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황망한연애담] 바닥인 듯 바닥 아닌(1)

2014.11.2 14:04
안녕하세요~ 이 사연은 제 흑연애, 망연애가, 이제는 정말 종지부를 찍게 되어서 이를 웃. 으. 면. 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기념비적인 사연임을 알려드립니다. 

 

 

바야흐로... 8년 전..


제가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였던 만큼
리즈시절을 만끽할 때였습니다.


당시 쭈욱.. 연애를 지속해오던 것에 지쳐
잠시 쉬고 있을 때였기도 했죠.


대학생이었던 저는 무료한 느낌이 들어
주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알바를 다닌 곳은
규모가 꽤 큰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안내부, 홀서버부, 조리부, BAR까지 있어
직원들 수도 많았고 제 또래의 알바생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이었죠.
제가 식판 들고 깝치다가;;
어떤 사람과 심하게 꽝!! 부딪히는 사건 발생ㅠㅠ
정신 차리고 보니 상대분이 좀 다치셨는지
역시 정신을 못 차리고 계시더라고요ㅠㅠ 


전 그때 그분을 처음 봤습니다.


그분의 나이는 저보다 엄청 많아 보였고..
덩치가 있었고.. 인상이 험악했고......;;


진짜.. 조폭까지는 아니지만 엄청 무서운 인상이었습니다.
전 완전 쫄아서 1백만 번 90도 사죄를 했던 것 같네요.


전 그때가 리즈였고 어렸었으니..
그 모습이.. 귀여워보였겠죠?ㅋㅋㅋㅋㅋㅋ


마침 그분도 “푸하하하하” 웃으더니 
“아고고고.... 나 죽네, 나 죽어”하며 장난을 쳤어요.


저는 내심 ‘아 이 사람.. 그 정도로는 안 아프구나’
생각했지만 그래도 포커페이스.. 사죄만 1백 번 했죠;


암튼 저는 그분과 그 일을 계기로 서로 안면을 텄습니다.


그분은 외모와 다르게 털털하고 쿨한 분이셨고
레스토랑에서 하는 일은 주방 매니저였어요. 


외모만 보면 호감형은 아니라고 볼 수 있는데
성격도 그렇고 매력이 조금.. 넘쳤기에ㅋㅋ
주변에 여자가 늘 많았어요...ㅠㅠ

 

암튼 이 오빠는 사람들에게 평가가 좋았습니다.
주워들은 바에 의하면 6년 된 여친이 있다 했고요.


‘오오 생각보다 날라리가 아니네? 생긴 것과 다르군’
했습니다. ‘순종적인 면도 있구나’ 생각했달까..


뭐.. 그것과는 별개로 오빠는 절 무척 귀여워했습니다.


이상하게 애교라곤 없던 저도 S오빠가 하도 
“우쭈쭈 우리 ㅇㅇ야~ 우리 ㅇㅇ~
너무 귀여운 ㅇㅇ~ 너무 이쁜 ㅇㅇ”(;;)
라 하니까
저도 모르게 성격이 변해갔던지,
애교도 늘고 귀여운 짓도 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친해졌습니다.
가끔가다 오빠가 연락도 했었고
출근할 때 우유도 사다주고 밥도 사준다 그러고!


그러다가 가끔 일찍 끝나면
술 한 잔 간단하게 하는 정도의 친분을 유지했죠~


그는 6년 된 여친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오빠가 알고 지낸 지 꽤 되던 시점에서
술이 고주망태가 돼서 전화가 왔더라고요 


“여친과 헤어졌다. 난 지금 너무 마음이 좋지 않다.
외롭다. 네가 날 받아줄래? 받아줘....


6년의 연애가 이렇게 종지부를 찍었다.
내가 쉽게 마음 정리가 된 건 다 네가 있어서다.
이젠 너 생각만 난다.”
진지하게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빠는 그 다음 날부터
저에게 미친 듯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진짜 잘 해볼 사람처럼요.


