 부탁하였습니다.


사실 지금은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아주 사소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가
“너무 고맙다, 네 덕에 큰 수고를 덜었다”
“요새는 알바할 시간도 없어서 사정이 넉넉지 않으니
집으로 초대해 한 끼 대접하고 싶다”
고 하더이다.


맞아요. 이때 끊었어야 했는데..
그의 ‘변태 행각들’도 경험한 지 몇 년이 지나있었고
인간은 역시 망각의 동물인지라... 경계가 풀렸었어요.


(게다가 한국인 학생 커뮤니티가 워낙 좁다보니
저도 이 남자 여자친구분(언니)하고 친하게 됐는데요,
이런 점도
‘별 일 없겠거니..’ 마음을 놓게 한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무튼.......... 전 이미 초대에 응해
그의 집에 앉아 있는 스스로를 발견-_-..


저는 그가 해준 밥(....흠 요리는 꽤 하더만요)을 먹고
그가 내민 맥주를 마시며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또 욕 먹을 수 있는데;;
창피하지만 저
말술이에요ㅠㅠ 맥주는 음료임;)


그런데 이 인간이 자꾸 양주를 꺼내오며
“마셔라, 더 마셔라” 부추기는 겁니다


전 콧웃음 쳤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 용량은 엄청나기 때문에
저라는 여자를 술로 어떻게 해보려는 전략은...
쓰레기통으로......... 슉=3 이기 때문에^_^//

 

아무튼 전 당장 닥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화장실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가득 찬 물을 빼고...
거울을 보며 머리칼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

 

.

 

.

 

.

 


콘돔 박스...................-_-


헤헤, 물론 여자친구랑 쓰려고 사뒀을 수 있죠^^
뭐...... 전에 쓰다 남은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저도 눈치와 직감이 있다는 녀성...^^


콘돔이 놓인 위치와 각도로 미루어보았을 때,
그리고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그의 여자친구의 ‘거취 일정’을 고려해봤을 때,


사건 현장은 온몸으로
“이 콘돔은 여자친구가 아닌 녀성을 위한 것이며
그 녀성은 네(저)가 될 수도 있다!!!!!!!”

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무서워지더군요..


제가 아무리 술이 세봤자,
남자보다 힘까지 세겠습니까ㅠㅠ


‘이거 자칫 잘못하다가는 당하겠구나!!’ 싶어.......................................................................................................................................................................


전 부리나케 그길로 그 집에서 뛰쳐나왔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저는
화장실 문을 염과 동시에 거실로 성큼 뛰어
소파 위에 있는 핸드백을 낚아챈 뒤
길거리로 냅다 뛰었
.............;;


너무나 당황한 그 남자는
제 뒷모습이 희미해진 뒤에야
제 이름을 불러보는 듯했으나,
전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쳤죠.


전 그 후 2년, 제가 졸업하기까지
그를 안 마주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썼고
작전은 성공하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는 26살이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 일을 구했죠.


그날도 고된 하루를 마치고 퇴근을 하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집이 회사와 너무 멀어서
정말 오랫동안 지하철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한 번 갈아타야 하긴 하지만 3호선만 말씀드리면
교대에서 일산 쪽까지 가야 해요ㅠㅠ)


한 약수쯤.. 왔을까요?
누군가 제 어깨를 ‘톡톡’ 치길래
핸드폰에서 눈길을 떼고 고개를 들었는데,

 

이게 웬............ 인연도 질기지,
다름 아닌 그 변태남이었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제게 직접적으로 변태짓을 한 건 없지만
그에 대한 저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단어기에..)


그 순간 왜인지,
제가 그의 집에서 밥을 먹었던 날
콘돔을 발견하고 느꼈었던 공포심,
그리고 제가 한 황당한 행동에 대한 창피함ㅋㅋ
등이 머릿속에 휘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ㅋㅋㅋㅋ


제 다리에는 다시...
우사인 볼트의 스피릿이 깃들었고.....ㅠㅠ


마침 하늘도 도왔는지(?)
열차 문이 열려있길래....... "어, 어버버버버버"하다;
전 또.......... 다시 한 번...........................
그 자리를 빛의 속도로 박차고 나가버렸습니다...


그 이후로도 그는 몇 번이고
페북, 카톡 등을 통해 연락을 시도하려 했으나
저는 제 특유의 병신미를 한껏 뽐내며
모두 차단을 했어요..................;;;


하.....................
저........ 혹시 학교 커뮤니티에서
돌아이 여자로 찍히지는 않겠지요..?ㅠㅠ
참 뒤늦게 걱정이 드네요..


무튼 이것 역시 벌써 몇 년 전의 이야기이고..
제보할 것이 없나 돌아보다 문득 생각이 나
한번 보내봤습니다....


주변에 이런 남자 있다면 조심하시라는 것은 덤...
뭐... 겸사겸사ㅠㅠ 창피한 전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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