그래서 저희는 오빠가 쉬는 날마다 데이트를 했고
오빠가 일찍 끝나는 날에도 만났죠
~


누가 봐도 연인 사이였지만 스킨십은
어깨동무, 머리카락을 물고빠는 정도...까지만..
볼뽀뽀 정도까지만... 인 상태로 그렇게 시간이 흘렀어요.


그리고 이쯤 되면 여자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


“우린 무슨 사이야?”


이거죠ㅋㅋㅋ 


오빠는 항상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사이다.”라고요.


“내가 널 많이많이 좋아하긴 하는데,
아무래도 6년 사귄 전여친과의 문제도 있고
너한테 바로 사귀자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으니
우리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 가지고
우선 정을 키워나가자”
고 했죠.


저도 오빠를 많이 좋아했고
오빠도 저를 좋아하는 것처럼 느꼈기에,


더군다나 저흰 키스도, 관계도 아직 안 했었기에
저도 나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죠.. 그때까진.....


하지만 모든 게....... 길어지면
여자는 답답해하고 뭔가 의심쩍어하죠.


이 관계가 길어지면서 자꾸 뭔가 뒤가 구린 거예요.


S오빠는 제게 핸드폰은 절대 안 보여줬고
전화가 미친 듯이 오는데 제 앞에선 전활 안 받았어요
.


뭔가 여자는 많은데 나뿐이라고 하고..
뭔가 갸우뚱갸우뚱....


그러다가 어느 날 결국 문제가 터졌죠.


오빠랑 아쿠아리움을 처음으로 가는 날이었어요.
그리고 입장하자마자 저희 둘은 셀카를 찍었지요


당시 최신폰이었던 오빠폰으로요.
저는 사진이 잘 나왔는지 보고 싶어서 보여달라 했습니다.


그런데!! 죽어도 안 보여주는거예요.
평소에도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잘 꺼내지도 않고
보여주지도 않았던 그였지만 그날만큼은
도무지 이해가 안 돼서 저도 끝까지 억지를 부렸습니다.


결국 30분 동안 서로
“보여달라”, “안 된다”를 외치다가
“여기서 안 보여주면 난 집에 가버리겠다” 엄포를 놨거든요?


그런데.... 그는 결국엔 사진 한 장을 안 보여줘서
저는 입장한 지 30분 만에 돌아나와서 집에 갔습니다...


너무 이상하다, 이상하다 싶었지만
전 사실 집에 혼자 오는 길에는 ‘내가 심했나’ 생각했어요


핸드폰 안 보여줬다고 혼자 집에 왔으니까요
(그것도 오빠가 절 따라오지 못 하게 숨었다가...ㅋ)


오빠도 화가 났는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가 연락이 없는 게 처음에는 괘씸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제가 먼저 연락을 했지요.


그래서 그 상황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평소에도 폰을 꺼내놓는 점?
대신 여전히 전화는 받지 않고 뭘 보여주진 않지만
핸드폰 위에 누구 이름이 뜨는지는 볼 수 있다는 점?


그렇게 되면서 저는
그 동안 자주 전화 왔던 사람의 대부분이 여자였고
그중에 전여친
(6년女)도 전화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당연히 물었습니다.
“왜 아직까지 전화하냐, 뭐냐, 연락하는 사이냐”물었고
“쟤 혼자 가끔 저렇게 전화한다. 난 그때마다 안 받는다”
라며 진심어린 눈빛으로 답하더군요.
의심쩍었지만 그때마다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여름휴가 때였네요.


오빠는 절친 셋과 2박3일 여행을 간다 하더라고요.
연락 꼬박꼬박 잘하라고 조건을 달고, 보내줬습니다.
근데 전화를 꼭 조용히 받거나
화장실에서 받는 것 같더라고요


“왜 그러냐” 물으면 
“아직 창피하고 친구들 여친도 없는데
잘난 척하는 거 같아서 몰래 받는 거다 이해해달라”

하더군요. 넘어가줬습니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반복되는데도,
제가 오빠를 너무 좋아하니까 자꾸 묵인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다가 또 사건이 터졌죠.


“알바 올 때 오빠 것 출력 하나만 해줘,
아이디랑 비번 알려줄게”
라며 작은 부탁을 해왔어요 


이 오빠가 진짜 멍청한 게,
거짓말을 하면 하는 족족 다 들킵니다 ㅋㅋ


제가 그래서 매번 싸울 때마다


“거짓말을 하지 말든가,
할 거면 완벽하게 내가 모르게 해라.
멍청하게 다 들키지 말고”


이말...... 을 수십 번도 더 했는데..


이 멍청한 오빠는.. 네이ㅇ 아이디를 알려줍니다.
그렇죠. 싸ㅇ월드 연동이 되어있으니 전 싸ㅇ를 들어갑니다.


참내....
싸ㅇ도 잘 안 하던 사람이었는데
비공개 폴더들이 주루룩.. 펼쳐지더군요.


그 폴더 중에서는 그해 여름휴가 사진도 있더라구요.
클릭하는데. 저는 말문이 턱!! 막혔습니다.


6년女와 6년女친구 커플과 네 명이서
무려 ‘커플여행’을 다녀왔더라고요
.

 


 

전 그때서야 머리가 돌아갑니다.


넷이서 여행을 갔기에
전화를 조심스레 받을 수밖에 없었던 거..


처음에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벙쪄있다가..
조금 이따가는 웃음만 나왔어요. 나중엔 그냥 포기했습니다. 


오빠는 바보처럼 그제서야 알아차렸는지
전화가 와선 빌고 또 빌더라고요.


“원래 매년 휴가는 커플로 갔었다.
올해도 예정되어 있었는데, 6년女가 자기친구한테
아직 헤어진 거 얘기 안 했다고,
올 휴가만 같이 가달라고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갔다.

거기서도 관계는 물론 스킨십 없이 잠만 잤다. 믿어달라”

며 몇 시간 동안 빌고 또 빌더라고요.


그래서 전 
“이제 과거는 더 이상 생각지 않겠다,
대신 앞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거짓말을 들키면
우리는 그만 만나는 조건으로 이번 일은 없던 걸로 하겠다”

라고 마무리 시켰어요.


그때부터 조금 저희 관계에 진전이 생겼습니다.
스킨십의 단계가 더 깊어졌으며 드디어 합방을 했어요.


저도 첫남자라 많이 조심스러웠지만 관계 후 더 돈독해졌어요.


이제는 제가 “우리는 무슨 사이야?”라고 물으면
“사귀는 사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답변과 함께
“공개적으로 사귀자”고 먼저 말했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
너무너무 행복한데, 뭔가 여자는 이 옵니다.


왠지 싸ㅇ의 저희 커플사진을
‘전체공개’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랍니다.
그래서 물었죠.


“우리 공개 커플이니까 내 싸ㅇ 커플사진들 다 공개한다?”


이 오빠는 흔쾌히 허락을 했고
저는 50여 장쯤 되는 사진을 다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댓글과 방명록에
저희가 연인임을 보여주는 글들을 썼어요

누구라도 제가 S의 여친인 걸 알아볼 수 있는 뉘앙스로요.


아니나 다를까 
얼마 뒤 제 싸ㅇ는 방문객수가 폭발.


그리고 참 많은 사람들이 커플사진 50장을
엄청~나게 스크랩해갔습니다


제 예상에 들어맞아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직감적으로 전 전여친과 그의 측근이란 생각이 들었고


“오빠, 전여친이 사진 본 거 같아. 전화 올 거 같은데,
전화 절대 받지 마. 받게 되면 나한테 보고해”

라고 미리 말을 해뒀죠
(뭐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못할 인간도 아니었지만)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제가 그 레스토랑 알바를 그만두려고 하던 날.
사건이 터졌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씩씩대며 레스토랑 들어오시더라고요.
테이블 안내를 해드리기도 전에 주방에 들어가셨고,
조금 이따 오빠를 질질 끌며 데리고 나가셨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오빠와 연락도 안 되고
어디서도 오빠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거의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문자로 할 얘기가 있다.
전화는 도저히 못 할 것 같으니 문자로 얘기하겠다]

며 연락이 왔어요. 


그러고서 온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헤어지자. 미안하다.]

 

그 한 마디에 저는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네요.
[갑자기 왜?] 물으니 오빠의 답변은 이러했습니다.


[그때 레스토랑에서 본 아주머니가 6년女 어머니시다.
6년女가 사진을 보고 자살을 하려 약을 먹었다.
그래서 병원에서 계속 그 아이를 보살피며 지냈다.


너는 당당하고 자신감도 넘치고
늘 모든 걸 잘 하니 혼자 잘 살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걔는 나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나만 바라보는 애란 걸 알게 되었다..


그게 내가 병원에서 느끼고 결론 낸 결과다. 미안하다]


그렇습니다.
6년 동안 많이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면서
그 여친은 그냥 전과 같이 잠시 동안의 냉전이라
생각했던 거고(휴가까지 다녀왔으니까요..)
언제라도 다시 만나 잘 지낼 거라 생각했던 거죠


근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또 새로웠습니다..


이 남자 알고 보니 일찍 들어가는 저랑 3~8시 데이트 하고
늦게 놀아도 되는 그 6년女와는 9시부터 새벽까지
..
데이트를 (뭐 잠도 잤겠죠) 했던 겁니다.. 


결국 양다리였죠.


그 여자 입장에선 제가 나쁜ㄴ입니다.
‘결혼할 내 남자’를 빼앗아 간 나쁜ㄴ.


그러니까 그 사진을 보고 눈이 뒤집어졌겠죠..


근데 저는 그 갑작스런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는
어린 20살이었고 그러기엔 그 오빠를 너무 사랑했네요
..


진짜 울고불고 엄청 매달렸습니다.


뭐랄까 그렇게 다 알게 되어 화도 엄청 났지만
그때 저는 우선 갑작스런 이별통보에 대한 어이없음에
더 억지를 부렸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데 저도 딱 이틀 미친ㄴ처럼 내뱉고
울고불고 식음전폐를 하고 이틀 후부터 아주 잘 살았습니다


갑자기 문득 ‘이렇게 매달린들 남자가 싫다는데 뭐 어쩔 거냐,
다신 안 온다 했다 나한테. 나 버리고 간 사람.
그 양다리 걸친 미친ㄴ. 됐다. 나도 싫다.


나는 그 여자처럼 약 따위 먹긴 개뿔 엄청 잘 살 거다.
누구보다 잘 살리’
라며 마음먹으니 잘 살아지더라고요.


정말 잘 살았습니다.
아주 가끔 생각나면 화딱지가 나서
혼자 이불속에서 발길질을 했고요
이외에는 정말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 인간의 바닥은 여기가 아니었어요...


‘얜 정말 이 정도구나..’ 생각하면
그때마다 어김없이 땅굴을 파고들어가
궁극의 바닥을 보여줬으니까요
.

 

to be continued...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1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황망한 이야기

2014/11/08 [][감친밥] 마녀의 최후
2014/11/07 [][감친밥] 뭐 묻은 개
2014/11/06 [황망한연애담] 치킨, 먹자
2014/11/05 [황망한연애담] 때리랄 때 때릴 걸
2014/11/04 [황망한연애담] 나 버리고 만난다는 사람이
2014/11/03 [황망한연애담] 바닥인 듯 바닥 아닌(2)완결
2014/11/03 '감친연 독서토론회' 결과발표 시간!
2014/11/02 [황망한연애담] 바닥인 듯 바닥 아닌(1)
2014/11/01 [황망한연애담] 틈을 내줄 수 없는 남자
2014/10/31 [황망한연애담] 못난 미련(2)완결
2014/10/30 [][회람] '우린 눈 감고 논다!' '다크룸 에피소드1' 이벤트
2014/10/30 [황망한연애담] 못난 미련(1)
2014/10/29 [황망한연애담] 사업하는 남자 만나기
2014/10/28 [][회람] 사연 제보, 광고 및 제휴, 불편신고는 어디서?